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붕아, 축구 그냥 보면 재미 없을 것 같은데 우리 게임 하나 하자"


"아니 그냥 재미있을 것 같은데 굳이..."


뮌순이가 조용히 웃으며 집어든 스턴건을 보고 꾸붕이는 입을 닫는다


"골 들어갈 때마다 먹은 쪽이 옷 하나씩 벗기 어때?"


"아니 그게 난 별로 벗기고 싶지... 선택권은 없는거지?"


"눈치가 빠르네 이래서 좋다니까 자기는ㅎㅎ"


꾸붕이는 벗고 싶지도 벗기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거절했을때 어찌될지 잘 알고 있었을 뿐더러 사실 골이 들어가봤자 얼마나 들어갈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축구를 보고 있는 뮌순이의 집은 에어컨을 세게 틀어 무더운 여름날임에도 꾸붕이는 옷을 조금 껴 입은 상태였다


딱히 몇 개쯤 벗는다고 무슨 일이 날까 싶어서 크게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몇십분 뒤



레반도프스키의 6번째 골이 작렬한다


이미 알몸이 되어 경기를 관람하고 있던 꾸붕이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뮌순아... 더는 못 벗어, 방금 팬티까지 다 벗었잖아"


"어머 그렇네ㅎㅎ 그럼 벗기는 건 그만하고 이제 하나씩 입혀보도록 할까?"


그 말을 들은 꾸붕이는 다행이라는 듯 웃음을 짓지만 뮌순이가 꺼낸 것을 보고 다시 죽상을 짓는다


"자, 이거 직접 차"


어디서 났는지 모를 수갑이다, 꾸붕이는 조용히 수갑을 찬다


"제발, 제발 더 먹지만 마라 좀"


3분뒤 쿠티뉴의 득점


"이번엔, 밧줄!"


꾸붕이의 다리가 묶인다


'에이 씨 저 쿠발놈의 새끼, 저딴 새끼를 2000억 주고 사자 한 새끼 감옥 보내야해'


"꾸붕아 그건 그렇고 너 몸 꽤 좋다, 이렇게 묶어 놓으니까... 솔직히 개꼴려"


"뮌순아 그만, 요구조건 다 했잖아. 그리고 이거 경기 끝날 때까지만 하는 거 맞지?"


"응 맞아, 그치만 이제 더 입힐 것도 없고 마지막 벌칙만 남았으니 경기 끝날때까지만 버티면 돼"


그렇지만 꾸붕이의 희망이 무색하게도 89분, 쿠티뉴는 친정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골을 넣었다


바로 뮌순이는 일어나 TV 소리를 줄이고 불을 꺼버린다 꾸붕이는 모든 걸 체념한 표정으로 뒤로 눕는다


새벽을 넘어 아침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대에 뮌순이의 집에선 TV속과 TV밖에서 동시에 강간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천적을 만난 동물들인 것 마냥 격렬하게 이루어지며 서로의 우위를 각인시켜주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