내맘대로 의역/ 이상한 부분은 삭제, 매끄럽게 다듬었음


 옆 자리의 여자애와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  하나비

그 날, 마지막 수업은 수학 교사의 사정때문에 자습으로 진행되었다.

모두 자신의 자리에 앉아 배부된 프린트물을 풀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떠드는걸 멈추지 않았다.

다만, 내 근처에는 얌전한 학생들뿐이라, 자습 시간동안 집중해서 프린트물을 끝낼 수 있었다.


앞으로 15 분 남았네.

꽤 남았구나.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하고 하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마침 옆자리 여학생이 가방 속에서 책뭉치를 꺼내는 모습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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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유키시로 후미(雪代史).

밤색의 보송보송한 머리를 느슨하게 그물로 땋았고, 수업을 들을때만 큰 안경을 쓰는 아이.

반에서 유일하게 치마길이를 무릎보다 낮게 해놓았고, 다른 학생들과 달리, 분위기 있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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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치고는 옛스러운 취미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창문에서 불어온 바람이 그녀의 손끝에 있는 책갈피를 내 발 근처까지 날려버렸다.


「 아…」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을 뻗어도 괜찮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다는게, 목소리의 톤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몸을 굽혀서 책갈피를 주워 그녀에게 내밀었다.


「… 고마워 」

「 천만에 」


그렇게 대답하고 나니 그녀가 「 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 왜?」

「… 처음으로 말해줘서...」

「 아…」


『 혹시 저 말고 다른 여자 아이와, 둘이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 없죠? 만에 하나 그렇게 하기 전에 알려줄 생각입니다만, 상대에게 민폐니까 절대로 하지마세요. 알겠어요 선배?』


그렇게 말했던 하나비의 모습이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하나비에게 불평을 들을 정도면  그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편이 편하다.

그래서 나는 하나비가 있든 없든 여자아이와 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를 줄곧 피해 왔다.


뭐, 이제 상관없다.


「 옆자리인지 2달째인데도 제대로 말을 한적이 없었구나」

「 응. 나, 유키시로 후미. 잘 부탁해」

「 이름은 알고 있어」

「 정말?」


유키시로 씨가 싱긋 미소짓는다.


큼직한 안경의 첫인상이 너무 강해서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지만, 자세히 보니 유키시로 후미는 엄청 귀여웠다.

하나비처럼 쓸데없이 눈길을 끄는 화려한 미소녀라는 것은 아니지만, 부드러운 분위기와 소박함이 매력적이다.

뭐...커튼 너머(남주 머리카락)라서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 머리 커트하고 나니, 바로 반 친구들의 관심이 끌리는구나」

「 아-. 근데 금방 다 질려할거같아. 희귀종같은거라서」

「 희귀종이라니? 이치노세군, 재미있네」


유키시로는 입가에 손을 대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쿡쿡 웃었다.


하나비와 대화할때랑  전혀 다르다.

겁낼 필요도 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있을 수 있었다.

이 다음에 무엇을 들을지 겁을 먹거나, 빨리 해방되고싶다며 바라는 것도 없다.

뭣하면 이대로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뭐... 하나비와의 대화는, 대화라기보다 일방적으로 꾸짖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 실은 나, 예전부터 이치노세 군과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 응? 어째서?」

「 이치노세 군은 방과후에  꽃병 물을 갈아주거나, 베란다 화분에 물을 뿌려주고 있었잖아 ? 그래서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 아니, 그건... 그냥 시간때우기용인데... 상냥한게 아니야」


하나비의 개인 사정때문에 학교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자니, 따분해져서 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면 유키시로는 예전부터 날 지켜보고 있었다는 걸까?.


그 사실에 나는 내심 꽤 놀랐다.

게다가 전부터 나와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말을 했었지….

그게 진짜인지, 거짓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왠지 모르게, 이 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뭔가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 그래도 오늘은, 여러 여자애들이 이치노세 군이 멋있다며 소란을 피웠잖아. 지금부터 인기많아 지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유키시로 씨는 조금 뺨을 물들이고, 시선을 돌렸다.



 ◇◇◇


하교를 하고 난뒤, 서점, 게임센터, 맥도날드.. 내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시간이 될때마다 하나비에게 메시지를 보낼 필요도 없다.

전에는 무조건 그렇게 해야했다.

깜빡 잊어버리면, 몇 시간동안 듣기 싫은 소리를 라인으로 보냈다.

그것때문에 나는 라인의 착신음이 무서워졌다.


아마 그 공포심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다.

이제 두 번 다시, 그 녀석은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니까.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는 사이에,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집에서는 어머니가 저녁을 만들고 기다리고 있으니...

슬슬 돌아갈까 하고 생각해서, 역으로 갔다.


오늘 하루는 너무 알찼다. 돌아다녔던 것도 그렇고, 학교생활 자체도.


유키시로와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는 의외로 즐거운 장소일지도 모른다.

이런 일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생인 지금까지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기분좋아서 콧노래를 부르며  집에 가다보니, 집 근처의 공원 앞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 하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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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아 

군인인데다가 자격증 준비한다고 늦었다

멋대로 달려들었다가 이렇게 양이 많을줄은 몰랐노

게다가 작가놈이 이상한건지 번역기가 이상한건지 

이상하게 나오는게 있어서 싹다 갈아엎었다

오늘도 3~4편 올릴수있도록 노력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