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아마사와 시리즈의 번외편입니다.

 

・“만약 아마사와 이치카가 숭배하는 화이트룸 생이라면”의 마지막화까지 보고 나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계열은 normal end 후

・아마사와 시리즈 자체, 2학년 편 3권이 발매된 후에 쓴 이야기이므로, 2학년 편 4권 이후의 전개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아야노코지와 아마사와 커플링

 

 

──────────────

 

 

“아야노코지 보이.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

 

“시간?”

 

내가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치며 일을 하고 있을 때, 나의 전속 상사인 코엔지 로쿠스케가 말을 걸었다.

 

나는 아마사와 이치카와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코엔지 콘체른 밑에서 몸을 숨기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상의 불경기도 있어 자택에서의 사무 업무가 증가했지만, 드물게 코엔지가 얼굴을 내밀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일이 끝나는 대로, 나와 함께 마시러 가지”

 

“미안, 알잖아 코엔지. 사람이 있는 곳에 가면 위험성이 높아져. 다음에 우리 집에 와서 술이나 마셔”

 

“그렇게 말해도, 너에게 거부권은 없다. 이건 결정사항이니까, 빨리 일을 끝내고 나와 어울려주게나”

 

“....이치카에게 연락해도 될까? 그 녀석이 괜찮다고 하면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노 프라블럼. 만약, 너의 피앙새가 거부한다고 해도 너를 데려가는 건 이미 결정사항이니까”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자유로운 남자다.

자기 중심으로 세상이 돌고 있는 코엔지는 애초에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나와 마시러 데리고 다닐 때가 많았다.

 

원래대로라면 화이트룸의 잔당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바깥을 걸어다니는 위험을 피하고 싶지만.

 

나는 바로 이치카에게 전화했다.

그녀는 집에서 전업주부와 같은 상태이고 식재료 쇼핑 이외에는 무작정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라는 이유야, 이치카. 코엔지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권유당해서 오늘은 늦을 것 같다”

 

『....하나 물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

 

“뭔데”

 

『그 술자리, 키요타카랑 코엔지 선배 뿐이지?』

 

“아마 그럴 것 같은데”

 

『오케이. 알았어, 그럼 오늘은 저녁 필요 없어?』

 

“응. 이치카도 적당히 보내둬”

 

일단 승낙은 받았다.

내가 코엔지에게 이 일을 전하자 녀석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이번 회식

나는 왠지 묘하게 불안한 느낌이 들어 견딜 수 없었다.

 

 

 

....예상대로였다.

 

어째서인지 코엔지가 술을 마시러 갈 때, 슈트를 입고 오라고 해서 의아해하면서도 슈트를 입고 간 참이었다.

 

나는 틀림없이 코엔지와 늘 다니던 바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평범하게 속았다.

나는 코엔지의 사촌동생 취급으로 이 회식에 참가하고 있다.

 

수많은 남자, 여자들이 쏟아져 나와 미팅이 되었다.

 

“....어이 코엔지. 이게 무슨 일이지”

 

“아무것도 아닌 조촐한 파티야. 조촐한 것 치고는 좀 시끄럽지만”

 

“속였네”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군. 너도 가끔은 여자놀이라는 걸 시도해 봐도 되지 않나? 평소 너의 약혼녀에게 속박당하고 있으니까”

 

“쓸데없는 참견이야. 나는 돌아간다”

 

설마 이런 대규모 술자리일 줄은 몰랐고, 코엔지가 여자놀이를 추천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나가려는 순간 몇몇 참가자에게 발이 묶였다.

 

“코엔지 씨의 사촌 씨 멋있네요. 벌써 가버리려구요?”

 

“얼굴도 좋고 일도 잘한다고 로쿠스케 님에게 들었습니다. 좀 더 어울려 주실 수 없나요?”

 

“아니....나는....”

 

“핫핫, 아야노코지 보이. 지금이라도 익숙해지는 것이 앞으로의 너를 위한 것이 아닐까? 내가 널 거둔 은혜를 잊은 건 아니겠지?”

 

코엔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은인이긴하지만 은인을 진심으로 후려갈기고 싶은 생각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 후, 나는 코엔지의 주도로 잔뜩 회식에 참가하게 되어, 많은 여성과 본의 아니게 얽히게 되었다.

 

왠지 쓸데없이 연락처를 넘겨받은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이것은 이치카에게 들키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거짓말쟁이”

 

나──아마사와 이치카는, 핸드폰으로 보던 SNS에서 우연히 찍혀있던 그의 모습을 보고, 원한을 담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저녁도 다 먹고 목욕도 하고 심심풀이로 SNS를 보다가, 어느 단체 미팅 사진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가──나의 그가 찍혔다.

아야노코지 키요타카 선배.

 

게다가 그의 주위에는 가슴과 어깨를 드러낸 추녀들이 나의 키요타카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속이 타버릴 정도의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그 사람에 대해선 믿고 있다. 최근 8년간 여러 차례 몸을 맞대기도 했고 결혼 약속도 했다.

 

다만, 한 가지 우려가 있다.

만약, 마음속에서는 나에게 싫증이 나서, 다른 여자를 찾고 있었다면....?

 

그것이 불안해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술자리가 한창인 것을 알면서도 전화를 거는 것은 눈치없다고는 생각하지만, 나는 그것을 배려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여보세요....』

 

약간 지친 듯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선배”

 

『....』

 

 

내가 키요타카라는 호칭이 아닌, 옛날의 선배 호칭을 했을 때는, 내가 늘 기분이 나빠지고 있을 때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건너편에서 그가 숨을 삼키는 것이 들렸다.

 

“선배, 기대 많이 했나봐. SNS에서 코엔지 콘체른 단체가 미팅을 하는게 올라오던데”

 

『미안, 보통으로 코엔지에게 속았다. 하지만 코엔지가 나를 거둬준 은혜도 생각하면 간단히 돌아갈 수도 없어』

 

“....”

 

『이치카?』

 

“선배, 여자랑 너무 가깝지 않아?”

 

『무슨 사진이 올라가고 있는거야. 보통으로 무서운데』

 

“....하아. 뭐, 선배가 그런 사람인건 알고 있으니까 이제 됐어. 그래도, 너무 여자에게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해. 그리고 돌아돌 때는 되도록 빨리 돌아올 것”

 

『의외네. 지금 바로 돌아오라는 말을 들을줄 알았는데』

 

“코엔지 선배는 나에게도 은인이니까. 역시 그렇게 하는 건 안되지”

 

『응, 이해가 빨라서 도움이 됐어.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갈 작정이니까』

 

“네네. 만약, 바람피운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라구?”

 

마지막으로 못을 박아둔다.

내 목소리 톤이 너무 딱딱해서, 그가 약간 겁을 먹은게 느껴졌다.

 

여기까지 말해두면, 그가 결코 나를 버려두고 다른 여자에게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응? 만약 바람을 피운다면 나, 선배랑 같이 동반자살 할거니까.

 

 

 

결과적으로 미팅은 꽤 엉망이 됐다.

 

나는 술에 취한 모르는 여자에게 안겨서 목 언저리에 키스를 당하고, 술에 취한 코엔지의 주정을 듣고, 만남을 요구한 남성이 마구 날뛰는 바람에 난장판이 되었다.

 

다행히, 회장은 코엔지 콘체른이 제공하고 있는 장소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나 슬슬 돌아가야 하는데”

 

“어이 맥빠지는 소리 하지 마, 코엔지 씨의 사촌. 너는 아까 술 취한 여자에게 키스당했으니까 좋았겠지만, 나는 전혀 만남이 없었다고”

 

아니 그거 나랑 상관없잖아.

이번에는 이름 모를 남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붙어와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이번 주최자인 코엔지는 저쪽에서 여자와 술을 마시고 있고, 눈앞에 있는 이 남자를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나의 귀가는 불가능하게 된다.

 

“그럼, 저 부근의 여자라도 노리는 게 어때? 남자들이랑 많이 술 마시는 것 같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아? 아까 꼬셨는데 거절당했어! 아, 왜 나만 거절하는거야....잠깐 잘못하면 너무 우쭐해져서....!”

 

자신의 소개팅 참패를 나한테 말해와도 곤란한데. 왠지 초조한 남자는 근처에 있던 스마트폰을 술에 담그는 기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아”

 

“앙? 왜 그래 코엔지의 사촌”

 

“그거, 내 핸드폰인데”

 

“응....? 어!? 미, 미안! 젠장....나 옛날부터 술버릇이 안좋았거든....변상할테니 긴급용 연락처 가르쳐줄 수 있을까”

 

“하아....”

 

핸드폰은 책상에 놓는게 아니었구나 하고 후회했다. 취객에게 얽혔을 때가 가장 귀찮다고 나는 새삼스럽게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남자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허둥지둥 술자리를 빠져나갔다.

 

손목시계를 보니 시간은 이미 24시.

미치겠네....

일단, 이치카에게 연락을....

 

“아, 핸드폰 망가졌지....택시도 못 부르고....”

 

회사에서 집까지 걸어서 2시간 남짓.

이치카가 미리 잠들어 주기를 바라며 나는 집까지 걸어갔다.

 

 

 

....너무 졸리다.

걸어가는 도중에 나는 돌아가자마자 바로 샤워를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일단 샤워를 하려고 집 문을 열었을 때였다.

 

“다녀왔──────!?”

 

“어서 오세요, 선배”

 

문을 여는 순간, 현관이 캄캄한 상태에서 눈동자를 검게 흐린 아마사와 이치카가 서 있었다.

 

엄청난 박력과 공포에 겁에 질려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나, 빨리 돌아오라고 했지?”

 

“했습니다”

 

“전화 연결도 안 되고, 읽음 표시도 안 뜨고, 나 계속 선배가 돌아올 때까지 현관에서 기다렸는데”

 

“에? 현관이 캄캄한데 계속 서서 기다린거야?”

 

“당연하지”

 

싱글벙글 웃는 이치카이지만, 한기와 소름이 쫙 끼쳤다.

 

....계속 현관을 이렇게 두고 기다렸다고?

보통으로 죽을 것 같아 나는 공포에 떨었다.

 

“지금 몇 시야? 선배”

 

“....새벽 2시 반입니다”

 

“흐음. 내가 전화한 게 언제였지?”

 

“밤 9시쯤....?”

 

“아쉽게 땡. 저녁 8시야”

 

이치카는 엉덩방아를 찧은 나에게 손을 뻗어왔다. 떨리는 손을 억누르고 간신히 이치카의 손을 잡았을 때, 단번에 끌어올려져 끌어안겨졌다.

 

“1, 2, 3, 4, 5, 6, 7....8명인가”

 

“무슨 소리야”

 

“선배 옷에서 꽤 여자 냄새가 나네. 목의 립스틱은 나를 도발하는 거야?”

 

“....”

 

학생시절의 이치카를 조금 생각해냈다.

최근. 내가 여자와 얽히지 않게 되면서 이치카가 독점욕이나 질투심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어졌는데....

 

“──────읏”

 

“어, 어이....이치카....?”

 

“잠자코 따라와”

 

갑자기 이치카에게 손을 잡아끌렸다. 역시 이 상황에서 놓으라고는 할 수 없다.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침실까지 끌려들어갔다.

아무도 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이치카는 일부러 침실 문을 잠그고 내 팔을 놓은 다음 순간에, 내 가슴으로 뛰어들었다.

 

“미팅에서 좋은 여자를 찾았어....?”

 

“응?”

 

“나와의 관계는 이제 끝난거야? 아니면 오늘만 만난 사이인거야? 그렇다면 내가 그 여자를 없애기만 하면 되는데....”

 

“기다려, 이치카. 왠지 너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럼, 목의 키스마크는 뭐야!?”

 

“....읏”

 

바람은 피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화를 낸 그녀의 표정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었다.

 

“선배는 내 건데”

 

“한번 설명해줄게. 이 목의 립스틱은 취객이랑 얽혀서────”

 

“취한 여자구나. 헤에, 그렇구나”

 

다음 순간, 오른쪽 다리에 엄청난 통증과 충격이 몰려와 나는 중심을 놓쳤다.

 

예전의 나였다면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화이트룸을 부순 뒤 8년간은 전혀 관리하지 않아, 평소 집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이치카를 상대로도 쉽게 당할 정도로 체격이 떨어져 버렸다.

 

그녀에게 침대로 밀려 넘어져 버리다니, 굉장히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렁 드러누운 나를 보고, 검게 눈동자를 흐린 이치카가 띄엄띄엄 중얼거렸다.

 

“....안 되겠어, 나. 선배랑 헤어진 1개월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아”

 

아마사와가 야가미에 의해 퇴학당한 일을 말하는건지, 기억하기도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선배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내가 행복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어. 근데 지금은 아니야. 선배가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렸다고 한 번이라도 생각하면 떨림이 멈추지 않아”

 

“....”

 

맺어지기 전에는, 자신의 행복보다 나의 행복을 바랐던 아마사와 이치카.

하지만, 맺어지고 난 후에는 그 관계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필사적인 얼굴을 띄우고 있었다.

 

“코엔지에게 다 물어봐봐. 정말 바람은 전혀 피지 않았어. 목은 허를 찔려 당했다고나 할까....아무튼, 꺼림직한 일은 전혀 하지 않았어. 맹새할게”

 

“........”

 

“내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이 이치카라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정말?”

 

“그래”

 

“거짓말 아니지?”

 

“너를 배신하는 짓은 하지 않아”

 

이치카의 눈에, 드디어 빛이 돌아온 것 같았다.

 

“....왜 헷갈리는 짓을 하는 거야, 선배”

 

“어이, 갑자기 울지 마”

 

“그게....나, 처음에는 그냥 술자리라고 들었는데....여자도 있고, 선배의 목에 립스틱도 묻어있고....싫다고....”

 

예전과 달리 이치카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시간까지 이치카가 일어나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예상밖이었다.

 

오랜만에 이치카의 이런 모습을 보았다. 하긴 원래 이런 녀석이었지.

 

“....안심시켜줘”

 

“안심이라니, 뭘 하라는거야?”

 

“──아이를 갖고 싶어”

 

“──읏”

 

너무 직구라서 나도 모르게 할 말을 잃었다.

그녀의 눈을 다시 한번 보았는데 영락없는 진심이었다.

 

“기정사실을 만들어 버리면, 이제 두 번 다시 불안하지 않을 수 있어....이제 참을 수 없어, 선배의 아이를 갖고싶어”

 

“알고 있잖아. 아직 화이트룸 잔당들의 활동 기록이 나오고 있어”

 

“그게 무슨 상관이야....나는, 언제까지나 화이트룸 따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선배는 나랑 하기 싫어?”

 

“....”

 

“게다가, 아까부터 다른 여자들의 냄새가 나서 짜증나. 당장 덮치지 않으면 머리가 미칠 지경이야”

 

“그런 말을 들어도────”

 

부정의 말을 하려는데, 그녀가 입술로 나의 입술을 막았다.

 

어느 때보다도 공격적인 이치카이지만, 조금이라고는 해도 술에 취해있는 나도 거절할 수 없게 되었다.

 

....뭐, 그녀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류엔과 마나부의 앞에서 말한 건 나니까, 이대로 이치카에게 휩쓸려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저기, 책임져줄 거지?”

 

“....알았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이걸로 평생 함께네. 절대 놔주지 않을테니까”

 

일어난 것은 오후였다.

뺨을 붉힌 채 행복한 표정을 지은 이치카가 나를 껴안았다.

 

....술에 취해있었다고는 해도, 꽤 과했다는 것을 조금 후회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선배 혼자 술 마시러 가는 건 금지야. 최소한 술을 마시러 간다면, 그때는 os가 꼭 동반할 테니까”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당연하지. 어제처럼 다른 여자가 선배에게 술김에 접근했다는 걸 알면 선배랑 같이 죽을거니까”

 

“무셔”

 

“이제 다시는 미팅 같은거 안 보낼거야”

 

독점욕에 물든 눈이었다.

보통 같으면 성가시거나 무겁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치카에 한해서는 별로 불쾌하거나 하지 않다.

 

그렇기는커녕, 그렇게까지 나를 생각해준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해 버린다.

 

이치카에게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나 또한 그녀에게 의존해 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배는 내 처녀를 빼앗았으니까, 이미 그때부터 내 남자나 다름없는거야”

 

“그거 8년 전이잖아. 그땐 아직, 케──카루이자와와 사귈 때인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 이렇게 선배 옆에 있는 건 나잖아. 이미 운명으로 결정된거야”

 

“추상적이네”

 

“소녀니까. 나도”

 

왠지 사카야나기의 말투와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이치카 앞에서 다른 여자의 이름을 대면 귀찮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고, 일단 여기선 물러날까.

 

“이름은 어떻게 할까?”

 

“아직 양성반응으로 결정된 것도 아니잖아”

 

“이름만 정하면, 선배가 다시는 바람 피우지 않을 거고, 그런 부분에서라도 지금 정해야 할 것 같아서”

 

“....”

 

확실히 이름을 정해 놓으면, 상상 임신을 주장하는 것에 손을 쓸 수도 있다.

무섭지만, 이치카라면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 것 같다.

 

“선배는 내꺼야. 그러니까 어제처럼....이상한 여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조심해”

 

“알고 있어”

 

“아니, 모르고 있어 선배는. 그래서, 어제 하다가 선배의 목에 키스마크를 다시 해줬는데, 눈치챘어?”

 

“....”

 

“그거, 지우면 안되니까”

 

이치카는 그렇게 명령해 온다.

최근 8년간 그녀도 여러 가지로 엉망이 되었다.

 

“이걸로 여자가 붙지 않을테니까....응, 좋아”

 

“그냥 목이 아픈데....물지 않아도 되지 않아?”

 

“이 정도는 해야, 선배가 정신나간 취한 여자를 거부할 것 같아서. 약속이야. 여기까지 해놓고, 어제랑 같은 일을 벌인다면──절대 용서하지 않을거니까”

 

만면에 미소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분명히 내 주위 여자들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설마 거의 역강간 형식으로 기정사실을 만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는 선배가 아니라 달링이네”

 

“캐릭터 망가지는데, 너”

 

“에헤헤....1달 후가 기다려져”

 

“듣지 않는거냐”

 

이미 자신의 세계에 들어가 버렸는지, 이치카는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복부를 쓸어 올렸다.

 

“선배”

 

“왜”

 

“나 지금, 엄청 행복해”

 

“....그렇구나”

 

“선배는 어때?”

 

“물어보지 않아도 알잖아”

 

“제대로 말해줬으면 좋겠네”

 

“....행복해”

 

“에헤헤, 그렇구나. 그럼 이제 둘이서 점점 행복해지자”

 

“그래”

 

꽉 쥔 두 손.

숭배에서 순수한 사랑으로 변화한 아마사와 이치카는 나를 다시는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겨우 잡은 하나의 행복을 이 몸에서 떼어놓지 않을 것이다.

 

이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하나의 미래.

 

간절히 소원한다.

『우리』의 행복이 이대로 쭉 이어지길.

 

 

 

 

후기.

 

번외편입니다.

아야노코지도 아마사와도, 그 후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아마사와 시리즈에 손을 댔어요.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번외편은 정기적으로 써나가려고 합니다.

 

진짜 아마사와가 왜 이렇게 좋을까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아야노코지가 너무 부러워요.

 

....뭐, 그렇지만 성격은 지뢰 그 자체이므로, 끈질기게 좋아해줘도 귀찮은 기분이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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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올라온 번외편

더 보고 싶으면 후기에 나온것처럼 픽시브 추천이라도 눌러보셈


#38 【番外編】鬼嫁 | もしも天沢が『崇拝』のホワイトルーム生だったら - レッサーパンダ의 소설 - pix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