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히, 계셔주세요?」






콘파쿠 요우무의 사랑






 백옥루라 불리는 저택, 명계에 세워진 유령들의 집에는 산 자가 한 명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조금 전에 이 환상향으로 헤매어 들어온, 흔히 외래인이라 하는 분이었죠. 그는 환상들이하자마자 이 백옥루에 사는 반인반령 소녀, 콘파쿠 요우무와 만났습니다.




 




「아, 요우무. 잠깐 맛 좀 봐주지 않을래?」




「아, 네. ……맛있어요!」




「다행이다. 유유코도 기뻐해주면 좋겠는데」




「그러게요. 분명 기뻐해주실 거에요」




 




 그리고 그녀의 안내로 백옥루의 주인인 망령소녀, 사이교우지 유유코와 만났던 겁니다. 바깥 세계에서 요리사였던 그는 그녀의 마음에 들어, 그 후부터 백옥루에서 지내는 요리사로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머, 이제 완성된 거야?」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 네가 너무 서두를 뿐이야」




「어쩔 수 없잖아. 당신의 요리는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걸. 물론, 당신은 다르지만」




「뭐어 내가 만든 거니까」




「참,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잖아?」




「하하하, 물론이지」




 




 처음엔 새로운 생활에 익숙하지 않던 그였습니다만, 서서히 익숙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여유가 생긴 그에게 이끌리는 소녀가 한 명 있었습니다. 이 저택의 주인인 사이교우지 유유코입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안 그 또한,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두 사람의 연인이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겠죠.




 




「후후후, 여전하시네요. 두 분 다」




「아, 미안해. 따돌리고 말았네」




「어머, 미안해. 요우무」




「아뇨, 신경 쓰지 마시길…………」




 




 하지만 여기에 또 한 사람. 그에게 마음을 품은 소녀가 있었습니다. 콘파쿠 요우무. 그녀 또한 그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와 먼저 만난 건 그녀인데다가 그녀가 유유코보다 훨씬 오래 그와 함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녀는 행동으로 옮길 용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주인의 사랑을 보고 있는 것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웃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마음 깊은 곳에 넣어두고서. 그녀는 자신에게 이리 말했습니다. 두 분의 사랑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정말이지, 잘 먹는다니까」




「당신이 해준 밥은 맛있는 걸」




「그렇게 말해주니 나쁘진 않네. 입에 밥알 붙이고서 말하진 말고」




「어머, 미안해라」




「이런이런」




「…………」




 




 요우무는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아픔을 숨기고서 웃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이리 말했습니다. 그의 곁에 있을 수 있기만 해도 좋다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려온 것은.




 




「……응」




「역시……」




「그 분과, 유유코님의 목소리?」




 




 일 때문에 유유코의 방을 방문했을 때, 그녀의 방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두 사람은 연인이니까요. 지금까지 중에도 그런 일은 있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었을 텐데, 어째서일까요. 그 때의 그녀는 귀를 기울이고 만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것의 분기점이었습니다.




 




「그러면……」




「응, 요우무는……」




「……밖으로……」




「!?」




 




 단편적으로 들려온 두 사람의 목소리. 완전하게 듣지는 못했지만, 요우무는 그것이 자신을 내쫓기 위한 대화라고 들어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네」




「응……」




「……」




 




 거기가 그녀의 한계였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물을 용기도 가지지 못하고 그녀는 그 자리를 몰래 떠났습니다. 여기서 떠나지 않았다면, 아니면 방으로 들어갔었다면, 이 후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응?」




「왜 그래?」




「아니, 밖에 누가 있던 거 같은데……」




「착각한 거 아닐까?」




「……그러게. 이야기를 끊어서 미안해. 그러면 요우무를 내 호위로 붙이겠다는 거지?」




「응. 요우무에겐 내가 이야기를 해둘게」




「그런데……, 괜찮겠어? 솔직히 인간 마을에서 잠시 동안 작은 요리점을 응원하러 가는 정도로 호위라니」




「괜찮아. 그렇게 하면 요우무도 쌓여있는 걸 풀 수 있을 테니까」




「……유유코. 넌 그래도 괜찮은 거야?」




「난 말야, 요우무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오히려 당신이야말로 괜찮은 거야? 나는 당신에게」




「마음에 안 들긴 하지. 난 남자로서 꼴사나운 선택을 하려는 거니까. 하지만 다름 아닌 유유코의 부탁이니까, 들어줄게」




「……고마워」




「뭐어, 요우무도 예쁘니까」




「후후, 그렇지. 남자의 꿈, 이라는 걸까?」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알지 못한 채, 요우무는 그 자리를 떠나고 만 것입니다.




 




 




 




 




 




 자신의 방으로 달려간 요우무. 문을 닫은 그녀는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나는……」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그녀는 싫다며 싫다며 고개를 젓고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의 곁에 있는 것만이 전부였는데, 아픔을 느낀다 하더라도 그의 곁에 있고 싶었는데. 그런 사소한 소원마저 그녀에겐 용납되지 않게 되어버린 겁니다.




 




 얼마나 그렇게 주저앉아있었던 걸까요. 그녀의 마음에 속삭임이 들려왔습니다. 어째서 그의 곁에 있을 수 없는 걸까? 어째서 그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걸까? 어째서 그에게 사랑받을 수 없는 걸까?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속삭임은 그녀에게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걸 들은 그녀도 중얼거렸습니다.




 




「어째서? …………어, 째서」




 




 그녀의 눈이 검은 빛이 들어왔습니다. 어두운 생각이 그녀에게 미친 해답을 내밀었습니다.




 




「내가 여기에, 남으려면……」




 




 답을 찾았습니다. 답을 찾고 만 그녀의 손은, 천천히 그것에게 손을 뻗었습니다.




 




 




 




 장면이 바뀌고 다시 유유코의 방. 요우무에게 할 말을 생각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 본인이 찾아왔습니다.




 




「……유유코님」




「어머, 요우무? 마침 잘됐어, 네게 할 말이……요우무?」




 




 마침 잘 왔다고 말하던 그녀의 얼굴이 곤혹스러운 빛깔을 띠었습니다. 요우무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기 때문이죠. 그녀가 아는 요우무는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보여주는 소녀였던 걸까요?




 




「유유코님…………. 어째서, 어째서 저를 그 분에게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 하시는 건가요?」




「응?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방금 말씀하셨잖아요. 저를 바깥으로 내보내겠다고. 그 분에게서 멀리 떻어뜨려 놓으시려는 거죠?」




「듣고 있었어? 잠깐, 그건」




 




 진실을 말하려던 그녀의 입이 멈췄습니다. 그만큼의 충격이 그녀를 꿰뚫었기 때문이죠. 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자신의 가슴팍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본 것을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요우, 무?」




「듣고 싶지, 않아요」




「……아, 아아……」




 




 요우무가 천천히 칼날을 빼내자, 유유코는 경악한 표정인 채 앞으로 쓰러졌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여기서 유유코의 인생은 끝나고 만 것입니다.




 




「이걸로……」




 




 그런 그녀의 모습을, 주인의 모습을 요우무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무엇도 움직이지 않는 방에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타난 겁니다.




 




「유유코, 실례할게. 아, 있었구나, 요우무. 그래, 그 이야기를…………유유코?」




 




 그의 시선은 자신의 연인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쓰러진 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그의 연인에게.




 




「유유코? 이봐, ……이봐! 유유코!!」




 




 그는 쓰러진 연인을 껴안으며 필사적으로 그 이름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를, 요우무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유유코, 유유코!! ……젠장, 요우무! 누구야!?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




 




 요우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상태를, 그는 유유코가 습격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손을 댔다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가 알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주인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으으윽, 일단 의사한테 가면 되나? 아무튼 영원정으로라도 서둘러서」




「어디로, 가시려는 건가요?」




「뭐어!? 어디라니 그야, 큭, 아아아아!!!???」




 




 초조해하면서도 대답하려 했을 때, 그의 허벅지를 뜨거운 고통이 꿰뚫었습니다. 무심코 쓰러지며 껴안고 있던 유유코를 떨어뜨리면서 그는 자신의 다리를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칼 한 자루가 나 있었습니다. 본 적 있는 칼이었죠. 그리고 그걸 쥐고 있는 사람은, 어두운 눈을 한 요우무였습니다.




 




「요, 요우무……무슨……?」




「제 곁에서, 없어지실 생각인가요」




「뭐? 대체, 무슨…………?」




「……유유코님이 잘못하신 거에요. 제게서 당신을……」




 




 더한 경악에 이해가 따라가질 못하는 그였습니다만, 서서히 그 사고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우무가 미쳐버렸다고 말이죠.




 




「……설마, 설마 네가!? 요우무!! 들어봐, 유유코는 널」




「……후후, 후후후후후후후후. 이걸로, 이걸로 전 당신의……」




「요우무!! 젠장, 크으윽!!」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조용히,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한 요우무를 보고 그는 말하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러자 필사적으로 밖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한 그를,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요우무가 멍한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응? 어째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무구한 질문. 하지만 그녀의 눈은 아직 어두운 그대로였습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며 그녀는 그의 앞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다리를 찌른 칼을 뽑아 겨눴습니다.




 




「!! 크아아아아아아!??!」




「괜찮아요. 인간은 다리 한 두 개쯤 없어져도 죽진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또다른 고통을 견디면서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알아챈 그는, 필사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요우, 무!!」




「얌전히, 계셔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싱긋 웃은 그녀는, 미소로 그것을 뿌리쳤습니다.

***

동방병애록 안봐서 모르겠는데 예상보다 글이 많이 짧네. 이거 동방병애록 맞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