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일람: https://arca.live/b/yandere/49586533


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5732200


청천벽력 青天霹靂

맑게 갠 하늘에서 치는 날벼락이라는 뜻으로, 뜻밖에 일어난 큰 변고나 사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트레이너한테서 이것저것 캐내는 데 성공했다.


이야 나 정말 운이 좋네

유력 후보인 회장과 타키온 선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까지는 모르지만, 서로 자멸이라도 한 건지 쓰러져있기에 그 틈을 타서 낚아챘다.


그 둘이 기절하다니, 아마 상당한 일이었을 것이다.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걸 지금 추궁해 봤자 시간 낭비일 뿐이다.

미안해 회장. 다 끝난 다음에 물이라도 뿌려줄게.


확실히 승부는 그때그때의 운이라고는 하지만 오늘의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

타키온 선배를 붙잡으려다 끌려다니거나, 연기가 눈에 들어가거나, 산전수전 다 겪은 보람이 있었네!


그래서 우선 나 말고는 모르는 정보나 트레이너와 나밖에 모르는 것에 대해 물어보고 반응을 확인했다.

반응 자체는 느슨하다고 할까 멍한 느낌으로, 이건 이것대로 귀엽다고는 생각했, 이게 아니라.


아마 머릿속에서 말을 정리하기 전 단계라고 할까, 생각이 그대로 흘러나오는 느낌.

아까 혼잣말을 제법 보통의 성량으로 중얼거리던 부분을 생각해보면 역시 들었던 대로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 나는 그대로 질문을 시작하기로 했다.


어떤 복장의 아이가 취향이야?

성격은?

헤어스타일은?

연예인으로 말하자면 이성으로서 누가 타입이야?

결혼한다면 어떤 사람이 좋아?


...와 같이 트레이너의 취향을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


이건 거의 잽 같은 것으로 평소 같으면 「대답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부끄럽다」 같은, 그 정도 감각의 질문.

트레이너라면 거의 틀림없이 얼버무리는 질문.


그 결과, 특별히 대답을 어려워하지도 않고 평범하게 대답해 주었기에 본론으로 파고들었다.


...중요한 질문


회장하고 안 사귀는 건 어째서야?

첫사랑은 누구야? 어떤 사람?

재학 중인 우마무스메 중에서는 누구랑 사귀고 싶어?

나한테 연애 감정을 가질 수 있어?

나랑 사귈 수 있다면 사귀고 싶어?

내 어디가 여자로서 좋아?

어디를 바꾸면 더 좋아해 줄래?


...같은, 평범하게 묻는다면 귀찮아하고 절대 대답해 주지 않을 것 같은 질문.

이 모든 것을 어떻게든 3, 4분 정도에 모두 비틀어 넣는 데 성공했다.


이건 트레이너의 협력 덕분이라고 할까. 꽤 간결하고 성실하게 응해준달까.

아마도 생각한 걸 그냥 말해주니까 질문이 굉장히 템포 좋게 진행돼서, 내가 미리 생각했던 모든 질문은 다 들어냈다.


질문에 대한 답변 자체는 역시 완전 승리라고는 볼 수 없고, 예를 들어 「내가 여자로서 좋아?」라고 물었다고 해도, 조금 어긋난 인식으로 회답이 오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되도록 오해나 인식의 차이가 없도록 신경 써서 묻기는 했지만 그 허둥지둥하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연습 없이 바로 시작된 실전이었기 때문에 조금 당초의 상정대로는 되지 않았다.


정말 담담하게 대답해 준 덕분에, 조금 경악스러운 사실이 발각되기도 했다.

내가 보기엔, 감정과 직결되지 않은 형태로 말했기에 버틸 수 있었던 점도 있는 것 같다.

이 상태로 수줍어하면서 터무니없는 폭탄을 투하했다면, 제아무리 나라 한들 냉정하게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뭐, 여러 가지 의미로 하마터면 자제심을 잃을 뻔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질문을 완수하기 위해 통증으로 어떻게든 평정을 유지하려고 입술을 깨물다 보니 피 맛이 나고 기분이 나쁘다.


으에에, 나중에 제대로 확인해봐야겠네

아, 이빨에 피가 묻거나 하진 않았을까.


...그건 그렇고, 타키온 선배의 약은 대단하네. 거의 노타임으로 툭툭 회답하고 있어.

게다가 질문한 것에 대해 별다른 의문도 가지지 않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

말을 걸었을 때 「응-」하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듯한, 멍한 분위기 그대로 대답해 주고 있다.


메모를 하려 해도 어떤 타이밍에 어떤 말이 나올지 모르므로, 한마디 한마디 잘못 듣지 않도록 머리에 박아넣는다.

이래 봬도 기억력은 나름 괜찮은 편이니까.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사실 같은 것도 있었지만.


단말기의 타이머를 힐끗 보니 자백제의 효과가 보장될 시간은 10초가 채 남지 않았다.


질문을 해도, 단 하나

여기서부터는 내 머릿속 상정문답집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이 될 거고, 검토할 시간도 전혀 없다.

여기까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생각을 해 온 탓에 슬슬 열이라도 날 것 같다.


「그래...자아...그럼」


어라? 뭘 물어봐야 하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그런 이야기가 좋겠지.

트레이너가 절대 말하지 않을 것 같은...아, 그거다.


「여자의 신체 부위 중 어디가 제일 좋아!?」


위험해, 말해버렸다.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지만 이건 정말 중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나도 싸울 수 있다면, 트레이너를 뇌쇄할 확률이 엄청 올라가고. 옷도 그 부분을 강조한 걸 고를 수 있을거고, 응. 이 질문은 말을 잘못한 게 아니야. 그러니까 이건 세이프. 결코 내가 경박한 게 아니라, 소거법으로 절대로 대답해 주지 않을 것 같은 질문들을 추려낸 다음에 남은 마지막 선택. 생각이 없는 게 아니야. 게다가 이렇게 깊이 파고든다고나 할까 엄청 파고드는 질문은 회장도 망설일 것이다. 가까이 있으니까 어디로 시선을 보내고 있는지는 잘 알 수 있겠지만, 그게 정말 그런 취향인지 아닌지는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 따지더라도 저 무표정으로 시치미를 뗄 테고. 즉, 이건 회장과 차이를 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질문인 거지. 다시 말하자면, 계산을 열심히 했다는 것.

응. 전략적인 작전. 확실해.


나 누구한테 변명하고 있는 거지.


「저기...」


「삐엣!?」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뛰어오른다.

황급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옆쪽에서 누군가 침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에?」


긴 검은 머리를 늘어뜨린 채로, 금빛 눈동자가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귀신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나도 모르게 뒷걸음쳐 버렸다.

아니야, 우마무스메다.


아, 큰일이다.

5초 남았다.


「이쪽으로 타키온 씨가 도망치지 않았습니까?」


기다려, 기다려!

지금 방해하지 마!


문을 열면서 그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온다.

트레이너의 눈이 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경악으로 그 눈이 크게 떠진다.


그 우마무스메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은 밧줄 같은 것.

그리고 트레이너는 그 앞을 보고 있었다.


...앗


「에? 우와...굉장...중등부인데 이건 아니잖아...」


트레이너가 눈을 크게 뜨고 뚫어지게 쳐다본 것은.






        

왠지 엄청난 방법으로 묶여있는, 뭐랄까 엄청난 몸의 우마무스메였다.






「아」


카운트다운이 0이 되었다.

빈혈이 일어났을 때처럼 눈앞이 캄캄해진다.

몸이 둥둥 떠 있는 느낌에, 눈이 핑핑 도는 감각.


거짓말이지? 어라? 저런 게 좋아?

저런 거랑 싸워야 돼!?


부드러운 카펫이 뺨에 닿는 감촉


「저...구원은 없나요...?」


가냘픈 목소리가 꽤 멀리서 들리고.

나는 의식을 내려놓았다.


나에게, 나에게 구원을.



-----------------------------------------------------------



도토는 중등부 3학년으로 현재 공개된 우마무스메 중 가슴사이즈가 제일 크다.

이 트레이너는 다스카의 가슴에도 반응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