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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네? 갑자기 퇴원이라뇨..?"


"어라, 못 들으신 건가요? 어제 의사 선생님께서 회진 오시더니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아…"


수연씨가 많이 당황한 눈치다. 말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건가?


"뭐, 어쨌든.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수연씨."


내 앞에 서 있는 수연씨가 고개를 떨군다.

지금 내가 혼자 있는, 1인실에도 적막함이 찾아온다.

무슨 일이지, 하고 말을 걸어보려던 찰나


"정말 잘됐네요! 언제쯤 완치하실까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다."


내 걱정이 무색하게 환한 얼굴로 다시 말을 건넨다.


"그러게요. 사실 입원 당일날에는 정신이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했다는데..

수연씨 덕을 정말 많이 봤네요."


'그런데 왜 떠나려는 거에요?'


"음? 뭐라고요?"


"아, 아니에요. 제가 뭘...그냥 옆에서 말 걸어주고, 그런 것밖에 한 게 없는데…"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지만, 의사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내가 의식이 없었을 때 수연씨가 계속 옆에 있어줬다고 한다.

의식을 처음으로 차렸을 때도 옆에 수연씨가 있었다.

재활운동을 할 때도 옆에 있어준 건 수연씨였다.

점점 소식이 뜸해지던 여자친구가 돌연 이별 통보를 해왔을 때도 옆에서 날 위로해준 사람은

수연씨였다.


"그럼 내일 떠나시는 거에요?"


"아뇨. 잠시 후에 갈 예정이에요. 한 30분 후에 링거부터 빼고."


'30분? 30분은 너무 짧아...적어도 한시간정도는 해야 기정사실화가..'


자꾸 무슨 말을 중얼거리는 거 같은데…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정말...고마웠어요."


"자, 잠깐!"


음?


"드,드릴 선물이 있어요."


"선물...이요?"


"네. 잠깐만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계시면, 금방 가져올게요."


선물이라니, 받지 않으면 실례겠지…라는 생각으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기다린다.


"먼저 수액량 조절좀...할게요…"

라며 수연씨가 링거를 만지작거리는게 느껴진다.


그렇게 수연씨가 나가고, 선물을 기다리려는데…

안돼. 잠이 쏟아진다.

갑자기? 선물은 보고 가고 싶은데...라고 말하는 내 생각과는 상관 없이,

눈꺼풀이 감긴다…



*



"꼭 연락주세요!"

벌써 퇴원을 하시다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처음 병원에 실려오셨을 때 그 곤히 잠든것 같은 얼굴에 반한게 엊그제같은데…

그나저나 퇴원하기 직전에 제게 말씀해주시다니, 정말.

30분 전에라도 말씀해 주셨으니 망정이지, 선물♡을 못 만들 뻔했다고요?

그때라도 부랴부랴 수액에 손을 써서 다행이네요, 후훗.

30분 안에 기정사실화를 만드느라 허리가 약간 아프긴 하다만…

아, 쾌락 없는 책임 미안해요, 얀붕씨.

그래도 1년 후에 선물과 함께 찾아갈테니,

그땐 쾌락을 마음껏 누리게 해드릴게요

사랑해요 얀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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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 줍다가 갑자기 급발진했네

뭔가 엉성하긴 한데 재밌게 봐줘

다른 간호사들도 있으니까 그것들도 써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