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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
옳은 것이 무엇인가, 가끔은 진지하게 생각한다.
토모는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단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스럽게 생각할 때, 그리고 그 누군가를 얻으려고 할 때,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할 여유가 있는가?
지금까지의 토모는,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일의 선악을 불문해왔다.
그래도, 그 손을 뚫고 나가는 것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
◇◇
……토모, 어디에도 가지 말아 줘……나의 히어로……
◇◇
미나가와 유키나를 버려서는 안 되는 토모가 있다.
◇◇
유키나에 관해서는, 완전히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내버려 두고말고.
하지만, 버릴 수 없는 토모가 있다. 그 행동은 유키가 생각하는 히어로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남녀 간에는 뚜렷한 체력 차이가 있다.
골밀도가 다르다. 근육량이 다르다. 피로에 대한 회복 속도가 다르다. 여자는 근육을 빨리 잃고, 남자는 일부를 유지한다.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토모는 유우키를 도울 때 무리를 했다. 여기서 위험을 피한다고 해도, 누구에게 비난받을 거란 자각은 없다. 적어도, 유우키도 도우러 가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망설이다가, 미처 결단하지 못하고 뒤를 따라간 토모가 본 것은, 어둠 속에서 다섯 남자에게 둘러싸인 유키나의 모습이었다.
유키나는 큰 스포츠백을 들고 있었고, 그것을 휘두르며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바보, 그럴 때는 짐 버리라고!)
그 바람에, 등 뒤에서 걷어차인 유키나는 양손에 든 스포츠백 때문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던 안면에 주먹을 먹었다.
콱, 하고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더니, 눈치를 보던 토모는 무심코 눈을 돌렸다.
확실히 코뼈가 부러졌어.
희미한 전등 불빛 아래 유키나의 코에서 맹렬한 기세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저건 못 견디겠어. 끝난 줄 알았다.
그래도 유키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떨리는 발로 일어나, 스포츠백을 휘두르며 남자들에게 저항한다.
(그러니까 바보야! 가방 버리라니까!)
그렇게 중요한 게 들어있을까? 아니면 생각이 안 나는 걸까?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유키나는 스포츠백을 놓지 않는다.
도합, 네 번.
가방을 놓지 않는 유키나는 거의 무방비 상태로 4차례의 통격을 받았다. 완전히 코가 찌그러져 있고,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코뿐만 아니라 입에서도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망가지고 있다.
그것이 토모의 감상이었다. 일격일격이, 의식을 끊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충격일 것이다.
그래도 유키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눈물과 피로 칠해져, 오열에 어깨를 흔들며,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망할! 망할망할망할!! 누구라도 좋으니까, 지나가지 않는 건가!)
아무도 안 지나간다. 주위를 둘러보며 인적을 살피지만, 먼 거리를 따라 차들이 달려갈 뿐이다.
유키나가 소리쳤다.
“지금 당장……지금 가야 해……나는 언제까지나, 유키에게 냄새난다거나, 더럽단 소리 들어야 하니까!”
마음이 정해졌다.
걸치듯 입고 있던 셔츠를 벗고, 얼굴 아래 반을 가리듯 휘감으며 토모는 달려 나갔다.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미나가와 유키나를 버리는 것은, 그 이상으로 잘못된 것이다.
옳은 것이 무엇인가, 가끔은 진지하게 생각한다.
토모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답은 언제나 어둠 속이다. 더듬어 찾아낼 수밖에 없다.
◇◇
토모는 폭력을 싫어한다. 즉효성이 있고, 버릇이 된다. 그것은 정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힘에 빠진 자는, 스스로도 힘에 의해 가라앉을 각오를 해야 한다.
토모는 그것을 안다. 그래서, 무작정 실력 행사는 피해왔다.
--맞을 각오 같은 기분 나쁜 용기는 필요 없다.
◇◇
비를 가르며 달린다.
일단, 뒤통수. 유우키 때와 같다. 확실하게 한 명 끊는다. 최소한 그게 안 되면, 그때는 끝이다.
남자들의 주의는 유키나에게 쏠려 있어, 급속히 접근하는 토모의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 좋든 나쁘든 계속 내리는 비가 기척을 지워주고 있다.
토모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이제 막 다섯 번째 통격을 받으려는 유키나와, 주먹을 번쩍 치켜든 사내 사이로 끼어들었다.
전속력의 기세는 그대로, 오른손에 든 경봉을 힘껏 사내의 안면에 내리쳤다.
오른손에 저리는 듯한 충격이 오고, 날아가듯 남자가 혼도 했다.
--우선, 한 명.
“후—읏! 후—읏!”
의도치 않게, 호흡이 거칠어진다.
토모 자신은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아직 4대 1. 남자들은 아마추어지만 폭력에 익숙하다. 여자라고 해서 봐줄 상대가 아니야.
“뭐야, 네년……!”
신음하듯 말하고, 사내들은 벌떡 사방으로 물러섰다. 소란스럽지 않은 것은 냉정하단 증거였고, 그것이 토모에게는 섬뜩했다.
“--쉿!”
쓰러진 남자 쪽을 확인하지는 않고, 대답 대신 날카로운 호기를 뿜어낸 토모는 한 발짝 달려들어, 가장 가까이 있던 남자의 무릎에 경봉을 내리쳤다.
“--어이쿠!”
순간 피한 남자는 긴장된 표정으로 토모를 노려본다.
(피했다!)
교착하면 수로 눌러진다. 때문에 토모는 쉴새 없이 공격한다. 몸을 굽힌 채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들었다.
이천일류는 전쟁터의 귀신의 검술이다. 난전으로 향하고 있다.
“흣--!”
그리고, 개인의 기호와 관계없이. 토모에게는 폭력의 자질이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번쩍이는 경봉이 한 사람의 정강이를 치고, 다시 한 사람의 턱을 들어 올렸다.
“미나가와, 일어나! 도망가자!”
“--!?”
아직 쓰러지지 않은 남자들이, 흠칫 놀라 유키나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승기!
“바보! 한눈팔지 마—앗!?”
미끄러지듯 다가갈 참이었지만, 갑자기 발목이 잡혀 그 자리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아……”
작게 신음한 것은 유키나다.
기습부터, 허세. 지체없이 승기를 찾아 덤벼든 토모의 왼쪽 발목을 잡은 것은, 땅바닥을 기어 오듯 슬그머니 다가온 사내다. 첫 번째 기습을 잘못한 것이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노면에 굴러, 흠뻑 젖은 토모가 황급히 고개를 들었을 때, 눈앞에 쏟아지는 두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아--”
하는 게 아니었어…….
(바보티 그대로야, 나……)
피할 수 없다.
그 순간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슬로모션 시간 속, 분노에 얼굴을 일그러뜨린 남자가 크게 오른쪽 주먹을 휘두른다.
아프겠다.
미나가와 유키나는 네 번 버텼지만, 자신은 어떨까.
사정없이 안면을 노리고 있다.
한 방이라도 맞으면 끝이다. 그 대미지는 토모로부터 힘을 빼앗을 것이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은, 패자의 굴욕과 여자의 현실이다.
토모는--
(유우 이외랑 하는 건, 싫어……)
그래도, 처녀는 버려두길 잘했다.
세상은 무상하다.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합리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예측된 충격은 없고--
다음 순간, 날아간 것은 토모를 후려치려던 남자 쪽이었다.
“……”
옷까지 스며든 비의 차가움이 몸에 얼었다.
상체를 일으킨 토모의 등 뒤에서, 뺨을 스치며 뻗은 검은 막대기의 검 끝이 살짝 흔들리고 있다.
토모는, 천천히 돌아보았다.
“……”
보슬보슬한 빗속에, 하얀 비옷에 몸을 감싼 여자가 서 있다.
후드가 벗겨지고, 비에 젖은 얼굴은 처절할 정도로 파랗게 질려 있고, 숱한 뒷머리가 뺨에 걸려 있다.
--후카야마 카에데.
팔상 자세에는 추호의 빈틈도 없다. 눈초리를 들어 올려, 일자로 묶은 그 표정에서는 아수라의 기백이 피어오르고 있다.
유키나가 소리를 지른 것은, 이 후카야마 카에데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뭐야 이 녀석, 무서워……!)
토모는, 숨을 꿀꺽 삼킨다.
이 자리에 카에데가 나타난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살았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