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보기


오역 의역 많음

문장 오류 댓글로 제보해주면 감사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오빠는 더할 나위 없는 악한이었다.

 22살이 된 지금이야 자리 잡은 사회인이지만, 2, 3년 전까지만 해도 끔찍했다.

 중학생 때 상해로 감별소에 들어가서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다. 나와서는 일도 안 하고 질이 나빠 보이는 무리들과 엮이게 되었다. 한 번 놀러 나가면 일주일 동안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나나 동생에게는 좋은 오빠. 농담만 하고 상냥해서, 내가 특기생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터무니없이 기뻐하고, 무한리필이 아닌 비싼 고깃집에 데려다줬다.

 

 그런 오빠에게 불려간 게 한 2주 전.

 

 “카오루, 잠깐 와.”

 

 오빠는 본 적 없을 정도로 진지한 표정이었고, 나는 직감적으로 좋지 않다 생각했다.

 

 테이블 위에는 나에게 준다던 차 열쇠.

 

 “너, 배구 그만뒀을 때는 이제 글렀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진정됐구나. 남자가 생겼지?”

 

 “…………”

 

 “오오, 숨겨라. 아무 말도 하지 마. 절대 우리 집에 데려오지 마. 나는 그렇게 하고 있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 숙녀가 됐잖아. 기꺼이 조잘조잘 말하는 바보라면 다시 생각했겠지만. ……가져가라.”

 

 그렇게 말하고 오빠는 테이블 위를 턱으로 찌른다.

 

 “……진짜?”

 

 차를 바꾼다는 건 얼마 전부터 얘기했고, 면허취득자인 나에게 양보할지 말지 오빠는 고민을 많이 하는 눈치여서, 이렇게 시원하게 가는 건 좀 의외.

 

 “응, 안정된 것 같고 편의점 일도 계속하고 있지? 바보인 그대로라면 폐차했지만, 지금의 너라면 됐어.”

 

 “……”

 

 열쇠가 놓인 테이블 앞에서, 나는 잠시 오빠와 마주 보았다.

 

 “필요 없나?”

 

 “너무 갖고 싶어.”

 

 “그럼 가져가.”

 

 럭키! 럭키 럭키 럭키☆카오루!!

 이로써 나는 다시 무적에 일보 다가갔다. 유키와 함께 어디까지라도 간다.

 차 열쇠를 받고 신난 나를 보고 어딘가 기쁜 듯이 오빠가 웃었다.

 

 “……힘내라.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숙녀가 됐으니, 분명 좋은 놈일 테니까……”

 

 “……”

 

 히죽거릴 것 같은 뺨을 문지르면서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내년에 결혼하니까.”

 

 “…………진짜?”

 

 “응.”

 

 오빠가 결혼……. 최근에는, 뭔가 안정됐네,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여자친구가 있는 것은 몰랐다…….

 

 “여자친구 사진, 볼래?”

 

 “볼래볼래! 오빠, 해냈잖아!!”

 

 생글생글하고 칠칠치 못한 얼굴의 오빠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그 사람』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속눈썹이 길고 큼직한 눈동자는 근심스럽게 흔들리고 있어 미스터리. 비단결같이 보송보송한 머리는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난다. 갸름한 여자의 얼굴. 도전적으로 뾰족한 작은 입술은 뾰족하게 위로 향한다.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유키였다.

 

 “…………”

 

 멍한 내게 오빠가 웃으면서 말했다.

 

 “엄청 귀엽지? 약간 빗치인 점이 있는데, 꿈만 같다고, 이게”

 

 나는 말했다.

 

 “네놈은 죽일 거야.”

 

 

◇◇

 

 

 자고 일어나면 최악.

 오빠는 내년에 결혼할 거고, 차 받은 것도 진짜.

 

 “……왜 오빠가 유키와 결혼하는 거야……?”

 

 어쨌든 오빠 때리고 싶다. 지구가 폭발해도 있을 수 없는 꿈이었지만, 어쨌든 오빠를 때려야 직성이 풀린다.

 방을 나와 곧장 거실로 향한다.

 어쨌든 오빠 때리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미닫이문을 연다.

 

 “……오빠는?”

 

 다다미 위에 팬티 한 장을 입고 나뒹굴고 있는 것은 동생 신지. 신죠 신지. 머저리인 중학교 2학년.

 

 “……누나도 더위 먹은 거야? 형은 일하러 갔잖아.”

 

 “칫, 그랬나.”

 

 칠칠치 못하게 누워 있는 신지를 내려다보며 나는 말했다.

 

 “너, 좀 맞아라.”

 

 나는 오빠보다 먼저 팬티 한 벌 입은 동생을 때리고 싶어졌다.

 

 “우와, 오랜만에 집에 있다 했더니 그건가…… 여성형 거인의 엉뚱한 행동이 시작됐어……”

 

 “500엔 줄 테니 맞아라.”

 

 “에? 진짜로? 한 방만이라면 좋아!”

 

 중학생이란 건 간단해. 일단 나는 신지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나서 머리를 손찌검했다.

 

 “악! 두 방이니까 1000엔이야!”

 

 “멍청아! 뭐가 여성형 거인이야!”

 

 1000엔이라면, 유키는 갈 때까지 만져준다. 머저리 신지에게 같은 액수를 지불할 정도로 나는 바보가 아니야.

 그 후 세 대 정도 때리자 신지는 울상이 되었다.

 

 “짐승…… 나를 상대로 진격하다니……!”

 

 “너, 아직도 말할래?”

 

 유키를 만나고 싶다. 유키는, 제대로 여자아이인 나를 봐준다. 어리광부리게 해주고 착하면 칭찬도 해준다. H도 너무 좋고 괴롭힐 때도 있지만 그다음에는 무조건 잘해준다. 여심도 모르는 이런 빌어먹을 녀석과는 다르다.

 나는 여자 카오루이고 싶어.

 그러고 나서 네다섯 대를 더 두들기자 나는 조금 귀찮아졌다.

 

 “……너, 참을성이 많아졌군.”

 

 “으, 짐승. 누나 같은 건 싫어.”

 

 “나도 그래, 바보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신지는 내가 붙여준 단풍잎(손자국)을 문지르며 반쯤 울었다.

 

 “그렇게 짜증 나면 얼른 남자친구한테 가면 되잖아?”

 

 “……남친?”

 

 그 말은 묘하게 거슬렸다. 만약 유키를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 오늘은 정말로 고깃덩이로 만들어주지……”

 

 언짢아진 내가 주먹을 올리자, 신지는 공포에 숨을 삼킨다. 하지만--

 

 “진, 진짜야!? 지금의 남친은 잘 맞는 것 같으니까, 나도 형도 신경 쓰고 있었는데……!”

 

 “아아?”

 

 “왜냐면 그렇잖아!? 그야 무기정학 당했지만,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았고? 아르바이트를 계속한 것도 남자친구 덕분이잖아?”

 

 “…………”

 

 “얼마 전까지의 언니, 굉장히 굴러먹은 여자였잖아!”

 

 “넌 죽인다!”

 

 그 후 비명을 지르는 신지에게 네댓 발 더 좋은 것을 처방하고 나서야 나는 침착해졌다.

 

 “……으윽……”

 

 웅크려서, 고통에 신음하는 신지의 등에는 나의 손도장이 열 개는 붙어있어서 조금 웃긴다.

 신지가 울먹였다.

 

 “……누나, 나에게는 괜찮아도, 밖에서는 자중하라구……”

 

 “아아?”

 

 “폭력이란, 위에는 위가 있다고 형이 말했었지……? 누나는 강하지만, 일단은 여자잖아? 그런 것을 몸소 알고 나서는 늦어. 분명 누나의 남자친구는 그걸 잘 아는 사람이고--”

 

 “일단은 여자란 건 뭐야!”

 

 그런 말은 안 해도 알아. 유키를 만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그런 간단한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내 옆에 계속 있어 줘……

 

 그렇게 말한 유키가 나의 안에서 사라져간다. 이대로 가면 가까운 장래에 나는 반드시 망친다.

 

 “저기, 누나, 정말이야……? 정말로 차인 거야?”

 

 “그런 거 아냐……”

 

 쿠로이와 토모에게서는 정기적으로 메일이 온다. 이메일 주소를 알려준 기억은 없으니까, 유키의 휴대폰이 정보의 출처겠지.

 내용은 유키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유키의 부상은 크게 두 개 있고, 이마의 상처는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옆구리 타박상에 관해서는, 골절은 하지 않았지만 부상의 정도는 이쪽이 위라는 것이 쿠로이와의 진단. 그러고 나서 쇠약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

 내가 무섭다고 생각한 것은 쿠로이와가 아무도 비난하지 않고 유키를 신경 쓰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충격이었다.

 쿠로이와 토모는 수상한 여자다. 이 녀석은 유키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 하지만 유키를 생각하는 마음은 진짜다.

 메일에 첨부되어 있던 사진 속의 유키는, 이마의 상처에 반투명의 테이프 같은 것이 붙어있고, 병적인 창백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곧 죽는다는 말을 들어도 납득할 것 같았다.

 

 지금은 쉬게 하고 싶다. 정기적으로 연락하겠다. 일주일이면 되니까 가만있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메일을 끝맺은 쿠로이와 토모는 아마 그만큼의 시간으로 모든 것을 되돌릴 자신이 있을 것이다.

 

 동요시키는 것이란 걸 알지만, 나는 너무 무서워져서 휴대폰을 껐다.

 유키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쿠로이와에 대항하기 위해 다른 힘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쿠로이와 보다 먼저--

 

 “--나……!”

 

 나와 쿠로이와 토모 중에 어느 쪽이. 그 이전의 문제로서, 지금의 나는 안된다고, 항상 유키는 들이밀었다.

 

 “--누나!”

 

 “……뭔데.”

 

 쿠로이와의 존재와 상관없이 이대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차인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마자 나는 하얗게 질려 화풀이를 해버린 신지에게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했다.

 

 “……때려서 잘못했어.”

 

 “아냐. 누나, 내 얘기 들었어? 토우코한테 전화 왔었다고 했는데?”

 

 “아아? 가만둬. 그런 바보는……”

 

 잡어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나는 언제나 유키 생각뿐이야. 제멋대로 냉담하고,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운 천사만이 나의 틈을 메운다.

 

 빌어먹을, 하고 싶어졌어……

 

 --사실 괴롭힘 당하는 것도 좋아한다. 유키에게 괴롭힘당하고 있으면,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실감한다.

 

 “토우코, 엄청 절박한 느낌이던데? 누나라면 자고 있다고 했더니 우리 집에 온다고--”

 

 “그걸 빨리 말해, 바보야!”

 

 내가 신지의 머리를 기세 좋게 두드린 것과 인터폰이 울린 것은 거의 동시였다.

 

 

◇◇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왔을 것이다. 현관에 서 있는 토우코는 온몸이 흠뻑 젖은 쥐였다.

 

 “……뭐야, 네 녀석. 자살 소망이라도 있는 거야?”

 

 “네…… 마구 때려주세요……”

 

 그렇게 대답한 토우코는 오열하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왼쪽 뺨에 붙어있는 거즈가 반쯤 벗겨져 있고 붉은 피 묻은 멍이 보여 애처롭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흔들었다.

 

 “……저기, 토우코. 모처럼 유키가 지켜줬으니, 자신을 소중히 여겨라……”

 

 유키가 다치면서까지 하기리로부터 지킨 토우코에게 손을 대는 것은 초NG.

 

 “이제, 모르겠어요…… 하지만, 신죠 선배에게 얻어맞으면 분명 유우키 씨는 자신을 신경 써줄 거라고 생각해요……”

 

 “……네놈 같은 여자를 지뢰라고 하는 거야. 돌아가.”

 

 사실은 짜증 나고, 사양하지 않고 때려주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진심으로 유키가 기막혀 할 것이다.

 토우코가 울면서 계속 코를 훌쩍였다.

 

 “……저, 유우키 씨의 집에서 자위했어요.”

 

 “그렇구나, 잘됐네……”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모르는 도발에 반응할 정도로 나는 바보가 아니야.

 

 “목욕탕에도 들어갔습니다. 입욕제 안에 들어있는 사은품이 가득해서--”

 

 토우코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냈다.

 

 “--방가방가 햄토리군이에요. 너무 귀여워서 한 개 가져와 버렸어요.”

 

 “……”

 

 유키는 입욕제 증정품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 싸고 냄새도 좋고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만둘 수 없다던가. 덧붙여서, 나는 만지지 말라고 들었다.

 

 “……돌려줘.”

 

 토우코는 대답하지 않고 방가방가 햄타로 군을 팬티 속에 숨겼다.

 

 그 순간 방가방가 햄타로 군은 죽었다.

 이제 두 번 다시 유키의 곁으로 돌아갈 수 없어.

 

 울음 때문에 부은 눈가를 문지르며 토우코가 빙그레 웃었다.

 

 “가져갈 수 있다면, 가져가세요.”

 

 순간 나는 토우코의 사타구니를 힘껏 걷어찼다.

 

 “으긋!”

 

 토우코는 20cm 정도 뛰어올라 괴로운 표정으로 사타구니를 누르고 웅크렸다.

 

 “네놈의 고깃구멍 냄새가 나는 그건 줄 테니까, 거기에 소중히 간직해둬.”

 

 후련해졌지만, 나는 머리를 싸매고 신음했다.

 

 “젠장……해버렸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노카운트인 거야!

 

 희생된 햄타로 군에 대해 말하면, 유키도 분명 용서해 줄 거야.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