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지휘관. 지금 바빠?"


"이런 시간에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내가 찾아오는게 뭐 어때서. 내가 오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어?"


"아, 됐고. 지금 바빠? 바쁘다고...?"


"바쁘기는...! 작전 데이터 정리는 AK-12랑 카리나에게  떠넘겼잖아. 할거 없는거 다 알아 어차피 또 휴대폰으로 야한 만화나 보려고 했지?"


"당신은 나보다 야한 만화를 보는게 더 중요한거야? 흥... 변태 지휘관."


"정곡 찔렸다는 표정 짓지 마.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얼굴만 봐도 대충 아니까. 몆년을 같이 일했는데."


"자. 저기에 앉아. 나랑 얘기좀 해."


"크흠... 흠... 그... 오늘 AR 애들이랑 뭐했어?"


"그걸 왜 묻냐고?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지 말고 똑바로 대답해. 오늘 하루종일 그녀석들이랑 있었잖아."


"별일 없었다라... 거짓말 하지 마. 다 알고 왔어. 바른대로 말해."


"감시 같은거 안 했어! 나 오늘 하루 종일 임무 수행하느라 돌아다닌거 알잖아. 자기가 보냈으면서 기억 못하는 거야?"


"댄들라이 그녀석이 다 떠벌리고 다녔어. 지휘관 옷 입고 냄새 맡으면서... 그... 그, ㅊ, 츄우... 했다고..."


"그거 진짜야? 바른대로 말해. 똑바로 불라고."


"옷을 빼앗긴건 맞고... 이마에다 한거라고? 그러니까, 당신이 그녀석 한테 한게 아니라 당한거지?"


"후우... 그런거라면 됐어. 내가 없는 사이에 그런걸 했다는건 열받지만."


"내가 열받는게 이상해...? ㄸ, 딱히 질투하는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처음부터 수상한 녀석이 지휘관한테 들러붙는게 마음에 안드는거야. 계속 당신이랑 친한척 하잖아. 그녀석 진짜 믿어도 되는거야?"


"읏... 미안하게 됐네요! 이런거까지 신경쓰는게 오지랖 넓다 이거지....? 흥. 앞으로 당신이 다쳐도 신경 안 써줄거니까 그렇게 알아."


"뭐야. 왜 그런 상처받은 표정을... 진심으로 한 말 아니니까 진담으로 받아들이지 마. 지휘관을 정말 싫어했다면 이렇게 밤에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난 김에 물어보는건데, 왜 나를 부관 자리에서 내쫒았어?"


"내가 전장에서 활약하기를 바래서 그랬다고? 그런 이유라면 이해는 하지만, 나는 둘 다 할 수 있는데."


"딱히 내가 하고 싶다는게 아니라 요즘 당신 꼴을 봐. 내가 부관 봐줄 때보다 일이 늘어서 피곤에 절어있잖아. 날이 갈 수록 혈색이 안 좋아지는게 보인다고. 피곤할 때 눈 자주 깜빡이면서 눈을 굴리는 버릇 있잖아."


"내가 그걸 왜 알고 있냐고...? 그건 항상 보고 있ㅇ... 지금 그런건 아무래도 좋잖아!"


"그러니까 그... 지휘관이 원하면 다시 부관 해줄 수도 있는데. 그 외에도... 있잖아. 지휘관이 바라는거. 힘들때 같이 있어 준다거나... 그런거..."


"그리고 귀찮은 녀석들이 들러 붙는거 내가 정리 해줄 수도 있고. 지휘관이 손해 보는거 없잖아."


"보고 있으면 짜증난나고. 친한 척 하면서 은근슬쩍 유혹하는거.... 특히 DSR-50 그녀석은 너무 노골적이잖아. 당신은 그런거 아무렇지도 않아?"


"그게 오히려 더 좋다니.... 나를 두고 그런 말을 하는거야?"


"다른 여자랑 놀아나는게 좋아? 하, 예예 참 좋으시겠네요. 변방 지휘관에서 승승장구한 지금은 인기인이 되셔서. 신임 지휘관 이후로 함께한 나같은건 이제 눈에도 안 들어온다는거네. 언제부터 그렇게 기준이 높아졌어?"


"주변에 변변찮은 녀석들 밖에 없어서 나한테 기댔던 주제에, 이렇게 헌신짝 같은 취급을 하는 법이 어디있어?"


"나를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는건 거짓말이야. 그럼 스프링필드 언니랑 자주 커피 마시고, RFB랑 게임하고, UMP9 그녀석이랑 쇼핑한건 뭔데?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도 없어. 나랑은 그런거 한 적 없으면서."


"됐어. 긴말 안할래. 내일부터 내가 부관 할거야. 어차피 지금 부관 맏을만한 녀석 없지?"


"이제부터 다른 녀석이 당신 곁에 있는건 절대 용납 안할거니까 그렇게 알아. 나도 이제 내 마음대로 할거야. 당신의 시간, 내가 빼앗아 주겠어."


"흥. 두고봐. 다시 돌아봐 달라고 하게 만들어 줄테니까."


"안녕히 주무시고 내일 아침에 보자구요. 지조없는 변태 지휘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