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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517896


인기설법 因機説法

상대방의 능력이나 그 자리의 상황에 맞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파하는 것. 기회에 따라 법을 설파한다고도 읽는다.





「.....그러니까.....장소를 바꿀까」


「죄송합니다......」


일제히 관심이 쏠리는 건 정신적으로도 좋지 않다.

아무리 트레센 학원 부속병원, 게다가 우마무스메과라고 해도 이 병원을 찾는 사람은 트레센 학원 관계자뿐만 아니라 외래환자도 많다.

키류인 트레이너도 나도 모두 가슴에 트레이너 배지를 달고 있다.

섣불리 눈에 띄는 것은 좋지 않다.


실제로 어린아이가 이쪽을 보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으니.


「저기 마마! 저거 트레이너 배지잖아! 혹시 장래의 스카우트?」

......등 소란을 피워, 어머니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트레이너가 스카우트해도 좋은 것은 입학해 온 우마무스메뿐이다.

지방 소속의 우마무스메를 스카우트하거나 레이스 교실에서 트레센 학원으로 진학하도록 스카우트하는 예는 많이 있지만, 그러한 역할은 트레센 학원이라는 법인에서도 다른 역할인 부분들이다.

지도는 할 수 없지만, 철저하게 우마무스메의 잠재 능력을 꿰뚫는 데 특화된 이상한……괴짜들의 소굴이자, 경찰의 신세를 질 일도 많은 전담 부서가 존재하고 있다.


라고는 해도 우리는 일반적인 트레이너다.

소란이 일기 전에 철수하는 게 좋을 것이다.

막 뽑은 자판기 커피를 다 마시고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가볍게 아이에게 손을 흔들고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에 난감해 하는 키류인 트레이너를 재촉해 대기실에서 밖으로 나간다.

병원 안이므로 전원을 끄고 있던 단말기를 꺼내 루돌프와 테이오, 그리고 아그네스 타키온에게 밖에 나와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어차피 바륨까지 마셨기 때문에 당분간은 나올 수 없으니 조금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되겠지.




밖에 병설된 카페에 허둥지둥 들어간다.

아직 커피를 다 마시지 않은 키류인 트레이너를 그대로 테라스로 안내하고, 주문을 하고 컵을 받아 자리로 돌아간다.

여전히 이쪽 계열은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메뉴뿐이지만, 어쨌든 맛있게는 완성되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당근 맛이나 사과 맛 같은 우마무스메를 미묘하게 배려한 이른바 「감성」 메뉴도 많아 방과 후에 학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이곳은 병원.

어느 쪽이냐 하면 차분하게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 많아 보인다.

이곳은 일반적인 외래와 공유하는 점포라 다소 차분한 모습이었다.


「자, 벚꽃 프라푸치노라고 하네. 달달한 건 괜찮으려나」


「ㄴ, 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깜짝 놀라 큰 소리를......」


음료를 건네면서 맞은 편에 앉는다.


햇빛은 따뜻하다. 테라스석에는 형광등의 무기질 빛이 아닌 햇빛이 비쳐, 약간의 쌀쌀함을 상당히 덜어주고 있다. 조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치.

손에 쥔 커피의 따뜻함 또한 걱정으로 검사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나에게 잘 스며드는 것 같았다.


최근 연달아 소동이 일어나고, 또 나 자신도 소란을 피워 버려 솔직히 키류인 트레이너에게 아무것도 전해줄 수 없었다는 꺼림칙한 마음이 강하다.

중앙의 트레이너는 우마무스메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도달한, 동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을 공개하는 데 인색하지 않지만,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어 나쁜 OJT 그 자체를 실천해 버리고 있었다.

......검사가 종료되어 나올 때까지, 앞으로 1시간 정도려나.


앞에는 안절부절못하고 긴장한 듯 흔들리는 검은 머리.


「아직도 긴장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네......」


물어봐 놓고 느낀 거지만, 인간과의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많이 줄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도 막상 귀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으려고 시선이 머리 위로 향했을 정도였다.


대외적으로 기자 등의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을 통한 교류밖에 하지 않기에 이렇게 후배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아직 팀을 가질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서브 트레이너를 가질 일도 없다.

어디까지나 매년의 「통과의례」로 신인 몇 명을 맡았고, 몇 주간의 연수를 거쳐 이들이 서브 트레이너로 팀에 들어가게 하거나, 바로 신인 트레이너로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을 말려왔지만, 딱히 그들 한 명 한 명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업무상의 교류로 일관했던 건, 글쎄, 어째서였을까.


「그렇지. 나도, 사실 아직 긴장하고 있어」


「네?」


――――생각건대

떠올려보니 내가 이들, 후배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것도 사무적 대응으로 일관했던 것도 자신의 열등감 때문인 것 같다.

어느새 일그러져 있던 트레이너로서의 마음을 테이오를 통해 자각하게 되면서 환경도 급변하게 되었다.

뭘 무서워했는지. 그건 명백했다.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자각하고 있지만, 아마도―――


아니, 그건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이렇게 트레이너 일을 하며 우마무스메를 키우는 것과 사람을 키우는 것은 상황이 다르니까. 연수라고는 하지만 이래저래 긴장하고 있어」


「그러신가요?」


깜빡, 하고 눈을 깜빡이는 키류인 트레이너


「예상 밖의 일들만 있었지?」


예상 밖은 아닐 것이다.

아마 상식이라든가 동경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상당한 기세로 닳았겠지.


「솔직히 말하면 네. 예상 밖......이라고 할까요. 양성과정에서 배운 것도 진실이었지만...... 세상 교육자들의 고민을 엿본 것 같았어요」


오블라트에 싸인 표현이긴 하지만, 요컨대 「생각보다 터무니 없었다」는 말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헤쳐 나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뉘앙스도, 말도 나오지 않았다.

좋은 경향이다. 얼마 전 해피 미크 소동때는 놀라긴 했지만, 그렇다고 질질 끄는 기색도 없다.

명문가의 교육 덕분일까, 아니면.


「이렇게 현장에 나가보면 많은 생각이 들더라」


「네... 집안에도 우마무스메는 몇 명 있었습니다만, 모두 은퇴하신 후였기 때문에 그...」


「아아, 좀 차분한 건가」


「네, 비교적 온화하시다고 해야 할까요? 현역인 분들은, 이렇게......」


「...아하하」


말끝을 흐린다. 기분은 잘 알고 있다. 

혈기가 많다고 할까, 투쟁심이 강하다고 할까.

그렇긴 해도 그것이야말로 우마무스메의 장점이고, 가장 강한 마음이며, 단점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이를 양성 과정에서 전달하기는 어렵다.

운동선수에게는 흔한 일일지 몰라도 육체의 강도도 높고, 그 강도의 한계를 의지의 힘 하나로 뛰어넘어 버릴 수 있는 그것은 인간보다 더 강렬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를 양성 과정에서 전한다고 한들 어디까지나 탁상공론. 실제로 피부로 느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많다.


실제로 나도 그래서 혼쭐이 났었다. 몇 번이고.


「그러고 보니 검사 결과에 따라 모의 레이스를 하는 거죠?」


「검사 결과에 아무 문제도 없으면」


아무 문제도 없다고 스스로 확신하기 때문에 사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루돌프 한 사람밖에 없었다.

테이오가 가세함으로써 병주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실력 차가 아직 크다고 해도, 병주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그네스 타키온을 시작으로 다른 몇 명도 끌어들인 모의 레이스다.

루돌프에게 있어서 주의해야 할 것은 아그네스 타키온이나 왠지 모르게 거론되고 있던 나리타 브라이언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레이스에서 한 발짝 물러선 위치에서 안정되어 가고 있는 루돌프에게는 좋은 자극이 된다.

휴양도 충분히 취하게 했다. 확실히 슬슬 모의 레이스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된 것도 확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뭔가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듯한 기색이 있다.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 후회스럽다. 듣고 있었을 키류인 트레이너에게서 들을 수도 있지만...


「왜 그러신가요?」


현시점에서 키류인 트레이너가 보고해 오지 않는다는 건 어떠한 입막음이 행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캐고 싶어 하는 건 나쁜 버릇이다. 어차피 루돌프가 관여하거나 주도해 나가고 있으니 나에게 피해가 올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다면, 일단 이 일에 대해서는 보류해 버리자.

결과가 나오면 아마 루돌프 쪽에서 설명이 있을 거고.


자, 시간은 유한하다. 루돌프나 테이오가 있는 곳에서 트레이너 사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복잡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약간의 위험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지금 가능한 한 키류인 트레이너와 이야기해 두고 싶다.


「그럼, 이런저런 일이 있으니까 지금 강의를 끝내버릴까」


「넷」


키류인 트레이너의 반가운 대답은 이번에는 제대로 목소리를 억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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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최신화가 11월 8일에 나온 150화인데 밀린 거 번역 다 끝내서 앞으로 하루에 하나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