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이날이 중요한 날이라는 건 알고 있었을 터인 시험 마지막 날. 아침을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른 아침, 나는 그룹을 몰래 빠져나와 숲속을 달리고 있었다.

벌써 얼마나 계속 달리고 있었을까. 나는 아침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GPS 서치를 사용하고 말았다. 아야노코지 군이 만약 오늘 I2로 향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거라면…….

제발 섬의 남쪽에 있어줘, 그렇게 바라며 서치를 했다. 그렇지만 아야노코지 군은 섬의 북쪽에 있었다. 틀림없이 그가 이 마지막 날에 I2로 갈 것임을 직감했다. 그때의 대화가 귓가에 남아있었던 나는 자신을 짓눌러 둘 수가 없었다.

“하아, 하앗……! 하아, 하앗……!”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그 자리에 무릎부터 무너져 내렸다. 일심불란하게 달려오긴 했지만 이곳에 와서 체력의 한계야……. 아니, 분명 한계 따위는 진작에 넘어섰으리라 생각해. 아야노코지 군을 만나고 싶어. 만나서 전해야만 해.

그 마음만이 내 두 다리를 계속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이대로 땅바닥에 지친 몸을 맡겨 잠들어 버리고 싶었다. 그러한 감정이 밀어닥쳤다.
무거운 눈꺼풀을 감고서 어둠의 세계에 몸을 맡기려고 하자, 피로가 빠져나가는 것을 실감했다.

“안 돼…… 안 된다구…… 읏”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흙을 꽉 움켜쥐었다. 손가락과 손톱 사이에 모래가 들어가서 불쾌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더는, 못 일어서. 그렇지만 이런 곳에서 잠들 수는 없어.
나는 소중한 동료를 놔두고 그들을 배신하는 짓을 하면서까지 이곳에 있다.

어째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명확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친구인 아야노코지 군을 구하기 위해? 구하다니 뭘? 내가 그를 구할 수 있는 거야?
무엇이 일어날지, 무엇이 있는지조차도 모르는데.
그저 말 한마디, 조심해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자신의 행동에 뚜렷한 동기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 땀범벅에 돼서, 지쳐서,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는 걸까.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리고 ── 강을 사이에 둔 그 건너편 쪽에서 I2를 목표로 향하고 있는 아야노코지 군을 발견했다.

소리를 지르려고 했는데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피로함과 놀라움과 초조함과 같은 여러 가지 감정들 때문에 잘 발음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침착성을 되찾을 여유도 없이 다시 한 번 외쳤다.

“아야노코지 군────!”

쥐어 짜낸 나의 외침은 건너편 쪽을 걷고 있는 아야노코지 군에게 닿았다.

“나…… 나, 아야노코지 군을 만나러 왔어!”

맞아, 나는 그것을 위해서 여기까지 계속 달려왔으니까.

“지금 그쪽으로 갈 테니까!”

이미 한 발자국 더 달리지도, 아니 걷지도 못할 줄 알았는데.
내 발은 무의식중에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저 만나고 싶다.

그 마음만이 그저 나를 계속 지탱해주었다.
──나, 너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