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타니스

루아

베니실라

세실리아



26편:https://arca.live/b/yandere/81783798

25편:https://arca.live/b/yandere/81305693

24편:https://arca.live/b/yandere/80679734







"음?"


아폴리온은 분명히 베니실라의 안면을 두갈래 냈다.


하지만... ㅡ



"베는 느낌이 없어?"


아까의 상황 처럼 무언가 허전한 감각이 그녀의 손 끝에 머물러 있을 뿐,

보는 것과는 달리 베니실라를 끝장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


하지만 곧... 그런 장면마저 허상을 본듯 옅어져갔고



지금껏 싸워오며 챙취한 압도적인 승리에 오랫동안 잊어온 당황스러움이 깨어난다.

"잔상...?"


마치 환영을 본듯 베니실라의 모습이 옅어져간다.



이어서...


"끄윽..."

"음?"

고통에 낑낑거리는 신음소리가 그녀의 뒷 편에서 들려온다.


'어느틈에...'


뒤를 돌아보자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하여 발버둥치는 빈센트의 모습이 아폴리온의 눈동자에 비춰진다.

"가야 해..."

"아직 죽을 순 없어....."

"칼로...!!"


자신의 검을 지팡이 삼아, 조금씩이라도 걸으려는 추하지만 동시에 필사적인 태도,





'과다 출현, 복부 파열... 그리고 마력 고갈까지...'

'잔상을 남길만큼 빠르게 이동 할 여건은 아닐텐데..'

'대단한 의지군.'


전 기사단장은 대단한 의지에 내심 그녀를 칭찬 하지만


"그래도 살려 보낼 순 없다."


아무리 인재라고 한들 적은 적, 자신의 계획을 탄로낼 순 없었기에 살려둘 생각은 없어 보였다.


"..."

그리하여 다시 그녀를 베기위해 발을 때려던 그 순간 ㅡ


"윽?!"


어째서인지 한쪽 무릎을 꿇고 만다.


"...!"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발목에 아폴리온은 눈을 돌리자,

"베였어?"


어느센가 새겨진 발목의 상처에 뒤 늦게 고통을 느낀다.


"무기를 짚고 있던 이유도 이거인가...."


아폴리온은 그런 광경을 보곤 조금은 감탄하게 된다.

생명줄이 끊어지기 직전인 빈사상태라는 악조건임에도

단순히 공격을 피한 것만이 아닌 공격을 강행한 것도 모자라

이 모든것이 자신이 인지 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와 예리한 정확성,


현 상황에 가장 필요한 곳을 베었다는 전투 센스에 


순간적이었지만 아폴리온의 머릿 속엔 존경이라는 단어가 스쳤었다.




"휼륭하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하여 어떻게든 아득바득 저항하는 자세.

아폴리온이 마음에 들어하는 인재상이었다.


'오직 정신력만으로 보통이었으면 죽었을 상황을 당당히 극복하다니.'


'평화에 찌든 이 세상에 이런 인물이 남아있다는게 놀랍워.'


'또.. 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리도 움직이게 하는 거지?'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어떠한 동기가 베니실라를 저리도 움직이게 하는지.

인체 구조상, 절대로 불가능 했을 일을 '의지'라는 단 두 글자 아래에 실현했다.



"칼로....!!"

그러던와중 다시 한번 들려오는 이름 ㅡ


"칼로?"

남성 다운 이름에 아폴리온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이내 금방 깨닫는다.


"큭큭.... 그런거냐?"


죽음의 순간 조차 극복하는 신념의 원동력이 바로 이성이라는 것에서 비록되는 힘이라는걸.


"마음에 드는군."


무언가 공감대라도 형성되었는지 눈빛엔 적의보다는 조금의 동정심도 뒤섞였다.



"호오, 이미 사라졌나?"


하지만 그런 칭찬을 듣기도 전에 다시 한번 고유 마법을 사용했는지 어느순간 사라져있었다.


"이번엔 더 멀리간 건가?"


또 아까보다는 차원이 다른 거리를 이동한건지 기를 감지하는 아폴리온의 감각 내엔 이미 베니실라는 존재하지 않았다.


"놓쳐버렸군."


"그나저나 칼로라...."


베니실라가 중얼거린 남자의 이름을 되내인다.

"이거 재밌겠어."


그리곤 사악하게 찢어진 미소엔 예측 불허한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고 있었다.





◇◇◇




칼로...!



"으윽..!"


그의 이름을 속으로 외치자 코 앞까지 다가온 검날.


이제 끝이라고 생각할 땐 쯤, 시간이 멈춘듯이 느리게 흐르며 한 가지 생각이 날아들어왔다.


만약 내가 여기서 죽는다면....


그렇게되면 칼로를 다른 여자에게 뺏기는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는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ㅡ


살면서 이런 속도를 내본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황을 극복했다.


만약... 아주 만약....


내가 없는 세상 속에...

그렇다면 칼로는 당연히 나를 버리고 나를 여자를 선택하고 말겠지?

그런 혼자만의 망상과 분노 속이 힘이 솟아났었다.



.
.
.
.




"으욱...! 허...!!"


가까스로 발목을 베고 점멸로 다시 한번 도망친 나는 어딘지 모를 길에 기대고 있었다.


일단 주변으로 보아하니, 내가 있던 골먹이랑은 적어도 100m는 떨어진 곳.

"....."

기껏해야 10m 남짓이었던 거리가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생각해보니..."

일단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는 둘 째치고 금방이라도 의식이 끊어 질 것 같은 몸을 돌보는게 우선인데.

"다행이야.... 집에 두고오지 않았구나..."

그러고보니 혹시나 모르는 상황에 위하여 비상시 사용 할 가문 특산 약품을 감추고 다녔었다.



"으음..."

품에서 붉은 색과 푸른 색의 사탕을 꺼내 씹는다.

까득!


"허어... 허어...."

사탕을 이빨로 깨자 시원한 액체가 입 안으로 흘러들어왔고...


"...."


완전하진 않지만 여러 형태의 고통들이 빠르게 아물어 갔다.


뚫렸던 살점들이 상급 치유를 받은듯 빠르게 아물어갔고 상실했던 마력이 서서히 복구되어 간다.


"...."


원래였다면 안정을 취하는게 맞는 몸 상태지만...

"칼로를 만나야 해..."


내 몸에게 미안하지만, 한 남자를 떠올리자니 느긋해질 틈이 없었다.

"으윽.."


아직 뚫렸던 곳에선 비명을 지르지만 이를 악물며 일어난다.


"이거 놔주세요! 제가 왜 반역자라는 겁니까?"

"닥치고 가!"


다른 길거리에서 흘러들어오는 목소리를 보면 정말로 엿들은 내용이 실현되어가고 있었다.

"읏!"

내가 이러고 있을 시간이 더욱 더 없다는 뜻 이겠지...

"칼로.. 기달려줘...."


다짐과 함께 일어난다.


"무슨 일있어도... 설령 어디에 있든.. 함께 할 거야..."




◇◇◇




지금 왕도의 상황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으윽..! 난 죄가 없어!"

"얌전히 가!!"


게임 속에서 봐왔던 광경 처럼 여러 귀족들이 경비대들로 위장한 블랙 스톤의 인원들이 여러 힘 있는 권력가들을 무작정 끌어내고 있었다.


"칼로.. 이게 무슨..."

"네... 저희만 그런게 아닌 것 같습니다...."

올리비아는 경악스러운 상황에 말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

누구부터 찾아가야 할까..

일단 각자의 저택으로 찾아가는건 아마 헛 걸음을 하는 짓일 것이다.

왜냐하면 수 많은 병력들이 한 계획 아래 움직이니 이미 수사를 명목하에 체포 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 어디로..."

어디에 있으며 무사는 한건지 조차 의문인 그녀들의 근황에 머리가 점점 더 복잡해 질 때 쯤.


콰앙 ㅡ!



""으아아아악!""


저 멀리서 들려오는 냉기 서린 폭발음과 여러 비명들 ㅡ


얼음 계열의 고위 마법인지 왕도 한복판에 큰 얼은 기둥이 떡하니 자리 잡혀 있었다.


"설마..?"



혹시나하는 마음에 기대를 품어보는데.


"내게 손대려 하지마!"

"사칭범들 주제에...!"



타니스의 등장은 정말로 우연한 만남이었고.. 이번만큼은 하늘에 감사하게 된다.

"타니스!"

"어어? 칼로!"

먼 곳에서부터 그녀를 부르며 다가가자 표정엔 의외함이 잠시 스치더니 이내 반가운 미소로 나를 반겨준다.


"타니스? 알겠지만 지금 왕도의 상황이 말이 아니야."

하지만 재회의 반가움도 잠시 상황이 그렇다보니 금방 엄숙해진다.


"응... 갑자기 경비대를 자처하는 놈들이 정의를 내세우며 나를 잡아가려 하지 뭐야?"



"왕실과 친분인 있는 나로선 전혀 듣도보도 못한 움직임이라고."

"뒤가 너무나도 구려보여서 몇 명 쓰러뜨리고 확인 해 봤는데."

역시 총명함과 더불어 왕족과 접선이 있는 인물이라 그런지 상황 이해가 빨랐다.


"아니나 다를까? 블랙스톤 마크가 있더라고."


"맞아... 전 기사단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증거겠지."


"그래서인데 칼로, 혹시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그러곤 내게 그런 질문을 던져온다.


"응?"

"지금 사태가 심각해... 이대로 있다간 분명 귀족들은 반발할 거야, 그렇게 된다면 더 큰 폭풍이 몰려오겠지..."


"세실리아와 지금 연락이 닿기도 어려워... 찾아갈 수얀 있겠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떠오르는건 아니니까..."

항상 그랬던 것 처럼 내게 무언갈 바라는 듯 보이는 표정이었는데.


"응, 나름 떠올리는게 있긴 있어..."

"뭔데?!"

정말 다행히도 나란 사람이 이미 이 모든 사태를 알고 있고 또 해결책 또한 숙지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만약 세실리아에게 간다면 이렇게... ㅡ"


그래서 나는 게임 속 주인공 일행이 펼쳤던 활약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음... 확실히... 완전하진 않더라도 몇몇은 믿어 줄지도 몰라...!"


지금의 위기가 반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방법을 전해 들은 타니스는 곧 바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럼 세실리아를 만나서 이 말을 전해주고 올게!"

"만약 효과가 있어서 상황이 안전된다면 합류 할 테니까, 기다려줘!"

높디 높은 성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는 타니스


"비켜!"

화아악!

쿠궁!


가로 막는 블랙스톤 단원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며 높디 높은 성을 향해 달려나간다.


"좋았어..."


이렇게 된다면 일단 신분을 도용하여 곳곳에 활개를 치고 다니는 단원들의 진압과 귀족들의 분노를 가라 앉히는 일은 어느정도 해결된 셈 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건 베니실라와 루아를 찾는 것.

그러고 난 후에는.... 최종 보스인 아폴리온을 처단하는 일만이 남았다.

상상이상으로 강했던 아리안델을 고려한다면... 아폴리온 역시 혼자서는 버거울 수도 있었기에ㅡ

최대한 여럿이서 상대하는 것이 현명하겠지....




"둘을... 어디서 찾지..?"

그런데 문제는 그 둘이 어디에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특히 베니실라는 둘 째 쳐도... 루아는 몇 칠 전부터 사실상 실종인 상태....



"일단 다오카프가의 저택으로 가는게 맞는걸까..."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발이 멈춰있어봐야 사태만 급속도로 심각해져만 갔기에... 죽이되든 밥이되든 나서야만 했다.

"아가씨, 저를 따라와 주십시요."

"응.. 알았어, 근데 ㅡ"

허나 발길을 때려던 찰나에 옷깃이 붙잡혀 버린다.

"너무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거 아니야?"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는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해해 주세요..."


곤란한 분위기를 띄우며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자, 뒷 목의 답답함이 사라진다.


"알겠는데... 나중에 제대로 내게 보상해야 할 거야?"


그녀도 현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서인지 양보하는 눈초리였지만...

"흥..."



단단히 삐친듯한 얼굴에 내 주인님이 얼마나 독점욕이 강한 사람인지 세삼 느끼게 된다....



"우선 베니실라의 저택으로 가겠습니다."

"길이 복잡 할 테니 잘 따라와주세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일단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베니실라와 만나기 위하여, 전에 그녀가 안내 해 주었던 길로 들어서려는데 ㅡ


"으윽..."


"어...?"



굳이 골목길로 들어설 필요도 없이 그녀를 발견하게 되었다.


무언가 타니스와 비슷한 상황으로 생각치고 못한 우연으로 운 좋게 만나게 되었는데....


"베니실라?!"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녀의 상태는 참아 입에 담기 힘들 만큼 심각해 보였다..


"하아..하아... 빨리..."

제대로 걷는 것 조차 힘든 것인지 자신의 검으로 몸을 지지하며 힘겹게 서있었고


큰 상처를 입은 것인지 평소엔 새하얀 그녀의 복장이 붉게 물들여져 있었다.


"베니실라, 괜찮아?!!"

"으읏..? 카.. 칼로..!"



당장이라도 쓰러 질 것만 같은 그녀를 부추기며 상태를 확인한다.


"아아... 드디어 만났어..."

나를 찾아다녔던건지 그녀는 한껏 안심한 얼굴로 내게 몸을 기대었는데.

".....!"

베니실라를 가까이서 볼 수록 그녀의 상태에 경악하게 된다.
"베니실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핏 자국이 짙은 옷 부분을 조금 들쳐내자 끔찍한 상처가 새겨져 있었다.


배를 관통 당했는지 뚫렸다 급하게 아물게한 자국이 선명했고 대량의 출혈이 있었는지 온 몸이 사실상 말라 붙은 핏자국 투성이었다.



"칼로... 위험해... 블랙스톤이 무고한 귀족들을..."


나보다도 접선이 빨랐던걸까?

그녀는 이미 이것이 블랙스톤 군단의 소행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럼 이렇게 당한것도... 저들 때문인가?

"알고 있어! 그보다도.. 괜찮아?!"


"어.. 응... 어떻게든..."

금방이라도 끊어 질 것 같은 옅은 숨소리와 말려들어가는 목소리 ㅡ


힘 없이 끙끙대는 안쓰러운 모습에 도움이 되는거라면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막상 할 수 있는거라곤 안타까운 얼굴로 그녀를 부추기는 것 밖에 없었다.


"정신 차려야해.... 베니실라, 알겠지..?!"


어쩐지 무능한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 때 즘 ㅡ


"그보다도 칼로...! 강적이 있어..!!"


그런 의미심장한 말을 간절하게 빌듯 다급히 외쳐온다.


"강적..? 강적이라면 혹식... ㅡ"




강적이라는 망에 떠오르는 한 인물에 불길함을 느낄 그 순간 ㅡ




올리비아가 몸을 날려, 나와 빈센트를 넘어뜨린다.

그리고...





콰지직 ㅡㅡ! 쿵쿵!




의문을 가질세도 없이 회전하는 시야 속에 마치 거대한 폭풍이 지나간듯 지푸라기 날려지듯 무너지고 휘몰아치는 건물의 파편들 ㅡ


"으윽....!!"

이후 정말로 토네이도라도 일어난건지 제 몸을 가누기도 힘든 바람이 덮쳐든다.



"...... 대체.."

"칼로, 괜찮아?"


"으윽... 역시 왔어..."


바람이 저물고 안개 처럼 펼쳐진 모랫 바람들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멀리 도망치더라도 결국은 내게 잡히게 될 뿐 이다!"


"...!!"


그리고 건물 잔해 넘어에서 들려오는 위엄 있는 목소리 ㅡ

익숙친 않아도... 절대 처음들어본건 아니었다....




"간만에 전력을 내서 그런가? 어깨가 답지 않게 뻐근하군."


이내 모래 먼지 속을 뚫고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금발의 검사, 완전하진 않지만 빛이 바랜 정의의 검...

날선 연보라빛 눈동자와 여러 전투로 인하여 건조해진 피부 ㅡ


틀림 없었다...


"발목을 벤건 칭찬해 주지!"

"허나 단순히 멀리간다고 내가 놓칠 일은 없지."


전투에 대한 희열을 느끼며 자신 앞에선 이들을 말살하겠다는 뒤틀린 시념이 엿 보인다.



"으윽..! 칼로, 저 녀석이야!"


내가 아는 얼굴이 등장하자, 베니실라는 이를 갈며 최종 보스를 가르킨다.



"어... 그런 것 같네...!"


전 기사단장 아폴리온 ㅡ



"칼로? 아아, 너가 칼로라는 인물인가?"



나를 발견하자 어째서인지 알고있다는 듯이 쳐다보며 이야기를 꺼낸다.


"나를 알고 있나?!"

예정보다 빠른 재회지만 이젠 놀랍지도 않았고,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끝에, 용기를 머금고 검을 뽑는다.





"아니? 허나 저 계집이 너를 부르며 죽음 마저 극복한 것을 보곤 흥미를 느꼈지."


재미난 볼거리를 발견한 악마 마냥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노려본다.

"그런데 보아하니 상상한 것 보다 더 재밌어졌어!"

대체 무엇이 그리 신나는걸까, 게임 속에서 부터 계속 봐왔지만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였다.


"대체 무슨 소릴 ㅡ"




팅 ㅡㅡ!!




"허헛...!"


순간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내 목이 떨어져 나갔겠지...

마치 죽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듯 순간 시간이 느리게 흐르지 않았다면... 분명히 반응하지 못 했을 것이었다...



"호오? 생각보다 반응도 좋군, 내가 발목을 다쳤다지만 이 속도를 반응 할 줄이야."


"칼로?!"


"칼로..! 괜찮아?!"


올리비아와 빈센트는 이제야 공격을 인식한건지 한 발작 늦은 후에 심각한 반응을 보였다.


"....."


아폴리온... 

최종 보스 답게 엄청난 역량이었다.


빠른 속도와 더불어 압도 될 것만 같은 무력....




방금 방어를 위해 검을 잡은 손목 뼈가 이미 아작 난것 같았다.


"으윽..!"

얼른 승부를 보지 않는다면 도저히 가망이 없을 것 같은 싸움에


신음 같은 기합을 내며 아폴리온에게 달려든다.


팅!


허나 힘겼게 막은 나와는 다르게 너무나 여유로운 얼굴로 일격을 받아낸 아폴리온 ㅡ


"흥, 나쁘진 않지만 너무 심심하군."

아직도 기분 나쁜 미소로 나를 평가하려드는 태도에 화가 났지만.


부웅....



파악 ㅡ!

아쉽게도 나는 공격을 위해 달려 든 것이 아니었다.


"으윽?"

"제로 포인트!"

내 고유 마법을 그녀에게 발산한다.



티잉 ㅡ!

그러자 처음으로 잃은 여유로운 분위기와 더불어 방금의 일격이 조금은 먹혀들어간건지, 있는 힘껏 내려치자 발을 끌며 뒤로 밀려난다.


"으..! 이건 뭐지? 처음 보는 기술이군."


내 고유 마법, 제로 포인트

영향을 받은 대상은 제압되어

마력을 차단함과 동시에 근육 손상을 일으켜, 신체적 능력을 크게 저하 시킨다.


아폴리온 조차 이건 색다른 경험인지 놀란 기색이 조금이나마 엿 보였다.



"칼로 였던가? 한 여자가 너를 그리도 바라는데 그 이유를 어느정도 알겠군!"


그러나 그런 분위기 따윈 지워진체, 불길해진 상황 속에서도 현자 자신의 처지에 기뻐한다.


역시 봐왔던대로 어지간히 미친 사람인 것 같아...


"으윽!"

팅ㅡㅡ!


아까보다 더욱 힘차게 지면을 박차며 아폴리온에게 달려든다.


"너가 진심을 낸건지, 내가 나약해 진건지 알 수가 없군!"


그런 참격을 가법게 막아내니, 일잔적인 경우라면 당연히 아작난 손목에 큰 무리가 올 것이었으나


'세실리아에게 고마워 해야 겠어...'

하지만 지금의 나는 축복 받은 육체였다.


왕가의 혈통이 인생에서 딱 한 사람을 지정하여 축복을 하사한다.


게임 속에선 단순히 능력치를 대폭으로 늘려주지만 설정상으론 불멸과 가까운 건강을 받는다는데...

최근에 세실리아는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단 한번인 선택권을 나에게 주었고



그 덕분에 그 때의 사경을 극복한건 물론이고 지금도 싸움에 큰 부담을 덜어주고 있었다.


쩌적.. 쩍...


조금 꺼림찍한 소리가 나긴했지만 조각난 뼈는 이미 완치된지 오래 ㅡ




팅! 팅! 팅!


"재밌어, 그 자세와 기백! 마음에 들어!"

전쟁광 답게 나와의 싸움을 즐기는듯 보였고


고유 마력으로 인한 약체화와 세실리아의 축복덕에 지금으로선 아폴리온과의 결전이 매우 할 만해 졌다.


"파이어 완드!"


쿵!

또한 점점 밀리는가 싶을 때에 올리비아의 목소리와 함께 전 기사단장의 머리 위에 거대한 불구덩이 떨어진다.


"게다가 수적으로도 열세라는 건가?"


아폴리온은 나를 발판 처럼 걷어차고, 뒤로 크게 물러나여 가볍게 회피했지만



그래도 위험해 지려는 순간에 지원을 해준 덕에 싸움의 주도권은 뺏기지 않았다.




"칼로! 나도 도울게!"

손 끝에 불꽃 마법을 쥐며 자신감 있게 외쳐온다.


"알겠습니다..!"

올리비아의 말을 긍정하며 다시 싸움에 집중하려는데


"그렇다면 칼로... 나도 역시.. 윽..!"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는 베니실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베니실라, 넌 휴식을 취해..!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하.. 하지만.."

"부탁이야!"

그녀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걷는 것도 힘겨워하는 상태이다보니 지금으로선 오히려 방해였다.

"으윽...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그리고 자신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 너무나 분한 어투였지만... 이내 다시 주저 앉는다.


"아가씨, 가겠습니다!"

"응!"

올리비아에게 신호를 보내고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한다.

"드래곤 브레스!!"

내 움직임에 맞춰, 마법을 시전하여 주는데.


"소용 없는 수작이다!"

이내 검을 정면으로 휘두르며 거대한 바람을 일으킨다.

"으윽...!!"

약화가 되어도 엄청난 무력,

단순히 검을 휘둘러서 바람을 일으킨 것 뿐 인데도 ㅡ

화아아악 ㅡㅡ!

부숴진 건물 잔해들이 몰아칠 정도로 강해서, 올리비아의 마법을 쉽게 무력화 시킨다.


촤자작...!

"아악?!"

그리고 그 바람 한 톨 한 톨에 검기가 실려 있는건지 칼날폭풍을 정면으로 맞은 것 마냥 온 몸에 찢어진 상처가 새겨진다.


"으윽!"

고통을 악물고 아폴리에게 돌진한다.


팅...!

다시금 퍼져오는 울렁찬 철의 울림

"으으으아...!!"

온 힘을 다해 아폴리온과 합을 주고 받는다.

"대단한 기합이구나."


언제가 되어야 저 얄미운 낯짝에서 미소를 떨굴 수 있을까...



"으랴아..!!"


촤악!


다음 따윈 고려하지 않고 그저 모든 근육을 짜내어 검을 휘두른다.



"큭, 좋은 일격이군."


드디어 들어간 첫 유효타



퍽..!

"크헉..!!"

그녀의 일격에 맥 없이 떨어져나갔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큭.. 커헉..! 헉...!"

"후우..."

잠시간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격통이 오갔으나 축복에 의해 금방 체력을 회복한다.


치트키 수준인 세실리아의 축복....



다시 한번 느끼지만 칼로라는 사기적인 인물의 신체 스팩이나 세실리아의 선택, 고유 마력으로인한 약체 중


무엇 하나라도 없었다면 아폴리온에게 처잠히 패 했을 것이다.


"네온 임페르노!"


치이익...!

"윽.."

또한 올리비아의 자원까지.

아폴리온이 공격을 연계하려던 찰나에 치명적인 마법을 명중 시켜준 덕분에 가슴팍에 칼이 박히는 일만큼은 피 할 수 있었다.


"후우.. 하아..."


이 축복이 불멸에 가까운 능력이긴하나, 말 그대로 불로불사까진 아니었기에 방금은 위기였다는 것을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꽤나 성가시군."

"즐겁긴한데, 내게 즐길 시간은 적어서 말이지."

그런데 아폴리온은 갑작스레 그런 말을 내뱉더니 자세를 고쳐 잡는다.

"치사하지만 빨리 끝내야겠군."

휘익 ㅡㅡㅡㅡㅡㅡ !!


"뭐지..?!"


갑자기 호각을 꺼내어 힘껏 불어버린다.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게임 속에선 본 적 없던 패턴에 경계심이 강해지려던 찰나 ㅡ


쿠구구구궁....!


먼 곳에서 부터 진동이 느껴진다.


"?!"

이내 사방에서 들려오는 ㅡ


""와아아아아!""


함성의 소리



"내가 군대를 끌고온걸 몰랐던 거냐?"


아뿔싸...


이건 상상도 못한 변수였다...



그러고보니 게임 속에서 아폴리온을 상대하는 상황은 대체로 모든 블랙스톤 군단을 진압한 후에 이루어진 최후의 전투.

그 때 당시엔 자신 말곤 없는 상황이었겠지만은...



"윽..!.칼로!"

지금은 아니었다...

아직 왕도내에 활동하는 단원들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 ㅡ


""아아아아아!!""

주인의 부름에 무수한 군단들이 헤일 처럼 밀려온다.



"괜찮아,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

올리비아는 악을 쓰며 어떻게든 마법을 영창하려 하지만

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수 많은 단원들을 전부 막아내는지는 미지수였다.

"...!"

나 역시 저 많은 숫자를 상대하며 최종 보스인 아폴리온을 상대하는건 불가능 해 보였고....


"하핫! 이제 어떻할 테냐!"

한 순간에 사라진 희망에 마음 한편으론 절망감이 드리웠다.

"이 수 많은 무리 중에서...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가?!"


이제 우리의 코 앞까지 다가온 무수한 군대들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광기가 느껴지는 미소와 함께 사형을 선고한다.













갑자기 분위기가 소년 만화 느낌이 됐지만 완결각 재는 중이라 진지한 분위기 잡다보니 이리 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