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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허억.."


"그러게 왜 나가려 했을까아?"


"어차피 못 나가는 거 알잖아"




저 미친 년...저 개 같은 년이...




"응? 대답 안 해?"




씨발..대답하게 재갈이라도 풀라고...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내가 그 때 그녀만 만나지 않았어도...




<1년 전>




난 최연소 체스 마스터다. 어릴 때 친구 집에서 발견한 체스판에 푹 빠졌고 엄청난 재능 덕분에 중학생이라는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랜드마스터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웬만한 선수들은 물론 최고 전성기인 20대의 체스마스터도 날 쉽게 이길 수 없다. 게다가 꽤 훤칠한 외모 덕분에 인기가 많다. 




하지만 난 이런 시시한 삶에 지루함을 느꼈고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은 당연히 날 체스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꽤 가까이 있었다.




바로 우리 반이었다. 예쁜 외모에 체스 밖에 잘하는 게 없는 나완 달리 못 하는 게 없는 얀순이란 아이었다. 감이 좋은 내가 보기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결국 난 그녀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 지금 뭐 함?"


"...숙제"


"너 학원 안 다니잖아?"


"아 몰라 지금 바빠."


"아 한번만 보여주라. 응?"


"걍 꺼지셈 ㅗ"


"ㅠ"


"야야야야야"


"왜왜왜왜왜왜"


"이번 주말에 우리 집으로 올래 아님 카페서 만날래?"


"니 집 ㄱ"


"ㅇㅋ"




결국 꽤 친해진 결과 난 2인1조별과제를 핑계로 그녀의 집에 갈 수 있게 됐다. 이제 가서 체스만 하면 그녀가 정말로 재밌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3일 뒤>




띵동~




"야 얀순아~나다~ 문 좀~"


"어 나간ㄷ.. 어? 이 색히 좀 치네? 이거 패션고자인 줄 알았는데 옷 좀 꽤 입는다?"




와이드 검은색 슬렉스에 검은색 목카라티에 오버핏 니트, 가장 아끼는 검은색 컨○스. 그리고 밝은색의 메신저백.




"ㅋㅋ나 원래 이 정도로 입음ㅇㅇ 너도 좀 입네"




내가 사준 네이비색 레터링 후드티에 회색 와이드 스웨트 팬츠 거기에 옆트임 레이어드티. 마지막으로 조던으로 마무리한 그녀의 코디. 그녀도 옷을 꽤 잘 입는다.




"ㅋㅋ됐고 빨리 들어와"




친근하게 집에 들여보내주는 얀순이를 보니 더 기대되고 흥분된다. 그녀는 과연 체스도 잘할까?




<2시간 후>




"하아암 ㅈㄴ 열심히 했다. ㅇㅈ?"


"ㅈㄹ 너가 말아먹은 거 내가 다 살림"


"ㅗ 옆에서 훈수 둔 거 밖에 없는 너보단 나음ㅋㅋ"


"...이건 인정한다"


"ㅋㅋ 근데 우리 좀 쉴 겸 체스 뜨실? 너희 집에 체스 있냐?"


"ㅇㅇ 뜨자 이긴 쪽이 소원 3개 들어주기"


"콜 근데 나 마스턴데"


"걱정ㄴㄴ 내가 처바름"


"ㅋㅋ"




그렇게 게임이 시작됐다.




<30분 후>




그녀는 나랑 실력이 비슷하거나 나보다 잘한다. 방금 비숍 위치를 일부러 다른 곳으로 옮겨 킹 대신 퀸을 잡았다. 아니,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




<20분 후>




난 그녀에게 처참히 처발렸다. 멘탈이 산산조각났다. 내 말을 갖고 한참을 가지고 놀다가 결국 정신을 차리니 킹밖에 남지 않았다.그녀는 일단 두뇌회전이 빠른 거 같다. 내가 놓자마자 바로 말을 옮긴다. 심지어 내가 고민할 동안에는 체스판을 보며 고민하거나 예측하지 않고 내 눈만 쳐다봤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이제 소원 들어줘야지? 일단 첫째, 앞으로 난 너의 주인님이다. 내 발을 핥아라"




뭐? 심부름 시키는 정도로 끝 낼 것 아니었어?




이게 그녀의 집에 감금된 첫번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