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연재)는 같은 소설 탭을 단편과 공유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단편에 비해 조회수가 저조한 것도 사실임.


일부 빼어난 소설이 아닌 이상 원래 회차가 거듭될수록 조회수랑 추천은 점점 낮아진 경험이 한 번 쯤은 있을 거야 나도 그랬고


근데 우린 한 가지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어 


얀데레물의 정의는 얀데레 그 자체야 따라서 소설 전개에도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이 있듯이 저 다섯 개 중에서 위기가 가장 중요함  


뻔하지? 얀데레물은 전체적으로 질투와 불안에 기반해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많이 섞여있거든


그런 게 위기라는 양념과 조화를 이루어서 최상의 결과물을 낸다는 거지


근데 막상 연재 탭을 가려고 해도 손이 안 가고 소재는 소재대로 떨어져가고, 독자들의 반응은 두려워서 시작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오늘은 장편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가에 대해서 알려줌



1. 얀데레물도 하나의 소설이다


기승전결이란 얘기 다들 많이 들어본 적 있을 거야, 시작하고 작품 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최고조까지 끌어올랐다가 끝을 맺는 부분 말야


근데 기승전결은 어디까지나 서사를 짜기 위한 장치에 해당됌 꼭 이 형식을 따르지 않아도 괜찮아


위의 예시를 들어보면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 - 전개(보통 시점이 바뀌거나, 다른 인물이 죽은 경우) - 결말 이런 식으로 내도 됌


우리가 중편 소설이라고 부르는 조금 긴 소설들은 대개 이런 방식을 따라가거든 


그래서 초반 발단 단계에서 가지가 자라나는 게 아니라 여러 개로 갈라진다고 생각을 하는 게 편해


그래야 그 자라난 가지로부터 또 다른 전개를 구상할 수 있으니까



말로 하면 감이 안 오니까 예시를 하나 들어줌 


ex.) #1. 알바를 하러 가던 얀붕이,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음(발단) -> (전개)운이 나쁘게도 뼈가 골절돼서 병원 신세를 져야 함 -> 몇 주 입원을 하면서 해당 병원의 간호사와 어느 정도 친해짐 -> 식사 약속도 하고 웃고 떠들던 찰나, 얀붕이의 소꿉친구가 병문안을 옴 ->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얀붕이는 어쩔 줄 모름(위기) -> 서로 말싸움을 하다 이런 안 좋은 병원 말고 소꿉친구가 더 좋은 병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강제로 끌고 나가려 함, 물론 간호사는 그걸 말리면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함(절정) -> 스트레스를 받은 얀붕이는 병세가 악화대 결국 두 여자가 얀붕이를 끌어안고 울며불며 깽판치는 것으로 마무리 (결말)


보통은 여기서 끝내겠지? 근데 이걸 1편까지만 구상하고 2편으로 그린다 하면...


의사가 얀붕이를 따로 불러내 당분간은 거동이 힘들 것 같다고 보호자는 없냐고 물어봄 -> 얀붕이는 고향에서 상경해 따로 떨어져 사는 자취생이라 그건 어려울 것 같다고 함 -> 그래도 병원 내의 생활이 계속됐기에 보호자는 여전히 필요함


이 다음 전개는 어떻게 될까. 일단 얀순이와 얀진이긴 해도 무조건 싸우는 쪽으로 구상하면 안 됨.


그러면 똑같은 패턴에 지쳐서 독자들이 스크롤 몇 번 내리다가 나가버리고 말 거니까. 그럼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얀순이는 소꿉친구라 거리낌이 없었지만 얀진이는 친해졌긴 해도 안 지 얼마 안 된 간호사라 부담스러워서 


다른 간호사로 교체해달라고 한 거지 당연히 얀순이는 자기가 이겼을 거라고 좋아했는데 오히려 얀진이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음


이걸 반전이라고 하는데 클리셰를 깨는 걸 말해 이미 예상이 가면 몰입도가 떨어지니까


뭐 반전은 알아서들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거기서부터 작가 역량이 드러나기 마련이거든



2. 시간 / 장소 이동(장면 전환)


어떻게 보면 기본이긴 한데, 이건 배경도 같이 바뀌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역할을 함


아까만 해도 장소가 환자가 많은 병원이었는데 재활 치료를 위해 병원 옥상에 설치된 정원에 얀붕이가 올라가면 상쾌하잖아?


시간 이동은 꼭 필요하지 않은 이상 지양하는 게 좋음


계속 건너뛰기만 하면 작가만 알지 그 캐릭터한테 독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하지만 반대로 비오는 장소가 나왔다고 해서 꼭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란 법도 없지


비를 마냥 우울한 것이 아닌 미세먼지를 씻겨주는 정화의 의미나 다음 날 아침 풍경의 이슬로도 쓰이잖아?


항상 명심해둬야 하는데 작가들은 틀에 박힐 필요는 없음. 근데 대신 독자들한테 친절해야 해.


개연성을 첨가하려면 복선을 여기저기 깔아놓기만 하고 회수하지 않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음?


독자들 입장에서도 혼란스럽기만 할 뿐임 그럼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흥미도 떨어지고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거지



3. 긴장감은 유지하되, 복선을 깔아둬라


복선과 떡밥이 계속 던져져야 독자들은 작품의 결말을 궁금해하지 근데 복선을 떠올리기도 쉽지 않고 그러려면 차라리 처음부터 인물 구상을


빡세게 하는 게 나을 거라고 봄. 


주인공에게 예를 들어 무슨 과거사가 있었고, 전기는 어떻고, 가족이 어떤 일을 해서 무슨 일을 해왔나 같은 거


그 과거사를 바탕으로 떡밥은 계속 늘어나고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해


얀붕이가 뒷세계에서 일하던 간부였다가 죗값을 청산하고 손을 씻은 채 개과천선한 전직 폭력배였다고 치면 그 때 일하던 옛 동료 얀순이가


얀붕이 연락처를 수소문 끝에 찾아내서 연락을 한다든지 같은 거. 


물론 그 과정에서 다 드러내란 이야기는 아니야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됌 


얀순이가 얀붕이를 보고 집착심을 보여야 했는데 처음에는 갑자기 말을 못 걸고 피한다던가 했는데 그 편에 이유가 나오지 않아도 돼.


내가 말하는 작가의 친절함이란 건 어디까지나 복선 회수를 제대로 하고 있나, 캐릭터의 비중 문제 그런 것들이니까



4. 소재의 중요성 (얀데레 X), 우연에 기대는 건 최대한 삼가라


여기서 말하는 소재란 건 얀데레를 말하는 게 아님. 소재는 그 캐릭터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무언가를 말하는 거야.


전 여친과 헤어진 얀붕이가 이어폰을 각각 서로의 한 귀에 꼽고 들었던 달콤쌉사름한 추억이라든지 그런 거 말야


근데 그 이어폰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치면 나중에 전개가 끼어들 여지가 없음


피던 담배를 거리의 쓰레기통에 버리던 얀붕이 옆의 또 다른 쓰레기통에 이어폰이 버려져 있었던 거지 이미 구식인 데다


디자인도 너무 촌스러워서 주운 사람이 버렸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그럼 얀붕이는 또 아련한 감정을 느끼겠지? 그 감정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면 되는 거야.


문득 생각나서 연애 시절에 자주 갔던 찻집을 들른다던가 하는 것들.



쓸 거 없어서 그냥 써 봤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암튼 맛있는 사료들 많이 써 와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