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뭣을 기억하라 했었죠?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쉽다

얀붕이는 아이들한테 약해 얀시랑 얀이 보면 알겠지만

얀붕이가 한국에 와서 얀챈초등학교에 전학했어 당연히 얀붕이의 기억대로지

얀붕이는 선생님에게 낯설어서 부끄러운척하고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낯설다는듯

인사하며 속으로는 얘들도 이렇게 어릴때가 있었지 그러고 있는데 교실 한 구석에 있는 애가 눈에

띄는거야 그 아이의 이름은 얀순이야 초등학교 이후로 소식이 끊긴 아이지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학창시절 친구도 없는 아이였어 초딩답지 않게 조용한 애라서 더 겉돌았었지 얀붕이는 그게 참

안타까웠어 얀붕이는 그 아이를 보며 결심을 해

두번이나 세번이나 거기서 거기겠지 뭐 그런다고 설마 내 팔자가 X팔자가 되겠냐고

물론 설마가 사람잡지만 이게 플래그가 될지는 얀붕이도 몰랐을거야 왜냐하면 얀붕이는 얀시랑 얀을

그냥 애기들로 보는데다가 원래 연애쪽으로는 눈치가 제로나 다름없거든 걔들은 이제 내 품에서

벗어나도 된다고 알아서 잘 지낼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지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얀붕이는 얀순이의 옆자리에 앉았어 캬 위치 좋고

다들 알겠지만 교실에 빈자리 있는거 흔해 그래서 얀순이는 그냥 빈자리에 앉았겠거니 하고 얀붕이에게서

신경을 꺼 외국에서 온 애라니까 더 어색했거든 물론 곧 얀붕이는 얀순이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겠지만

얀붕이가 미국서 살다왔다니까 애들은 촌애들이 서울애 대하는 느낌으로 미국은 햄버거가 한국꺼

두배는 되냐 미국 카우보이 멋있냐 총 쏴봤냐 디즈니랜드 가봤냐 메이저리그는?

뭐 이런 질문을 하는거지 얀붕이는 애들답다는 생각에 마음속으로만 피식 웃어주고서 사회생활 경험자답게 

애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친절하게 답을 해줘 미국서온 전학생있다는 얘기를 듣고 온 다른반 학생들에게까지

영업미소를 띄우며 고객 대한다는 마인드로 좋은 인상을 심어준거지 그렇게 얀붕이는 삽시간에 인싸가 되었어

물론 옆자리 얀순이는 죽을 지경이었지 애들이 몰리면 좀 널찍한 곳으로 가서 떠들지 아니 쟤들은 다른반인데

왜 우리반까지 와서 저러지? 쟤는 질리지도 않나 무슨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저렇게 관심받으면 좋나

이런 생각을 하는거지 얀순이가 입밖으로 내질 않아서 그렇지 원래 엄청난 촉새거든

얀붕이는 아이들과 대화하면서도 얀순이에게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중이었어 애들한테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

얀순이와 친한 친구가 될 방법을 말이야 한국에서는 계속 살게 될거니까 인맥 관리를 잘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거지 자기 미래는 이미 바뀐지 오래라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낮에는 학교생활, 방과 후에는 공부하고 운동하고 밤에는 얀시와 얀과 인터넷으로 얘기하며 지냈어

어느정도 얀순이 공략계획을 짠 얀붕이는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했지 지무덤 지가 파는줄도 모르고

얀순이와 교과서를 같이 보는 것부터 말걸기, 급식시간에 되도록 옆에 앉기 갖은 노력을 다해가며

얀순이와 친구가 되었어 겉모습도 중요하다며 우중충하게 다니던 얀순이에게 이거 어때?라며

스타일 관리도 해주고 머리는 포니테일이 잘어울릴 것 같다며 숙련자의 솜씨로 묶어주기도 하고

뭐 이건 거의 세바스찬 수준이었지 다행히 얀붕이가 밑작업을 충분히 해둔 덕분에 애들은 얀붕이가

그러는걸 고깝게 보진 않았어 쟤는 사서 고생을 하네 와 얀붕이 너무 착하다 이러는거지

그렇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때 얀순이는 친구도 하나둘 생기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하는거지

그래도 얀순이에게는 얀붕이가 최고지만. 옛날 그 음침했던 자기를 이렇게 바꿔준 얀붕이가 너무

좋은거지 얀붕이 옆자리가 너무 좋고 이젠 그때 내 옆자리가 비었던건 정말 행운이었어 아 좋아라

그렇게 한해가 지나고 두해가 지나면서 얀순이는 숨겨졌던 포텐이 터지고 정말 밝은 아이가 되었어

물론 그 옆에는 항상 얀붕이가 함께했고 신기하게 매년 같은 반이지 뭐야 이것도 과거와 바뀐점이 되었어

그렇게 얀순이는 남몰래 얀붕이를 향한 연심을 키웠고 얀붕이는 언제나 그렇듯 30대의 시선으로 얀순이를

보았지 아주 따듯하고 다정한 눈빛, 아빠가 딸내미를 보는 그 눈빛 말이야

얀순이는 어려서 그게 나쁘지 않았어 아주 좋았지 그 눈빛이 자신의 연애에 하등 도움될게 없다는걸

알았으면 아마 얀순이는 슬퍼했겠지 뭐 그렇게 언제나 얀순이의 곁에 얀붕이가 있었어 항상 얀순이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줬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줬지 그 둘은 학원도 같이 다니고 서로 집에 놀러도 가고 여행도

가고 운동도 같이하고 소풍갈땐 항상 같이 앉았어 그렇게 항상 얀붕이와 행복하게 지낼줄 알았던 얀순이의      믿음은 6학년 여름방학때 처음으로 깨졌지 얀붕이가 미국에 간다는거야

이게 우연인지 필연이었는지 얀순이는 얀시와 얀의 존재에 대해 잘 몰랐어 워낙 얀붕이가 잘 들어주고

자기 얘기는 필요한만큼만 해서 미국에 소꿉친구들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런 예쁜 애들일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얀붕이가 좋아서 지금까지 얀붕이에게 접근하는 다른 여자애들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던

얀순이지만 그런 강적이 있을줄은 몰랐을거야 게다가 자기보다 오래된 인연이라니 억장이 무너지는줄

알았어 그래도 얀붕이와 함께있던건 자신이라며 위로했지만 얀붕이가 여름방학 내내 미국에 있는다는

말에 울음이 나왔어 얀붕이는 다시 돌아온다고 개학 전에도 볼 수 있다고 위로했지 이런거에 울다니 

아직 애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꼭 껴안아주면서 말이야 얀순이는 얀붕이의 포옹에 저도 모르게 헤헤 웃음이 나왔어 그리고 얀붕이는 못봤겠지만 그때 얀순이의 눈동자는 하트모양이었지 아 소름돋아

그때 처음으로 얀순이에게 위기감이란게 생겼지 얀붕이는 내 소중한 사람인데 다른년이 우리사이에 

끼는건 싫은데 나에게는 얀붕이가 가장 우선인데 얀붕이는 그렇지 않은걸까 그런생각이 생기기 시작했지

그걸 모르는 얀붕이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둘을 볼 생각에 웃음을 짓고 있었고 배웅하러 온 얀순이는 저 웃음은 날 향한 웃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달려들어 얀붕이를 꼭 껴안고 입을 맞췄어 불행히도 키 차이가 나서

얀순이의 키스는 볼뽀뽀가 되버리고 신의 한수가 될수 있었던 키스는 평범한 애정표현으로 전락해버리지

얀붕이가 출국하고 얀순이가 우위를 점하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어 이제 삼파전?이 시작된거지




2편 끝이에요 아니 길게 쓸 생각이 없었는데 망조네 이거 분량조절 망했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