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yandere/8966329?category=%EC%86%8C%EC%84%A4&target=all&keyword=%EB%85%B8%EB%AC%B4%ED%98%84%EC%A0%84%EC%84%A0&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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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문이 열리고 UMP45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같이 올 때는 '노무현'이라는 사내와 함께 올 줄 알았으나 장시안은 혼자 돌아온 그녀에게 물었다.


"왜 혼자 왔어? 그 사내를 데려오라고 했을 텐데?"


"볼 일이 있으면 직접 찾아오래. 내가 전할 말은 거기까지야."


"거절한다면?"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중력을 맛보지 않을까? 그럼 난 이만 실례할게. 급한 용무가 있어서."


그렇게 말하며 UMP45는 문을 닫고 나갔다.


'직접 찾아오라...'


건방지기 짝이 없는 사내였지만, 적어도 얼굴을 마주할 필요는 있었다. 수고롭지만, 중력을 다루는 초능력자라니 흥미롭지 않은가?


'노무현이라고 했지?'


장시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기~ 분좋다 야 기분 딱딱좋다 야 기분 딱딱좋다 야 기분 딱딱좋다 기~ 분좋다"


404소대의 소대원들은 어느 새 노무현에게 매료되어 있었다.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채 그녀들의 눈은 초점을 잃은 채 그에게 빠져들었다.


가슴이 뛴다.

뛸리 없는 가슴이, 인공 심장이, 주체할 수 없는 연심이 그녀들 내부를 사로잡는다.


이미 UMP9에게 노무현은 가족과도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그녀는 취했다. 성능 좋은 노무현에 취해 박수를 치면서 그의 노래를 그저 감상하고 있었다.


G11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놓고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녀는 노무현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다.

또 다른 중력에 끌리는 치도 모른 채 그녀의 눈은 어느 새 노무현만을 바라보았다.


HK416은 생각했다.

저 남자를 소유하고 싶다고, 이제껏 남자에게 그런 마음을 품은 적 없던 그녀였지만, 지금만큼은 달랐다.

노무현이 달리 보였다. 사랑스러웠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는다.


'노무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그녀들의 연심은 깊어진다.


***


"저기~ 저기~ 들었어? 새로운 사람이 왔대."


404소대 숙소를 지나던 P7은 우연히 성능 좋은 노무현의 까무러치는 노래인 금요일 밤을 듣게 되었다.


흥미가 동한 그녀는 숙소 문을 열고 노래를 엿듣게 되었고 F15기를 탑승해서 팍 올라갔다 팍 내려갔다가 가창력의, 가창력의 차이가 나서 정신을 잃어버릴 만큼 빠져들었기에 혼자 듣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P7은 살짝 맛이 가버린 채로 이야기를 나누던 스탠 MK2와 스콜피온 사이에 파고들었다.


"어떤 사람인데?"


"그게..."


P7은 404숙소 안에서 노래를 부르던 까무러치는 MC, 무현에 대해 설명했다.


"정말? 우리 지휘부에 그런 가수가 있다고?"


"그렇다니까! 굉장한 노래였어."


"저도 보고 싶어요! 그는 어디에 있죠?"


"무슨 일 있어?"


M16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던 인형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흥미가 동하기도 했고 지휘부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 정체불명의 가수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었다.


"가수?"


"엄~ 청난 가수였어. 그런 창법은 처음 들어봐."


"흐음..."


하지만, 404소대의 숙소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들어가는 데 껄끄럽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지휘부 내의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인형들은 404소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기저기, 우리도 노래 들어도 돼?"


"웅~ 듣게 해줘! 매우 듣고 싶어!"


"예아, 안될꺼 뭐있노?"


"진짜?"


"너..."


HK416은 M16을 보자마자 눈에 쌍심지를 켜며 째려보았다.


"너무 그렇게 보지 말아줄래? 나는 단지 저 사람의 노래를 들으러 온 것 뿐이니까."


"하아, 지옥에만 팬이 있는 줄 알았건만 여기에도 있었노? 애청자는 누구든 환영이다이."


"그렇다는데 어쩔 셈이야?"


M16이 이죽거렸다.


"그럼 더욱 안 되겠는데?"


"뭐?"


"노무현은 나의... 아니, 우리 소대의 소중한 가수니까."


"노무현은 우리 가족이야. 그러니까, 나가줄래?"


"나가줘... 안 그러면 무력을 행사할 거야."


노래에 이끌려 들어온 다른 인형들과 달리 404소대의 인형들은 다른 인형들이 들어오는 걸 격렬히 반대했다.

그녀들은 경쟁자가 늘어나는 걸 원치 않았다. 노무현은 그녀들의 남자로만 남아야 한다. 그 이상 경쟁자가 나오는 건 사양이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그녀들은 다른 인형들이 그 판에 끼어들길 원치 않았다.

하지만.


"저기, 그러지 마십쇼."


노무현의 그 말이 주위를 환기시켰다.

살아 생전 정치싸움으로도 이골이 났던 그다. 끝은 자살이었고 지옥에서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지냈던 모습을 보며 노무현은 그녀들의 다툼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알았다.


그러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판!"


단지 한 음절

그 한 음절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깨잔 말입니까? 그리폰 인형들 지금까지 뭐했노 이기, 나도 군대갔다 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받았는데 거 위의 사람은 뭐했어? 인형들 화합조차 제대로 안 돼는 당나라 군대를 만들어 놓고 뺑뻉이 돌리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러니"


그렇다.

모든 원흉은 지휘관에게 있다.

그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단지 인형들간의 화합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지휘관의 탓이다.

지휘관에 대한 반감이 인형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숙소에 있던 인형들은 노무현을 달리 보게 되었다. 

모두의 이목이 노무현의 입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노무현이 말한 한 마디는


"모두 들어오쇼."


인형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 반면 404소대의 인형들은 절망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노무현의 살짝 맛이 간 열창에 모두는 하나되어 헹가레를 외쳤다.


***


아이디 하나 팠습니다.

전개는 아주 빠르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