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XXX년 XX월 XX일 얀챈대학교 소재 연구실. 곱상하게 생겼고 머리가 긴 남자가 컴퓨터로 무언가를 보고 있네요. 한 번 볼까요?


아 대학원생 커뮤니티를 하고 있군요. 대학원생들도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들의 신세 한탄을 하는 커뮤니티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글을 보고 있을까요?


[ 제목: 요즘 지도교수님이 이상하다. 추천: 32 덧글: 5 ] 

{ 실험하고 있는데 전화해서 자기 연구실로 오라고 그런다. 30대 중반인가 그래서 나이 차이도 좀 나서 부담스러운데. 심지어 연구실 갈 때마다 옷 수위가 너무 세고 나 쳐다보면서 침을 자꾸 삼키는데 무섭다. 지금 석사 마무리하는 단계인데 그냥 수료하고 튀어야 하냐?}


- 돌았음? 글만 봐도 이과 같은데 수료하면 인생 그냥 날리는 건데 그냥 최대한 안 꾸미고 하든지 해서 비호감작하고 졸업해라

- 그래서 교수 이쁘냐? 이쁘면 그냥 '감사합니다.'하고 면담이나 받아라 취직하면 어차피 안 볼 사이인데

- 침을 삼켰다고? 너 진짜 찍힌 것 같은데.. 조만간 밥 먹자고 할 것 같은데 알아서 잘 피해봐라. 못 피하면 그냥 박사 가는거고 ㅋㅋㅋ

- 조만간 베스트 게시글에 지도교수님이랑 속도위반해서 결혼합니다 올라오겠네.. 축하한다 힘내고..

- 이 새끼는 공대에서 젊은 여자 교수 컨택 성공했다고 기만할려고 주작글 쓴 것 같은데.. 사실이든 아니든 ㅈ같네.


'이 사람도 나랑 비슷한 일을 겪고 있나 보네.. 혹시 같은 대학인가? 쪽지를 보내거나 덧글로 접촉을 해봐야 하나?'


글을 보며 생각에 잠긴 남자의 이름은 얀수.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수석 입학해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8학기 내내 과탑을 유지해서 졸업도 수석으로 한 아주 유능한 학생입니다.


당연히 좀 더 자신의 전공을 전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대학원 진학을 생각했습니다. 다만 얀챈대학교가 평균 수준은 국내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지만 사회과학 분야에선 2인자에 가까워 OO대학교나 해외 유학을 생각했습니다. 영어도 되고 학업 성적도 좋으니까요. 근데 이게 왠일인가요? 석사 과정을 지원한 대학 중 자대인 얀챈대를 빼고 다 떨어진겁니다. 누가 봐도 합격한 곳을 골라서 가야 할 사람이 말이죠. 


얀수는 크게 절망했습니다. 이 때 그를 위로 해주신 것이 학부 시절 지도 교수인 얀순 교수님이었죠. 자신의 전공에서 떠오르는 학자이자 얀챈대학교가 사회과학계열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큰 맘 먹고 투자해 임용한 교수였습니다. 그녀는 얀수를 위로하면서 전액 장학금과 자신 산하의 연구실에 고용해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재수가 아닌 얀챈대에서 석사를 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요즘 사회과학은 자대에서 석사해도 디메리트가 별로 없어요. 오히려 안정된 곳에서 연구를 해서 좋은 석사 논문을 쓸 수 있어서 박사를 할 때 유리할 겁니다." 


그렇게 교수의 말에 혹해 들어온 대학원에서 두 번째 학기를 보내고 있는 얀수. 요즘 얀수는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지도교수가 자꾸 따로 개인 연구실로 부르지 않나. 불러서 가보니 야릇한 의상만 입고 계시질 않나. 연구소에서 박사 과정생들도 제치고 초고속 승진을 않나. 연구소에 있던 여자 학우들이 단체로 그만두지를 않나. 그리고 첫 학기만 해도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이번 학기 시작하면서 슬금슬금 자기를 피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커뮤니티를 켜고 자신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찾아볼려고 하는 겁니다.


'아 뭐야 접촉해보려고 하니까 탈퇴한 회원이라고 뜨네.. 이러면 나도 글을 써서 물어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네...'


그렇게 얀수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대학원생 생활이 고민입니다. 도와주세요.]는 제목으로 말이죠. 자신이 2학기 동안 겪었고 겪고 있는 일들을 잘 정리해서 쓰고 혹시나 비슷한 사례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연락을 남겨 달라고 쪽지를 못 볼 것을 대비해 메일 주소와 얀톡 아이디까지 남겼습니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컴퓨터를 끄고 핸드폰을 보니 교수님에게 문자 메세지가 와있네요..


[ 얀수 학생 지금 당장 제 개인 연구실로 오세요. 저번에 보내준 통계 자료가 틀렸는데 아직도 수정을 안 했군요. 따끔하게 혼이 나야겠습니다. - 21:45 ]

'응 이상하네? 저번에 보내준 통계 자료는 정리를 잘 했다고 칭찬까지 해주셨던 것 같은데.. 틀렸으면 바로 지적하시는 분인데 왜 이제와서?'

얀수는 뭔가 문자 메세지에서 이상한 괴리감을 느꼈지만 석사 과정생이 뭐겠습니까. 까라면 까야지요. 그래도 글은 다 썼으니 지금 상황을 타개할 여러 정보들이나 경험자들의 조언이 있을 것이라는 '헛된'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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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얀챈. 필요하다 당신들의 사례. 구출 하기 위한. 얀수를. 그래서 연다. 대회. 규정은 같다. 다음과.


1. 유동이 아닌 고닉, 반고닉으로 작품을 올려줄 것.

2.  제목 앞에 [교수와 제자]를 붙이고 태그는 대회로 올릴 것.

3. 어쨌든 교수와 제자의 관계면 상관없다. 제자는 꼭 대학원생이 아니어도 된다. 학부생이어도. 영재교육을 받는 중,고등학생이어도 된다. 그리고 얀붕이가 교수가 되도 상관 없음.

4. 장르나 양식은 제한없다. 순애, 스릴러, 가스라이팅 뭐든 상관없다. 단 결말은 얀붕이가 충실한 얀순의 노예가 됐다는 묘사는 있어야.

5. 2차 창작 상관없다. + 다작해도 됨.


기간: 2023년 10월 31일까지.

결과 발표: 2023년 11월 3일.


1위 : 치킨 한 마리(2만원 상당)

2위 : 부거킹(1만원 상당)

3위, 4위 : 맥도날드 세트

아차상 : 싸이버거 단품


선정기준: 1등상, 아차상 - 주최자가 정함

2위부터 4위까지 - 추천 수


받았다. 허가를. 완장에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