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인가.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인데 왜 온 세상이 축제를 벌이는 걸까.


뭐 주위를 둘러보면 안다. 이런 이벤트를 빌미로 자신들이 즐기고 싶을 뿐일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기회로 남녀가 사이좋게 지내는 약간의 풍습도 있다.


그런 나의 오늘 하루다.

방과후가 되자마자 이치노세와 사카야나기가 놀러오라고 했다. 도망치려고 했지만, 칸자키와 하시모토에게 붙잡혀 강제적으로 연행되고 말았다.


....생각해보니까 이거 유괴아니야?


그런 이유로, 나는 이치노세와 사카야나기 셋이서 케야키 몰을 걸었다. 정확히 말하면 칸자키와 하시모토도 있으니까 5명이지만. 그냥 너네들끼리 더블데이트 하라고.


그리고 그것이 끝나고, 나는 케이와 방 데이트를 했다.


....그럴려고 했는데.


"키요타카? 뭔가 나한테 사과할 거 있지?"


"특별히 없는 것 같은데"


다음 순간, 케이의 다리가 내 아들을 향했다.


"이치노세 씨랑 사카야나기 씨랑 데이트 했지?"


"아니 그건 데이트가 아니라 노는──"


케이의 다리가 나의 아들을 더욱 압박한다.


"데이트, 했지?"


"....네 죄송합니다"


이러다간 남자로서 끝날 것 같아 솔직하게 사과했다. 근데 데이트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럼 키요타카, 나한테 뭔가 사과할 게 있지?"


"아~....앞으로 더 어울려준다든가"


"어쩔 수 없네. 그걸로 용서해줄게♪"


둘이서 저녁을 먹고, 나는 케이를 무릎에 올려놓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함께 영화를 보았다.

나쁘지 않다. 케이의 머리는 보송보송하고 쓰다듬는 기분이 좋다.


"그럼, 조심히 가"


"응....내일봐....♪"


케이를 배웅하고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뭐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별로 그럴듯한 일은 없었네.


  *


....뭔가 내 위에 올라가 있다.


"안녕하세요, 아야노코지 군♪"


"우왓....!"


거기에는, 히요리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침대에 사지가 수갑으로 묶여 구속되어 있었다.


"히요리, 왜 내가 구속되어 있는거지?"


"아야노코지 군의 밤....히요리 산타가 찾아왔답니다♪"


질문에 대답해주면 안될까?


히요리는 산타 분장을 하고 있었다.


"그럼그럼♪ 언제나 착한 아이인 아야노코지 군을 위해 히요리 산타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줍니다♪"


히요리는 그렇게 말하고 몇 권의 책을 꺼냈다.


"제가 추천하는 책입니다♪ 꼭 읽고, 다음에 감삼 들려주세요♪"


"그래, 고마워. 근데 이 구속좀 풀어주면──"


다음 순간, 히요리는 부엌칼을 꺼내 나에게 들이댄다.


"그럼그럼♪ 나언제나 나쁜 아이인 아야노코지 군에게는 히요리 산타가 벌을 주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응? 아까랑 말이 모순되잖아.


"아야노코지 군? 제가 있는데도 매일매일 질리지 않고 여자를 옆에 두고 즐기고 있죠?"


"별로 즐기지는"


"입 닥치세요"


"네"


나에게 거부권은 없는걸까. 사람이 열심히 변명하려고 하는데, 왜 여자는 그걸 무시하는 걸까.


"벌입니다만, 뭐가 좋은가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건, 죽을 때까지 계속 칼로 쑤시는 겁니다만"


"안 죽였으면 좋겠어요"


칼을 한손에 들고 있어, 농담이 아니라 진짜 죽일 것 같아서 무섭다.


"그럼 아침까지 계속 전기로 몸을 풀어드릴게요 어떤가요?"


"그거도 죽어, 여러가지로"


천사 같은 웃는 얼굴로, 악마 같은 말을 담담하게 해온다. 아직 손에 칼을 들고 있으니까 방심은 할 수 없다. 진짜 혼날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럼, 육체적인 고통을 주는건 하지 않을게요....아쉽지만"


응? 마지막 뭐야?


"그럼, 딥키스로 해주세요. 그리고 키스마크가 확실하게 남게 해주세요. 다른 여자한테 보여줘야하니까"


"그거 해도 나 죽잖아. 역시 날 죽이고 싶은거야 히요리?'


이번에야말로 케이에게 내 아들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이치노세랑 사카야나기도 뭐라 해올 것 같고.


"정말, 아야노코지 군은 너무 제멋대로네요"


"그건 너잖아"


"뭐라고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히요리는 깊게 한숨은 내쉬었다. 한숨을 쉬고 싶은 쪽은 이쪽이라고.


"그럼 결정했습니다. 아야노코지 군의 동정을 빼앗겠습니다♪"


"하아!?"


히요리는 입에 콘돔을 물고, 내 잠옷을 벗겨왔다.


"기다려 히요리, 기다려 침착해!"


히요리는 딱 멈추고 콘돔을 떨어뜨렸다.


"라는 농담이에요♪ 히요리 개그입니다♪"


심장에 안좋은 개그다....아니 개그로 콘돔을 가져오지 말라고!


"아야노코지 군에게는 벌로 아침까지 제 옆에서 자도록 하겠습니다"


히요리는 그렇게 말하고 내 옆에 드러누워 이불을 덮었다.


"잠에 떨어질 때까지, 아야노코지 군에게는 설교를 할게요♪"


설교가 뭐야.


"아야노코지 군, 왜 당신은 계속 다른 여자한테 손을 대는 건가요 부정해도 소용없어요 이치노세 씨도 사카야나기 씨도 당신에게 반해있지 않나요 저는 지금 기분이 매우 나쁩니다 아야노코지 군은 자신이 절조가 없는 걸 알고 있나요 왜 산타의 옷이 붉은지 아시나요 그건 사람의 몸을 찢어버리고 찢어서 피로 적셨기 때문입니다"


잠이 안오는데. 귀에다가 저주처럼 재잘재잘 지껄여서 무섭다.


  *


....응, 아침....?


히요리가 옆에서 자고 있다. 잘도 잠들었네.


"키・요・타・카?"


또 다른 산타가 나타났다.

응, 칼을 들고 있네. 요즘 산타는 칼이 필수품인가.


"설명해 줄 수 있어....? 선물 주려고 봉투를 들고 왔는데, 이러면 키요타카를 봉투에 채워 넣을 수 밖에 없잖아...."


부드러운 목소리, 그러나 분노가 담겨있다. 당장이라도 히요리를 죽일 기세다.


"아니 그게 아니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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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서팬더말고 정상적인 팬픽이 하나도 안보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