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둘이서만 얘기하는 건 처음이네요”

 

“그, 그렇네요....저, 별로 고등학교 시절에는 키요타카 선배 이외의 사람이랑 이야기하지 않았었고....”

 

나는 시이나 씨에게 끌려간 카페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시이나 씨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지금 류엔 선배가 키요타카 선배를 데리고, 근처 커피숍으로 가고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 전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혹시, 시이나 선배”

 

“선배는 없어도 돼요”

 

“아니, 그럴 수는 없는데. 그럼 시이나 씨로 될까?”

 

“네. 괜찮아요”

 

“그래서 시이나 씨....혹시, 류엔 선배랑 사귀거나 하는거야?”

 

“────────────”

 

나는 물을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고교시절의 동창생과 걷고 있다니, 그런 건 우연으로 믿을 수 없었다. 어딘지 모르게 사이가 좋아 보여서, 어쩌면 연인이 되어 있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아아, 완전히 오해해 버린 것 같네요”

 

“에? 오해?”

 

“네, 저와 류엔 군은 사귀지 않아요. 지금 관계는 그가 사장이고, 제가 비서에요”

 

“에....? 사장....?”

 

잠깐 기다려봐, 정보량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머리가 따라가지 못했어.

 

그럼 둘이 같이 있는 건, 사귀고 있거나, 결혼 했다는, 그런 이유가 아니라 그냥 직장 동료였기 때문이야?

 

시이나 시로부터, 류엔 선배의 회사의 명함을 건네받았다. 확실히 중소기업 중 하나로, 최근 실적을 단번에 올리고 있다는....

 

“드래곤즈 컴퍼니입니다”

 

“....그 회사명만은 진짜 바꾸는게 좋을거야”

 

드래곤즈 컴퍼니.

분명, 건축계 회사겠지....?

워낙 심한 네이밍이어서, 이 회사명만은 특징적으로 많이 기억하고 있다.

 

“그럼, 시이나 씨는 류엔 선배와 사귀는 게 아니야?”

 

“....고교시절에는 딱 한 번 사귄 적은 있어요?”

 

“에, 거짓말! 역시?”

 

“네. 그렇다고해도 결국 맞지 않아서 2주만에 헤어져버렸지만요”

 

“....”

 

뭐지.

그 오라오라계(オラオラ거만하고 강압적인 태도)의 류엔 선배와 이런 느긋한 시이나 씨는 역시 맞지 않았다는 말일까.

 

“....제가 아야노코지 군에게 미련을 두고, 류엔 군으로 잊으려는 걸 들킨 것 같아요”

 

“....에”

 

“죄송해요. 저, 사실 아야노코지 군을 계속 좋아했거든요. 사귀는 아마사와 양에게 말할 얘기는 아니었네요”

 

시이나 씨는 어딘가 가냘프게 그렇게 웃었다.

 

아니, 이 사람이 선배를 좋아했다는 건 알고있어.

그치만 어디까지나, 나와 이야기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입을 열어줄줄 몰랐다.

 

“....아하하. 25살이나 됐는데 아직 처녀에요. 누군가 받아줄 남자를 찾아야하는데”

 

“....”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이만큼 미인인 사람이라면, 여러 남자에게 말을 걸렸겠지. 그렇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연애로 발전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 된다.

 

한번 사귄 류엔 선배도 키요타카 선배 대신 따위는 딱 질색이었겠지. 왠지 그런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오늘의 류엔 선배를 본 느낌이라면....

 

“그런 걱정은 필요없지 않을까”

 

“에? 어떻게 그렇게 되죠?”

 

“시이나 씨는 시이나 씨만은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

 

“아, 하지만, 키요타카 선배는 안 줄거야? 미련이 있다고 해도 그것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으니까....미안”

 

“아마사와 양이 사과할 일이 아니에요. 아야노코지 군이 선택한 사람이니까요”

 

시이나 씨는 선배와 맺어진 나에 대해 원망 한마디 하지 않고 예쁘게 웃어 주었다. 그것만으로, 조금 나는 구원받은 기분이 된 것 같았다.

 

“역시 아야노코지 군은 아마사와 양과 사귀길 잘했네요”

 

“....에?”

 

“....옛날에 좋아했던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것은 싫지만, 뭐랄까 아야노코지 군은 전혀 웃지도 않고 로봇같았잖아요?”

 

“....”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닫았다.

 

아마, 시이나 씨는 그의 인간다운 부분을 보지 못해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걸거야.

 

여러 사람으로부터 선배를 빼앗은 내가, 잘난 척하며 시이나 씨에게 설교할 수 있을 리가 없어서, 나는 단지 그녀의 이야기를 침착하게 듣는 것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오늘 오랜만에 만나고, 아야노코지 군의 얼굴은 저희와 마찬가지로 감정이 풍부해져 있었습니다”

 

“조금 기뻤어요. 아아, 아야노코지 군도 이제 남들만큼 행복해질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해서”

 

“시이나 씨는....내가 밉지 않아? 자신이 좋아하던 남자를 빼앗기고....”

 

“부럽기는 하지만 미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오히려 저는 아마사와 양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감사....?”

 

연적이었던 나에게 무엇을 감사하는걸까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시이나 씨는 똑바로 나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야노코지 군을 행복하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그의 독서 친구였던 제가, 당신께 마음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 예쁜 이 사람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나는 황급히 시이나 씨에게 고개를 들게 했다.

 

확실히 키요타카 선배는 인간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나만의 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고도 육성 고득학교에서 보낸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없었다면, 분명 인간일 수 없었다.

 

그 중에는 적지않게 시이나 씨의 존재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나도 이사람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 저야말로....커뮤니케이션 장애인 선배와 친하게 지내줘서, 감사합니다. 류엔 선배와 같을 정도로, 시이나 씨에게도 감사하고 있어요....덕분에 저와 선배는....”

 

그래, 맞아.

나는 키요타카 선배에게 구원받았어.

 

그리고, 키요타카 선배 또한, 그 학교 학생들에게 구원받았겠지.

 

우연히 그 방아쇠가 된 것이 나였을 뿐, 분명 류엔 선배나 시이나 씨와 같은 사람들이 주위에 있었기 때문에, 선배는 거기까지 바뀔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죄, 죄송합니다! 선배를, 모두에게서 빼앗아버린, 나 따위가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무슨 소리예요. 당신이었으니까, 아야노코지 군은 정말 다행이잔항요. 가슴을 펴세요. 당신은 아야노코지 군에게 선택된 여자예요. 고개를 숙이는 일은 저나 류엔 군이 허락하지 않을걸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상냥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계속 혼자 잘했구나, 라는 말을 듣는 것 같아서, 내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읏, 저, 앞으로도....선배랑 둘이서....”

 

“네, 아야노코지 군은 당신이 행복하게 해주세요. 약속이에요”

 

“응.....고마워....고마워, 시이나 씨.....”

 

연적 앞에서 이렇게 울 줄 몰랐어.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키요타카 선배 말고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많이 있었어.

 

내가 뭘 잘못 알고 있었을까.

선배가 없으면 계속 혼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계속 선배 밖에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디 때문에, 혼자였을 뿐.

 

조금만 이렇게 고개를 들면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것들을 훨씬 전부터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그것을 지금에서야 겨우 알아버렸다.

 

나는 바보다.

뭐가 5기생이야. 뭐가 성공작이야.

 

나 같은 사람보다 시이나 씨 쪽이 훨씬 더 인간적으로 되어 있다. 나는 그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을 느끼며 소리 죽여 울었다.

 

선배가 아닌 사람 앞에서 이렇게 아이처럼 우는 건 처음이었다.

 

잠시 후 내가 울음을 그치자 시이나 씨는 만족한 듯 웃어주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나날의 역속이지만 이래도 저는 행복하다고요? 그러니 아야노코지 군을 모두에게서 빼앗았다는 비굴한 생각은 하지 마세요”

 

“시이나 씨....”

 

“당신은 아야노코지 군을 빼앗은 게 아니라, 손에 넣은 겁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니까요. 가슴을 활ㅉ가 펴세요”

 

“고마워....그런 말은 처음 들어서, 조금 자신에게 자신감 가질 수 있었어”

 

“그래도 선배니까요. 후배의 고민 상담 정도는 해야죠”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는 시이나 씨가 눈 앞에 있었다. 그런 그녀와 만나서, 나도 울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웃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고마웠어, 류엔. 히요리”

 

“저야말로 감사했습니다 아야노코지 군. 아마사와 양과도 많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나는 히요리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녀는 특별히 내게 원망이나 분노를 품고 있는 기색 없이 그냥 옛 친구로서 다정하게 대해줬다.

 

“아마사와 양.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으, 응....꼭”

 

사이가 좋아졌는지, 히요리와 이치카는 웃고 있었다.

 

그 못브을 보고 나 또한 왠지 흐뭇해져 있었다. 이치카는 확실히 변하고 ldTek.

이제 나 이외의 녀석도 이렇게 그녀를 이해해준다.

 

이치카는 분명 내가 없어져고 혼자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나의 어리광이다.

 

이치카를 혼자 있게 하기 싫어서 곁에 있어주는게 아니다. 내가 힘들어서, 이치카의 곁에 있는거다.

 

“아, 그리고 아마사와 양. 제 이름은 아래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아요? 아야노코지 군도 류엔 군의 아래 이름으로 불러주니까요”

 

““나는 아래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데””

 

“아, 그랬었죠....후훗”

 

나와 류엔의 말이 겹쳐서인지, 히요리가 웃었다.

 

하긴 실제로, 이름은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아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친밀도가 높아진다는 증거일까.

 

“음~부르고 싶은 참이었는데, 지금은 사양할까”

 

“에?”

 

“아, 미안미안. 나 시이나 씨는 좋아해. 싫어서 아래 이름으로 안부른다거나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이치카는 재차 강하게 말했지만, 히요리는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서,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얼굴로 이치카를 보고 있었다.

 

“시이나 씨의 위의 이름일 바뀌었을 때 히요리 씨라고 불러도 될까?”

 

“──────────에”

 

“아하핫. 그 모양이라면 아래 이름으로 부르는거 빨라질지도 모르겠는데? 저기, 류엔 선배”

 

“어이, 왜 여기서 나한테 말이 오는거냐”

 

놀리는 듯한 시선을 류엔에게 돌리는 이치카.

히요리의 얼굴은, 여태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히요리도 좋은 의미로 알게된 것 같다. 스즈네뿐만이 아니라서 조금 안심했다.

 

“그럼, 시간이 됐으니 슬슬 헤어질까?”

 

“그러네요. 그럼 아야노코지 군, 아마사와 양. 또 언젠가 차라도 한 잔 해요”

 

“한다면 셋이서 느긋하게 해라. 나는 필요없잖아?”

 

“무슨 소리인가요, 류엔 군. 4명이서 하는게 당연하잖아요?”

 

“맘대로 숫자에 넣지 마”

 

끝까지 류엔은 욕설을 퍼부었다.

옆에 있는 이치카는 즐거운 듯이 담소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연락처를 교환한 것 같아서 다음 약속까지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남은 이 녀석에게 말을 걸뿐.

 

“류엔──카케루”

 

“....”

 

내가 풀네임으로 부른 것에 딱 한 번 류엔이 반응을 보였다.

 

“....나는 너를 전우라고 생각해. 넌 날 망할놈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무인도나 문화제에서 얻은 은혜는 언제까지라도 기억할 거야”

 

“....크크,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냐”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카케루”

 

 

조금 말하기 부끄러웠다.

 

녀석의 표정이 재미있을 정도로 얼빠진 것이 보였다.

 

옆에 잇는 히요리는 히죽히죽 웃었고, 이치카도 왠지 따뜻한 눈빛으로 우리 둘을 보고 있었다.

 

“....쳇. 여기서 거절하면, 어차피 히요리한테 나중에 잔소리 들을테니까.”

 

내가 뻗은 팔을, 류엔──아니 카케루가 난폭하게 잡았다.

 

어딘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번엔 내가 뒤처리를 전부 했어. 그러니까 다음에는 네놈이 밥이든 술이든 사라. 알겠냐──키요타카”

 

“그래, 다시 만나자”

 

내가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독기가 풀린 듯 녀석도 웃었다.

 

말은 그것뿐.

악수를 한 후에는, 나는 뒤로 돌았고, 카케루도 뒤를 향한다.

 

히요리와 이치카도 등을 돌렸다.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해서 사람의 고리는 넓어져 갈 것이다.

 

나와 이치카를 끝가지 봐준 두 사람은, 반드시 평생 교제하게 될 것이다.

 

친구란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한 지붕 아래서 밥을 같이 먹는다면 지인에서 친구 정도로 수준이 높아지겠지. 하지만 그뿐. 결국, 환경이 바뀌면 소원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어딘가 류엔 카케루와는 앞으로도 얽힐 것이라고 나는 예견하고 있었다.

 

언젠가 큰 남자가 되어 나를 다시 볼 날이 올지는 모르지만 그 녀석 역시 만족스러운 듯이 오늘을 보냈다.

 

그래서 괜찮다.

분명 지금부터, 나와 이치카에게는 아군이 계속 있어줄 것이다.

 

 

 

 

 

 

 

 

 

....그러고보니 류엔 녀석.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그거』는 제대로 히요리에게 넘겨주려나.

 

 

♢♢♢♢♢♢♢♢♢♢♢♢♢♢♢♢♢♢♢♢

 

 

“무척 기뻐보이네요. 류엔 군”

 

“아? 무슨 소리냐. 마음속으로 불쾌한 기분이라고. 그 아야노코지랑 친구라니”

 

“그렇게 말해도 얼굴이 히죽거린다고요. 거울 보여드릴까요?”

 

“죽여버린다”

 

옆에서 짜증나는 미소를 짓고 있는 히요리에게 지적됐다.

 

정말 웃고 있는 나에게 너무 화가 나서, 자신의 안면에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내리쳤다. 그 결과, 코피가 터져버렸다는 바보같은 대가가 있었지만.

 

“류엔 군도, 계속 아야노코지 군을 걱정하고 있었죠”

 

“아? 그럴 리가 없잖아....그 녀석에게 걱정 같은 건 말도 안되고”

 

“아야노코지 군도 아마사와 양도, 이상한 듯한 부분은 있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힘들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어요”

 

“....”

 

그렇겠지.

 

히요리의 말은 모두 옳았다.

 

내가 그 때,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를 때린 진짜 이유는, 카루이자와를 버리고 혼자 도망가려고 한 것에 화가 났기 때문이 아니야.

 

나는 계속 아야노코지 키요타카가 부러웠다.

 

마음 한구석에서 놈을 동경했겠지.

웃기네. 그 류엔 카케루가.

 

나도 전부 짊어지는 거 따위는 하지 않고, 한사람만 지키고, 그 이외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싶었다. 하지만, 리더라는 것을 짊어지고 있는 이상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런 중에, 먼저 그것을 한 아야노코지가 이기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났을 것이다.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나는 스스로도 손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야노코지를 때렸다. 그래서 아야노코지를 보내줬다.

 

그래서 아야노코지 대신 해주려고 했다.

 

그 녀석이 하지 못한 일을 내가 전부 해버리면, 그건 아야노코지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다 해냈다.

카루이자와는 어떻게든 회복시켰고, 아야노코지를 노리고 있넌 후배 무리들도 모두 때려 부숴주었다. A반으로 졸업했고, 자기 회사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다 해냈을 텐데도, 나는 아직 아야노코지를 이길 수 있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이런 것을 해내는 것보다 아야노코지가 한 사람을 돕기 위해 그 외의 모든 것을 버렸다는 것을 어딘지 더 고귀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아야노코지의 말로, 대등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나는 기뻤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지도 모른게 아니다.

실제로 나는 기뻤을 것이다.

 

히요리에게도 그것을 지적받는 상황이다. 아야노코지에게는 화가 나는 부분은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이토록 얼굴을 느슨하게 만든 나 자신에게 더 화가 났다.

 

제일 마음에 안드는건 이런 걸 좋아하고 있는 나 자신이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나쁘지는 않았다.

 

“류엔 군”

 

“....뭐냐”

 

“다음, 아마사와 양들과의 일정은 언제로 잡을까요?”

 

“알까보냐. 시시한 소리하지 말고 빨리 돌아간다. 내일부터 일해야 하니까”

 

“....정말, 조금정도는 떠들어도 되잖아요”

 

뺨을 불룩하게 만든 히요리가 류엔 군은 정말 지독한 사람이네요라고 중얼거리며, 조금 전 헤어진 아마사와에게 채팅이라도 보내고 있는지 어딘지 모르게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히요리에게 넘겨줄거잖아. 그거』

 

 

 

 

아야노코지에게는 들켰다.

 

나는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움켜쥐고 있다.

 

어이 없게도, 정말 월급 3개월분치를 써버렸다.

 

스스로도 바보같다고 생각하도 있다.

뭘 언제까지 고집만 부리고 있을거냐.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의 나는 오늘 이 날만큼은 이것을 넘겨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혼자, 어둠 속에서 SNS를 열고 있었다.

 

방의 BGM은 약간 음이 맞지 않는 오르골.

 

음이 맞지 않는 오르골 소리는 좋아한다.

왜냐하면, 마치 지금의 나 같으니까.

 

“하아....”

 

전혀 재미없다.

재미없어.

 

그렇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어딘가에서 그의 정보를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희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수확은 없나”

 

전 세계에 수색시키고 있는 무리로부터 정보를 들어, 이 쓸데없는 행동에 한숨을 내쉰다.

 

그 후, 나는 바로 화이트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모든 것이 끝나 있을 때였다.

 

화이트룸의 창시자는 살해되고, 아야노코지 키요타카와 아마사와 이치카 두 명의 생존은 불분명해졌다.

 

나는 그때 분명히 나나세 씨에게 말했다.

이제 나는 화이트룸과 무관하다고.

 

근데 그렇지 않았다.

 

아야노코지 키요타카가 퇴학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기쁘지도 않았고, 성취감도 느끼지 못했다.

 

그냥 『무(『無』)』였다.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는 아마사와를 쫓아, 학교를 그만두었을 뿐.

 

내가 쓰러뜨린게 아니야.

 

그래서 불완전 연소라고 할까, 소화불량이라고 할가, 나는 그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지난 8년 동안 계속.

 

 

“──엇”

 

그러던 8년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으려 했다.

 

SNS로 한 장의 이미지를 본다.

 

투고되고 있던 것은, 눈이 쌓인 장소에서 갈색 머리의 남자와 붉은 자주색 양갈래의 여자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부둥켜안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었다.

 

무단 투고한 계정은 『진정한 닭살 커플 발견』이라는 트윗을 올려 두 사람의 사진을 퍼뜨리고 있었다.

 

“....읏”

 

틀림없다.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다.

 

그리고, 아마 그에게 포옹되어 있는 여자는 틀림없이 아마사와 이치카일 것이다.

 

“후훗”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방의 불을 켜고 있었다. 그동안 어둡게 가라앉은 마음에 비로소 빛이 비치는 기분이었다.

 

방을 밝게 하니, 마루나 천장, 벽이 『아야노코지 키요타카의 사진』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찾았어, 선배”

 

휴대폰을 끄니 그 깜깜한 화면에 내 얼굴이 방 빛에 반사된다.

 

내 입가는 초승달 모양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눈매는 정상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눈을 하고 있었다.

 

“....살아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SNS사진에서 곧바도 위치를 특정한다.

10분도 걸리지 않고 알 수 있었다.

 

여기는 일본인가.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가까울지도 모른다.

 

잘됐다.

아야노코지 선배가 살아주고 있었다.

 

죽었다는 걸 알았다면, 나도 정말 죽을 뻔했으니까.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는 계속 밉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럴까, 나”

 

그를 잊은 날은 지난 8년간 한 번도 없었다.

 

계속 계속, 자나 깨나 머릿속은 아야노코지 키요타카 밖에 없었다.

 

내 세상에서 내 삶의 희망이었다.

 

그 삶의 희망이 사라지지 않아서,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구원받은 기분이 들었다.

 

“....아하핫.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 나──분명, 선배를 사랑해”

 

이쯤 되면 내 감정은 『증오』가 아니라 순수한 『사랑』이 될 것이다.

 

왜냐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그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라고 생각해?

 

나는 분명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를 사랑해.

 

증오만으로 여기까지 그를 생각할 수 있다니, 그럴 리가 없어.

 

여기까지 오면....분명히 나도 아마사와와 같은 정도로 아야노코지 선배를 좋아한다고 느낄 것이다.

 

“....아아”

 

진작에 알았어야 했어.

 

이제 와서 깨달아도 후회밖에 없다.

 

“선배”

 

생각하면, 그의 사진으로 자신을 위로한 적도 있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분명히 나는 선배를 사랑했겠지.

 

생각한 것은 하나.

 

선배 죽이고, 나도 죽는 것.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나는 첫사랑을 하고 있다. 분명, 그 앞으로도 그 사람만을 사랑하고, 미워할 것이다.

 

“....어쩌면 좋을까”

 

거울로 보는 내 얼굴은 엄청나게 붉었다.

 

사랑하는 처녀, 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이도 슬슬 끝나가고 있다.

 

24살이 되어 간신히 하게 된 첫사랑.

세상 사람드링 보기엔 너무 늦을 정도다.

 

하지만 내 입에는 기쁨이 가득했고, 내 눈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선배를 보고 싶어”

 

만지고 싶다.

애기하고 싶다.

안기고 싶다.

계속 곁에 있어주고 싶다.

 

그의 손발을 잘라내, 쭉 곁에 두고싶다.

그러면 8년이나 나를 이렇게 혼자 있게 한 그에게 벌을 줄 것이고, 이제 두 번 다시 아야노코지 선배와 헤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나는 아마사와 이치카에 대해, 분명 『증오』를 갖고 있다.

 

선배의 사랑을 모두 받는 그녀가 샘난다.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에, 내가 아야노코지 선배를 미워했던 것 이상으로 아마사와 이치카가 밉다.

 

그래도, 장소의 특정은 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세계에서 아야노코지 선배를 찾아다니고 있는 나의 부하를 불러들여, 이번에는 일본 하나로 수색 범위를 좁힌다.

 

이제, 일본에서 놓치지 않을거야.

나는 그의 사진에 깊은 입맞춤을 했다.

 

진짜를 만나고 싶다.

진짜에게 안기고 있다.

 

나도 계속 혼자였다.

 

아마사와와 처지는 아무것도 다르지 않다.

아무것도 다르지 않은데, 그녀 옆에는 아야노코지 키요타카가 있고, 내 옆에는 아무도 있어주지 않는다.

 

그런 건 치사하고, 용서할 수 없다.

그런 건 너무하다. 나만 혼자라니, 그런 건 너무하다.

 

“나도 아마사와와 입장이 완전히 같은데”

 

입장은 같다.

한 남자에게 어려서부터 강한 집착을 품고 그대로 성장해 버렸다.

 

“....어떻게 하면 아마사와가 가장 절망해줄가. 어떻게 하면 아야노코지 선배가 빨리 내 것이 되어줄까”

 

맞다.

좋은 생각을 했다.

 

“──아마사와의 앞에서 선배를 억지로 덮친다, 던가?”

 

꼼짝 못하는 아마사와 이치카 앞에서 아야노코지 선배를 덮쳐준다. 움직일 수 없는 그의 구석구석을 범해준다.

 

그러면, 그는 나밖에 보지 않을 것이고, 아마사와 이치카의 마음도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다.

 

“아아....”

 

그런 상상을 하니 가버릴 것 같았다.

 

가장 밉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마사와였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아야노코지 선배였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가 없다.

손발이 묶여 눈물을 글썽이면서, 아마사와는 나에게 그만두라고 간청할 것이다.

 

그 때, 억지로라도 좋으니가, 아마사와와 같이 꼼짝도 할 수 없는 아양노코지 선배와 그녀 앞에서 더럽게 어울려버리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억지로 당한 충격과 그 상대가 나라는 이중의 절망을 그녀에게 안겨주자.

 

행위가 끝나면 분명 선배는 나만의 것이 되어 줄 것이다. 나의 포로가 되어, 나만을 사랑해 줄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선택한 아마사와마저 배신하고, 더럽게 섞인 나를 선택한다면, 나는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최고 걸작에게 완전히 승리한다.

 

그리고, 아야노코지 선배가 내 것이 되어 준다면, 나는 이제 두 번 다시──혼자가 되지 않는다.

 

“선배”

 

어둠이 깔린 방안에서 부드러운 오르골 소리만이 기분 나쁜 멜로디를 연주한다.

 

그를 혼자 생각한다.

 

조금만 있으면 만날 수 있어.

 

그러니까 기다려줘.

 

아마사와 다위가 아니라, 나와 영원히 함께했으면 좋겠어.

 

세계에서 제일, 아야노코지 키요타카를 마음속으로부터 사랑하고 있는 건────

 

 

 

 

“나야”

 

 

 

귀로를 걷고 있다.

 

옆에는 행복하게 웃는 이치카가 있어준다.

옛날에는 이 하얀 세상을 걷는 중에도, 나와 이치카는 고독했을 것이다.

 

“새 집이군”

 

“새 집이네”

 

코엔지가 제공해준 간소한 집이었다.

놈은 내게 조금 더 큰 집으로 줄까 하고 물어봤지만, 둘이 있는 거라면 이 정도 크기의 집이 딱 좋다.

 

“엄청 신축적인 냄새가 나네”

 

“1달만 지나면 곧 익숙해질거야”

 

“이제 재택업무라고 했나?”

 

“그래, 되도록 섣불리 밖에 나가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이치카, 엄청 기쁜 것 같네”

 

“기, 기뻐....왜냐면, 지금부터 선배는 계속 집안에서 일하는거잖아?”

 

“뭐, 그렇게 되네”

 

“나는 역시 계속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으니까”

 

거실 소파에 앉는 순간 갑자기 어리광부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이치카가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왔다.

 

언제나 있는 일이라서, 이제 와서 두근거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정성스럽게 손질된 장발에 손을 뻗어 부드럽게 쓸어 올린다.

 

“저기, 선배”

 

“이제 히요리네는 없어. 키요타카로 되돌려도 되잖아?”

 

“....조금만 더 선배로 있어줄래? 거기다 반말로 부르면, 『그 여자』가 생각날 것 같으니까....”

 

쓴웃음을 지으면서, 이치카는 케이에 대해서 말했다.

 

나와 사귀고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케이의 존재가 걸리는 것 같았다.

나는 오늘 류엔의 쓸데없는 배려로 우연히 만나버렸지만,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자.

 

“알았어. 그러면 조금만 더 후배로서 대접해줄게”

 

“고마워....에헤헤, 역시 나는 선배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거야”

 

“....”

 

이치카는 저주처럼 나를 지금까지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진심의 진심으로 『나』밖에 보지 않는다.

 

아야노코지 키요타카, 라는 화이트룸의 최고 걸작이 아닌, 아마사와 이치카는 분명 나 자신만을 사랑해 주고 있을 것이다.

 

“나는 선배를 사랑해. 선배밖에 사랑할 수 없어.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곁에 있어줘”

 

“약속할게.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하지 않을게”

 

“응....약속이야?”

 

그녀의 나를 보는 눈은 고교시절부터 한번도 흐려진 적이 없다.

오히려 나를 사랑할때마다 그녀의 눈은 점점 나에게 물들어갔다.

 

하지만, 오늘 히요리와 얘기를 나누고 조금 생각이 바뀌었는지, 나로 물들었던 눈동자에 아주 약간 다른 색이 섞여있는 것 같았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선배밖에 없다고 계속 생각했어. 하지만 조금만 고개를 들면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은 꽤 있다는 걸 알아챘어”

 

“그게 사람이라는 거야. 아무리 싸워도, 아무리 응어리가 있어도, 결국은 상대가 신경쓰여서 어쩔 수 없는 생물”

 

“응. 그러니까, 나도 선배에게만 의지하지 않아도 혼자 설 수 있게 되고 싶어. 그게 내가 선배에게 선택된 일로 갚고 싶은 거니까”

 

“....”

 

“아, 그, 그래도....선배랑 계속 같이 있었으면 하는건 사실이야? 단지, 나는 선배에게 너무 어리광만 부리고 있었다고나 할까....뭐든지 선배에게 의지하고 있었으니까, 이번만은 내 손으로 일어서자고 결정했어”

 

이치카는 그렇게 말하고, 불안한 듯이 웃었다.

 

앞으로 내가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서 불안해 지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치카가 바뀌어 보이겠다고 했다. 내가 믿어주지 못해서 어쩌려는거야.

 

“선배. 나는 역시 화이트룸이 미워”

 

“....”

 

“미안해. 학생 때, 약간 거짓말을 했어. 선배를 만나게 해줬으니까 화이트룸은 미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 미워 죽겠어”

 

8년이나 걸려, 간신히 이치카가 본심을 말해 주었다.

 

화이트룸이 밉다는 것은 당연히 나도 미워한 적이 있었다는 걸가.

 

“아, 착각하지마? 선배를 미워한 적은 정말 한번도 없으니까. 내가 미워하는 건, 계속 선배를 만나게 해주지 않았던 화이트룸 그 자체라는 거야”

 

“....그렇게 내가 만나고 싶었어?”

 

“당연하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선배의 존재가 나의 삶의 희망이야”

 

다가오는 그녀를 안았다.

 

그대로 가볍게 입을 맞추고, 상냥하게 흔들리는 이치카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당신을 만나서 좋았어. 내 인생은 다른 사람이 보기엔 구제불능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서 당신이 있어줘서, 내 인생은 버려진게 아니었어”

 

“나도 너를 만나서 좋았어. 지금 이치카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면 섬뜩하거든”

 

그 말에 조금 기쁜 듯 이치카의 어깨가 떨리듯 움직였다.

 

그녀의 입가는 진심으로 행복한 듯이 이완되어 있었고, 옛날과 같은 광애가 숭배는 전혀 보이지 않게 되어 있었다.

 

그냥 대등한 관계의 연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의지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부부』라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도 아마사와라는 성씨와 작별인가”

 

“아쉽다면, 내가 이치카의 성을 써도 되는데”

 

“아니, 괜찮아. 내가 아야노코지가 될게. 아니 아야노코지가 되고 싶어”

 

“....화이트룸의 잔당을 완전히 박살내고 난 뒤야. 호적 같은 거 체크받으면 성가시고”

 

“그래. 빨리, 나도 선배랑 결혼하고 싶어”

 

나와 이치카가 진정한 의미로 맺어질 때.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화이트룸과 결말을 지었을 때가 될 것이다.

 

이치카가 내 성을 쓰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기에 기록하지 않겠다.

 

단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녀에게 어떤 순간이 와도 내 마음은 항상 이치카의 곁에 있다는 것.

 

그녀만의 편이 되겠다고 맹세한 그날부터, 이 일만은 변한게 없다.

 

“선배”

 

“....갑자기 왜그래”

 

“그렇지만....그, 슬슬 아이같은 것도 생각하는게 좋지 않아? 우리, 그거 계속 하는데 선배 전혀 임신시켜주지 않고”

 

“호적을 무리하게 움직일 수 없는 시기였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정말. 그래서 만들어 준다는거야?”

 

이런 모습은 여전하지만, 그 점도 포함해서 나는 그녀가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 나도 이치카를 안고 싶으니까. 이치카의 아이도 빨리 만나고 싶어”

 

“....읏”

 

행복을 느끼며, 곧 울음을 터뜨리는 이치카의 머리를 몇 번이나 쓰다듬었다. 어느덧 이치카는 정말 울보인 여자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옛날처럼 고독에 떨려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그저 내 곁에 있고 싶다는, 그 소원이 이루어져 흘리는 눈물이었다.

 

그녀의 『숭배』는 지금 여기에 진짜 애정이 되어 나를 보고 있다.

 

“자, 침대 가자. 침대”

 

“일단 샤워부터 하고 그래야지. 히요리네하고 헤어진지도 얼마 안됐는데”

 

“그렇기도 하네....같이 들어갈까?”

 

“맨날 그렇게 하잖아. 자, 가자”

 

“응....”

 

즐겁게 욕실로 달려가는 이치카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는 내 얼굴을 보며 한마디만 말했다.

 

“저기, 선배”

 

“왜”

 

“나 지금, 엄청 행복해”

 

“....그래. 나도 그래”

 

이미 익숙해져 버린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반드시 그것을 돌려준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변함없이 이치카에 사랑을 계속 바칠 것이다.

 

 

 

 

(完)

 

 

 

 

 

 

후기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많이 있습니다만, 우선 아야노코지와 아마사와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납니다.

 

네, 진짜 끝입니다.

더 이상 아마사와 시리즈는 계속되지 않습니다.

 

 

 

어떠셨나요.

8월 23일부터 1화를 스타트해, 완결이 된 것은 3월 3일9일(에필로그 게시)이라고 하는, 약 8개월에 걸친 장편 시리즈 였습니다.

이렇게 긴 문장을 쓴 것도 처음이었고, 분기식이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선택지였다면 이렇게 됐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우너래는 이전의 35화에서 아마사와와 아야노코지가 연결될 때까지의 과정을 써서 끝냈기 때문에, 이번에 에필로그가 사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마사와와의 미래나 다른 히로인들의 말로는 제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끝까지 했습니다.

 

설마 이렇게까지 길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잘 쓴 시기는 역시 문화제의 1일차와 2일차네요. 그때는 금방 계속 전개가 술술 떠올라서, 술술 쓰고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하루에 2만 장 이상 치면 죽지 않아? 라는 등의 말을 자주 듣습니다만. 왠지 전혀 괜찮았습니다. 작가분들은 더 많이 쓰고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은 다시 작가분들이 굉장하다는 것을 재차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목의 「증오와 숭배는 종이 한 장 차이」 (아마사와 시리즈 1화 제목, 이번화 제목)인데, 이는 아마사와와 츠바키 두 가지 측면을 의미합니다.

 

아마사와→아야노코지를 숭배하고 있었지만, 실은 화이트룸은 미워하고 있었다.

 

츠바키→아야노코지를 증오했어야 하지만, 8년째 그를 생각하고 있는 동안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등학교 시저르이 아마사와와 완전히 같은 타입응로 되어 있습니다.

 

라고 말하듯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사람은 원망하는 것과 표리일체라고, 하는 것을 타이틀에 담고 있을 생각입니다.

“선배. 나야”를 츠바키의 입으로 꼭 들려주고 싶었던 작가의 바람도 담겨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어지는 인포메이션(EX) 쪽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 쓰길 정말 잘했네요. 8개월간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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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만자로 번역 끝


EX는 나중에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음


ps. 렛서팬더한테 DM으로 오리지널 소설 쓰는거 알려달라고 했는데, 50만자 넘게 지금도 쓰고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