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어, 너에게 권능을 하나 줄게. 인간들에게는 사랑받지 못하겠지만, 그 외의 존재들에게는 사랑받게 될 거야. 그 대신...-


***


숲속에는 찌그러진 스카웃의 잔해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하아, 힘듭니다."


지옥에 있을 때는 배고픔조차 느끼지 않았던 그였지만, 이곳은 현실이었다. 노무현은 스카웃이 총을 빵 쐈을 때 국정원에 있는 자신의 지하실에서 라면과 방독면을 챙기지 못했던 걸 후회했다.


"너."


UMP45가 물었다.


"와그러노?"


"정말로 인간이 맞아? 어떻게 저 녀석들을 해치웠지?"


"나는 적이 공격했을 때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


"방금 그건 어떻게 한 거야?"


"하늘이 도와서, 권능으로 처리했다. 동의하지?"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살짝 맛이 간 노무현이었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했다. 적어도 그와 같이 있어서 그녀가 손해보는 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믿음직스러웠다. 그리고 강했다.

그는 자신에게 더러운 일을 맡기던 인간 남성들과는 달랐다. 그는 일체의 움직임 없이 스카웃을 『중력』으로 찌그러진 깡통을 만들었다.


그 강함에

그 웅장함에

UMP45는 매료되었다. 다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자신이 자신의 앞에 나타난 뚝심있는 노무현의 매력에 사로잡혔음을.


"굉장해! 방금 그건 어떻게 한 거야?"


UMP9이 물었다.


"하늘이 도와서, 권능을 받아서, 중력장을 쫘악 늘려서 가능했다이. 그보다 알려주쇼. 여긴 도대체 어딥니까?"


"내가 말해줄게..."


G11은 자신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노무현에게 해주었다.


"그렇게 된 거였노? 현실이 더 지옥같아졌다카이."


차라리 지옥에 있는 국정원 지하에서 음반을 만들던 때가 더 좋았다고 노무현은 설명을 듣고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우리는 그리폰 지휘부로 귀환하려고 하는데"


"그럼 부엉이 바위 쪽으로 가자."


노무현은 빨리 운지해서 자신이 있던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부엉이 바위? 거긴 어디야?"


"마, 봉하마을 모르노? 난 거기서 태어났다 이기. 그곳에 있는 딱!딱!한 바위가 바로 부엉이 바위다."


"그러지 말고 너도 같이 지휘부로 가는 게 어때? 그 부엉이 바위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아무것도 몰라. 적어도 지휘부에 가서 정보를 얻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예아."


의외로 쉽게 순응한 노무현은 404소대와 함께 지휘부로 향하게 되었다.


***


"정장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지휘관이 물었다.


"응, 자기도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는 모양이더라고."


"설마.. 트립?"


"그럴 리가. 소설을 너무 본 거 아냐?"


마치 판타지와도 같은 일에 장시안 지휘관은 반신반의했다.

갑자기 나타난 정장 차림의 사내가 중력으로 스카웃을 제압했다는 걸 누가 믿을까?


"정말로, 이 보고에 거짓은 없는 거지?"


"인형은 거짓말을 하지 못해, 알고 있잖아?"


"그렇긴 하지만..."


"못 믿는 것도 이해해. 하지만, 우린 그가 하는 일을 두 눈으로 직접 봤어."


"그럼 직접 보면 되겠네. 그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불러도 될까?"


***


숙소로 들어온 노무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404소대원의 눈빛에 이상야릇함을 느꼈다.


UMP9은 눈을 반짝이고 G11과 HK416은 얼굴을 붉혔다. 차이점이 있다면 G11은 중력 차이로 스카웃을 제압한 노무현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HK416은 그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숙소에는 침묵상태만이 감돌았다.


그러나 와들와들 사시나무 떨듯이 까무러치는 노무현이 이 상황을 그대로 두고만 볼 리 만무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한곡 땡겨도 괜찮겠습니까?"


"너 노래도 할 줄 알아?"


UMP9이 물었다.


"예아."


"듣고 싶어! 듣고 싶어! 한 번 들려주면 안 돼?"


"우와..."


"그러던지."


"yeah, swag 제가 말놓고 한마디 하고싶습니다. 한마디 시킬까요?"


능숙하게 인트로를 뽑아내는 노무현의 목소리에 404소대원의 이목이 집중됐다.


"노무현이 주도하는 질서 그 많은 돈을 거드럭거리고 있어 여기저기 함성이 터져나오고 수많은 돈들은 오늘도 퍼져나오고..."


어느 새인가 그녀들은 노무현의 가창력에 매료되어 두 손을 모으고 그의 노래를 감상하였다. 

그렇게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UMP45가 돌아왔다.


"지휘관이 찾아.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


"한창 잘 부르고 있는데 괘씸하거든요? 직접 찾아오라고 하십쇼."


살짝 맛이 간 노무현이었지만, UMP45의 눈에는 그 모습이 무례하게 비춰지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헛소리 하지 말라고 일축하고 잡아끌었겠지만, 상대는 중력 차이로 스카웃을 한 대 떼리멕인 노무현이다. 아마도 저 말은 자신의 힘에 기반한 자신감이겠지.

그리고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그리고 아쉬웠다. 무현의 노래를 듣지 못해서, 잠깐이지만 그와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에 그 마음이 UMP45의 가슴을 조여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무현은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넘긴 권능이 두루두루 미치기 시작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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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짜장 하나 배달 괜찮겠습니까?

빌드업이 느려서 미안하다. 제대로 된 글을 내놓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