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yandere/7320689


이어서 갈게

===============================


얼떨결에 여제의 소유물이 되어 따라가야만 하는 얀붕이.

하지만 그는 아직 복수를 끝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왕국에 남아있어야만 했어.

그래서 여제에게 제국으로 갈 수 없다고 당당히 말하지.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다 경악을 금치 못했어, 얀붕이의 말은 곧 여제의 뜻을 거스른다는 거였으니까.

얀붕이가 투기장의 챔피언인들 최강이라고 불리는 제국의 군주 앞에선 기어다니는 개미에 불과했지.

그렇게 모두가 얀붕이의 죽음을 예상하였고, 여제의 호위병들도 그 자리에서 얀붕이를 죽이려고 병장기들을 들었지.

반면 여제는 얀붕이의 말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호위병들을 물러나게 하였고, 따라올 수 없는 이유를 물었어.

얀붕이는 솔직하게 반드시 복수해야할 대상이 왕국에 있다고 말했고, 사정을 들은 여제는 호위병들에게 몇 마디를 전하지.

잠시후, 투기장에 한 남성이 병사들에게 붙잡혀 끌려왔어.

바로 얀붕이를 함정에 빠뜨리고 부모님을 살해한 마지막 복수 대상이었지.


"그대가 복수하고 싶다던 자가 이 자가 맞겠지? 맘대로 하거라, 다만 복수가 끝나고나면 그땐 순순히 따라오거라."


눈 앞에 떡하니 목표의 끝이 놓여져 있는데 얀붕이는 착잡한 기분이었어.

지금까지 복수 달성을 위해 계획을 세우며 이를 갈고 있었는데, 여성의 몇마디 말만으로 결말에 도달해버렸으니까.

게다가 복수를 끝낸 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은둔하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었는데 또다시 누군가에게 얽매이게될 예정이었지.

그래도 복수는 끝마쳐야하니 별수 없이 검을 들고 그대로 목을 베며 마침내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지.

그리고 곧바로 여제의 병사들에게 연행되며 조국이었던 왕국을 떠나게 되었지.


제국으로 오게 된 얀붕이, 그에겐 모든 풍경들이 낯설었지, 왕국이 가벼운 느낌의 마을이라면 제국은 중압감있는 도시였으니까.

이런 곳에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하게될까?' 얀붕이는 도저히 짐작이 가지않았지.

그것도 백성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고있는 여제의 밑에서 말이야.

여제의 궁전에 들어오게된 얀붕이는 곧바로 병사들의 손에서 하인들에게로 넘겨지며 강제로 몸 치장을 받게되었어.

뒷골목이나 검투사 때에도 빗물이 아니면 씻어본 적 없었던 그에게 대욕탕은 생소하였고, 고급스러운 옷들도 익숙치 않았지.

어찌어찌 사용인들의 도움으로 보기좋게 말끔해진 얀붕이는 거울을 보며 이게 자신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지.

아무튼 조금은 사람다운 모습이 되었겠다, 사용인의 안내를 받으며 알현실에 도착한 얀붕이.

격식은 모르기에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순간, 안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어.


"폐하! 콜로세움같은 저급한 곳에 존안을 비추러 가신 것까지는 이해가 되옵니다, 허나 그 불결한 노예는 어찌하여 데려오신겁니까?"

"호오, 자네는 지금 여제인 나의 결정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냐?"

"그...그런 뜻이 아니라......."

"끌어내라."

"폐하!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옵니다! 부디 처형만큼은...!!!"


호위병들에게 알현실 밖으로 끌려가는 신하, 알현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얀붕이는 한사람의 인생이 끝나는 것을 보게 되었지.

한편 여제는 알현실 앞에 서있는 얀붕이를 보며 환희의 미소를 지었지.


"그렇게 멀뚱멀뚱 서 있지만 말고 들어오거라."

"아......응."

"이놈! 폐하의 앞에서 '응'이라니 무례하다! 빨리 폐하의 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못할까!"


얀붕이는 예절을 배우기도 전에 버려진 탓도 있고, 높은 사람과 대화를 해본적도 없어 평소의 말투로 말해버린거야.

애초에 뒷골목 생활때도 귀족같은 놈들을 죄다 암살해온 그였으니까, 여제라고 해도 그에겐 그냥 계집 아이처럼 보였지.

그래서 머리를 조아리라는 신하의 호통에도 시종일관 무표정, 무행동으로 대응했지.

반면 여제는 머리 끝까지 화나있었지, 물론 얀붕이의 탓이 아니라 호통친 신하때문에 말이야.

드디어 얀붕이와의 제대로된 첫 대화를 시작하려는데 왠 잡것이 끼어들며 방해했으니까.


"내 앞에서 큰 소리를 내는 저 무엄한 녀석을 치워라! 당장!"

"폐...폐하?!"

"저 자에게서 말 한마디라도 더 들리면 너희들도 죽을 것이다."


그렇게 병사에게 입까지 틀어막히며 한사람 또 사라지게 되었지. 그제서야 남아있던 신하들도 조용히 입다물기로 했어.

조용해진 알현실, 여제는 감정을 추스리며 다시 나긋이 말하기 시작했지.


"크흠, 좋지않은 모습을 보였군, 아무튼 그대여 이리 오거라"

"응, 아...아니지, 넵?"

"내 앞에서 격식을 차리지 않는 걸 허가하마, 그러니 사양하지말고 이쪽으로 오너라."


누구에게 명령받아본 적 없었던 얀붕이, 하물며 처음으로 명령한 자가 여성이었기에 당혹스러웠지.

원래라면 그는 '내가 왜?' 하면서 무시하고 멀리 도망치는 그였겠지, 눈 앞의 여성에겐 거스를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기에.

얀붕이는 곧이곧대로 따랐고 그럼에도 익숙치 않았던 건지, 그는 쭈뼛쭈뼛 거리며 여제가 앉아있는 왕좌 근처로 갔어.

자신 앞에 선 얀붕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감상한 여제는 흡족한 표정을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모두에게 외쳤지.


"이 자는 콜로세움에서 뛰어난 무예와 탁월한 기지로 이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런 인재를 검투사로 내비두긴 아깝지.

 그러해서 이 자에게 우리 제국의 장군직을 하사한다!"

"그...그건!"

"호오? 아직도 나의 결정에 반론할 수 있는 자가 남아있었나?"

"......."

"이의는 없는 것 같군, 대장군이여 혹시 내 결정에 불만이 있는가?"

"폐하의 결정 사항이라면 제게는 그 어떤 불만도 없습니다."

"그렇겠지, 그리고 자네라면 누구보다도 먼저 이 자의 가치를 알게 될테니까."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저 또한 그 자가 가진 실력이 기대가 됩니다."

"좋다, 그렇다면 그대는 오늘부터 검투사의 신분이 아닌 이 나라의 장군이다! 열심히 내가 만족할 수 있게끔 하도록."


자기네들끼리 멋대로 자신의 신분을 정하는 대화를 들으며 얀붕이는 생각하는 걸 그만두었어.

자신의 의사를 들을려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런 얀붕이의 이성을 되찾아주는 건 여제의 속삭임이였지.


"오늘 밤, 나의 침실로 올 수 있도록, 그댄 밤에도 이 나를 만족시켜야 하니까♥"


도대체 자신에게 왜 이러는 걸까 묻고 싶었던 얀붕이였지만 물러나라는 명령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퇴실하였어.

결국 그녀와 사적인 대화를 할려면 밤이 되야만 했고, 얀붕이는 밤이 될 때까지 참기로 했지.

 

이윽고 밤이 찾아오며 얀붕이는 미리 방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하인을 따라 여제를 만나러 갔어.

그렇게 여제의 침실 앞에 서게된 얀붕이는 알현실과는 또 다른 긴장감을 느껴야만 했지만 그녀의 진의를 알고 싶었기에.

망설임없이 그녀의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갔지.

그러자 문 뒤에 있었던 여제가 기습 키스로 얀붕이를 맞이해주었지.


"역시 그대와의 키스는 달콤하구나, 질리지않아♥"

"......도대체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야?"

"이유라...지금 내 차림새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여제는 관능적인 속옷만 입은 상태. 

예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이며 최적의 순산형 엉덩이, 완벽히 굴곡진 몸매, 금발과 청안을 지닌 경국지색의 미모까지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어.

이성에게 관심이 없었던 얀붕이조차도 흥분하게 만들 정도였는지 얀붕이는 고개를 돌리고 있었지.

그래서 여제는 요염하게 웃으며 얀붕이의 턱을 잡고 자신을 돌아보게끔 만들었지.


"이런 차림의 모습을 아무에게나 선보일 것 같나?"

"글쎄? 그건 모르는 거지."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이런 모습은 그대 외에는 보여주지 않아."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래...미안하게 됐군, 그러면 확실하게 말하지 그대가 좋다, 그대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화?"

"사실이다, 여지껏 그대에게 해온 나의 모든 행동들이 전부 그대를 향한 구애이자 나의 마음이라고 보면 된다."

"미안하지만 나는......"

"나는 반론이나 거절을 싫어한다, 당연히 그대에겐 나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한가지 선택밖에 없다."


그럼에도 반론하려고 하던 얀붕이의 입을 여제는 자신의 입으로 막아버렸고,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를 힘으로 얀붕이를 넘어뜨렸지.

넘어진 얀붕이는 곧바로 그녀를 떼어낼려고 했으나 이상하게도 전처럼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어.

결국 얀붕이는 여제에게 이러저리 농락당해야만 했고, 여제는 곧바로 단단해진 얀붕이의 것을 자기 몸 안에 집어넣었지.


"아껴왔던 나의 순결까지 그대에게 주었다, 이걸로 나는 그대의 것이며 그대도 나의 것이다. 흐읏♥"


처음인데도 여제는 아픔보다도 운명의 사람과 이어졌다는 쾌감이 더 큰 것인지,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었어.

반면 얀붕이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쾌락에 정신 차라지 못하고 그저 여제의 말과 신음소리를 듣고만 있었야 했지.


"이곳에서 나와 함께 자고, 먹고, 교미하며 살자꾸나♥ 물론 그대의 능력을 썩히는 건 아까우니 전장에는 보내주마,

 허나 무조건 밤에는 돌아오거라, 지친 그대를 내 각별히 위로해줄테니♥♥"


그렇게 얀붕이는 아침이 올때까지 여제에게 한방울도 남김없이 정액을 쥐어짜였고, 앞으로 매일 당할 예정이었지.

완전히 여제의 손아귀에 들어오게 되버린 얀붕이, 그런 그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

자유. 생존과 힘만 갈망하던 그가 처음으로 다른 걸 원하게된 것이었지.


========================================


한참의 세월이 지나가며, 얀붕이는 완벽히 장군직에 적응하게 되었고 현재도 아끼는 신입 부관과 함께 적 진영을 정찰 중이었지.


"하아~ 죽고싶다."

"대장님 정찰 중에 불길한 말좀 하지마십쇼, 적에게 들키면 어쩔 겁니까?"

"싸우면 그만이잖아, 차라리 싸우는 게 죽는게 더 낫겠다."

"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그러시는 겁니까?"

"무슨 일이긴 우리 여제님 때문이지."

"대장님은 유달리 여제님의 총애를 받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부럽습니다만?"

"매일밤 착정 섹스당해봐라......그런 말이 나오나."

"금발 미녀에, 그것도 황제 폐하의 착정 섹스이라니 한번쯤은 당해보고 싶습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 그 말 했다간 네 모가지 날라간다?"

"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에휴~ 말을 말자, 나 먼저 간다."

"엇? 또 혼자 가십니까? 그러다 진짜로 죽습니다?"

"어차피 돌아가도 죽어. 그럴 바에 일찍 죽어버리고 말지."

"알겠습니다 부디 무운을......"

"그려~"


정찰을 마친 얀붕이는 곧장 적진으로 쳐들어갔고, 한바탕의 소란을 일으킨 뒤, 아무렇지 않게 적장의 목을 들고 나왔어.

단독으로, 그것도 장군이 직접 적진에 쳐들어간다는 발상은 그 누구도 하지못하였기에 얀붕이는 언제나 적장을 암살해오며,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왔지.

수 개월이 지난 지금, 제국에 이빨을 드러낸 수많은 나라들이 얀붕이의 활약으로 멸망하였고, 그는 제국의 미친 개로 유명해졌지.

그리고 그 미친 개는 여제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퍼졌고 말이야.

아무튼 얀붕이는 지금도 굉장한 업적을 남겼는데도 좋아하기는 커녕 싫증난 표정을 짓고 있었어.

그도 그럴게 '싸우고 섹스하고 싸우고 섹스하고' 가 그의 일과의 전부였으니 그럴만도 했지.

하루 정도는 다른 삶도 즐기고 싶은데도 여제가 "그대의 시간도 나의 것이다"라며 그걸 허락치 않았으니.

결국 얀붕이는 오늘도 승리를 들고 여제의 품안으로 돌아가야만 했지.


"엇! 대장님 여제님께서 마중나와 주셨습니다!"

"어, 그래."

"그러지마시고 이쪽을 향해 친히 손까지 흔들어주시는데 반응좀 해주십쇼."

"아서라, 괜히 손 흔들었다간 피 본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예전에 나의 복귀를 환영해주던 소녀에게 손 흔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본 여제님이 그 아이의 눈알을 뽑으려고 하셨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 뿐이겠냐? 소녀의 일가족까지 모조리 다 처형시키려고 했다니까?"

"도...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그때 내가 겨우 사정하고 변명해서 살았지, 아니였으면 완전 애를 장님 고아로 만들었을 거다."

 

사실 그 밖에도 여제의 독점욕과 질투에서 생겨난 사건들이 다양했으며 그때마다 얀붕이가 필사적으로 수습해왔어.

멋대로 얀붕이의 몸을 만져도 사형, 얀붕이의 알몸을 봐도 사형, 얀붕이와 스무번 이상 말을 나눠도 사형.

자신과 연관되면 죄다 사형시킬려고 하는 여제의 행동에 얀붕이는 지쳐만 갔지.


"참고로 네가 오기 전의 부관도 처형 당했다?"

"어......저 관둬도 됩니까?"

"함부로 관둬도 처형이다?"

"그건 너무 폭군 아닙니까?"

"어쩌겠냐, 뛰어난 지혜와 막강한 무력으로 제국을 최고로 번영시킨 사람인데, 반항할 생각조차 안들겠지."

"그런 사람에게 붙잡혀 사는 대장님의 노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됐다."

"그런 대장님을 위해 제가 기발한 생각 하나 했습니다."

"엉? 무슨 기발한 생각? 잘 요약해서 말해라 다음이 끝이니까? 계속 길게 말하면 너도 처형 당한다?"

"그 여제님에게 벗어나는 방법말입니다만, 그냥 전쟁터에서 죽었다고 위장하면 되지 않습니까?"

"......."


듣고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였기에, 얀붕이는 다음 번에 그 방법을 써보기로 결심하게 되었지.

한편, 여제는 얀붕이가 그런 생각하고 있는 줄도 모른채 흡족해하고 있었어.

곧 있으면 그녀의 바램이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니까.

지금까지 얀붕이가 쌓아온 업적이 슬슬 현 대장군의 업적보다 많아질려고 했지.

그 뜻은 곧 얀붕이를 대장군 지위에 앉혀 놓을 수 있게 되며, 여제인 자신과 결혼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어.

그 뿐만인가? 자신과 얀붕이의 위대한 업적이 역사 기록들에 남겨질테고, 먼 미래에도 자신의 사랑이 후손들에게 전해진다는 거였지.

그런 상상을 하며 여제는 아랫도리가 젖어오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오늘도 전장에서 힘내준 얀붕이에게 포상을 주기로 결심했지.

그 포상이 얀붕이에게 있어서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면서 말이야.


==========================================


"그...그게 무슨 말이냐?"

"장군님께서 끝까지 싸우시다 결국......전사하시고 말았습니다."

"그럴 리가 없지 않느냐! 그의 실력과 견줄 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맞습니다, 하지만 적군의 함정에 빠져서 그만......크흑."

"거...거짓말이니라, 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않으면 믿을 수 없다! 그의 시신은? 어디에 있느냐!"

"장군님께선 적군의 마법에 불타죽으셨습니다, 해서 안타깝게도 이걸 제외하면 시신은......"


여제에게 피묻은 반지를 건네주는 병사, 그건 요전날 여제가 약혼의 의미로 얀붕이에게 주었던 반지였어.

반지를 돌려받은 여제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맛보고 있었지.

반지를 꽉 쥔 채 몸을 바들바들 떠는 그녀의 모습은 위태로워 보였지.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결국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녀는 여제로서의 근엄을 내려두며 오열하기 시작하였지.

'내 욕심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 전쟁터에 보내는 게 아니였다, 내 곁에만 두며 사랑해줘야했다.' 등의 후회들이 밀려오면서

그녀는 절규하고 절망하고 손톱으로 자신의 피부에 상처를 낼 정도로 슬퍼했어.

마찬가지로 나라의 영웅이었던 얀붕이를 잃은 제국 곳곳에서도 곡소리가 들려오며 한마음으로 슬퍼하였지.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야.

당연히 한사람은 죽었다고 위장한 얀붕이였지

마침내 자유를 얻은 얀붕이, 지체하지 않고 바로 제국을 떠나 그의 안식처가 되어줄 곳을 찾는 여행을 시작했어.

이제 그를 구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얀붕이는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지.

여제가 광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


"사령술사를 불러들여라."

"폐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저자를 당장 데려가 입을 찢어놓거라."


얀붕이가 사라진 제국엔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어.

나름 합당한 이유를 내며 냉정한 선택을 하던 여제는 완전히 사라지고,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자들을 닥치는대로 죽이는 폭군만이 남아있었지.

폭군의 아름다운 몸과 미모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며 흉터 투성이의 얼굴과 뼈 밖에 보이지않는 앙상한 몸으로 변해있었지.

그만큼 얀붕이의 죽음은 그녀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이었고 그만큼 그녀의 사고는 극단적이게 되었던 거야.

그래서 금기나 다름없는 사령술사를 알현실에 불러들이게 된 거였지.


"존경하는 여제님이여, 어찌 저같은 미천한 자를 부르신겁니까?"

"긴말하지 않겠다, 망령 하나를 불러올 수 있느냐? 그리고 새로운 몸에 넣을 수도 있는가?"

"망령을 불러오는 건 쉬운 일이지요...허나 새로운 몸에 넣는 건 상당한 댓가가 따릅니다."

"상관없다, 어떤 댓가든 치룰테니, 우선 망령부터 불러보거라. 당장!"

"누구의 망령을 불러오면 됩니까?"

"얀붕, 이 나라의 장군이었던 자다,"

"......송구하오나 여제님, 그 분은 불러올 수 없습니다."


그 말에 화가 잔뜩난 여제는 왕좌를 박차며 일어섰지.


"감히 이 나를 우롱해? 몸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주마!"

"존경하는 여제님이여, 망령을 불러올 수 없는게 아니라 그 분은 망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그게 무슨 뜻이지?"

"망령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그 분은 어딘가에서 잘살아있습니다,"

"그게 사실이더냐?"

"예, 확실하옵니다."


얀붕이를 잃었을 때처럼 몸을 떨기 시작하는 여제, 그녀는 갑자기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살아있어? 그가? 얀붕이가 살아있어? 다시 만날 수 있어? 다시 사랑해줄 수 있어? 아...아아...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이내 실성한 사람처럼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죽은 것처럼 위장한 얀붕이가 괘씸해서 화부터 내야했지만 여제는 남달랐지.

얀붕이의 생존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의 머릿 속은 얀붕이와 재회해서 사랑을 나누는 망상으로 가득 채워졌으니까.


"아아, 살아있구나♥ 이번에는 사지를 찢어서라도 내 곁에 둬야해♥ 평생 벗어나지 못하도록 사랑해주지 않으면......♥"


황홀하다는 듯이 얼굴을 부여잡으며 웃고 있는 여제.

그녀의 뒤틀린 사랑이 다시금 얀붕이을 향해 불타오르고 있었고, 얀붕이의 수배가 전세계에 퍼지는 건 시간 문제였지.


=================================


쓰다보니까 필력이 딸려서인지 별로긴 한데, 이래나저래나 여제를 곱게 잘 미치게 만들어서 뿌듯하다.

패션 얀데레가 아닌 찐 싸이코 얀데레로 만들어서 만족.

다음편은 자고 써올게!


그러고보니 대회가 생겼던데 난 필력이 딸려서 참여 안할듯?

그냥 난 내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면 그걸로 만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