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이름 추천받던 얀붕이인데 그냥 자기만족에 모바일로 쓰는거라 맞춤법 띄어쓰기 틀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이름은 그냥 대충 지어보려고 일단 쓰던거 올림ㅎㅎ


내 이름은 정유선. 우울평범한 회사원. 나이는 31. 평범한 집안에서 인서울도 아닌 경기권 2년제 대학 졸업, 키도 몸무게도 외모도 딱 평균.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 나였다
다만 이름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놀림 당하기
일쑤였다.

"야 정유선! 너네는 유선전화기쓰냐?"
"..."
"왜 말이 없어? 단선됐나?ㅋㅋㅋ"
"..."
"아가리초선이네 엌ㅋㅋㅋㅋㅋ"

다 이런식이었다. 이렇게 놀림당하다보면 당연히 소심해지고 말수도 없어졌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위에서 말했듯 딱히 특출난 것도 없었기에
그냥 놀림당하는 대로 살며 어영부영 대학에 가고
30살이 되어서 겨우 취직한 것이었다.
회사에서라면 좀 바뀔까하고 희망을 가졌던
나지만 전혀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남자는 나 포함 6명 여자는 4명 총 10명으로
이뤄진 이 팀은 나를 제외하면 다들 인서울이나
이름을 한번씩은 들어봤던 대학을 나왔다.
외모출중에 일도 잘하는 이런 곳에서 내가 바뀌는
것은 당연히 무리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역시 팀장이었다.
소심하고 일도 느리고 말수도 없는 나에게
그녀는 항상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과 갈굼을
행하는 것이었다.

"야, 정유선. 너는 유선이면서 왜 일처리가 이렇게
느려? 답답해 죽겠네! 다시 해 와!"

또 이런 식이다. 이름을 가지고 놀리며 나를
갈구는 그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팀장은
눈을 앗아갈만큼 예쁘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정말 답도 없지만 그래도 팀장에게
혼나다가도 얼굴을 보면 언제 혼났냐는 듯
의욕에 차 일을 하러 돌아가는 나였다.
물론 팀원들의 비웃음, 조소는 항상 내 차지였지만 말이다.
일처리가 느린 나는 점심시간도 반납해가며 일했고, 야근도 항상 나 혼자 제일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다보니 점심시간을 빌미로 팀원들과 친해지는 것은 불가능.
업무외의 일로 말을 걸 용기도 없는 나는 눈부시는 그,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그저 타자만을 두드릴 뿐이었다.
어김없이 야근을 하고 또 다시 아침에 출근을 한
나는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미칠듯한 졸음에
휩싸이고 말았다.
'안되는데..졸면 안되는데..'
나의 눈은 그런 나를 비웃듯 스르륵 감기는 것이었다.
일어나보니 불도 다 꺼지고 커튼도 다 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시발! 나 퇴근시간까지 자버린건가! 아 큰일났다. 어쩌지...으아아아.."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나는 문을 열려고 했다.
잠겼다.
밖에서 잠그는 문은 안에선 열수가 없었다.
갇혔다. 지금이라도 팀장님을 부를까.
아니. 다 퇴근하고 늦은 것 같다. 고작 나 하나 갇혔다고 퇴근한 사람을 다시 부를 수는 없었다.

상비실 같은 곳에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침대같은 소파도 있었기에 그냥 하루 회사에서 일하고 잘
생각이었다. 밖은 커튼이 쳐져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어둑어둑한 것 같았다.

'그냥 일이나 해야지.' 하며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가기 사무실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랐냐! 유선아!"
"와 그 와중에 갇혔는데도 일하려고 하는 것 봐"
"ㅋㅋㅋㅋㅋㅋ저 병신 벙찐 얼굴봐라ㅋㅋ"

아 이게 개꿀잼 몰래카메라 이런건가.
당황해 핸드폰을 켜보니, PM 01:30.
아 한창 점심시간이다. 왜 핸드폰을 볼 생각도,
컴퓨터 시계를 볼 생각도 안했던거지. 내가 정말
멍청하게 느껴졌다.

"보세여 팀장님 저 새끼 아무것도 못한다니까요ㅋㅋㅋ"
"..."

팀장님은 동조도 하지 않으신 채 아무 말도 표정도 없이 자리에 앉으셨다. 희미하지만 웃으신 것 같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왜인지 내가 더 비참해보이고 병신같이 느껴졌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 울면 안되는데...' 아무 말 없이 눈물을 뚝 뚝
흘리며 급하게 사무실을 나가는 나였다.

"야 저새끼 울잖아 장난이 너무 심했던 거 아냐?"
"뭐? 니가 시작하자고 했잖아! 이제와서 그러냐?" 그들이 말하는 것은 어찌됐든 상관없었다.

그러나 한심하게 우는 내 모습을 팀장님에게까지
보이고 싶진 않았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펑펑 울었던 나는 좀 진정되자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시작했다.
여전히 팀장님은 무표정으로 앉아계셨다.
내 눈치를 보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나는 내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했다. 하..언제까지 이렇게 힘들게 일해야 하나. 전원이 들어오지 않은 검정 모니터 화면에 비친 내모습은 어느새 많이 수척하고
머리는 헝클어지고 수염은 꺼끌꺼끌 피부는 까칠한 모습이 보였다. '왜 이렇게 된 거지..'

난 자조했다. '왜긴 내가 병신이니까 이 꼴이지'
컴퓨터 모니터 전원을 켜고 일을 하려는 그때,
상비실에서 잡담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야 근... 이번에 새..팀...이 오... 누.. 잘..려나?"
"10...은 유지..겠지...봐도 누..일지 감 ...오냐"
"유...네 쟤..열...히 하...더만...쩔..없겠..."
"열심...하면...뭐하...일이....게 느....데"

들어보니 대충 내 뒷담화와 새 팀원 얘기 같았다.
잠시만... 새 팀원? 10명 팀은 유지될 것 같으니
누군가는 잘릴 것이 분명했다. 저 사람들도 그 얘기를 했겠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릴게 누구인지는 너무도 명백했다.

'나 아냐... 하...어떻게 버텨왔는데.. 밤에 남들 몰래 울면서 노력하고 일했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또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였다. 그간 힘들었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생각났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고 나는 또 홀로 남아 야근을 하던 중이었다.

'그래 이렇게 된 거 새로운 사람은 나처럼 되지않게 인수인계라도 확실히 해주고 가자!'

하지만 말주변이 없는 내가 인수인계를 잘 해줄리가 없었다. 고민을 하던 나는 빈 노트에 자세하게 정리해서 적은 뒤 그 노트를 주고 가는 아주 멋진 생각이 났다.

"좋아, 짐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노트도 다 써놨으니 완벽하군. 새 팀원은 잘 이겨낼 수 있을거야."
어차피 내일이면 끝인 이 일 그냥 대충 끝내놓고 갈 수 없었다. 다 끝내고 나니 새벽 2시.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한숨부터 나왔다.
'부모님께 뭐라고 말씀드리냐.' 착잡하고 슬프고
가슴 한 켠이 아리고 소름이 돋는 이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며 집으로 향했다.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한 나였지만 새로운 팀원에 대한 기대감인지 팀장님을 비롯해 모든 팀원들이 와있었다. 항상 정시출근하던 놈들이 이럴때만 빠르다. 무표정한 팀장님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은 나는 놀라고 말았다.

'내 노트 내 인수인계 노트가 어디갔지? 어라? 확실히 책상위에 두고 나왔는데...'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팀장님의 손에 익숙한 노트가 들려있었다.

'저..저건..  내 노트잖아? 왜.. 왜 저게 팀장님한테?'

"야 정유선. 잠깐 이리 와봐."
역시나 불려가는건가?
"네.."

팀장님은 화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익숙한 표정이다.

"너 이거 뭐야?"
"그..제 노트인데요.."
"아 시발 그걸 누가 몰라서 물어? 안에 쓰인 내용이 뭐냐고!"

욕설이 담긴 그녀의 호통에 팀원들은 또 쟤냐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인수인계 내용인데요..."
"왜 이딴거 썼어? 뭐 너 그만두게?"

진짜 몰라서 물으시는 건가...딱봐도 뻔하지 않나...

"새로운 팀원이 온다고 들었습니다..그래서 그  제가 잘릴 것 같기에 준비한건데...요."
"뭐 이 새끼야? 근데 왜 니가 그걸 준비해? 누가 너 자른데? 누가 그래? 내가 직접 그랬어? 왜 쓸데없이 지레짐작해서 사람 화나게 만들어!"

'아니 새로운 팀원에 10인 팀은 유지, 그렇담 누구 하나는 나가야하는데 답은 딱 정해진거 아닌가? 그간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면 나 말고 후보는 없는데. 그리고 왜 나같은게 잘린다는데 화를 내시는거지...'

"저기 그.."
"또 뭐!"
"외람된 거지만..팀장님이 화를 내실 이유가 없는데요... 저 때문에 항상 화내시고 그러시는거 보면
없는게 더 편하지않나요..?"

'아 이 병신아! 생각한대로 말하면 어떡해!'

욕쳐먹을 각오로 눈을 질끈 감았다.

"뭐..뭐? 너 시발 자이식과잉아냐? 내가 언제 너 걱정을 했다고 그...그래!"

눈에 띄게 당황한 그녀를 보며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걱정이라고는 안했는데요.."
"읏..아 닥치고 일하러 가!"
"네...넵!"

'그나저나 팀장님은 내 노트를..그냥 출근하시고 보셨나..? 고민해봐야 의미없겠지.'

*  *  *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나왔네. 2시가 다 되서야 나오네. 오늘 내가 준 양은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 아닌데.. 점심에 있던 일 때문인가.. 나는 그런 장난을 치는 줄도 몰랐는데..뭔가 이상해 한번 올라가 봐야겠어.'

그녀의 시선 끝에 있는 것은 정유선이었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 그녀는 처음보는 노트를 발견했다.

'이건 뭐지? 처음 보는 건데'

노트를 펼쳐 든 그녀는 손이 덜덜 떨렸다.

'이 내용은..너가..너가 나한테서 떠나려고 해?
어째서어째서어째서? 분명히 일부러 너가 자고있을때 새 팀원이 온다고 말했을텐데...어째서?
누가 말한거야? 누가?누가?누가? 어떤 새끼가?
왜 유선이를 힘들게해? 어째서? 내가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이런 생각을 하며 비틀비틀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