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 그란젤, 지하 감옥에서 발견 된 기사. 하지만 기억조차 하지 못 하고 말 조차 하지 않는 의문의 기사.
왕도, 기사들도, 시민들도 모두 그를 이름 없는 기사라고 불렀다.

위험할 것 같았지만, 기사는 의외로 상냥한 성격이었다. 아니, 단순히 타인이 시켰기에 했던 일을 사람들과 기사와 왕은 이름 없는 기사를 상냥하고 정의로운 기사라 생각했었다.

마지막 남은 고룡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달라는 왕의 명을 받고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던이며 기사는 뒤를 돌아섰지만 왕의 입에선 경고를 하듯 얘기한다.

"  그 고룡은 위험하다네. 지금까지 수 많은 기사와 탐험대가 죽어나갔어. 그럼에도 가겠는가?  "

기사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 없는 기사는 겁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왕의 명이었기에 갔었던 것일까. 라는 것을 왕은 의문을 품었다.

기사가 도착한 곳은 고룡의 계곡. 원래는 수 많는 고룡들이 살고 평화로운 지역이었지만 심연의 침식으로 인한 고룡들의 대부분이 사라지거나 심연에 먹혀 썩어버려 마지막 남은 고룡이 이 계곡에 있겠지.

계곡 앞에는 거대하고도 두꺼운 철창이 그를 가로막고 있었다. [ 325 ] 이라고 적힌 열쇠를 철창의 열쇠구멍에 넣고는 문을 힘껏 열자 문은 끼이익, 소리와 함께 계곡에 울려퍼졌다.

울려퍼지는 소리와 함께 계곡의 숲 내부에서 쿵쿵, 거리는 울림이 들려왔고 기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로 숲으로 들어서자 기사의 눈에 보여온 풍경은 수 많은 기사들과 탐험대가 조각조각 분해 되어 땅에 널부러져 있거나 이미 계곡에 퍼진 심연에 잡아먹혀 싸돌아 다니는 망자들도 보였지.

기사는 그 광경을 보며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었고 심연에 잡아먹힌 망자들을 베어나가며 계곡 내부로 들어섰다.

이미 말라버린 폭포. 시들어버린 나무와 뼈만 남은 거대한 고룡의 시체.

[ 별 일이군, 그 왕이 다시 기사를 보낼 줄이야. ]

기사가 주변을 둘러보며 검을 집어넣던 사이, 계곡 내부에서 살고 지내던
마지막 고룡, [ ​카리트 ] 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스럽지만
굵직한 목소리. 검붉지만 윤광이 비춰 보이는 비늘. 그리고 기사를 바라보는 기사와 같은 크기의 매섭고 소름끼치는 눈동자에 기사는 조금 주춤했다. 조금이나마 깔려도 신체가 작살이 나겠지.

[ 겁 먹은거냐? 겁쟁이를 찢어봤자 재미 없을텐데. ]

그 거대하고, 거대한 크기에 기사는 당황했지만, 절대로 검을 뽑아들지 않았다.

[ 호오, 이것보게? 검을 안 뽑는군. 날 본 기사 놈들은 무기를 들고 날 공격 했는데. 저길 봐라. ]

용은 손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 벽에 쳐박혀 뼈가 작살나
납작하게 터져있는 기사.

[ 날 건드린 녀석들은 다 저렇게 됐어. 넌 어떨지 시험해 보겠다. ]

용은 거대한 앞발을 들어, 그대로 기사를 향해 냅다 내리찍는다.

........ 하지만 끝까지 기사는 검을 뽑지 않고, 조용히 용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용은 기사를 내리찍지 않았다. 단순히 기사를 시험하려 했으니.

[ ........ 넌 정말, 다른 기사들과는 다르군. 좋다, 이번만큼은. 너만은 살려두지. 가라. ]

용은 내리찍었던 손을 때며 기사를 돌려보냈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곡을 나갔지.




[ ... 이상한 인간이네. ]

용은 뒤를 돌아 다시 자신의 보금자리로 떠나지만 시선은 계속 기사를 바라볼 뿐이었다. 걸어가던 도중 나무에 붙이쳐 나무가 산산조각이 났지만.




- 쓴 사람이 하고싶은 말

맨날 눈팅만 하다가 자작 세계관 짜둔거 보고 얀데레 고룡
하나 만들어 봐야지, 하고 써봤슴. 많이 부족할지도 모르고
그림도 사진도 없어서 불편하지만 나중에 그림도 넣고 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