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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오늘도 좆같다... 그 망할 회장년이..." 머리의 아래에 있는, 퀴클롭스의 망할 회장에게 불평을 처 먹고 집으로 가는 길에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어.. 우산 깜빡했다.." 우산을 집에 놓고 와서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자기 부상 열차를 타면 비를 안 맞지만, 오늘은 비를 맞고 싶었다. 비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은 다른 이에게는 불편함이지만 내게는 포근함이다. 설령 그 비가 산성비 일지라도, 비는 포근하다.


나만 퇴근길이군, 뭐 진짜 직장은 따로 있으니까. 한참을 걸으니 대도시를 지나 외각의 슬럼가로 돌입했다. 고향이었던 대도시는 이제 파멸시킬 대상으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오히려 슬럼가가 더욱 익숙해졌다. 머리의 감시자가 대도시로 사라졌다. '다행이군. 생각할 틈이 생겨서.'


2034년 이후 감시자들이 더욱 많아져 나와 같이 불안정한 사람은 슬럼가의 지하나 반지하에서 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난 예전에 중산층이어서 처음에는 불만족스러워 했다. 지금은 돈이 더 많이 들어오고, 익숙해져서 괜찮다.


비가 그치니 집창촌 근처에 왔고 난 후드를 푹 눌러쓴다.


하필이면 집창촌 근처에 집을 만들어놓아서 창녀들을 많이 본다는 것은 불편하지만 감시를 피할 수 있다면 족하다.


마약에 찌든 창녀들이 자신들의 흉한 몸을 드러내며 날 유혹하는 것을 뒤로 한채, 그저 걷고 걷고 또 걸어간다. 아니, 그보다 어떻게 이런 체형에게 유혹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사를 왔을 당시에는 혹시 저 창녀들이 돈이 많다면 의뢰 하나 정도는 받아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저 년들은 사회에 하등 쓸모없는 창녀라는 것을, 인생을 살 가치가 없는 흉물, 언젠가는 머리가 청소해야 할 대상.


하지만 머리는 그년들을 처리하고 난 뒤, 우리들에게로 거미줄 같은 눈을 돌릴거다. 그러니 그들이 있는게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


계단을 내려가는 것은 요새 익숙해졌다. 약을 먹어야 걸을 수 있던 옛날과는 다르다.



익숙한 크로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며칠 전 비싼 돈을 들여 구매한 AI 가이노이드가 정숙하게 손을 모아 날 맞이한다.


"오셨군요. 주인님, 최적화된 설정을 완료했습니다."


"좋아. 오늘도 수고 많았어. 나도 너도,"


나노 머신으로 어릴 적의 신체로 돌아간 내게 맞는 해킹용 장비는 동업자들이 친절하게 제공했지만, 그들은 그저 동업자이다. 언제 내 뒷통수를 칠지 모른다.


"좋아.. 접속 시작하지." 잠시 생각하더니 장갑을 끼고 패스워드를 입력한다. HackAdministrator3134@djeldlrjtehgozldgoqhkfk.!, 항상 내 의식에 박힌 단어들중 하나,


[접속 실패] "씨발, 이런 적은 처음인데.." 갑자기, 검은 화면에 접속 실패 문구가 떴다. 당황해 잠시 휘청거렸다.


가이노이드가 말했다. "해킹 시도가 있었기에 잠시 접속을 끊었습니다. 해킹기록을 열람해주세요."


"음... 누가 해킹한지는 알아내야지." "네, 주인님,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더니 접속이 성공하였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건... 단서를 찾기 어렵겠는데.."


검은 정육각형 안의 붉은 직사각형 화면에는 난해하고 충격적인 글이 채워져 있었다.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라미드사랑해라미드사랑해라미드라미드라미드라미드라미드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와, 저건 그냥 미친건데. 그보다 해킹범이 내 본명을 알고 있거나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일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라미드라는 이름을 머리에서만 쓰고 있으니까.


띠링, 메시지 한 통이 왔다. 동업자 한명이 보낸 메시지다.


차분하게 메시지를 읽어본다. 동업자라. 부질없진 않은 선택이다.


"머리에서의 생활은 괜찮냐? " 동업자는 내게 안부를 물었다. 그자의 이름은 우프닉스, 청색 트윈테일을 한 당찬 여성이다. 나보다 한살 더 많은 그녀는 머리의 진실에 어느정도 접근한 해커들중 하나로, 머리가 호시탐탐 노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네, 욕설 처 들어먹는것만 빼면 거기서 살아도 될 지경입니다." 메시지를 보낸다. 그녀와 내 이름을 합치면 라미드우프닉스가 된다 한다. 그런데 라미드우프닉스는 뭐지?


"그럼 잘있어~ 내꿈꾸고~ 쪽!" 답신의 의미로 그녀가 보낸 영상에는 그녀가 내게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뭐, 그녀는 천성이 이러하니까.


이제 일을 시작해야 하니, 완전히 사이버 스페이스에 접속하기 위해 HUD형 헬멧을 착용한다.


"접속 코드.... TlqkftoRldi, 접속."



접속하자 아바타를 선택하라는 창이 떴다. 당연히 첫번째지.


사이버 스페이스는 접속 중에도 항상 바뀐다. 개개인의 사이버 스페이스는 그 개인의 감정과 사고의 산물이다. 내 감정과 사고가 종잡을수 없다는 뜻이겠지.


현실의 알람은 동업자들을 제외하고 다 정리했지만 사이버 스페이스는 그럴수 없기에 매춘 요청이 잔뜩 쌓여있다.


"자... 시작하죠." 정육각형 창을 띄우고, 일을 시작했다. 여기서의 1시간은 현실에서의 1분이니까 아주 오랫동안 일을 해도 현실에서 지각할 일은 없다.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을 실행해 그들의 서버에 접속했다. 이제 시작이야. 라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눈 앞에 그때의 문자가 뜬다.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라미드사랑해라미드사랑해라미드사랑해나만봐줘나만보라고그년들은필요없잖아"


정신 없고 그들에게 들킬것 같아서 그냥 지워버렸다. 자, 다시 시작이다.


'그들이 독점하고 있는 지식을 모두에게 전한다. 이게 내 사명이다.'


어제까지 쓰던건 마음에 안들어서 지웠고 이건 절대 안 지울거다.


여하튼 사이버펑크적으로 갈 생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