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야, 언제부터 사귀고 있었어?」

히메 선배의 이야기가 되면 모두 관심을 보인다.
히메 선배는 나와 사귀고 있는 상대로, 이런 화제가 되는 것도 내 휴대폰의 대기화면이 히메 선배와 나의 투샷 사진이기 때문이다.

「고2 때부터였나, 히메 짱의 졸업식 이후였으니까 어쩌면 고1 때부터였지도 모르겠군.」

사귀자는 제안은 히메 선배가 해왔다. 이것을 말하면 듣는 상대는 언제나 놀라곤 한다.

「뭐라고 고백했어?」

역시 왔군. 아무도 내가 고백을 받은 쪽이라는 걸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리본 받으러 갈 때에」

이건 거짓말이다. 사람들이 놀라는 것이 골치였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말하게 되었다.
졸업식 날에 1학년이 일부러 학교에 갈 리가 없다.
히메 선배가 내 집에 오고 그대로 들어와서 고백했고, 일방적으로 리본을 건네주었다.
일방적이라고 하면 듣기에는 안 좋지만 정말로 일방적이었기 때문에 어폐는 되지 않을 터.

「대기화면 좀 보여줘. 우와, 대단해! 연상이란 건 이렇게 에로하구나…….」

이때 나는 말해야겠지.

「그야 정말 대단하지.」라고



학교 강의를 모두 끝내고 돌아가려 하면 반드시 히메 선배로부터 메일이 도착한다.
수신 건명이 아직도 『히메 선배』인 것은 내가 귀찮아서라고 생각한다.

『강의 수고했어. 배고프지?』

『히메 짱도 직장 일 수고했어. 배고프긴 한데, 오늘 어머니는 뭐라고 말했어?』

전철로 돌아가는 와중에 조금 음미하고 나서 이 내용으로 답장했다.
물론 나와 히메 선배는 형제도, 하물며 소꿉친구도 아니다.
그러나 히메 선배는 나보다도 내 어머니와 사이가 좋다.
지금은 늦어질지 어떨지를 나보다 히메 선배에게 전해둘 정도다.

그리고 문장 안에서 「히메 짱」이라고 부르는 것은 저쪽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그것을 어기면 히메 선배는 토라진다.
「사귀고 있는데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해져」라고 울면서 매달렸고, 한 시간이나 그것에 대해 문답이 계속되면 귀찮아하는 나라도 조심하게 된다.
배낭 안에서 책을 꺼내는 것보다도 빨리 답신이 왔다. 여전히 빠르다고 감탄한다.

『오늘 모임 때문에 늦으실 것 같아. 냉장고에도 아무것도 없으니 죠니 파스타로 가자, 돈도 았으니!』

사랑으로 흘러넘치는 그림 문자에 이 답신 속도.
물어보니 나와 메일을 주고 받고 있을 때는 항상 휴대폰을 잡고 있다고 한다.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을 때는 일부러 중단한다고 하기 때문에, 뭔가 내가 미안하다고 생각해버린다.
히메 선배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나는 「속박된 남친」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나…….

『그럼 그렇게 할까. 지금 00역이니 앞으로 30분 정도면 도착할 거라고 생각해.』

이번에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답장하고 곧바로 휴대폰을 주머니 안쪽에 집어넣는다.
곧바로 답신을 알리는 신호의 진동이 왔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책을 펼쳤다.



토미노 히메카와 만난 것은 고등학교 입시 당일이었다.
히메 선배는 내 고등학교 선배로 그날 감독생으로서 학교에 와 있었다.
나는 시험이 끝난 직후에 그 어제밤의 철야가 탈이 나서 화장실의 변기 의자에서 하반신을 노출한 상태로 잠들어버렸다.

내 고등학교는 조금 외딴 토지에 있었고, 수험생 중에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아는 사람도 없어서 나는 방치되어 두 시간이나 화장실에서 보내버렸다.
일어났을 무렵에는 이미 늦었고, 곧바로 직원실의 전화를 빌려 중학교 쪽에 안전하다는 것을 전했다.
다음에 부모님에게 전화했지만, 부모님은 맞벌이라 두 분 다 늦어지기 때문에 데리러 오기에는 매우 늦어진다는 통지를 받았다.
버스 정류장도 하교 시간을 지나자 단숨에 갯수가 줄어들어서 다이어리를 보니, 불과 2분 전에 나왔던 바로 직후로 다음은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랬더니 현지의 역까지 데려다주겠다면서 마침 답안 용지를 세는 일을 끝낸 히메 선배가 나서주었다.
그러나 나는 남자이고 만약의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보조하는 역할로 회장에 와 있던 히메 선배의 후배인 여학생도 동행하겠다고 말해서 셋이서 돌아가게 되었다.
돌아가는 길은 도저히 수험 직후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떠들썩해졌다.
이유는 답을 맞춰본 결과가 최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과 내가 화장실에서 잠들어 있던 일로 분위기를 살렸기 때문이다.
전반은 그런 느낌으로 셋이서 분위기를 살렸고, 후반은 주의해야 할 교원이나 규칙에 대한 강연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동행인으로 온 여학생과는 역의 로터리에서 헤어졌고, 역에서 현지까지는 한동안 히메 선배와 같았다.
학생회의 고생담을 듣고 「학생회도 바쁘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내가 학생회에 들어가기로 약속한 형태로 되어 있었다.
이때는 선대답의 언약으로 입후보하지 않으면 투표를 받을 일도 없을 거라고 말했던 것이 물렀다.
설마 학생회장의 직접적인 『추천』을 받게 될 거라고는 이때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같이 돌아가던 여학생이 불평하면서 일도 있는데 수험 당일의 내 실태를 도와준 걸 나에게 말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거절할 수도 없고, 결국 학생회로서 3년간 일할 것을 약속하게 된 것이다.
학생회에 입회하고 나서 처음 맡은 일은 서기였다.
히메 선배가 친절하고 정중하게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준 덕분에, 2학년에는 회계, 3학년에는 부회장 직무를 각각 완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히메 선배의 「친절하고 정중함」은 말 그대로 정중했고, 그것과 동시에 히메 선배 자신의 열기도 합쳐져서 하교 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솔직히 귀찮았지만, 가르쳐주고 있는 수고를 무애로 할 수도 없어서 메모를 하거나 하며 열의에 응하고 있는 「척」하고 있었다. ……가끔이지만.

그런 일도 있어서 나는 무사히 히메 선배가 졸업할 때까지 성실한 후배를 연기해냈다.
드디어 하교 시간이 아슬아슬해질 때 돌아갈 일이 없어진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봄방학 초기, 히메 선배가 졸업식을 끝내고 바로 자택을 찾아왔다.
어떻게 알고 있었냐며 그때는 놀라움으로 한 번밖에 묻지 않았지만, 히메 선배가 그럴싸하게 얼버무려서 결국 듣지 못하고 그대로 고백을 받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내가 사는 지역 축제나 근황의 보고, 사소한 잡담 등에서 대강의 지역의 분할을 하면서 돌아다닌 것 같지만, 나는 조금 그것을 의문으로 여기고 있었다.



대구알의 까르보나라는 정말로 최고라는 것을 다 먹고 나서 언제나 깨닫는다.
나폴리탄이 맛있다고 말하면서 먹지 않고 싫어하고 있던 그 무렵의 나에게 논어를 말하고 싶다.

「소인, 나이 17살에 까르보나라에 감복하였소이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슈우.」

아직 매육 파스타를 먹고 있는 도중인 히메 선배가 풋, 하고 웃는다.
이 그림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남매라고 생각되려나.

「까르보나라의 맛을 깨닫는 것이 너무 늦었어. 그것을 후회하고 문헌에 남길까 해서.」

「매육도 맛있어. 자, 아~앙.」

그렇게 말하고 내 입가까지 파스타를 둥근 형태로 만들고 꽂은 포크를 가져온다.
이런 것도 내가 한심하다고 생각되는 원인이겠지.
어미 새가 정중하게 먹이를 옮기고 새끼 새가 그것을 받아먹는 그림.
그러나 새끼 새로서는 어미 새가 먹으라며 포크를 입에 넣으라는 무언의 압력이 입을 비틀어 열게 한다.
포크를 입에 넣은 순간, 히메 선배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쁜 얼굴을 한다.
그것도 또한 새끼 새로서는 복잡하게 느껴진다.

「맛은 어때?」

「응. 맛있어.」

「그래? 그럼 또 한입 먹을래?」

바지런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이런 성격 탓일 것이다. 고등학교 때도 그런 말을 듣고 나서 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의의 강매라고 조금 잘 들리지 않는 변명을 해버리는 것이 「새끼 새인 척」하는 데 능한 학생의 심정이다.

「아니, 디저트 먹을 때까지 시간을 두고 싶으니까 이제 됐어.」

「그래? 디저트도 있구나. 미안, 금방 먹을게.」

「천천히 먹어. 좀 더 히메 짱과 함께 있고 싶으니.」

거짓말도 하나의 방편이다.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히메 선배는 급해진 것처럼 서둘러 먹기 때문이다.
그것은 옆에서 보면 성심껏 하는 그녀에게 독설을 내뱉는 그이로, 나한테 향하는 시선이 마치 스캔들이 폭로된 아이돌처럼 험악한 것이 된다.
방편이라고 말한 것도 이유가 있다.
눈앞의 히메 선배는 뺨을 조금 붉히고 녹아내릴 것 같은 시선을 나한테 향하고 「응, 알았어」라며 평상시에는 또렷한 목소리도 불안한 갓난아이처럼 되어 있다.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벌써 4년, 익숙해지라는 걸까.

「그런데 말야.」

매육을 포크로 떠내고 입에 넣고 나서 히메 선배가 말했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응, 뭔데?」

히메 선배는 한 번 일부러인 것처럼 헛기침을 하고 나서 다시 나를 향한다.

「우리, 이제 사귄 지 5년째가 되었어.」

「응.」

「그래서, 나도 내정이 순조롭게 되어서……」

내가 지금 대학교 2학년이고 히메 선배가 4학년인데, 히메 선배가 이렇게 여유로운 것은 8월에 벌써 대기업 내정이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응응.」

여기서 한 번 더 히메 선배가 헛기침을 한다.

「으흠, 그래서 말야, 슈. 나 생각했어.」

히메 선배가 그렇게 말하고 조금 앞으로 나서서 내 손을 잡는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 좀 더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말인데?」

어렴풋이 감도는 공기가 습기를 띠고,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공기는 한층 더 질감까지 수반해 간다.

「……. 같이 살지 않을래?」

「뭐?」

「아, 함께 산다고 해도 결혼한다는 건 아니야. 동거한다는 거, 지만……」

내 놀라움이, 약간의 당황해하는 반응이 의외였는지 히메 양은 순식간에 사그러들어 간다.

「저기, 혹시 싫었던 거니?」

잡고 있던 손을 떼어놓고 있는 힘껏 침착해져 있는 모습을 유지하면서 히메 양이 묻는다.
그러나 그 표정은 보고 있으면 괴로워지는 것이었다.
금이 가는 얼음 위에 있는 것 같은 위험이 느껴지고, 쩌저적 하는 소리가 들린다.
입가를 긴장시키는 히메 선배. 그러면서도 곤란해하는 미소를 눈가에만 띄우고 있다.

「싫다기보다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부모님께도 말씀드려야지. 안 그래?」

「그거라면 괜찮다고 생각해.」

「뭐?」

「이미 이야기는 몇 번인가 했으니……」

긴장된 입가를 조금 느슨하게 하면서도 곤란해하는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고 히메 선배는 계속 말한다.

「학교도 지금보다 두 정거장은 가까워질 테니 지금보다 좀 더 움직이기 쉬워질 거라고 생각해.」

「헤에, 그렇구나.」

심정을 토로하자면 동거는 바라지 않는다.
나는 성행위도 그다지 적극적이 아니고, 히메 선배를 좋아하지만 계속 함께 있고 싶은 것은 아니다.
신경을 쓰고 있고, 히메 선배는 자주 만나고 싶어하고 함께 있으려고도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심정이 별로 없다.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은 사립이란 거 알고 있지?」

「아, 응. 하지만 집세나 광열비나 생활비는 내가 부담하고, 슈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을 생각이야.」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다. 뭐라고 할까, 그쪽 일의 비중이 다르면 "꺼림칙함"이 생기게 된다.
지금도 나는 히메 선배에게 빚이나 나라는 인간의 한심함을 자각하고 있는데, 그 이상의 자신의 보기 흉한 모습을 인식할 것 같은 항목을 만들고 싶지 않다.

「어때?」

조금 전의 미소는 이미 환희의 색을 보이고 있었다. 내 불안 요소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갑작스러워서 미안……, 아직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

웃어보이지만 분명 역효과겠지. 순식간에 히메 선배가 사그러들어 간다.

「그래, 응. 알았어.」

그 식사로부터 오늘까지의 일주일 동안, 나는 어쨌든 히메 선배로부터 거리를 두었다.
메일은 될 수 있는 한 간략하게 끝냈고, 만날 약속은 어쨌든 거절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당혹해하고 있다.
학교에 남아 레포트를 끝내느라 평소보다도 늦게 돌아왔다.
히메 선배와의 메일도 「친구와 놀러간다」라는 말로 끝맺었다.
이것으로 아마 잘 도망칠 수 있겠지. 그런데……히메 선배가 개찰구에 있다.
그것도 필사적으로 나를 찾고 있는지, 개찰구로부터 나오는 사람들을 일일이 훑어보고 있다.
휴대폰을 보니 착신이 5회 정도 와 있었다. 모두 히메 선배한테서다.
아마 최근의 내 태도를 알아차린 것이리라.
이대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다음 개찰구로 향하는 열에 섞여서 가기로 했다.

「아! 슈우!」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것과 동시에 히메 선배는 나에게 달려와 손을 잡아왔다.
매우 기쁜 듯한 그 표정에 나 이외의 사람들은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상냥한 미소를 나에게 보내왔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응. 오늘 아주머니가 야근인 것 같아서 저녁밥을 만들어뒀는데, 휴대폰이 연결되지 않아서 말야.」

끝까지 나에게 잘못을 묻지 않는다. 내 죄책감이 목구멍 맨 안쪽까지 온 것을 알 수 있다.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어째서일까.

「돌아가자.」

손을 잡아끌리는 대로 나는 걷기 시작한다.

「이번 주에는 교과 과정이 차 있어서 바빴지? 내일부터 이틀간 연휴라서 기뻐.」

내 거짓말조차 폭로하려고 하지 않는다. 괴롭다. 메마른 미소밖에 보일 수 없다.

「비프 스튜를 오랜만에 만들어봤어. 오랜만에 만드는 거라 걱정했는데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해. 후훗.,」

얼마나 날 기다린 걸까? 몇 시간?
차라리 화를 냈으면 한다. 갖은 험담을 퍼붓고, 내 거짓말을 폭로하고, 나에게 사죄를 요구해줬으면 한다.

「빵도 제대로 준비했으니 빠진 건 없을 거야!」

「저기 말야,」

「응?」

다시 내 시선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히메 선배의 눈을 본다.
나보다 큰 키, 날씬하고 긴 다리가 눈에 띄는 체구. 가녀린 이미지를 생각나게 하는 허리, 어깨까지 뻗은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포니테일.
조금 높은 코, 작은 입술, 조금 늘어뜨린 기색의 눈, 혈색이 좋은 하얀 피부.
언제나 그랬듯이 꿀리는 건 나다.
어울릴 리가 없다. 히메 선배의 친구도 말했다.

『히메, 왜 저런 애와 사귀는 거니?』

맹목적인 사랑. 그것은 보이지 않을 뿐이고, 깨달으면 바로 퇴색해버린다.
어쩌면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광인의 농담.
정상적인 사람이 보면 단순한 망언이다.

깨닫고 있었지만 끝까지 사귈 생각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듣기엔 좋지만, 나도 분명 맹목적으로 사랑받고 있을 뿐이겠지.
지금까지 가만히 내 심정을 불쾌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 그 증거다.

「오늘은 외식으로 하고 싶어.」

「뭐? 하지만 지갑은 집에 두고 와버렸는데?」

「내가 낼게.」

그렇게 말하자 히메 선배는 당황하면서 말했다.

「그런! 폐가 되는데.」

「괜찮아, 돈 있으니까.」

알고 있었다. 히메 선배가 외식이나 데이트 경비를 자기 부담하고 있는 것을.
어머니한테서 받고 있다는 건 거짓말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던 것은, 말할 수 없었던 것은 내가 물렀던 거고.

「괜찮아. 할 이야기도 있으니.」

「우―.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하자.」

겨우 수긍해주었다.
마지막 정도는 내가 내는 게 도리다.

헤어지자.

저녁식사를 끝내고 나서 근처의 공원까지 걸어갔다.
자택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히메 선배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마 심한 발작을 일으키겠지.
그런 와중에 부모님이 오시면……, 생각하기만 해도 오싹해진다.

공원의 벤치에 앉자 히메 선배도 옆에 앉았다. 어깨가 맞닿는 가까움이 지금은 불쾌하기만 할 뿐이다.
잡아온 손이 그것을 두드러지게 한다.

「저기 말야.」

「응?」

말을 꺼낸 것은 내가 아니라 히메 선배였다.

「동거 이야기, 생각해봤어?」

「응, 일단은……」

거짓말은 아니다.

「나도 이 일주일간 쭉 열심히 생각했어. 이야기해도 돼?」

「아니, 우선은 나부터 말해도 될까.」

「응. 좋아.」

어깨에 중량감을 느꼈다. 히메 선배가 머리를 기대오고 있었다.

「우선 동거 이야기 말인데. 역시 이건 할 수 없어.」

과감히 말해보았다.
반론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히메 선배는 순순히 수긍하는 것만으로 승낙해주었다.
그 온화한 표정에 일말의 불안을 느끼면서 나는 계속 말한다.

「다음에, 우리, 앞으로, 말인데……」

잡혀 있던 손을 푼다.
그리고 히메 선배의 양어깨에 손을 얹고 히메 선배를 어깨로부터 떼어놓고, 나도 히메 선배와 대면하는 자세로 바꾸고 나서 말했다.

「우리, 조금 거리를 두자.」

히메 선배의 두 눈이 몇 번 깜빡인 후, 「뭐?」라고 내 발언에 허를 찔린 것 같은 표정을 띄운다.
갑자기 후회 비슷한 죄책감이 내 등을 밀었다.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옆에서의 히메 선배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일어선 것이다.
뒤를 돌아본다. 히메 선배는 아직 교착한 채로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내가 갑자기 일어서서 놀란 건지도 모른다.

「미안……」

그렇게 말하고 그 자리를 뒤로 하려고 했다. 도망치려고 한 것이다.
처음으로 타인을 저렇게까지 낙담하게 만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광경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것뿐이었다.
한 걸음 내디디려는 그 순간에 팔을 잡혔다.

「잠깐 기다려!」

히메 선배의 큰 목소리는 평상시에 들은 적이 없다. 그만큼 평상시에는 온화한 사람이다.
공원 일면에 들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할 정도의 "절규".

「앉아.」

「싫어.」

한심하지만 더 이상 히메 선배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자신이 없었다. 어리석다.
게다가 히메 선배를 떼어내려고 줄다리기를 전개하기 시작하는 나 자신에게 웃음이 나온다.

「앉아.」

「이야기할 건 없어. 거리를 두자.」

이번에는 히메 선배가 일어섰다.
팔을 끌어당겨지면서 히메 선배와 마주보는 형태가 되었다. 난 정말 힘이 약하구나.

「대답은 노야. 옛날도 지금도 나에게 슈에 대한 불만은 없어. 슈에게 있다면 말해줘. 노력해서 고칠 테니까.」

히메 선배의 눈동자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잡고 있는 것이 팔에서 손으로 변해 있었다.
나보다 강한 힘은 평상시의 트레이닝 덕분일까.
그대로 끌어안는다. 나는 저항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겨버린다.
가녀린 몸의 어디에 이런 힘이 있지? 확실히 히메 선배의 복근은 희미하게 선이 나 있긴 해도 선 자체는 가늘다.

「그만해, 놔줘!」

대개는 여성이 말하는 대사잖아…….

「슈우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히메 선배의 팔의 힘이 약해졌다고 생각한 순간, 뺨을 한 손으로 끼고 입술을 빼앗겨버렸다.
들어오는 혀. 평소보다 큰 소리로 타액을 들이마신다.
무심코 움츠러들 것처럼 된다. 등으로부터 오는 히메 선배의 팔의 힘이 강해진다.
거칠어지는 호흡, 구석구석까지 기어다니는 히메 선배의 혀.
나는 이미 저항할 힘이 없어져 있었다.
그것은 단념한 것이 아니라 그저 히메 선배의 기술에 의한 압도 때문이었다.

「하아.」

기분 좋았다. 나는 약간의 체중을 히메 선배의 몸에 맡기고 있었기 때문에, 히메 선배의 소리는 귓가에 들리고 있다.
히메 선배는 쉴 틈도 주지 않고 귀를 농락하기 시작했다.
쪼아대는 것 같은 입맞춤과 연골을 기는 혀.
서서히 습기를 띠어 가는 거에 응해 등골에 전기가 달려 저절로 위로 젖혀진다.

「쭉 함께지? 쭉……? 슈우.」

겨우 떨어졌다. 그러나 혼자서는 다리를 벌리고 힘껏 버티지 않으면 도저히 설 수 없다.
곧바로 히메 선배가 나를 껴안는다. 이번에는 억지가 아니라 부드럽게.
등을 기는 히메 선배의 손. 그러나 숨결은 아직 거칠다.
히메 선배는 나보다 6센치 정도 크기 때문에, 나는 올려다보는 형태로 히메 선배의 표정을 본다.
넋을 잃은 표정은 분명 나 이외에는 본 사람이 없을, 완전히 긴장이 빠져 있는 표정이다.
욕망을 충족시키고 방심으로 만족에 한없이 가까워진 히메 선배의 그 표정.

「어떻게 할래……? 계속, 할래?」

요염한 기대의 색이 눈동자에 뒤섞이고, 미소도 요염한 것으로 바뀌어 간다.
그리고 나를 한손으로 안고, 다른 한손이 내 몸을 타고 내려간다.

「우후.」

히메 선배의 미소가 묘하게 변한다.
내가 발기하고 있는 것이 참을 수 없이 기쁘겠지.

「집으로 갈까?」

이대로 히메 선배에게 몸을 맡긴 채로 자택으로 돌아가면…….
급소에 접하고 있는 탓인지 갑자기 머리의 구석이 또렸해졌다.
냉정해진 일부가 필사적으로 거부라고 진단한다.

「싫, 어.」

「뭐?」

히메 선배한테서 떨어지고 눈을 보면서 말한다.

「이제 이것으로 충분해.」

「슈우……?」

「한동안은 만나고 싶지 않아. 혼자 있게 해줘.」

거기까지 말하고 겨우 달려나간다.
히메 선배는 쫓아오지 않았다.
그런 것에 안심하고 있는 나를 깨달은 것은 잠긴 문을 열고 있을 때였다.

거실에 들어가자 희미하게 비프 스튜의 냄새가 났다.
탁자에는 프랑스빵처럼 질긴 이미지를 생각나게 하는 빵이 몇 개 준비되어 있고, 깔개도 접시도, 스푼도 두 개씩 정중하게 잘 놓여 있다.
나는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샤워도 하지 않은 채 문을 잠그기만 하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마음속은 피폐와 달성감과 약간의 외로움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 방에 히메 선배가 몇 번 왔었던가.
부모님보다도 많이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방을 바라보니 그 안에 히메 선배로부터 유래된 물건이 있었다.
히메 선배가 준 선물, 히메 선배가 가지고 있는 것과 세트인 물건.
어쩌면 내 물건보다 그쪽이 많을지도 모른다.
히메 선배는 기꺼이 나에게 자주 무언가를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몸에 걸치거나 사용하고 있거나 하면 매우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나는 그다지 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선물을 준비한 적이 없었지만, 스트랩이나 갖고 싶다고 말한 것을 건네주면 눈시울을 적시면서 기뻐해주었다.
기뻐하며 착용하는 것은 좋지만, 열화한 끝에 스트랩의 끈 등이 몇 번이나 수선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왠지 한심한 심정이 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방이 서로에게 있어서 성교를 한 장소이기도 했다.
생각하면 한심해지는 것이, 시종 리드해주고 있던 것은 히메 선배 쪽이고, 유혹해왔던 것도 히메 선배였다.
그날 이후로 히메 선배의 어프로치와 액션이 과격해졌고, 나는 만나는 것이 조금 귀찮아져 있었다.
그 이후로는 데이트의 권유도 거절했고, 함께 있는 일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히메 선배는 내게 엎드려 조아렸다. 그것도 개찰구에서.

「용서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주위의 눈이 나와 히메 선배에게 꽂히는 가운데, 사죄를 계속하려 하는 히메 선배를 간신히 일어서게 한 뒤 이 방에서 기나긴 의논을 했다.
필사적인 히메 선배에 꺾인 나는 성교의 빈도와 내용의 개선을 제안했다.
히메 선배는 그것을 수락했고, 그 후에도 향후의 교제의 속행을 바랐다.
그때의 필사적인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무섭다.

「정말로, 괜찮은 거지? 그것만 참으면, 함께 있어줄 거지?」

필사적인 그 모습에 나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졸던 중에 그런 경험이 몇 번인가 있었던 것이 내 히메 선배에 대한 빚과 부수해서 커져 있었을 거라고 확신했다.
분명 그대로 이 침대에 둘이 누워 있었다면 크게 후회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대로 잠들었다가 깨어나면 바뀌겠지.
이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처럼. 그렇다면 임종할 때까지 혼자라도 좋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일 아무 불안도 없는 채로 졸음 속으로 떨어져 간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내일을 맞이하는 건 언제 이후일까.



몇 번이나 메일을 보냈지만 답신이 오지 않는다.
그때 이후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휴대폰의 액정에 표시된 시각은 이미 앞의 일이 어제 있었던 일이라고 게시하고 있다.

사귀기 시작한 지 3년 6개월.
다시 생각하면 그 슈우만을 우선하고 있던 것에 조금 가슴이 조여진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그에 대한 것만 떠오른다.

가을 초기의 공기는 밤이 되면 벌써 춥다고 느낄 정도라, 약간 열을 띤 휴대폰이 묘하게 부각된다고 느낀다.
휴대폰의 메뉴로부터 전화번호부를 호출하고 슈의 번호를 선택해 발신한다.
몇 번인가의 전자음을 듣고 나서 전원 버튼을 누르고 일어선다.

벤치에서 일어서 공원을 나오자마자 다리는 슈우의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뭔가. 뭔가 옛날 일을 아까부터 쭉 떠올리고 있다.
그리고 떠오르는 것은 슈에 대한 것뿐이고, 제멋대로 미소가 흘러나온다.

학생회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내 지도를 열심히 듣는 그. 메모를 적으며 들은 것을 반추하는 목소리.
아직 그때는 귀여운 후배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억지로 이유를 만들어 그와 학생회 활동을 하게 되어 있었다.
내 갑작스러운 권유에는 그도 곤란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무렵은 슈우는 고교 1학년이고, 처음 겪는 일을 연속으로 겪고 있었으니까.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를 데리고 다녔다.
방과 후에도 그를 구속할 것 같은 일을 몇 번이나 했다.
여름방학이나 축제날도 학교에 불러내 필기계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와 그 둘이서 하고 있었다.
의무감 때문인지, 아니면 그러한 성품 때문인지 그는 조금 곤란해하는 태도를 보였을 뿐, 내가 억지로 행하면 따라주었다.
여기서 나는 그의 성격에 재미를 붙여버린 것이다.

「그는 부탁받으면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내 이 예감은 들어맞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그를 독점한 것이다. 졸업식 당일에.
주소는 부끄럽지만 스토킹을 하고 있었으므로 알고 있었다.

졸업식 당일, 학생회는 기본적으로 전원 출석이지만 1학년은 예외적으로 일반 학생들처럼 휴일을 할당받을 수 있다.
그가 오지 않는 것은 대학 입시 전날에 알았다.
그가 나 때문에 출석해주지 않은 것에 낙담한 나머지 입시는 아슬아슬한 성적이 되어버린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졸업식을 끝내고 몇 명의 친구들과 헤어진 뒤, 몇 명의 남학생으로부터의 「약속된」 고백을 끝낸 후, 곧바로 그의 집으로 향했다.
전철에 조금 흔들리면서 몇 번이나 그의 뒤를 쫓아 걸은 길을 통해 그의 집 앞에 선다.
그리고 뜻밖에도 이것이 처음으로 슈우네 집의 인터폰을 누른 순간이었다.

「선배!?」

슈우의 놀란 목소리에 나는 그때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슈우에게 약속을 받아내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탓에 목소리가 뒤집힌다.

「잠깐, 괜찮을까요?」

아뿔싸. 슈우 앞에서는 언제나 냉정한 선배를 연기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꼴사나운 모습을 드러내버리다니.

「저기……」

그러나 그런 걸로 여기서 끝나버리면, 이 기회를 놓쳐버리면.
그런 것이 뇌리를 스치면서 마음대로 말을 꺼내고 있었다.

「안에 들어와도 돼?」

「네?」

「금방 끝낼 거니까.」

평상시대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슈우는 평상시대로 그대로 수긍했다.

그대로 나는 집에 들어가 슈우의 방에 들어가고 고백을 했다.
방에 들어간 순간, 방의 냄새로 조금 눈이 돌아갔지만 곧바로 회복했다.
그만큼 기합이 들어가 있었다.

「졸업식, 수고하셨습니다.」

「후, 정말로 오지 않았더라. 대표자 인사를 읽어내릴 때 찾았는데…….」

일부러 슈우에게 싫은 소리를 말한다.
향후의 전개도 시야에 넣은 발언. 참 싫은 여자다.
슈우는 기가 죽어서 몇 번인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사죄한다.

「그래서, 할 이야기는 뭐죠?」

슈우가 그렇게 말한 것을 계기로 나는 자세를 고쳐 정좌한 다음에 슈우의 눈을 본다.

「그게 말야, 훨씬 전부터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에 교복의 리본을 풀고 몇 번인가 정리한 다음 슈에게 내민다.

「나와 사귀어줘.」

슈우는 곧바로 미간에 주름을 지었다. 나는 재빨리 그의 손에 리본을 감고 슈우을 껴안았다.
사실은 힘으로도 할 수 있었지만, 슈우의 양해를 얻고 교제를 시작하고 싶었다.
슈우의 고동은 내 고백이나 행동 중 어느 쪽으로 인해 격렬하게 그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그것을 피부 너머로 느끼면서 탁해진 사고가 마음속에 가득 차 간다.

『앞으로 좀 더, 언제나처럼 밀어붙여버려.』

「저. 선배……, 저기, 말이죠.」

안 돼!
꼭 껴안는다. 슈우의 뼈가 운다. 늑골은 울기 쉽다.

「학생회 때 언제나 끌고 다녀서 미안해. 싫었지? 내가 좀 더 자신을 억제하고 있었더라면……미안해.」

감극한 나머지 눈물이 나온다. 오열을 이유로 그의 머리카락 냄새를 마음껏 들이마신다.
이때라는 듯이 그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슈우를 껴안는다. 다리를 얽히게 한다.

「아, 아니요. 딱히 폐가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이 말에 마음속으로 심하게 웃어버렸다.
조금 더, 조금 더 하면 그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리고 한숨을 그의 귀에 몇 번이나 내쉬고, 등에 돌리고 있던 손을 그의 목덜미에 돌린다.
동맥의 고동은 아직도 격렬한 채고, 나는 거기에 환희한다.

「그런 식으로 한 것은 슈우를 만날 이유가 그것밖에 없어서였어. ……미안해.」

일부러인 것처럼 그의 목덜미에 입을 대면서 소리를 낸다.
한 마디 할 때마다 그의 몸이 약간 떨리고……, 나에 대한 슈우의 반응 하나 하나가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

「나 같은 걸로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오호, 됐다! 여기까지 길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자 곧바로 마음의 피로가 사라진다.
그의 꺼림칙함에 대한 저항이 없다는 점에 나는 얼마나 도움을 받아왔던 것일까.
계속 이용했지만, 그는 한 번도 내 그 비겁한 수단을 간파하지 못한 채 내 손아귀에 떨어진다.

기쁨으로 마음이 뛴다. 그것을 표면으로는 드러내지 않는다.
여기는 그런 장면이라고 지금까지의 경험이 고한다.
어디까지나 냉정한 연출을 계속해야 한다.
그것이 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으응, 슈우가 아니면 싫어. 한 번 더 들려줄까?」

일부러인 것 같은 눈물도 그에게는 한결 같은 보석으로 보였을 것이다.
상기된 목소리도 순진한 처녀의 결사적의 고백으로 들렸을 것이다.
몰라도 된다. 그는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끝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 자신이 있다.

「나와 사귀어줘.」



편의점에 들어가 막과자를 산다.
슈우가 좋아하는 감자조림 맛이 있는 포테토 칩스.
음료수는 포카리 스위트 두 개.

점원은 프리바이터인지, 내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쭉 여기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사람이다.
몇 번인가 말을 걸어온 적이 있다.
이 녀석의 인상이랄까, 눈초리가 가늘어서 기분이 나빠진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콘돔을 샀던 것도 이 편의점이었다.
딱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일부러 슈우와 같이 가서 이 녀석이 계산을 담당하고 있을 때에 샀었지.

「어? 오늘 연인은 없나요?」

점원이 말을 걸어왔다.

「그 눈은 장식인가요?」라고 대답해줄까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적당히 미소로 답했다.

「잔돈과 영수증입니다.」

잔돈을 받을 때 손을 잡혔다. 무심코 미소가 무너진다.
여우눈 주제에 함부로 굴지 마. 그런 싫은 소리도 담아서 잡힌 손을 눈앞에서 닦았다.
여우눈이 미간에 주름을 만들지만, 기분 나쁜 건 기분 나쁘다.

「저, 웨트 시트 주세요.」

편의점을 나와 웨트 시트로 한 번 더 손을 닦는다.
저런 녀석은 기어오르게 하면 좋지 않다.
우리 같은 젊은이에서 「특별」하다는 것은 정말로 희소하다.
용모나 무언가의 후원자가 없으면 우선 빛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연인이나 친구라는 역할을 일부러 인식하고 각각 그것들을 특별하게 취급하고 있다는 포즈를 취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역할 놀이다. 그것들은 사회에 나오고 나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가 인형 놀이로 의사적인 모친 노릇을 하는 것도, 영웅 놀이로 일부러 악역을 연기하는 것도 예행 연습이라는 한 마디로 집약되고 있다.

하지만 왜일까.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슈우에 대한 것으로 가슴이 아파진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생각하는 만큼, 기다리고 있을 때만큼 내 안에서 그가 점점 커져 간다.
뭔가 해주고 싶다, 기뻐했으면 좋겠다, 쭉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감정이 슈우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나 이외의 사람이 슈우를 특별하게 생각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와 공유하는 친구가 많다.
그가 누군가와 놀 예정이 있으면 나는 반드시 거기에 참가했다.

그의 친구들은 나를 착실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런 식으로 연기하고 자른 내가 있기 때문이다.
미인이고, 한결 같고, 그 이외에는 흥미가 없다.
그런 인물상으로 그의 친구들과 접하고 있었다.

그 덕택인지 친구들은 그와 나의 관계에 부럽다는 것 이외에 말참견하지 않았다.
그토록 슈우의 정사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그렇게 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웨트 시트를 쓰레기통에 넣었을 때에 그 점원과 시선이 마주쳤다.
점원은 손을 흔들어왔지만 나는 무시하고 걸음을 재개했다.

휴대폰의 화상 폴더를 호출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폴더에 접속한다.
폴더명은 "슈우".
평상시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호출할 수 있는 폴더로 참고 있지만, 아까처럼 불쾌한 일이 일어나면 나는 이 폴더로 위안을 받기로 하고 있다.
이 폴더는 이른바 "몰래 촬영"이라는 종류의 화상이 보존되어 있다.
물론 나 자신이 찍혀 있는 것은 아니다. 슈우의 폴더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슈우만이 비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최초의 사진이다.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두 달.
슈우가 나와 손을 잡는 거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내가 눈짓을 하면 슈우가 손을 잡아주게 되었을 무렵.
섹스도 하지 않는 「노닥거림」에 괴로워하고 있던 나는 다음 데이트에서 반드시 하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슈우의 늦된 성격으로는 앞으로도 슈우 쪽에서 손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 한계일 거라는 예상이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 하는 것밖에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
6월 중간 시험의 마지막 날에 예정을 비워두도록 슈우에게 다짐을 받은 뒤, 나는 나대로 인터넷이나 친구들에게 얻은 정보로 예비 지식을 모아 전투에 대비해 움직이고 있었다.
다행히 「누나 캐릭터」라는 포지션을 동경하는 여대생이 다수 존재해준 덕분에 그쪽 이야기에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수줍음 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음담패설」에는 솔직히 기가 막혀버렸지만, 기쁜 듯이 체험담을 말하는 그녀들을 보고 있으면 적어도 마음에 둔 남성과 그러한 행위를 행하는 것은 정말 즐겁고 기쁜 일이라는 것은 알았다.
진부한 말이지만, 그것으로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찾아온 6월 11일, 나는 걸어다니는 보건 교과서화되어 있었다.
기분을 고양시키고, 생리 주기도 완전히 계산에 넣어 이 날을 기다렸다.
슈우의 집에 가기 전에는 5킬로미터의 조깅과 업을 끝마치고 샤워를 하고, 편의점에서 고무도 샀다.
추잡한 이야기에 나와 슈우를 투영하고, 흥분해도 결코 자위 행위는 하지 않았다.

그쪽이 예민해진다든가 하는 도시 전설 같은 미신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이때 섹스하는 게 아니라 그를 범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슈우는 최초에 할 때에 임팩트를 주어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넌 나 때문에 사정한다.」

상식을 벗어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죄자의 논리다.
게다가 범죄의 종류가 강간이다. 교제 관계가 없으면 배를 묶어둬야 한다.
아니, 교제 관계가 있어도 아마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범죄자는 야비한 사고와 불쾌한 욕망의 비난의 화살을 찾아내고 있었다.
이것은 불행한 일이다. 상황을 볼 수 없게 되어 있디는 증거다. 분명 냉정하게 있을 수 없겠지.
경험자가 말하는 거니까 틀림없다.
술주정꾼이 「취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상투적인 말을 하는 것과 같다.
토미노 히메카는 취해 있었다.

섹스를 하러 간다고 하기보다 강간하러 간다고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슈우로서는 나라는 인간이 범하러 왔다는 것을 안다면 반드시 낙담할 것임이 틀림없다.
그것은 안 된다고 생각을 고쳤지만, 이것은 행위를 중단하려는 숙고가 아니라 행위의 개시에 관한 숙고였다.
어떻게 하면 강간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을 들키지 않고 할 수 있을까.
부끄러우면서 유치하다.



방에 들어가고 나서 나는 곧바로 슈우와 침대에 누웠다.
슈우는 이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손짓을 하면 응해준다.
이것으로 나머지는 감정이 솟구쳤다든가라고 말하면 처음부터 그럴 마음이 없었다고 생각해줄 터.
지금 생각하는 거지만 참 뻔한 계획이다.

얼싸안고 30분 정도 하고 나서 나는 슈우를 힘껏 껴안고 함께 하고 나서 여섯 번째 입맞춤을 했다.
이번에는 깊은 편이다.
처음 하는 행위이므로 슈우는 나를 떼어놓거나 포옹을 풀려고 했지만, 나는 힘을 넣어서 그것을 저지한다.

이때부터 나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내가 슈우보다 체력이 있다는 것을.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배우기 시작한 종합 격투기 덕분일까, 아니면 중학교 때로부터 시작한 조깅 덕분일까.
어쨌든 단순한 완력에서도, 격투기로 본 완력에서도 슈우에게 질 일은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애초에 슈우는 나보다 골격이 굵으면서도 힘이 약하다.
결코 내가 굵은 건 아닐 터.
오랜동안의 입맞춤을 끝내고 슈우의 얼굴을 본다.
눈을 피하면서 곤혹스러워하는 그 표정은 바야흐로 천사의 그것과 같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가슴을 몇 번이나 단단히 조이는 감각에 무심코 소름이 돋는다.

「할래?」

이때 그는 예상대로 거절하려 했다.
뭔가 말하려고 입술이 움직였지만, 나는 그 말이 나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시 그를 억지로 껴안고 입맞춤을 한다. 아니, "하게 했다"라고 해야 할까.
그 후는 슈우의 얼굴에 키스를 하고, 귀에 혀를 기게 하고, 목덜미에 자국이 날 정도로 입맞춤을 했다.
그것과 평행해서 나는 옷을 벗고 슈우의 옷을 젖히면서 유두를 가볍게 꼬집고, 충분해에 그 입구를 따라 손가락으로 빨거나.
거기까지 오자 마침내 슈우가 입을 열었다.

「그, 그만둬…….」

이때의 그가 넋을 잃은 표정, 그의 빨개진 뺨, 끊어질 것 같은 목소리.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나를 타오르게 한 것은 그 행동이었다.

「기분 좋은, 주제에……」

부끄럽긴 하지만 나는 넋을 잃고 그를 탐한다.
벗은 옷으로 그의 손발을 묶고, 말로 공격하고, 그가 느낄 때마다 떨리는 그 몸을 만족할 때까지 유린했다.
능욕, 강간. 슈우는 허리를 띄우고 몸을 비틀거나 하면서도 내가 주는 자극에 저항하지만, 그런 행동도 나에게는 안주가 되어버렸다.
아니, 아마 그러한 행동이 좋아서 이런 걸 하는 것일까, 라고 나는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자, 넣을게?」

한바탕 논 후 슈우도 정력이 다하면서 얌전해지고 저항도 하지 않게 되자 나는 섹스를 시작했다.
슈우는 눈을 붓게 하면서 그것을 숨기려고 구속되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팔로 얼굴을 가리면서 위에 있는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그 표정도 나를 매우 만족시켜주었다.
정복하는 기쁨, 공포를 주고 주도권을 잡은 기쁨에 혈육도 춤춘다.
비유하자면 환희, 흔행, 법열, 그리고 수희.
참지 못하고 나는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 모드로 하고 슈우에게 말한다.

「슈우, 팔 치워!」

「어, 그만둬! 찍지 마……」

이미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억지로 팔을 치우게 하고 셔터를 누른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익숙해지기 시작한 허리의 움직임에 완급을 붙이고, 가끔 허리를 꺾고, 그에게 입맞춤을 한다.
그것을 싫어해서 얼굴을 돌리는 슈우.
그러나 생사여탈의 권리는 이쪽에 있다는 듯이 나는 그에게 강요한다.
그것도 견딜 수 없도록 나에게 만족감이나 보람을 주고 있다는 것을 그는 깨닫지 못한다.
불탄다. 문자 그대로.

「슬슬 가볼까?」

슈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것이 우리의 첫 싸움이었다.
내용은 슈우의 철저한 무시.
억지로 만나려고 생각하면 만날 수 있지만, 만나봐도 슈우는 어딘가 공허한 상태로, 집안으로는 가려고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버린다.
손도 잡아주지 않게 되었다.
내가 잡아도 어느새 떨어져버린다. 싫어하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은 괴롭다.
그리고 뭐가 안 되는지도 모른다.
앞에서도 말한 대로, 이것이 나와 슈우의 불일치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그 슈우의 태도에 철저히 몰리고 말았다.
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본인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내가 항복하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대로는 내가 아사해버린다. 그것이 목적이라면 정말로 위험해진다.

실제로 요즘의 나는 기행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방의 등불이 켜짐과 동시에 전화를 걸거나, 통학 중인 그에게 치한 행위를 하거나, 괴한을 격퇴하거나 등등 생각해낸 것만으로도 미쳐 있었다고 자조해버린다.
뭐, 많은 갈등을 넘은 끝에 적 본진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나는 개찰구에서 그를 기다렸고, 엎드려 조아리는 것을 감행했다.
그것 덕택에 어떻게든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앞에서도 말했던 대로 터무니없는 수법이다. 여유가 없었다고 해도 이것은 조금 매너가 나쁘다.
그러나 이것을 기회로 우리의 첫 싸움은 막을 내린 것이다.

들어보니 성행위를 할 때에 나와 슈우 사이에 온도차가 있었고, 슈우는 그때의 나와의 어긋남을 걱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그에게 맞추겠다고 그에게 의견을 제시했고, 거기서 의견을 맞췄다.
그 후로는 금욕적인 생활을 끝내고 한 잔치처럼 내 생활이 일변했다.
슈우에게서 답장으로 오는 메일의 한 글자 한 글자에 감동하고, 듣는 발음 하나에도 감탄했다.

「그런데 말야, 생일선물은 이미 사뒀어.」

멍하니 한 박자 둔 후, 슈우는 「아」하고 수긍한다.
이 사람은 잘못하면 자기 생일을 잊어버릴 만큼 자신이라는 존재를 희박하게 느끼고 있는 면이 있다.
무엇보다 자신보다도 자신의 혐오감을 우선해버리는 것이 그 현상이다.

「미안, 고마워.」

「으응, 괜찮아. 그것보다 아직 손을 떼어놓지 않았으면 하는데.」

허리에 돌아가 있던 손의 감촉이 떨어져가는 것이 솔직하게 슬펐다.
「아, 미안」이라고 말하듯이 그는 조금 전의 장소로 손을 되돌려주었다.
오호, 이제 그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끓어오른다.
이 충족감은 얼마나 될까. 안드로규노스가 원래대로 돌아간 것 같은 그런 감각일까.
그에게 몸을 기대자, 한숨이 귀에 닿는 것과 동시에 깊은 사랑스러움이 복받쳐오는 것을 느낀다.

「분명 기뻐해줄 거라고 생각해. 자신 있어.」

그는 그 얼굴에 짙게 미소 지으며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고, 나는 그것이 기쁘다.
기뻐해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느껴주고 있는 것이 기쁘다.
좀 더 기뻐했으면 좋겠다. 나로 좀 더 채워졌으면 좋겠다.

「저녁식사라든가, 노, 노력할 테니까.」

끝내 울어버렸다.
슈우는 거기에 당황해 내가 제멋대로인 걸 말하자마자 거기에 응해 껴안아준다.
분명 슈우는 누구에게도 이럴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귀는 중이라 이런 제멋대로인 말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나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해주고 있지만, 아마 다른 아이에 대해서도 부탁하면 실행해주겠지.
그것은 상냥함이라고 생각한다. 박정한 건 아니고 그저 타인에게 상냥한 것이다.

그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화내는 경우는 있겠지만, 그것은 사람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죄를 미워하고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행하고 있다.

나는 그래서 불안하다.
이 상냥함도, 이 취급도 오직 나만의 것으로 하고 싶다.
상냥함이 그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그의 강함은 상냥함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는 걸 안다.
그 천성적인 그의 강함이, 고매한 그의 철학이 그저 사랑스러울 따름이다.

「나 이외에는 상냥하게 대하지 말아줘.」

무리라는 걸 알고 있어도 그는 「노력해볼게」라고 이해를 해준다.
분명 난 바라는 게 지나친 거겠지.

「나도 좀 더 너만 바라볼 테니까. 그렇게 할 테니까…….」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 그것이 마음의 전부다.

「부탁이야, 부탁이니까…….」

「알았어. 응, 미안해.」

그렇게 해서 그에게 입맞춤을 조른다.
그는 거기에 응해준다.

그렇게 해서 나는 격렬하게 그를 요구하고 변명을 한다.
그는 거기에 응해준다.

그렇게 해서 그의 가슴팍을 껴안는다.
이렇게 나는 혼자 조용히 웃는다.

나는 미움받고 싶어서 그를 매우 난폭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의 상냥함에 응석부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까지 자포자기가 될 수 없고, 뻔뻔스럽지도 않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그를 폭력적으로 사랑해버리는가. 그것은 그에 대한 분노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스스로 『너만을 원한다』라고 맹세했고, 슈우에게도 그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두려워하고 있다. 한 번 그에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세이브하고 있다.
모든 것을 그에게 이해를 얻고 나서 진행한다.

「지금, 해도 돼?」

나면서 고식적이다고 생각한다.
아까까지 이걸 위한 포석인 것은 분명 간파되고 있다.
다시 생각하면 슈우의 조금 생각하고 나서의 수긍이 동정으로 가득차 있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되어버린다.

너무 무르고, 위험하면 자기 자신으로 평가를 내리고, 망가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슈우를 요구한다.
그런 것을 말하고, 상냥한 그를 안는다.
슈우는 자신의 몸에 혀를 기게 하는 나를 어떤 식으로 보고 있을까?
섹스 의존증 여자, 무른 여자, 기분 나쁜 존재.

뭐든 상관없다. 끝까지 그를 안을 수 있다면.
슈우에게 사랑이 없어도, 내가 끝까지 그의 선택지 속에서 나 한 명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렇다. 오직 나만. 그에게서 선택지를 박탈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마음껏 그에게 빠질 수 있다.

「저기? 괜찮지? 응?」

기분 나쁠 정도로 그의 동의를 부추긴다.
여유가 없어져 있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때는 그야말로 필사적이다.

「기분 좋아? 어때?」

그가 나한테서 눈을 돌린다.
순간 거절이 플래시백한다.
싫어. 미안해. 다시는 하지 않을 테니까.
여유가 없는 머리가 말을 어떻게든 짜내기 시작한다.

「아……, 미, 미안, 그, 적어도 기분 좋아져줬으면 해서……」

어떻게 하면 될지 알 수 없는 공포.
그에게서 배어나온 거절이, 나에 대한 혐오감이 그저 무서워서 당황해버린다.
좋아하니까, 사랑하고 있으니까, 스스로 만족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그것이 표류해버리는 감촉이 구토할 것 기분을 갖게 하고 나를 몰아넣어버린다.

「어! 그…저기…」

낭패한다. 어떻게든 바로 연결하지 않으면 그가, 그에게 미움받아버린다.
더 이상 그런 건 싫다.
이번에는 분명 견딜 수 없다.

「미안, 해……! 좀 더 기분 좋게 할 테니까, 좀 더……, 좀 더!」

거기까지 말하다가 손을 잡혔다.
나는 그 손에 놀라 무심코 떨어버렸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고 나를 껴안고 말한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하지만, 하지만 사실은 싫었던 거지? ……슈우가 정말로 싫다면……, 내, 가, 참을, 테니까, 할 수 있으니까!」

그의 미소가 눈부시다.
나는 몇 번 이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일까.
몇 번 그에게 허가를 청하고 허락받을 수 있는 것일까.

「싫다면, 하지 않을게.」

거짓말이다.
그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또 그의 상냥함으로 그를 상처 입히고 있다.
그는 그것을 알아채고 있는 걸까?

그의 집이 보여 왔다.
푸른 지붕의 단독주택.
생각하면 얼마나 그 집에 있었던 걸까?
청바지의 주머니에 있는 여벌쇠를 형태만으로 확인한다.

그래, 다른 장소로 이사가는 것이 싫으면 같은 장소에 내가 가면 돼.
아주머니한테서 승낙도 받고 있어.
그는 놀라려나? 아니, 분명 처음은 거절하겠지.
그래도 나는 상관없어. 여기까지의 도정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떠올리는 것은 슈우에 대한 것뿐.
알력이 있어도 나는 그를 사랑하는 것을 그만둘 수 없다.
그의 거절에 나는 분명 정실에 얽매인 답변밖에 할 수 없다.
무르익은 이 마음은 숙원을 이룰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나에게는 이제…….

일단 현관의 자물쇠를 풀기 전에 슈우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다.
1분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문의 자물쇠를 푼다.
아주머니가 야근하는 날은 체인을 걸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는 신경 쓰지 않고 현관에 들어간다.

「슈우도 참……」

구두를 신기 쉬운 장소에 나란히 둔다.
지금에 와서 역시 슈우에게도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이 사귀는 기간 동안 서서히 서로를 요구해 왔고 마음에 둔 것이다. 틀림없다.

현관을 지나가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올라가고 모퉁이를 오른쪽으로 돌면 거기가 슈우의 방이다.
덧붙여서 왼쪽으로 돌면 아주머니의 방이 나온다.

문고리를 돌리고 나서 조용히 문을 연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져 있었으므로 곧바로 하얀 셔츠를 시인할 수 있었다.
슈우는 지쳐 있었구나. 교육 과정을 소화하느라 수고했어.

곧바로 슈우의 손을 등 쪽으로 묶고, 다리를 침대의 다리에 묶었다.
어떻게 할지는 이미 결정하고 있었다.
역시 처음의 일을 슈우도 생각해냈으면 한다.

나만의 것이자 슈우만의 사람이라는 것을.

등불을 켜자 슈우는 귀찮다는 모습으로 미간에 주름을 새기며 천천히 눈을 떴다.
사랑스럽다. 그 얼굴은 반칙이야.

「음……, 어? 히메 선배?」

「안녕, 아직 밤이지만 말야.」

그토록 얘기했는데 아직도 나를 「선배」라고 붙여서 부른다.
거기에 조금 불평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참자.

「무슨 일로? 어? 손이……」

묻고 싶은 것과 놀라고 있는 것이 뒤섞여서 곤혹스러워하는 슈우의 표정을 10초 정도 즐기고 나서 나는 각각 대답했다.
여기서 산다. 널 포기할 수는 없다. 일방적인 헤어짐은 인정할 수 없다.

「그런……, 하지만 나는 더는 히메 선배를」

「선배란 호칭을 붙이지 말라고 말했지? 또 그러면 화낸다?」

조금 힘을 넣어서 말하자 슈우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나는 이 얼굴도 좋아한다. 나를 자신보다 강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이 슈우의 얼굴.
몇 번을 봐도 돋우는 것이 있다.

「큰 소리를 내면, 싫지만 때릴 거야?」

「히메 ㅅ……짱.」

말을 꺼냈을 때 내 얼굴의 미묘한 변화를 간파했는지 슈우는 곧바로 다시 말해주었다.

「만약 이 일이 끝나고 또 나와 헤어진다고 말한다면, 나밖에 남지 않도록 슈우의 주위를 부술 거야.」

「뭐?」

「진심이야. 나는 반드시 할 거야. 무엇보다 슈우가 내가 없는 세상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슈우는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그만둔다.
분명 「다시 생각해봐」라는 말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깊은 마음이 담긴 무언가가 그것을 멈춘 것이다.

「알았지? 이제 결정해. 나뿐이라고.」

슈우의 대답을 듣고 나서, 나는 그의 옷을 난폭하게 벗기고 그대로 강간에 이르렀다.
그에게 사정을 강요하고, 서로 오르가즘을 맛보았다.
지금 그는 내 팔베게 위에서 숨소리를 내고 있다.
규칙적인 그의 움직임과 편안한 잠자는 얼굴과는 정반대로 울어서 부은 눈이 인상적이다.
묶고 있던 손발에 남은 자국도 아파 보인다.

슈우는 내 문답에 「미안해」라고 대답했다.
그것은 거절의 의미가 아니라 동정과 허용이 뒤섞인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는 배를 묶은 것이다.
나와 부부가 될 각오를 그 말에 담아주었다.
나는 거기에 대답하려고 생각한다.

그의 잠자는 얼굴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끝-


역자- 블러디나이트

출저- Typemo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