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는 여동생 얀데레 – 3

 

 

 

전편 주소 : https://arca.live/b/yandere/7281140?mode=best&p=1

 

 

 

‘더 이상 남을 위해 살기 지쳤어.

 

건네준 카드에 성인이 될 때까지 충분히 쓸 수 있을 금액을 넣어 놨어. 아껴 쓰면 부족하지는 않을 거야.

 

카드랑 통장 비밀번호는 @@**야. 통장은 우측 서랍에 있어.

 

지금 사는 집은 보육원 선생님께 도움을 받아서 네 명의로 돌려놓았어.

 

어쩌면 나도 나를 버린 부모님처럼 남을 위해 살 수 없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하게 지내

 

 

얀순이 오빠 얀붕이가’

 

 

 

 

얀붕이는 그렇게 차디찬 내용의 편지만 남기고 사라졌다.

 

 

 

얀순이는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인 얀붕이에게조차 배신당했다.

 

그렇지만 얀순이는 얀붕이를 잊을 수 없었다.

 

 

이미 얀순이에게 깊이 뿌리내린 얀붕이에 대한 마음은

얀순이를 좀먹으며 자라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화려한 꽃으로 피어났다.

 

 

 

그래서 얀순이는 자신의 남은 마음이나마 복수심으로 채우기로 했다.

 

언젠가 그를 찾아 복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지워

치유될 수 없는 자신의 마음처럼 진흙탕으로 만들기로 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얀순이는 성인이 되자마자 학업과 병행해가며 구상해온 아이디어로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설득력 있는 얀순이의 언변으로 투자자들의 유치는 성공적이었고, 얀순이가 설립한 회사는 1년 만에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얀순이는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를 펼쳐 사업의 규모를 확장한 뒤, CEO직에서 물러나 스스로 기업의 대주주가 되었다.

 

 

 

빼어난 외모와 몸매, 지성과 재력까지 모두 갖춘 얀순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여성으로 자랐고

재벌 3세나 글로벌 스타들이 얀순이에게 작업을 걸어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연인은 만들지 않았다.

 

얀붕이에 대한 애증과 복수심만이 가득한 얀순이의 마음에는

오직 얀붕이만을 제외하면 다른 어떠한 것도,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었다.

 

 

 

기업의 일선에서 물러난 얀순이는 복수를 위해 얀붕이의 행방을 찾아다녔다.

 

 

그동안 꾸준히 얀붕이의 행방을 물색해왔지만,

얀붕이의 행방은 마치 하늘로 솟거나 땅으로 꺼진 것처럼 묘연했다.

 

 

 

그렇게 사람을 써 얀붕이를 수소문하고 몇 달.

바로 어제, 조사를 보내 놓은 흥신소 중 한 군데에서 신경 쓰이는 연락이 왔다.

 

 

이름, 나이 모두 일치하는 남자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직원이 직접 그와 이야기도 나누었으며, 무언가 사정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단지, 인상착의가 문의한 남자와 다소 차이가 있는데,

당사 직원이 그와 나눈 이야기를 녹취 및 녹화했으니 직접 와서 확인해보라고 했다.

 

 

 

‘인상착의가 다르다고?’

 

 

 

자신이 그를 잊을 리가 없다.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이든, 그릇된 집착이든

 

그가 떠난 이후로도 한 시도 그를 잊은 적이 없었다.

 

신경 쓰이는 점은 있지만 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다.

 

 

 

그리고 설마

 

남을 위해 살 수 없다고 나를 버린

나의 사랑하는 그가

만에 하나 가정이라도 꾸리고 있거나 다른 여성과 노닥거리고 있다면,

 

 

그를 혼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와 함께 있는 여성들을 말 그대로 세상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내가 겪은 아픔을 그도 똑같이 겪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게 혼자가 되어 고통받는 그에게 다가가 알려줄 것이다.

당신은 평생 그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만약 나에게로 돌아와 준다면

 


그때처럼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안아주고

나만을 보며 이야기해준다면

 


다시 한번 나와 “가정”을 꾸려준다면

 


그때는 비로소 그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나의 마음은 이렇게나 상처받고, 끈적해졌고, 피투성이지만

그가 있다면 분명 다시 빛날 수 있을 것이다.

 

 

 

 

 

녹화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흥신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무언가를 우물대던 얀순이는 그 입에서 한 장의 종이를 뱉어냈다.

 

눅눅해진 종이 사이로 선명한 네 글자가 엿보였다.

 

‘얀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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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