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나 비르실로


출처:https://arca.live/b/yandere/61273627









우리의 만남은 결코 담백하지 않았다.




"......"



은은한 홍찻잎의 향이 방 안을 가득 풍기고


보고 있자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벽그림과 고풍스럽지만 동시에 단조로운 인테리어



이런 장소에서 풋풋하고 활발할 남녀가 맞선을 위해 한 자리에 있다는건 보통의 경우 참으로 경사난 일이었다.



"........"


물론 '보통'의 경우라면 말이다....



"하핫... 안녕하세요.."


평온한 장소와는 달리 묵직한 정적이 흐른다.


"..... 그래."




이 세상엔 특이 상황이라는 것이 항상 존재한다.



자신이 예상하거나 원하는 일이 틀어질 때


혹은 자신이 원치 않는 무게를 강제를 짊어져야 할 때 같은 




불합리한 상황을 마주 할 순간이 한번쯤은 반드시 찾아온다.


'하하... 어떡하지..?"


내게 있어선 지금이 바로 그 때....


오.. 오늘 날씨가 괜찮죠?"


"으응, 뭐."


약혼한 사이라곤 상상도 못할 어색함에 어깨가 떨려왔다.



"혹시... 좋아하는 것이라도..."


그래도 무엇이라도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거지로 말을 이어갔지만...



"당신, 내게 치근덕 대지마."


귀를 의심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흥..."


또한 그 순간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담기는데.


은비단 처럼 곱고 길게 내리 앉은 윤기진 머릿결과


푸른 바다 처럼 맑고 퉁명한 눈동자,


마치 예술품 처럼 조각 같은 이목구비까지


내게 있어, 복에 겨워서 줘도 못가질 여자였다.


"역겨우니까."



허나 그런 아리따운 모습과는 맞지 않는 험악한 말투와


동시에 자신의 신랑 될 사람에게 할 소리라곤 더더욱 맞지 않는 욕설이 귓가에 파고든다.



"굳이 그렇게까지 친하게 지낼 필요 없어."


"어차피 상업적인 관계 잖아?"


상업이라는 단어에 입술이 오므려졌다.


사실...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까....





정략결혼


가장이나 친권자가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당사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시키는 결혼.


그녀와 내가 이 자리에 모인 것도 그러했다.



우리 집안은 권력이나 그만한 지휘가 있으나 금고가 비어 있고


그녀는 시장을 주름 잡는 가문이라 막대한 부가 있지만 더 높은 권력을 쥐기엔 뒷 배가 부족했다.



너무나도 양극을 달리고 있는 서로의 사정


그렇기에 이어진다면 더할나위 없는 윈윈 관계가 성사된다.


우린 부를 그녀는 명예를


형식상만이라도 혼인 관계가 놓인다면 서로에게 지켜야 할 절대적인 계약이 체결되는 터라 당주들 입장에선 이만한 자리도 없었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도 사실상 각자의 가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하지만 웰나양.."


비록 강제라 할 지라도 ㅡ


나는 그녀를 위해주고 싶었다.


그저 보여주기 식, 수박 겉을 핥는 식이라 할지라도


설령 나중에는 갈라져, 남남이 된다 하더라도..


지금은 명백히 나의 혼약자로 되어 있으니까 ㅡ


아내를 두었다면 남편된 사람으로서 그녀를 사랑해 주기로 마음 먹었다.


"이름도 부르지마, 소름끼치니까."



하지만....



"굳이 불러야 겠다면 성으로 불러, 너완 이름을 부르고 불릴만큼 가까워지고 싶지 않으니까."


차가운 겨울날의 서리가 깃든 매섭고 냉혹한 눈시울에


저 눈빛을 보다보면 쉽지 않을거란 생각이 드는건 왜 일까...



"그럼.. 비르실로양...?"


"흥..."


하늘이 갈라져도 화해 할 수 없는 원수도 이거보단 정다울 것 같은 분위기에...


앞 날이 조금 불길한건 어쩔 수 없었다.....






◇◇◇







그녀와의 신혼 생활은....



아니... 이정도면 신혼도 뭣도 아닐려나..?


아무튼..


그녀와의 관계는 너무나도 막막했다.



그녀의 눈에는 내 존재가 너무 투명스러워서 보이지도 않기라도 하는 걸까.


아니면 그녀만 보이는 두터운 벽이 우리 사이를 가로 막기라도 하는 걸까...


내게 눈길 하나 주는 것은 커녕 아예 없는 사람으로 취급해 버리며



"저기..."


"말 걸지마."



설령 용기를 짜내어 말해도 서늘하게 식은 강철 처럼 나를 쳐내었다.



역시 그녀는 나를 싫어하는걸 넘어 경멸하는 것 같았다.



굳이 길게 생각하지 않고도 맹수 처럼 이빨을 드러내는 사나운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내 혼약자에게 잘 해주고 싶었다.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내고 싶었다.





"잘 지내셨나요? 으.. 식상해.. 그리고 좀 더 유식해 보이는 인사말이 없을까..."


그래서 매일 마다 편지를 써주며


배움이 모자란 머리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고급진 단어를 쥐어 짜내어 한 글자씩 써내려갔다.




"예뻐...! 이거라면 분명 좋아할 거야!"



또 길을 지나오다, 눈에 들어오는 보석상이나 악세사리점이 있다면


독수리 같은 눈으로 전시대의 유리를 뚫어져라 유심히 관찰하고


혹시나 어울릴 것 같은 물건은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선물을 준비했다.





이런 정성을 보이면 분명 그녀도 조금은 나를 돌아봐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꾸준히 노력했다.



하지만...



"...."


얼마 안가 나는 참담하고 잔인한 현실을 마주 할 수 있었으니...



그런 정성의 대가는 ㅡ



"뭘 그리 유심히 보는거야, 들어가고 싶어?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데."




"......"


방구석 쓰레기통에서 발견 할 수 있었다...



달에 한번씩은 혼약자끼리 만남의 자리를 가지는 것이 관례였기에



처음의 나는 마음 한 구석에 기대감을 품고 마차에 올랐었다.




내가 보냈던 선물로 몸을 치장한 그녀를 상상하며 어깨를 들썩였다.


내게 받은 악세사리로 몸을 꾸미고 밝은 미소로 나를 올곧이 봐라바주는 그녀를 상상했다.



"뭐, 내가 고마워하기라도 할것 같았어?"


하지만 현실은 절망... 그 이상이었다.


분쇄기에 갈린듯 조각난 편지지.



포장째로 찌그러져, 쓰레기 통에 박혀있던 내 선물들에 여러 생각들이 휘몰아쳤다.





"......"



그런 광경을 보게 되었을 땐 말로 표현 못할 허무함이 언습해 왔었다.


마음 속에 낀 먹구름엔 폭우와 함께 번개가 치는듯 했고


지쳐가는 마음의 용광로는 이제 불을 끄고 차게 식혀지길 원했다.



그래도...


"하하... 내 선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걸거야..!"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을 타일렀다.


"내가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실수했네."


오히려 스스로를 탓하며 어둑한 감정을 털어냈다.


"괜찮아, 그래도 포기하지 않다보면 분명 알아봐 줄 거야."


애써 부정적인 마음을 외면하며 꿇려가던 무릎에 힘을 주었다.


"분명.... 그렇게 될 거니까....."



열번 찍으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진듯하게, 포기하지 않고 모든 매정함을 받아주고 되려 위로해 준다면



언젠가 그녀도 나를 다시보게 될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었다.










"An Karanir Thangor~"


건강 할 때에도 그녀를 신경썼다.


웰나양이 좋아한다는 노래를 수소문으로 찾아, 불러준 적도 있었다.



"시끄러워! 기분 나쁘니까 그 입 닥쳐..!"



물론 문적박대 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긴 했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노래 실력이 형편 없는 거라면 몇 번이고 연습하면 되니까.










"비르실로양? 평안하셨습니까?"


긴장감에 몸이 움츠러 들 때에도 그녀를 찾았었다.



높은 자제들이 모이는 중요하고 엄중한 연회장에서 한껏 꾸미고 그녀에게 말을 건내보았다.




"....."


하지만 그녀는... 나를 아는 체 하지도 않았다.




"제가 걔야?"


"직위만 높고 실속은 없다는 도련님이,"


"어머~ 보이는대로 참 얼빵하게도 생겼네."


"그러게, 키득키득..."






"으윽...."


또 그녀가 중심에 있는 다른 영애들에게서 귀가 간지럽다 못해 따가울 정도로 수근거리는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그래도.... 그녀가 웃고 있으니 만족하자..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웰나양을 미소 짓게 하겠어?










"아이고.. 삭신이야..."



"몸 건강 상태가 크게 안 좋으셔서, 요 몇 주간은 회복에 전념해야 합니다, 도련님..."


아플 때에도 웰나양을 생각했다.


말 못할 사정으로 건강이 악화 되어서 몸저 누워있게 됐을 때도 내 몸 보단 약혼녀에 대한 걱정이 앞서 나갔다.


이제 몇 주에서 길게는 한 달 동안은 침대에 묶여 있어야 해서 편지도 제대로 못 쓸 텐데...


갑자기 끊긴 소식에 신경을 쓰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ㅇ었다.





"헤에, 그랬었어? 애초에 편지를 읽어 보지도 않아서 딱히 신경은 안 썼는데?


하지만 그건 헛된 꿈 이었다...



ㄱ... 그래도 오히려 잘 됐어...!



웨.. 웰나양이... 내가 없어도 별 탈이 없이 사는 것 같았으니까....



만약 조금이라도 내 걱정을 했다고 한다면 괜히 미안스레 해질 것이었기에 차라리 이런 처지가 마음 편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젠 마음이 지쳐서 그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물론 그럴 때 마다 스스로를 질책하고 설득하며 그녀에게 다가서지만....



언제 내게 마음을 열어줄려나...?



빛이 밝을 수록 더욱 커지고 짙어지는 그림자 처럼 부정함은 커져갔다.



그래도 버텼다....


비록 지금은 섭섭 할 지라도... 당장은 아닐 지라도.....



웰나를 미래의 아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나 처럼 ㅡ



그녀도 나를 남편이라 여겨주고 보상 해 줄 날이 오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네...? 뭐라고요.....?"



그런 소망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비르실로 가문과는 이제 남남이다."



약혼이 파기 되고 말았다...

















◇◇◇





예로부터 나에게 다가오던 모든 남자들은 전부 똑같았다.



"얼굴 예쁘네? 집도 잘 나가고, 우리 가문이 권력이 좀 되는데, 어때?"


만남의 자리에서 하는 소리라곤 모두 한결 같았다.


생긴 껍질만 다를 뿐... 그 속은 다른 것 하나 없었다.



재산과 내 몸을 노리는 짐승들


그저 털 없고 인간의 말을 구사하는 유사 인류에 불과한 이들이었다.



"그렇게해서... 산데로스 가문의 자제분과 선을 보기로 했단다."


그러던 어느날 내게 혼약자라며 소개 받은 남자가 하나 있었다.



시온 산데로스



난 그 이름을 한번 되새기고 금방 잊으려고 했다.


어차피 이 남자도 별반 다를 것 없겠지.


가문의 재산이 탐이 나서, 내게 접근한 아둔한 놈일게 뻔 했다.



산데로스 가는 백작이었지만 재력이 없으며 우리는 반대로 남작이지만 풍부한 자원이 있다. ㅡ


이런 아버님의 사전 설명만 들어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당신, 내게 치근덕 대지마."


그래서 그를 처음부터 경멸하고 온갖 폭언을 해대며 알아서 떨어져 나가길 빌었다.



"흥... 조공 바치듯 보내오는 손편지나 선물 따위..."


시온이 보내온 모든 것들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내던졌다.


편지는 글자 하나 보이지 않게 찢어버리고 선물은 포장된 째로 구겨서 버렸다.


"결국 환심을 사기 위한 수단일 뿐 일거야."


그렇게 단정지으며 어떠한 정도 주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하지만.... 시온은 생각보다도 끈질긴 놈이었다.


보통 내게 접근한 녀석들은 불친절하게 몇 마디 해주면 알아서 나와 연은 끊었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질리지도 않은지 매일마다 편지를 쓰고 가끔씩 선물을 보내왔다.


한 주에 한번씩은 어김 없이 찾아와선 나와 거리를 좁히려 들었다.


"생각보다 끈질기네..."


생각보다 질긴 악연에 당연히 나는 질색하였고...


결국 악심을 품고 더욱 시온을 몰아세웠다.



"비르실로양? 평안하셨습니까?"


"....."


중요한 연회 자리에서 그를 무시했다.


보통 혼약 사이라면 겉치레라도 금실 좋아 보이려고 하는데.



모두가 우리의 사이를 어렴풋이 알고 있음에도 일부로 무시했다.


사람들의 의심을 사게 하려고, 그의 평판을 깎아내릴려고



"제가 걔야?"


"직위만 높고 실속은 없다는 도련님이,"


"어머~ 보이는대로 참 얼빵하게도 생겼네."


"그러게, 키득키득..."



친구들을 이용해서 고의적으로 그를 손가락질 했다.


들릴듯 말듯한 거리에서 거지라고, 직위는 높으나 실리는 없는 집안이라고 비웃었다.










지금 돌아보면 참으로 내가 미친년이었지...


그 때의 나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살가웠다면....


시온은 아직 내 약혼자 였을까?




◇◇◇



"웰나, 이제 산데로스 가문과는 연 없는 관계다."



어느날 아버지에게서 파혼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금의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아마 연회 때 있었던 일이 큰 영향을 끼친 걸로 보였다.



"차라리 잘 됐어."



처음 그 소식을 들은 나는 마음 속에 머물렀던 먹구름이 거둬지는 느낌이었다.



짐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를 드디어 떼어 낼 수 있었으니 잘 된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어째서....



"...."


시간이 지날 수록 무언가 공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비가 개여도 새로운 먹구름이 지는 것 처럼


그리고 또 다시 다른 빗줄기가 내리는 것 처럼...



불편함이 가셨던 자리엔 또 다른 불쾌함이 스며들었다.



"왜 그 녀석의 얼굴이...."


시온의 모습이 괜스레 스쳐지나간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어떤 욕을 하더라도 미소로 답해준 그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왜일까... 그토록 바래욌던 이별이었는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봤지만 돌아오는건 흰 백지 같은 머릿 속과 더욱 더 답답한 심정이었다.



"윽... 진짜 짜증나..."


처음에는 찾을 수 없는 답에 화를 내었다.



허나 이는 곳 더 큰 허무함으로 돌아와, 가슴을 파고들었다.



세삼 떠나고나서야.... 그가 어쩌면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게 가슴이 유독 죄여오고 답답하던 어느날,




"웰나 말이야, 솔직히 별로지 않아?"



"...?!!"


의도치 않게 벽 너머로 나의 뒷담을 듣게 되었다.


틀림 없는 내 친구들의 목소리....


"맞아~ 솔직히 질색이지."


"돈만 많고 싸가지 없는 년이란 말이지~"


"그래도 돈은 많잖아? 어울려 주는 척 조금만 더 뜯어 먹고 버리자."


충격이었다.



나와 괴롭힘을 가담해 줄 만큼 거리가 없을 줄 알았던 아이들이 사실은 그런 본심을 감추고 있었다니....




"그나저나 그 놈이 생각나네~"


그러나 나를 더욱 경악하게 만든 사실은 따로 있었다.


"시온 이었던가? 그 철부지 도련님 말이야."


어째서인지 그녀들 입에서 그의 이름을 듣게 되었다.


"아~ 저번 연회 때 웰나를 감싸준 남자?"



'뭐..?'



'나를 감쌌다고...?'



그 말을 듣게 되자 불안감에 흽싸였지만... 마음 속 응어리와 관계가 있을 것 같아 좀 더 엿 듣게 되버렸다.



"웰나가 잠시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우고 우리끼리 떠들었을 때?"


"맞아, 그 년이 가고 나서 잘난체 한다며 우리끼리 떠들어 댔었잖아?"


"그리고 걔가 어디선가 불쑥 나와선 모욕하지 말라고 화를 냈었지, 자기가 뭐 정의에 사도라도 되는 것 마냥."



다름 아닌 시온이....



내가 그토록 경멸했던 그가...


나를 감싸주었다니....


"맞아 맞아~ 그래서 엄청 때려줬지, 아마?"


"참 미련하다니까, 자기 욕한 약혼자가 뭐가 좋다고 그리도 꺼드럭 대는지."


"아마 그 때 뼈도 몇 개 부러져서 몇 주간은 일어나지도 못했을걸? 큭큭!"



그 순간 혜성 처럼 스쳐 지나간 기억이 있었다.


연회 이후... 끊임 없이 매일 편지를 써주던 그가 그 근래에 며칠 동안은 보내지 않았었던 기억이.


그리고 몇 주 뒤, 시온이 나를 만나로온 그 날,


잠깐 감기에 걸려서 써주지 못 했다고 미안하다며 헤실헤실 웃었던 시온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시온은 사실 감기 몸살 때문이 아니라....'


'연회 때 입은 부상 때문에.. ㅡ'



".....!!"


그 순간 온 몸에 전율과도 같은 소름이 뻗쳐 나가고,


동시에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사실 시온은... 정말로 나를 사랑해 주었구나...


정말로... 나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사랑해 준 사람은


시온 밖에 없었구나.


그야 단순히 자산만을 노리고 다가온 사람이 뒤에서 이런 행동을 했을리가 없을 테니까.


동시에 ㅡ


그 모든 애정이


단순 마음을 사기 위한 뇌물이 아닌


내가 정말로 기뻤으면 하는 선물이었다는걸 깨달았다.



다시 생각 해 보면.... 그가 굳이 내게 그런걸 해 줄 이유가 없었다.


지금까지의 남자들은 전부 혼을 맺기 위해서 그랬었는데.


시온은 이미 시작부터 약혼 사이였다.


그리고 약혼만 유지 되어있다면 충분히 이득을 취할 수 있으니까...


굳이 다가오지 않더라도 오히려 모른 체 무시해도 모든걸 누릴 수도 있었다.



"이런 미친..."



난 왜 과거에 그런 간단한 것 조차 깨닫지 못 했을까.



그리고 왜 이제서야 깨달았을까....




이미.. 모든게 늦어버린 후 인데...


모든 진실을 알았더라 한들...



"아아... 나는 무슨 짓을...."



시온은 이미 내 곁은 떠난 이후였다.








◇◇◇





이미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후회하고 반성해도 마찬가지였다.



"아으...."


이미 처참해진 사랑을 다시 찾아낸다 한들 부질 없는 짓이라는걸 알지만.



"아.. 안..."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견딜 수가 없었다.


"안.. 녕.. 하세..요... 시온... 입니다...."


이미 갈기갈기 찢어논 편지 조각을 찾아, 한땀 한땀 맞춰 복원해나갔다.


"오늘... 날씨가..... 좋..네요..."


어려운 퍼즐조각을 맞춰나가는 것 보다 더 고된 노력이었지만 목이 통증을 호소하다 못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정성스레 이어나갔다.


"잘.. 자내셨...... 는지... 끄읏...."


물론 중간 중간에 계속 눈물이 새어 나와서 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이어 나갔다.


또한..


"웰나에요, 편지 잘 받았어요...."


이젠 보낼 수도 없고.. 나 말곤 그 누구도 보지 않을 거란걸 알지만... 이제서라도 그 사랑에 보답하듯 답장을 꾸역꾸역 적어나갔다.


"저는 무척이나 건강히 있습니다.."


"시온씨는 평안하셨는.. 지..요.... 웃...."


"흐흑... 흑..."


물론 툭툭 쏟아지는 눈물 탓에 나중에는 잉크가 번져, 그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었다.




"아직 완전히 폐기하진 않았을텐데..!"



매정하게 버렸던 선물을 지금이라도 줍고자 온 쓰레기장이 뒤졌다.


옷이 더러워지고 손에 검은 때가 끼고 고철에 베여 상처가 나도 계속해서 헤집고 다녔다.



"아..! 여.. 여깄다....!"



고생 끝에 그가 보내준 진실된 애정을 다시 찾아올 순 있었지만...


"역시.... 처음 상태 그대로는 아닌건가..?"


이미 깨져버린 관계 처럼 그가 선물한 반지나 팬던트에는 박혀있던 보석이 전부 금이 가 있었다.


"아아... 정말 예뻐..."


그래도 상관 없었다.


"나와 잘 어울리는 색깔이네? 분명 신경쓰면서 골랐을 거야..."


그가 과거에 내게 주었던 사랑의 증표를 간직 할 수 있어, 되리어 웃음이 나왔다.



"어디보자... 이렇게 다는건가..?"



이젠 보여 줄 수 없는 모습


"아아.. 역시 잘 어울리잖아."


만약 시온에게 좋은 태도를 보였다면 아마 그가 준 선물로 몸을 치장하고 함께 산책을 다녔겠지?



"너와 같이 걸으니까, 즐거워~"


그래서 분명 허전한 손인데도, 무언갈 쥐고 있는 것 처럼..


또 혼자 걷고 있지만 옆에 누군가 있는 것 처럼 길을 걸었다.


대답 없는 공허한 외침에


"응응, 그러니까 말이야."


환청이라도 들리는지 혼잣말을 이어나갔다.






"An.... Ka.. ranir.... Thangor...."



옛날에...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줄은 어떻게 알고 불러주었던 걸까?


한 소절 밖에 기억 안나는 목소리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엔 내가 목청껏 불러본다.



"그러고보니... 내가 노랫 소리를 시끄럽다하니까, 다음날 목이 쉰 상태로 왔었지...."



그가 해주었던... 또 해줄 지도 모르는 사랑들을 나는 계속해서 되새겼다.



그렇게 해야지만... 조금은 마음을 위로 할 수 있었다...



허나 이미 뚫린 마음을 메꿀 순 없었으니,


"하아.. 흑흑..."


"시온.. 미안해....."



이후에는 오히려 더 큰 허무함과 괴로움이 내가 안겨질 뿐 이었다.























그래서 결국...


"허..! 헛..! 허...!!"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직접 찾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으읏... 끄윽...! 허..!"


거친 폭풍우가 오던 날이라 마차도 운행되지 않아서


두 발로 허겁지겁 뛰며 앞도 내다보기 힘든 길을 힘차게 내디뎠다.








똑똑똑...!!


한참을 달리며 도착한 저택에


그 문을 두드리며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부탁이야..."



그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또한... 용서 받지 못하더라도... 그 앞에서 죄를 뉘우칠 수 있기를.....


또 될수만 있다면....



덜컥..!



속으로 기도를 올리던와중 문이 열렸다.


"이런 거센 날이 누구십니까..?"


그리고 그 너머엔.... 다름 아닌 그가 있었다.



"시온...!"



고용인이 나오지 않는건 예상 외 였지만 차라리 잘 되었다.



"시온... 시온...!!"


오랜만이라 더욱 반가운 얼굴을 보며 그 이름을 외쳤다.


"웰ㄴ...... 비르실로양?"


뜻 밖의 인물에 그는 당황한 얼굴을 보였지만


"으읏..."


나는 그의 첫 마디에 가슴이 찢어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의식적으로 이름을 부르려다, 성을 불러버렸는데.


가까이 지내기 싫다며 성을 부르라고 말했던 과거의 업보가 떠올라, 가슴이 괴로웠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대체 무슨 일로... ㅡ"


"시온..! 내가 잘못했어..!!"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듯 그에게 모든걸 털어놨다.



"네? 갑자기 왜..."


"내가 어리석었어.... 너의 진실된 모습을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 너를 못되게 굴어서.... 그리고 고마워.. 한 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어서..."



전력을 다해 뛰어오느라 숨이 벅차 올랐지만 숨 한번 고르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


시온은 내 말을 듣는 내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야 그렇겠지, 나 같은 년이 무슨 권리가 있다고 이렇게나 떠들어대는건지.



"너의 그런 면모를 이제서야 알아차려 버렸어....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인데... 내가 완전 쓰레기였어.."


그래도 최대한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저.. 저는 딱히 신경쓰지 않으니까....."


그는 무언가 대화를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서 저런 말을 한 것 같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나는 저 말을 용서로 인식 해 버렸다.



"그래..? 그럼 우리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뻔뻔한걸 알지만 다시 이어지길 바랬다.


"네..?!"


시온은 그 말을 듣자마자 엄청나게 놀란 기색을 보이지만.



"엄청나게 어이 없는거 알아... 하지만 내겐 너가 필요해...."


"이번엔 내가 정말 잘 할게... 그러니까 다시 약혼하자.. 응?"


"자리는 내가 어떻게든 마련 할 테니까... 제발 부탁이야...."



여기서 한번 밀려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생각에 온 힘을 다하여 그에게 빌었다.



그리고 만약...



혹시라도 다시 시작 할 수만 있다면... 내 모든걸 바쳐서라도 이번엔 내가 그를 위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당신... 무슨 일이에요? 누가 오셨길래..."



얼마안가 헛된 망상이라는걸 깨닫고 만다.



정체 모를 여성이 문틈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이미 모든 것이 잘못되고 말았다는걸 세삼 느껴버린다.



"엘리스...?"


시온 역시 그 여자를 아는듯 보이는데... 그 뿐만이 아니었다.


고운 인상과 막 화사하진 않지만 그래도 특유의 미가 느껴지는 드레스를 입고


그에게 다정히 말을 거는 여자를 보며 본능적으로 신분을 직감 할 수 있었다.


시온 역시.... 그녀를 아는듯 보였고...


'이거.. 설마...'


그 순간 속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의식적으로 재생되었다.


제발 그것만큼은 아니길 바라며 세상에 알려진 모든 신에게 기도를 드렸다.



하지만....


"여보 ㅡ"


세상은 처참했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업보가 청산되는 순간이었다.


"....."


시온의 입에서 나온 단 두글자에 순간 세상이 멈춰버린 기분이 들고 말았다.


여보....


원래였다면 내가 그에게 불렸을 호칭.. ㅡ


"이 분은 누구시죠? 그보다도 이 날씨에 무슨 일로... 옷도 전부 젖으셨는데."


그 여자는 팔자 좋게 내 상태를 걱정했지만 그것보다 정신이 아찔해지는 광경은....


"하하, 걱정말아요."


그 여자가 시온에게 기대더니 자연스럽게 서로가 손을 붙잡는다는 것이다.


만약 나의 태도가 달랐다면 내가 차지했을 광경이었을 텐데.



"그저 과거에 연이 있었지만... 이젠 '아무것도 아닌 사이'에요."



".....!"


또한 지금의 나와 시온의 관계를 정확히 요약한 그의 말에 내 안에 무언가가 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시.. 시온..."



나는 그 모습에 큰 충격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목격하고야 말았다.


서로의 약지에는... 같은 반지가 끼어져 있다는걸.....



"허.. 헛...!"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그야... 저런 광경을 본다면 누구나 한 가지 생각 밖에 안 떠오를 것이었다.




결코 짧지만은 않지만.... 나와 연을 끊은 시온은 그 공백의 시간에 이미...




".... 비르실로양."



속이 울렁거리던 찰나에 그가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헛..?!"


그는 내 안색을 살피더니 어느정도 상황을 이해한 걸까?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어요... 당신이 저에게 했던 만행.... 이제와서지만 전 용서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방금의 이야기는... 아마 어려울 것 같아요."



과거의 내가 그랬던 것 처럼... 그는 단단히 선을 그어버렸다.



"네... 이상이에요, 오랜만에 얼굴을 뵈는건 반가웠지만.... 이만 들어가 봐야 될 것 같네요..."


"비르실로양.. 비록 제가 될 순 없겠지만... 부디 다른 인연을 만나, 행복하기를..."



시온은 내게 마지막 인사를 건내듯 잠시 묵념을 해주며 현관문을 닫으려고 했다.



"아아... 잠깐..!!"


나는 막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부숴질 것 같은 정신에 몸에 힘이 안들어간다.



쿵..!


결국 반전 없이 닫히고 마는 문은 유일했던 가능성이 떨궈지고 말았다는걸 암시했다.




"......"



그리고 그런 사실을 깨달은 나는... 그 자리에서 실이 끊긴 인형 마냥 주저앉아 버렸다.



"... 읏.."


또한 굳게 닫힌 문을 보며 실감했다.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고... 



살아 있을 가치를 잃어버렸다는걸 깨달았다.




"......."


눈길을 돌리자 현관 옆에 진흙으로 이루어진 웅덩이엔 내 모습이 비춰져 있었다.



온 몸이 비에 젖어있는 비참한 모습.....




"허..."


허탈한 웃음만이 나왔다.



결국... 물이 들어올 때에 노를 젓지 못할 망정 배를 부순 배은 망덕한 년의 말로가 이거구나....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체념했다.













'그저 돈 말곤 가진게 없는 나구나...'


그런데 ㅡ



'잠깐... 돈...?'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단어에서 사라진 줄만 알았던 한 줄기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



"엄청난 부..."


생각해보면 처음 산데로스 가문이 원한건 결국 막대한 양의 재력이었다.


그 만큼 세상은 돈이 있다면 못하는게 없는 곳 이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자산이 있다면..."


우리 가문이 더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더 큰 양의 자산이 없어서 였다.


비록 깨끗하진 않더라도 양만 충분하다면 올라갈 길은 충분했다.



"만약.. 부와 명예를 동시에 쥐게 된다면...."


나는 시온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을 떠오르고야 말았다.



비록 나중에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진 모르지만...




확실히 그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


그러고나서, 어떤 사업 아이디어가 머릿 속에 번뜩였다.






















































"자네, 그 이야기 들었는가?"


"아~ 비르실로 가문이 이번에 새로 시작한 사업?"


"대박이 났더라고... 외국에서도 환장할 정도라니까?"


"뭐 확실히 혁신적이긴하지만."


"막말로 왕가 못지 않는 떼돈을 벌었을 거야."


"참~ 부럽네."
















































◇◇◇






"아들아, 아무래도... 이번 상대에 대한 관계 유지가 힘들 것 같구나."



다시 한번 들려오는 파혼의 소식...



"네? 어째서 입니까...."



이정도면 내가 여자 운이 없는게 아닐까 싶었다.


보통 파혼이 되기도 쉽지 않을텐데,


결혼 전날이라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러했다.



"모르겠구나... 집안에 급한 사정이 생겼다 하더라고, 확실히 모든 불이익을 떠맡더라도 급히 파혼을 진행 한걸 보면 거짓은 아니겠지."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러는걸까.



"대신 새로운 자리가 마련되었단다."



허나 그런 의문을 잊을 만큼 놀라운 이름을 듣게 된다.



"비르실로 가문을 기억하지?"



과거... 한번 연을 끊었던 가문을 ㅡ


"네..?"


"그쪽에서 다시 맞선을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는구나."


"그것도 고작 남작이었던 권력이... 공작가로 변하고 이전보다도 더욱 큰 재산을 보유한 체로 말이다."



나는 내심 경악했다.


귀족 신분 중에선 가장 낮았던 계급이...


한 세월 만에 왕, 그 바로 아래의 권력을 쥐게 되었다는 사실이 ㅡ









◇◇◇





"뭐야 이게..."


다시 오게 될 줄 몰랐던 장소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변해있었다.



얼마나 돈이 남아 도는건지 울타리 하나하나에 금칠이 되어 있어 있지 않나


정원에는 전에 없던 식물들과 초식 동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심지어 그 중에는 이 나라에선 찾아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개체 중에는 내가 알지 못하 것들도 있었지만 그냥 보아도 '비싸고 아름다운' 생물들이라는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안에서 비르실로 아가씨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얼마나 사치를 부리고 싶었던 건지 나를 안내해 주시는 메이드장님 조차 금치장 품을 달고 계실 정도였다.




"웰나양..."



물론 가문의 소식을 어렴풋이 듣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일 줄이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




여긴 그와 처음 만났던 장소였다.



과거엔 그저 단조로운 인테리어에 그럴싸한 벽그림 몇 개 걸려있는 것이 꼴랑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 주변의 모든 것이 부의 상징이었다.



인테리어는 원래 왕족만이 허락되는 값지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물건 하나하나가 귀족들이라면 눈에 불을 켤 정도로 실력 좋은 장인들이 만든 것들이며



그림 역시 세계에 손꼽히는 화가에게 주문 제작을 하여 금 벽걸이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다.



"시온..."



이제 그 사랑스러운 얼굴을 뵐 자격이 될까? 


너를 위해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왔어.



과거에 주었던 쓰라림을 조금이라 위로 하며


너가 해준 만큼의 티끌이라도 보상 하기 위해서.



내 모든 것을 줄게.




모든 부와 명예


재산과 권력


사랑과 순결


육신과 영혼까지도


이번에야 말로 너를 기쁘게 해주고


또 구원 받을 수만 있다면


난 더한 것도 바칠 수 있어.



"이제 곧 있으면 저 문 너머로 오겠지?"



아아...




사랑해, 시온.




한 땐 내 약혼자였지만...



이젠 정식으로 '남편'이 되어줘.


















원래 남주가 조금 강하게 나오는건 어떨까도 했는데

오히려 남주가 호구다 못해 보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착하게 묘사해야 후회가 더 강조 될 것 같아서 지금 처럼 만듬



또 원래였다면 어제 올릴려했는데

저녁에 롤체 하느라 폰내기 전까지 완성 못해서 오늘 완성함 ㅋㅋㅋ


그래도 막판 개맛있게해서 후회는 없다


곧 군병원 퇴소하는데 자대로 가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