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에 맞지 않아





무인도 시험 10일 차 아침, 나는 근처에 있는 또 하나의 텐트로 다가갔다.

텐트의 소유주가 부재중인 것을 확인하고서 백팩 쪽으로 손을 뻗었다.



딱히 내용물을 훔치려고 한 건 아니었고, 그저 나는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서는 백팩 안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사실은 보고 싶지 않다고 하는 모순적인 생각도 품고 있었다.

약간의 당혹스러운 감정을 품은 채, 나는 백팩을 들어올렸다.  



“생각보다 가벼워……”



백팩의 무게감에서 자신감을 얻는 것으로, 단번에 망설임을 털어내듯이 그 내용물을 확인했다. 

옷과 위생용품과 식량과 ── 그리고 500ml의 물이 담긴 페트병이 1병.



“역시”



자신의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을 때, 백팩의 소유주인 아야노코지가 돌아왔다.



“뭐하는 거야?”

“읏!”



갑작스러운 부름에 나는 아마도 펄쩍 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으리라 생각한다.



“멋대로 태블릿이라도 보려고 했던 거야? 아니면 따로 원했던 게 있었던 건가?”

“그런 짓 안 해! 나는 그저…… 대등한 게 사실이었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나는 도둑 취급을 받는 것이 싫어서 바로 백팩에게서 떨어졌다.

어찌됐든 그가 보고 만 이상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네 백팩에는 마시다 만 물이 1병밖에 남아있지 않았어. 그게 어딜 봐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는 건데?”



이 녀석은 어제 나에게 대등한 교환이라는 것을 희망해왔다.

구할 수가 없어서 곤란해 하고 있었던 물을, 그는 백팩에서 2병을 쏙 빼서 내어 오고는 내게 약간의 식량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때는 냉정하게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물을 마시고 싶다는 유혹에 져서 교환을 받았었다만…….



아야노코지 녀석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물에 여유 같은 건 없었음에도 탈수 증상이 있었던 나를 도와주었다.



“나를 도와줘서 은혜를 베풀려고 한 거야?”



만약 그런 거였다면 터무니없는 생각이야. 그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지.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네가 내 백팩을 조사해보지 않았다면, 은혜를 베푸는 일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지”

“읏”



하긴. 내가 백팩 안을 보지 않았다면, 아야노코지가 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일은 없었다. 



“즉 진실이 어떻든 간에 그건 대등한 교환이었다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고마워』 같은 말은 입이 찢어지더라도 말할 수 없다.

것보다 말하고 싶지 않다.



“왠지 납득이 가진 않는다만…… 알겠어. 그렇다면 너에겐 아무것도 갚지 않을 거야”



그걸로 됐지? 라고 일단은 물어두었다.



“차라리 은혜를 베풀었더라면 뭔가 갚아주려고 했었던 건가?”

“안 갚아”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그렇게 즉답했다.

이치에 맞지 않아. 왜냐하면 나는 아야노코지가 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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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아니고 원서 번역본임


완장 부계로 올림

전 주딱이 ss 번역 끝내고 줬던 택본임

나는 받고 올릴 뿐이니까 감사는 전 주딱에게 하면 됨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