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순 교수 생김새

- 출처 : 블루 아카이브 슌 

때는 202X년 3월 X일.


얀챈대학교에서는 새 학기를 환영한다는 듯이 벚꽃들이 흐드러져 피어져 있었고,

길고 긴 수험생활 끝에 한국 굴지의 대학교에 입학하여 기분이 들떠 있는 신입생들은 화사하게 웃으며 이제 시작될 새로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대학 내의 한 강의실만은 분위기가 침울했는데...


대다수의 교수님들은 첫 시간 OT 강의 때 짧으면 10분, 길면 1시간 안에 수업을 끝내지만,

묘령의 얀순 교수가 하는 강의는 3시간 연강으로, 쉬는 시간 전혀 없이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강의가 모두 끝나고, 학생들 대부분 강의실을 빠져나가 얀순 교수도 뒷정리 후 나가려는 무렵,

강의실 맨 앞에 앉아있던 학생 하나가 쭈뼛쭈뼛 다가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에 설마 질문을 하겠느냐며 반신반의하던 얀순 교수는 결국 먼저 말문을 트게 되었다.

"거기 학생은 혹시 뭐 두고간 게 있나요?"


"아... 넵! 교수님! 저는 이번에 얀챈대학교에 새로 들어온 얀붕 학생이라고 합니다..!"

"아 네, 얀붕 학생. 안녕하세요."

"아, 다름이 아니라... 교수님께 수업 중 여쭤보고 싶은 것이 생겨서요"


!

 설마하던 질문이라니! 얀순은 OT가 끝나고 도망치지 않은 신입생의 패기에 감탄했으며, 곧이어 어떤 질문을 할지 궁금해졌다.

"네네, 말하세요."


얀붕이 꺼낸 질문은, 신입생이라 믿기지 못할 정도로 좀 더 고등적인 질문이었고, 얀순이 이에 대답을 해주었으니,

연신 감사를 전하는 얀붕을 보면서 '독특한 학생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얀순 교수였다.


며칠 후, 2회차 수업이 시작되었으며,

수업이 끝난 후 얀붕은 어김없이 얀순 교수를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도 질문이 있는 건가요?" 얀순 교수가 물었다.

"아, 사실은요..." 얀붕 학생이 잠시 뜸을 들인다음, 질문을 이어나갔다.


"제가 저번주 질문한 이후 교수님 논문을 찾아봤는데, 궁금한 점이 있어서 왔습니다."


!!

신입생이 논문을! 그것도 자신의 논문을 읽어오다니!

순간 얀순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고, 이것이 환청은 아닌지, 아니면 옆 랩의 박얀진 교수가 보낸 첩자는 아닌지 잠시 고민하였지만,

설마 그럴리는 없다 애써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대답을 해주었다.


다만, 얀순 교수는 얀붕에 대한 더욱 큰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자신의 논문을 어디까지 읽어본 것인가?


"그럼 얀붕 학생, 혹시 제가 썼던 ~논문도 읽어봤나요?"

"아 그것도 있었네요.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그럼 ~논문은요"

"네 그것도요."


얀순 교수는 무조건 예스를 외치는 얀붕 학생을 보며 자그마한 의심을 품었다.

'혹시, 자신이 쓰지 않은 논문을 말하면, 이 학생은 그것도 자신이 썼다고 대답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아첨을 떤 것이겠지.' 라며 말이다.



"그럼... ~논문은요?"

얀붕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이내 대답하였다.

"그건 교수님이 쓰지 않으셨잖아요"


!!!!!!!!!!!!

아! 이 학생은 자신의 수업을 집중하는 것을 넘어, 논문도 읽고 왔으며, 거기에 더해 자신이 쓴 논문과 안 쓴 논문도 구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른 교수들과의 술자리에서 간혹 나왔던 '이상적인 대학원생'의 모습이 바로 얀붕이가 아닌가!!



'이 신입생은 반드시 내 랩으로 자진입소시켜야 한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은 후, 당장이라도 (연구실로) 덮치고픈 마음을 추스린 얀순은 얀붕을 크게 칭찬한 후, 강의실을 나가게 해주었다. 이때, 99%의 욕망과 1%의 이성이 서로 다투고 있었지만,

 '그를 키워, 세계적인 학술지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후, 결혼하여 하하호호 웃으면서 지식과 자식을 생산하는 것이 전 세계에 도움이 되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은 얀순은, 그가 대학원생으로 올 수 있도록 조금씩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준비라 함은, 그에게 최면과 세뇌를 통해 자신의 연구실만으로 오도록 하고, 총장(아빠)과 교욱부 장관(삼촌)에게 가서 울고불며 얀붕을 3년 빨리 졸업시키도록 하는, 그러한 사소하고도 앙증맞은 것이었다.

물론, 중간중간에 얀붕을 눈여겨본 얀진 교수를 비롯한 다른 교수들의 추파가 있었지만, 얀붕은 기특하게도 세뇌되어 얀순 교수를 배신할 수 없다며 답해 그 달 동안 얀순은 얀붕만을 생각하며 자기위로를 하는 그러한 사건들이 있기도 하였다.

비록 다음 날 그 교수들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싱크홀이 생겨 전원 실종되는 사태가 벌어져 10대 미스터리로 등록되는 사태가 있긴 했지만 본인이 알 바는 아니었다.


이후, 얀순은 얀붕에게 월 세후 500 보장, 해외학술대회가 있을 때마다 참가 지원(물론 얀순과 동행한다는 조건 하에), 얀붕에게 무조건 논문 주저자 보장 등의 조건을 걸어 얀붕은 대학원생으로 얀순의 랩으로 들어왔으며, 하루종일 그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얀붕은 여전히 얀순에게 있어 선을 명확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가 매사에 공손하고, 명철하여 얀순 교수의 스케쥴을 잘 관리해주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이따금씩 "얀붕아~ 술 마시자~"라며 애교를 부려도

"하하.. 오늘은 몸 상태가 안 좋아서요"라며 거절하였고,

"얀붕이는~ 이상형이 뭐에요~? 설마 나 같은 글래머?"라고 하여도

"저는 귀여운 것을 좋아합니다"라며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선을 긋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에 혹시 얀붕이가 비록 자신과 사귄 적이 없지만 바람을 피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생겨 얀순은 미칠 지경이었고,

자신과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하루에 논문 69개씩 정독 후 발표, 그가 쓴 논문은 모두 거절하는 등,

'학술적인 애교'를 부림으로써 그와 매일 18시간씩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의심증은 더욱 증폭되어갔고, 결국 얀붕의 사생활에도 간섭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얀순 교수는 '부모면담'이라는, 방식을 통해 얀붕 몰래 얀붕 부모와 만났으며, 그들에게 20억을 주고 일년 간 해외여행을 떠나게 하도록 만든 뒤, 그가 모태솔로임을 확인, 며느리(진)임을 인정받았으며, 얀붕 부모는 본인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꼭 손자를 보고싶다는 말을 남기며 집을 떠나게 되었다.


정작 사건의 당사자인 얀붕은 전혀 모르는 눈치였지만 말이다.


여하튼 얀순은 부모면담 때 얀붕의 방을 들렀으며, 이때 몰래카메라와 도청기 같은 귀여운 장치들을 숨겨두었고,

이후 얀붕이 방에 있는 것을 보며 자신과 24시간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밤마다 자기위로를 하게 되었다.


물론, 가끔씩 새벽 야갤을 하던 얀붕이 할카스를 보고 욕을 할 때마다 그것을 지켜보았던 얀순은 구토하고 기절하는 상황들이 간혹 발생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얀순은 도청을 끊지 못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얀붕은 성욕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고, "아 더 이상은 못참겠다. 쳐야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얀순은 "과연 얀붕이의 취향은 무엇일까? 설마 나?"라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그가 직박구리 폴더를 여는 것을 보며

흥분을 참지 못하였다.


!!!!!!!!!!!!!!!!!!!!!!!!

"이! 개! 씨! 발! 놈! 이!"


대체 얀순은 무엇을 보고 욕한 것인가?

그렇다! 사실 얀붕은 상위 1%에 속하는 진성 퍼리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퍼리 망가를 본 것이었고, 이를 감시하던 얀순은 개 빡쳐서 열을 내고 만 것이었다!


얀순은 그가 더 이상 이상성욕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교육'을 시켜야됨을 깨달았으며, 한시가 급한 상황임을 짐작, 곧바로 옆집 얀붕이네 2층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


"FBI! OPEN UP!"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얀순이는 이렇게 외쳤다.

"어어 대체 이게 뭐노" 얀붕은 당황한 듯이 말하였고, 얀순이는 이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야! 2D 여자와 바람을 피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털박이까지 되려고 해!!"

"너는 내가 '교육'을 시켜줘야겠어!"


이에 얀순이는 자신의 옷을 벗어던진 후, 승부 속옷과 아름답고도 잘 가꾼 몸매를 보여주었고,

이걸로 얀붕이를 뇌살시켜 그가 자신을 덮치도록 한다는, 그러한 칸페키한 계획이 있었으나...



세상에 이게 뭐람! 얀붕이는 구토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구웨에에에엑! 닭장이잔나!!"


'닭..장? 아마 얀붕이는 털박이니까 닭을 좋아할테고, 그러니까 내가 이쁘다는 말일거야...응..'이라며 현실도피를 하는 얀순이를 앞에 둔 얀붕이는, 어느새 구토를 끝낸 후, 겁에 질려 역돌격을 실시하고 말았다!


이후 여기저기 숨어다니다가 계속 얀순이 자신을 찾을 뻔하자 그녀가 절대 올 수 없는 군대로 run하기로 결정하였고, 이메일로 '너 같은 닭장과는 더 이상 일 못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을 보낸 후 자진입대를 통해 그녀를 떠나게 되었다.


혼자 남은 그녀는 닭장의 뜻을 찾아본 후, 미친듯이 격노하였으며, 그를 다시 잡아오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였지만,

아쉽게도 현재 국가를 상대로 이길 방법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얀순은 얀붕과 손자를 낳고 난 후 발표할 계획이었던, '초전도체' 를 구현해내었고, 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주지 못하면 초전도체를 중국에 넘길 것이라는 다소 깜찍한 협박을 통해 국가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한편, 해병대로 갔던 얀붕이는 대학원에 있을 때보다 천국임을 느끼며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한 뉴스를 보게되었는데,

초전도체를 개발한 교수의 제안으로 병역의무를 지던 모든 대학원생들이 "대학원병"이라는 새로운 보직으로 편성되어

다시 대학교 랩으로 가야된다는것이 아니겠는가!


6.9초 후, 헌병이 들이닥쳐 얀붕이를 대학교로 연행시켰고, 얀붕이는 울고불며 "안 돼!" "다시 닭장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라고 외쳤지만, 이 나라에 그녀를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날 밤, 얀붕이는 침대에 묶여있었다.

"후후, 얀붕이... 누나 많이 기다렸지?"

"읍읍!"

"그래그래. 이제 누나가 농후한 여인의 맛을 직접 알려줄게"


비록 얀붕이는 눈물콧물을 질질 흘리며 "꺼져!" "내 동정은 너같은 아줌마에게 줄 수 없어!"라는 등의 말을 했지만,

아마 얀붕은 욕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긁음으로써 '진심순애착정역돌격아기낳기교배프레스'를 바란다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69시간 후, 얀붕은 '더는 안 나와' 등의 말을 하다 얀순의 진심을 알아준 것일까. 조용히, 눈에 초점이 없고 공허한 채로 누워있을 뿐이었다.


얀순은 자신의 배에 얀붕이 가득 들어온 것을 느끼며 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애기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