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남자인 '374'(*게임 닉네임)는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유저였는데, 한 여자아이가 게임상에서 편집증 수준으로 374에게 들러붙고 있었다. S현에 사는 중학생으로, 게임상의 닉네임은 Kanon(*옛날 미연시)의 히로인 '츠키미야 아유'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에 통칭 S현 "츠키미야(가명)".


츠키미야는 374를 "오빠"라 부르며(*연인을 오빠라고 부르는건 한국에서만의 일임), "여동생이라고 불러달라."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374가 "짜증나니까 그만두라."라고 진저리를 쳐도 "오빠랑 나 사이잖아."라며 일방적인 태도를 고수하였다.


그러다가 2002년 8월 5일에 츠키미야가 374에게 11일에 열리는 코믹 마켓(*서코의 원조)에 같이 가자고 조르고, 374가 거부하자 츠키미야는 "오빠 주소 ○○○지? 일요일에 갈게."라고 선언. 주소가 발각된 374는 당황해서 같은 라그나로크 온라인 유저이자 오프라인으로도 아는 사이였던 여자친구 "아코(가명)"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침 그 11일은 374가 아코와 함께 오프라인 모임에 갈 예정인 날이기도 했기 때문.


하지만 아코의 상식적인 설득에도 츠키미야는 "나랑 오빠는 전생에서부터 계속 함께하기로 결심한 사이야.", "오래 전부터 우리 남매는 마녀에 의해 갈려질 운명.", "마녀에게 죽기 전에 한번 더 만나기로 약속했어.", "그러니까 오빠를 만나러 가는 게 당연하잖아." 등 의미불명의 대사만 연발하고, 아코를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마녀의 부하."라 욕한다.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는 374와 아코에게 츠키미야가 뒤에서 이런 대사를 날렸다.


"오빠 어디가? 아코는 마녀야! 그런 년이랑 같이 가지 마 오빠!"


그리고 문제의 2002년 8월 10일 밤, 374는 츠키미야에게서 "오빠 빨리 만나고 싶으니까 0시에 갈게요."라는 메일을 받고, 신변의 위험을 느낀 374는 미리 경찰에 연락한 뒤 자신도 집밖에서 감시하며 대기. 드디어 심야에 츠키미야로 추정되는 여자아이가 374의 집앞에 나타나 오빠를 외치며 경찰봉 비슷하게 생긴 둔기로 문을 두들겨 파괴한다(*일본은 우리처럼 집문이 항상 강철인건 아님). 374는 뒤에서 달려들어 츠키미야의 둔기를 빼앗으려다가 츠키미야에게 괴한으로 오인받아(374의 오프라인 얼굴을 모르니까) 허벅지에 일격을 맞았지만, "내 집앞에서 무슨 짓이야!"라는 374의 외침을 들은 츠키미야가 그제서야 "오빠?"라며 폭력을 멈춘 덕분에 경찰과 협업으로 츠키미야를 제압하는 데 성공.


그러나 경찰서에 간 츠키미야는 달라짐 없이 "여동생이 오는데 오빠가 설마 밖에서 기다릴 줄은", "혹시 오빠가 마녀에게 붙잡혀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어떻게든 구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오빠에겐 제가 필요해요.", "마녀가 오빠를 죽일 지도 몰라요.", "둘이서 구세주를 찾아 도망가기로 약속했어요." 등의 대답만 연발하며 경찰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고, 신분증명이 될만한 것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 어디 연락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 여기서 374가 나서서 "실은 네가 살던 곳이 마녀의 저주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서..."로 츠키미야와 대화를 시도하고, 어찌어찌 해서 연락처를 알아내는 데 성공. 다음날인 11일 새벽에 츠키미야의 부모님이 경찰서에 도착. 파괴된 문값을 변상받고 츠키미야를 부모님께 인도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츠키미야는 "마녀의 저주가 걸린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이대로는 오빠가 마녀에게 붙잡혀버려." 등의 말을 남긴다.


겨우 일단락지었다며 안도하고 있던 374는 그로부터 불과 10시간이 지난 11일 정오에, "딸이 집을 나가버렸어요."라는 츠키미야네 부모님의 전화를 받는다. 당황한 374는 즉시 집을 나가서 근처 도너츠 가게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예정대로 오프라인 모임에 가기 위해 가게를 나서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츠키미야는 이 시점에 374를 발견해서 미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374의 집에 갔다가 낮이라 문을 부수지는 못하고 집앞에서 계속 오빠만 불렀더니 시끄러워한 건물 주인이 374는 지금 없다며 쫓아냈는데, 나오다가 우연히 374를 발견했다는 듯.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에서 아코와 함께 잔뜩 술을 마시고 술집에서 나온 374는 아코와 잡담을 나누며 길을 가다가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어느 순간 아코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길래 돌아보니 둔기를 든 츠키미야가 있었다. "오빠 괜찮아?", "오빠 그년 마녀지? 마녀 이름으로 불렀잖아?"라고 말하는 츠키미야를 무시하고 374가 왼손으로 아코를 안아 일으키며 "괜찮아?" 하고 묻자 츠키미야는 "지금 그년 죽일게."라며 아코를 감싼 374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374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가방으로 둔기를 막자 츠키미야가 외쳤다.



お兄ちゃんどいて! そいつ殺せない!

"오빠 비켜! 그 년을 죽일 수가 없어!"


374는 그 외침을 듣는 순간 오싹한 나머지 몸이 굳어버렸지만, 그순간 전율을 느끼며 벌떡 일어난 아코가 츠키미야에게 래리어트(* 상대에게 달려들며 목을 가격하는 격투기 기술. 당시 일본에서 유명했다.)를 시전했고, 아코의 오른팔에 목을 직격당해 쓰러진 츠키미야를 아코가 제압하고 있는 사이 374가 경찰에 연락하여 겨우 츠키미야를 경찰에 인도하는데 츠키미야는 마지막까지도 "마녀가 날 죽일 거야! 살려줘 오빠!"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후 츠키미야의 플레이어 캐릭터로 추정되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캐릭터는 자취를 감추었으며, 374 역시 '츠키미야는 요즘 카운셀링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기에 그 뒤의 이야기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


일본 커뮤니티에서 MMORPG 유저 라그나로크 온라인 유저가 지인의 이야기라면 올린 주작글임


지금보면 너무 평범한 얀데레 소설이지만 2002년 글이라는점에 주목. 다만 얀진이가 얀순이를 침착하게 때려눕히고, 정신병원에 보낸다는 엔딩은 지금이랑 다르다



결론: 정실은 아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