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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포키 게임을 하자."


"갑자기 뭐야 호리키타."


"모르는 걸까 아야노코지군,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말해봐."


"11월 11일이겠지?"


"앗, 나 알고있어. 그 날은――"


"쿠시다씨, 끼어들지 말아줄래?"


"뭐어뭐어, 그렇게 화내지마. 나도 참가하고 싶을까나~"


"이치노세씨...... 뒤에는 시이나씨에 사카야나기씨까지... 당신들 왜 여기에?"


"우연히 지나가다보면 재밌어 보이는 이야기를 하고 계셔서"


"전 아야노코지군과 책의 감상을 얘기하러 왔을 뿐이에요."


여자가 많아지니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뭐 좋아. 그래서 아야노코지군, 오늘 말이지만......"


"으, 응"


"11월 11일에는 무려 31개나 되는 기념일이 있어."


그렇게 호리키타가 설명을 시작했다.


고기만두의 날, 숙주의 날, 전지의 날, 잘 먹겠습니다의 날, 단무지의 날, 마작의 날...... 등등

실로 많은 유래가 있는 듯 하면서도 시시한 장난이거나 억지인 것도 많이 보인다. "1111이 나란히 서있는 걸로 보이니까~" 같은 이유로 정해진 기념일이 너무 많다.

이거라면 내가 주장해 마음대로 기념일 늘릴 수 있는 것 아냐?


"그래서, 아무래도 좋을 기념일 투성이지만, 그게 어쨌다고?"


"당신 이야기를 듣고 있던거야? 포키의 날이니까 포키 게임을 하자고 말하고 있어."


아무래도 그게 하고 싶은 말이었던 것 같다. 허나, 이런 축제 분위기다. 나는 어떤 인물이 등장할 거라 확신하고 있다.


"크핫 어이어이, 다들 즐거워 보이잖냐."


"왔는가 류엔"


별일 아니다. 호리키타가 뭔가 말하기 시작한 순간, 나는 메일을 보내 뒀다. 내용은 "아무렇지 않게 나를 이 장소에서 데리고 나가라"


"아야노코지는 나와 용건이 있다. 꺄아꺄아 시끄러운 암컷들은 물러나........."



""""""지금 당장 그 입 다물고 나가""""""


후일 류엔은 말했다. "녀석들의 박력은 나에게 그때의 아야노코지의 1만배의 공포를 주었다."



"그럼 방해되는 류엔군도 사라졌으니 이야기를 계속할까요 호리키타씨, 아야노코지군과 저희들이 순서대로 포키 게임을 하는 거죠?"


"그래, 그 말대로야 쿠시다씨, 이야기가 빨라 다행이네."


"아니 기다려 난 별로 승낙하지 않았어."


"뭐어뭐어 괜찮잖아 아야노코지군, 잠깐의 여흥일 뿐이고"


"맞아요. 여기서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남자는 미움받아요?"


"이치노세에 사카야나기, 이게 그런 문제인가?"


내가 두 사람에게 멀어지도록 뒷걸음치자 뒤에서 누군가가 안겼다.


"왜 도망가려 하나요? 모두 즐겁게 논다는 얘기인데요."


시이나에게 붙잡혀 도망을 그만뒀다.



"그럼 순서를 정할게."


호리키타 주도로 순서를 정해 간다.


"이미 이렇게 되면 도망도 숨는것도 하지 않아. 마음대로 해라......"


내가 불평하면



""""잠깐 기다려――――""""



갑자기 4명의 소녀가 난입해 왔다.


"카루이자와씨, 사쿠라씨, 하세베씨, 사토씨...... 당신들도 참가하고 싶다고 하는거야?"


호리키타의 말에 전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호리키타는 망설인다. 부탁이니까 거절해줘......


"뭐 좋아. 같은 반 동료니까."


"너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겠지!"


어디의 착한 호리키타야 정말이지, 나에게 있어선 사정이 나쁘게만 돌아간다.


"그럼 순서 정하기는 끝났으니 규칙을 설명할게."


내가 침울해 있는 동안에도 의논은 진행된 것 같다. 여자들은 꺄아꺄아하며 즐거운 듯 듣고 있다. 정말 뭐가 즐거운 걸까?


룰은 다음과 같다.


-각자 가지고 온 포키를 사용

-도중 퇴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하지 않는다. 도중 입실한 사람은 아야노코지군과 포키 게임을 할 것 (강제)

-부정행위 발각 시 10만PP를 지급

-게임 규칙은 공식에 따른다.


뭐야 이건...... 태클 걸 곳 밖에 없지만......


"순서는 이대로야."


시이나가 순서를 발표한다.


1번 사토

2번 쿠시다

3번 호리키타

4번 ?

5번 사카야나기

6번 이치노세

7번 시이나

8번 사쿠라

9번 카루이자와

대기 하세베


"기다려기다려기다려 대체 왜 전원이 나랑 하는거야. 대기는 또 뭐야!"


"냐하하, 나는 포키 가진게 없으니까. 혹시 키요뽕 나랑도 포키게임 하고 싶은거야?"


하루카의 짓궃은 시선에 나는 멈칫했다.



"그, 그, 그러면 먼저 나, 나 부터네!"


얼굴을 빨갛게 하고 나타난 건 사토. 손이 긴장으로 떨리고 있어 도저히 게임을 할 상태가 아니지만

사토는 떨리는 손으로 포키 상자를 열었다.


"저기 쿠시다씨, 저건......"


"응, 극세 초콜릿이네"


"당신 어떻게 생각해?"


"나름대로의 픽이지만 나라면 1분만에 넘어뜨릴 수 있을까나"


외야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이 녀석들 무슨 말을 하고 있어?


"잘, 잘 부탁합니댯"


그렇게 말하며 사토는 포키를 물었다. 평소 먹는 녀석보다 가늘다.

어쩔 수 없으니 나는 초콜릿 끝을 물었다.


와삭


한 입 먹어봤다. 과자 부분이라 별 맛이 안난다.


와삭


사토가 한 걸음 내딛는다. 과연, 이렇게 상대와 거리를 재면서 먹어가면 되는건가. 요령을 알았다.


와삭와삭와삭 똑


"앗!"


사토가 아쉬운 듯한 소리를 낸다. 포키는 아주 조금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부러지고 말았다.


"이걸로 끝인가?"


"그래, 조금 더 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사토씨, 이 정도일까?"


"안심해 호리키타씨, 저 사람은 D반 최약체. 다음은 내가 길을 열 테니까"


"그렇네 역시 D반 사천왕중 최약체는 망신스럽네. 너에겐 기대하고 있어."


"우우우, 어째서 그런 말까지 들어야해――"


쿠시다와 호리키타의 용서없는 말에, 사토는 울면서 나갔다. 불쌍하네.



"그럼 이제 내 차례네 아야노코지군"


뒤이어 나타난 건 쿠시다. 이 녀석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 방심은 금물이다.

쿠시다가 기쁜 듯 빼빼로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꺼냈다. 이번에는 정통 타입의 초콜릿이 뿌려진 포키다.


"호오, 쿠시다씨도 꽤나 하네요."


"응, 이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선택했네"


"강적입니다."


사카야나기, 이치노세, 시이나가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어?


"그러면 갑니다!"


쿠시다가 포키를 물었다.

내 눈앞에 와인레드의 눈동자를 적시며 움직임을 멈춘 쿠시다가 있다. 자연히 포키를 문 입술이 눈에 들어온다.


(후후후 아야노코지군 곤란해 하고있네.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 것도 작전이야.)


"아야노코지군 빨리 먹어줄래."


(나한테만 말하지 마. 쿠시다...... 무슨 생각이지.)


어쩔 수 없이 난 먹기 시작한다.


와삭와삭 와삭와삭


먹을수록 쿠시다와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쿠시다의 체온이 느껴진다.


(우웃, 이제 한계. 이 이상 아야노코지군과 눈을 맞출 수가 없엇.)


쿠시다가 눈을 감는다.


"읏"


약간 쿠시다의 몸이 기울었다.



"앗, 정마알!"


눈을 감으면 쿠시다의 머리가 기울어 각도가 바뀐다. 그와 동시에 포키에 부하가 걸린 것이다.


"유감이구나. 덕분에 공략법을 생각해 냈어."


쿠시다를 밀어내고 호리키타가 내 앞에 섰다. 손에 든 건 쿠시다와 같은 타입의 포키.


"D반의 두뇌담당 호리키타씨입니까, 이건 볼만하겠네요."


"그렇네, 어떻게 공략해 갈까......"


"저, 신경쓰여요."


각 반 리더들이 보고 있다. 여기서 솜씨를 보이는 건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호리키타는 그런 일 생각않는 것 같네.


"그러면 갈게."


서로 포키 끝을 물었다. 그리고


(선수필승!)


와삭와삭 와삭와삭 와삭와삭 와삭와삭


굉장한 기세로 호리키타가 포키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간 지점에서 딱 멈췄다.


"이치노세씨 지금의 호리키타씨의 움직임 어떻게 생각하나요?"


"상당히 익숙해 보이네. 오늘을 위해 필사적으로 연습한 걸 잘 알겠어."


"필사적이네요."


뭔가 외야가 시끄럽지만 호리키타는 멈춘 채로 날 보고 있다. 뺨은 빨갛고 황홀한 듯한 시선을 하고 있다만


(이것이 나의 작전이야 쿠시다씨, 당신은 너무 욕심이 많았어. 이 상태를 유지하는 이상 다른 사람은 게임을 할 수 없어. 그리고 교착상태가 된 이상 아야노코지군이 움직여야 해. 나는 이 거리감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니까.)


미동도 없는 호리키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기분이 진정되지 않는다. 잘 생각해보면 여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이렇게 마주한 적은 없었다.


"자, 잠깐! 아무나 움직이라고!"


카루이자와의 야유가 날아온다. 얼마나 응시했는지 모르곘지만 언제까지 이대로일 수는 없다.


와삭   와삭


그래도 호리키타는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움직이지 않는 산과 같다. 그렇다면......



"앗"


나는 강제로 게임을 중단했다.


"지금 일부러 부러뜨린거지?"


호리키타의 분한 듯한 시선이 꽂힌다.


"글쎄, 짧았으니까 탄력에 부려졌겠지"


고의인지 아닌지 입증이 불가능하다. 앞으로도 거리가 가까워지면 이 작전으로 가자.



"에 그러니까... 다음 상대는 unknown으로 되어 있네요."


따로 없다면 이대로 게임을 끝내도 상관없지만

시이나는 다음 상대인 unknown을 부르고 있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내 차례인 듯 하네."




"너가......?"


등장한 인물에게 나는 말을 건다.


"자 잠깐! 어떻게 된 일일까나?"


"뭔가 불만이라도 있어 이치노세씨?"


갑자기 등장한 인물에 이치노세가 흥분했다.


"다른 남자가 온다고는 못 들었어"


사정에 따라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그런 분위기가 이치노세에게 감돌고 있다.


"아아 안심해줘, 히라타군은 딱히 당신들의 상대가 아니니까"


"그런거야?"


"응 내 상대는 아야노코지군이니까."


미남 스마일로 날 바라보는 히라타였다. 어째서 이렇게 됐어......?


"히라타, 이상하지 않아? 너는 남자고 나도 남자다. 너는 굳이 말하자면 나와 함께 여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히라타가 상대라면 싫어하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하는 것보다 기뻐할 확률이 높겠지.


"그러고 싶지만 난 호리키타씨에게 의뢰를 받고 왔어. 어떻게든 이 게임을 영상으로 남겨 후일을 위해 쓰는 듯 해."


난 호리키타를 노려본다.


"호리키타, 히라타에게 뭘 불어넣었어?"


"무섭네, 난 이후의 반을 생각한다면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류엔에게 공포를 심은 이 눈으로도 안돼나...... 확고한 각오가 있는 녀석은 흔들림이 없다.


"거기에 다수결로도 아마 아무도 나와 포키 게임을 해 주지 않아. 모두들 그렇지?"


"응"

"응"

"응"

"응"

"응"


사카야나기, 이치노세, 시이나, 사쿠라, 설마했던 카루이자와까지 긍정했다. 너희들 사귀는 사이인 척할 생각 없지?



"자, 얘기도 끝났으니 어서 시작할까. 모두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히라타가 물었던 것도 평범한 포키였다.

눈 앞에는 녀석의 반듯한 얼굴이 있다. 무서운 것을 본 것인지 자연스럽게 녀석의 입술에 눈이 간다...... 안된다. 더 이상 볼 수 없어.

남자끼리 포키 게임을 하는 역겨움과 히라타가 내켜함에 생리적 혐오감이 생긴다.

나는 무심코 눈을 감았다.


"카메라 촬영은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부탁해. 나중에 SNS계정을 나눠줄 테니 각자 찍은 영상 같은걸 올려줘. 그럼 두 사람도 시작해."


"그어언 가야? (그러면 간다?)"


말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히라타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쿠시다와 같은 작전인가?


찰칵 찰칵


아이리가 전력으로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다. 그리고 쿠시다가 핸디캠을 들고 왔다. 히라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촬영을 의식해서였다.


와삭 와삭


어쩔 수 없이 진행한다.


와삭 와삭


그러자 녀석도 진행한다.


와삭 와삭 와삭 와삭


뭐가 슬퍼서 난 남자와 포키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와삭와삭 와삭와삭........................

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


"아니 기다려어어어어어어"


방심했던 차, 히라타는 단숨에 포키를 먹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고 코가 부딪치는 거리까지 왔지만

지근거리에서 고무탄을 피하는 훈련을 한 게 다행이었다. 나는 다가오는 히라타의 입술을 포키를 포기하여 피했던 것이다.


"아야노코지군의 부정을 확인했습니다. 벌금 10만PP를 지불하세요."


"이런건 절대로 이상하겠지!"


지금 피하지 않았다면 키스를 당했다. 그 일에 대해 항의하면


"그래서 뭐? 자기가 싫어서 피한 걸 제쳐두겠다는 거야? 게임 룰은 공식에 따른다. 히라타군은 아무 부정행위도 없었어?"


큿, 설마 이런 수를 쓸 줄이야. 그 때문에 규칙을 만든 건가 나에게 확실히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 완전히 당했어.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히라타에게 10만PP를 지불했다. 이걸로 잔고는 4621포인트.


"아무래도 아야노코지군은 이 게임을 경시하고 있는 것 같네."


쿠시다가 입가에 손을 올리며 즐거운 듯 말했다.


"그렇네, 유감이야. 포키 게임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걸까?"


너희들이 그걸 말하는거냐......


"모두들, 그는 게임을 공략하려는 기개가 부족하니까 룰을 추가하려고 생각하는데 괜찮을까?"


"하아?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해도 납득할리가――"


"이의 없음"

"이의 없음"

"이의 없음"

"이의 없음"

"이의 없음"


"――이젠 멋대로 해"


여자들의 결속을 깰 수 없다. 축구 시합에서 어웨이로 가는 건 이런 기분인가?

이렇게해서 여자들에 의해 규칙이 추가되었다.


-지는 쪽은 20000PP를 상대에게 지불

-지불할 PP가 없는 경우, 이 장소의 전원에게 키스


앞의 룰은 몰라도 뒤쪽의 룰은 뭐야. 이 녀석들 뭘 하고 싶어 이런 규칙 설정을...


호리키타 (이걸로 정해졌어)

쿠시다 (이후에 아야노코지군의 포인트를 깎아내서)

사카야나기 (파산 시켜드리면)

시이나 (키스할 수 있다는 거네요)

카루이자와 (그런거......절대 놓칠 수 없잖아)

히라타 (훗 아야노코지군, 이번엔 피할 수 없어?)

하세베 (엣? 나도 하는거?)



"그건 그렇고......"


"그렇네."


"조금 곤란하네요"


사카야나기, 이치노세, 시이나가 눈짓을 교환한다. 그 표정은 거북해 보인다.

아이리와 카루이자와는 멍한 얼굴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무엇도 깨닫지 못한 것 같다.


"그럼 아야노코지군, 앞으로 1명은 피할 권리가 있는 셈이네요. 누구를 상대할지 알려주시겠어요?"


"""!?"""


사카야나기의 말에 네 사람이 숨을 죽인다. 아무래도 그 가능성에 도달한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손절이다.

앞으로 나는 져서는 안된다. 최악의 경우, 남은 대전상대 모두와 (게임에서 지지않고)키스해 버리면 다른 사람 전원과의 키스는 피할 수 있다. 특히 뜨거운 시선을 보내는 히라타는 봐줬으면 한다.

허나, 한 번이라면 키스는 피할 수 있다. 지고 나서 벌금을 내는 방법이다. 늦었지만 이 녀석들도 알아챈 것이다.


"아야노코지군, 저는 다리가 불편해서 앉아주셨으면 합니다만......"


확실히 지팡이를 짚은 채로는 밸런스가 나쁘니까. 난 의자를 끌어와 앉는다.


"그럼 실례합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



모두의 목소리가 울린다. 사카야나기가 앉은 곳은 내 무릎 위였기 때문이다. 확실히 규칙상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제가 여러분의 근심을, 덜어드릴테니"


사카야나기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는다. 지근거리에서 그것을 본 나는 얼굴이 뜨거워진다.

사카야나기가 꺼낸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포키였다.


"그건...... 스스로 희생해 아야노코지군의 포인트를 깎아낸다는 거야? 사카야나기씨"


사카야나기가 꺼낸 것은 포키midi 라는 녀석이다. 길이는 통상의 2/3정도지만 굵기가 늘어났다. 쉽게 부러지지 않는 구조다. 과연 학년 제일의 수완가. 승부처에서 준비를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


"그럴리는 없어요 이치노세씨. 사카야나기씨.... 당신 설마?"


시이나의 날카로운 시선이 사카야나기를 향한다.


"그럼, 준비가 다 됐으니 시작하죠."


사카야나기가 포키를 물었다.



또다. 또 움직이지 않는다. 사카야나기는 황홀한 표정으로 날 보고있다. 무릎에서 느껴지는 사카야나기의 감촉과 체온. 달콤한 향기. 매달리는 듯한 시선에 눈을 떼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 퍼스널 스페이스가 침범당했음에도 불쾌함을 느끼지 않는 건 사카야나기가 상상도 못할 미소녀이기 때문일까?


"구누누누누 빨리 시작해 키요타카앗!"


언제까지고 움직이지 않는 나에게 카루이자와가 화를 낸다.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는건가


와삭 와삭 와삭


두께가 두꺼워 간단히 진행할 수 없다. 거리가 가까운 건 난관이지만 그래도 이대로 신중하게 진행한다. 나의 승산은 이것밖에 없으니까

내가 구상한 승리 공식은, 우선 사카야나기에게 이긴다. 그리고 획득한 포인트로 이치노세에게 도망친다. 다음 차례인 시이나도 방심할 수 없으니 포인트를 사용해 도망친다. 그리고 아이리다.

아이리는 남자에게 익숙하지 않으니 게임에서 나와 키스한다니 생각조차 못하겠지. 아이리에게 이긴다. 마지막인 카루이자와는 명령으로 어떻게든 한다. 무리라도 억지로 지면 괜찮다.

이러면 나는 포인트를 잃지만 누구와도 키스하지 않고 끝난다. 그러니까 첫 상대인 사카야나기에게 절대 질 수 없다.


와삭와삭와삭


사카야나기도 진행한다. 의외로 이런 일에 익숙하구나. 내 무릎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진행하다니 솜씨가 좋다. 허나 그것은 악수.

내 신체 위에 불안정한 상태로 있다. 타이밍을 봐 흔들면 사카야나기가 그것을 멈출 방법은 없다. 몸을 포갠 작전을 이용해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다. 조금 더 진행하면 실행하자.


와삭와삭와삭

(지금이다!)


사카야나기가 얼굴을 앞으로 내미는 순간 나는 무릎을 흔들어 사카야나기의 균형을 깨뜨렸다. 그 결과......



츗!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을 느낀다.


츗츗 낼름


어느샌가 뒤통수가 잡혀 눌려있다. 한층 혀가 더 얽혀 나는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바바바, 반칙이야아아아아아"


정신을 차려보니 쿠시다가 끼어들어 나와 사카야나기를 갈라 놓았다. 얼굴이 새빨개져 조금 귀엽다고 생각해 버렸다.


"사카야나기씨, 이게 무슨 짓이야!"


호리키타가 불쾌함을 넘어 진심으로 격노하고 있다.


"무슨 짓.... 이라는건?"


"갑자기 아야노코지군에게 키스해... 혀까지 넣고......"


"아아 그 일인가요. 아야노코지군이 고의로 흔들어 균형을 잃었습니다. 해프닝이라는 걸로 하면 안 될까요?"


그렇게 말하며 사카야나기는 대담하게 웃었다.


"안되는게 당연하겠지. 부정행위가 발각되었으니 벌금―

"쿠시다씨 멈춰!"

―10만을 지불해!"


말리려던 이치노세와 시이나가 분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습니까. 확실히 제 부정행위네요. 그럼 아야노코지군 받아 주세요."


주위가 방심하던 중 나에게 10만 포인트가 들어왔다. 이걸로 원상복구다.


"쿠시다씨...... 원망할거야?"


"결국은 D반의 사천왕...... 이 정도의 책략도 읽을 수 없는거네요."


"엣? 뭐야? 어떻게 된거야?"


"후에? 에에?"


사태를 완전히 파악한 이치노세와 시이나, 이해하지 못한 듯한 카루이자와와 아이리. 역시 반 사이의 능력차는 어쩔 수 없네.


"하아, 이 게임은 여기까지네."


"그렇네, 설마 그런 수를 쓰다니......"


"정말 유감이네요."


"힌트는 드렸을 텐데요?"


전원이 낙담함과 동시에 나는 안심했다. 확실히 사카야나기와 키스해 버렸지만, 도망칠 수 있을 포인트를 손에 넣었으니까.

이후의 게임은 연습게임 같은 것이다.


"그럼 아야노코지군, 우리도 바로 시작할까? 연습이지만..."


이치노세의 눈동자는 빛을 잃었다. 상대도 연습게임이라 인식했으니 어서 끝내도록 하자.


"왜 너도 무릎에 앉는거야?"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 지금 우울하니까"


물기를 띤 자수정빛 눈동자를 치뜨고 바라본다. 사카야나기에 비해 무겁다고 생각했지만 별로 괴롭지는 않다. 확실히 느껴지는 것은 순산형 엉덩이의 감촉과 내게 몸을 기대 의식되는 압도적인 가슴이다.

그것들을 사용해 이치노세는 나에게 냉정한 판단력을 뺏으려 한다.


"금방 끝날테니 상관없어."


이치노세가 꺼낸 것은 어른 취향의 포키, 씁쓸한 초콜릿이 발린 프리미엄 과자다. 기세 좋게 이치노세는 포키를 물었다.


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


특별히 뭔가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지금 뭔가 걸어와도 되돌려줄 뿐이지만.


와삭 뿅 와삭와삭 뿅 와삭뿅뿅


이상해. 뭔가 닿고있어. 거리가 좁혀져 아까 사카야나기와 같은 정도의 거리가 되자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 졌다.

그 이유는...


"호오, 훌륭한 가슴 탄력이네 호리키타씨"


"그래 역시 학년 1, 2위를 다투는 크기네 쿠시다씨"


아무래도 이치노세와 나의 가슴이 부딪쳐 진행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이제 포키를 부러뜨리면 게임은 끝. 냉정한 머리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남고생으로서는 어떨까? 이런 미소녀 가슴에 떠밀린 상태로 멈춰있다. 남자라면 돈을 주고서라도 겪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나는 건전한 남고생, 조금만 더 이렇게..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이치노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응응응읏ーーーー"


갑자기 이치노세가 일어나고 포키는 부러졌다. 게임은 내 승리다.


"어머? 의외로 싱겁게 결판이 났네?"


"정말이다. 마지막에 이치노세씨 이상하지 않았어?"


확실히 이상했다. 나는 이치노세가 걱정되어 얼굴을 보니 눈물을 글썽이며 날 노려보고 있었다.


"아야노코지군 비겁해!"


"엣?"


"고간에 뭔가 숨겨두고서 날 느끼게 했잖아!"


방에 이치노세의 호소가 울려 퍼진다. 그런 바보같은... 뭔가를 숨겼다니.... 앗

내 몸을 확인하려 히라타가 다가오고... 납득한다.


"호리키타씨 이건 아야노코지군의 방해공작이니 부정행위라고 생각하지만?"


호리키타도 그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경멸의 눈빛을 나에게 보낸다.


"그렇네, 결국 아야노코지군도 남자였다는 거네. 벌금 결정이야."


멸시하는 시선에 나는 반론할 수 없었다. 포인트를 지불하자 이치노세는 멀어져 가며 "책임 지는거지?"라고 귓전에 중얼거렸다.


그래서 책임지고 포인트를 지급했지만...



"그럼 다음은 저네요."


혼란하는 중 빈틈 없이 시이나가 내 앞에 왔다. 시이나가 꺼낸 것은 딸기 초콜릿이 발린 포키. 시이나답다고 할까 귀여운 선택이다.


"말해두지만 무릎 위에 앉히진 않을 거야."


조금 전의 해프닝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장담할 수 없다. 방금은 이치노세의 너무 커다란 그것 때문이다. 시이나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네, 저는 저쪽에서 부탁해요."


그러면서 시이나는 방의 구석을 가리켰다.


"저는 벽에 서 있을테니 아야노코지군은 벽에 손을 짚어 주세요. 그렇게 시작하는 걸로 부탁합니다."


구체적으로 세세한 지시를 해 오지만 이 정도라면 문제없다. 오히려 팔 힘을 이용해 움직임을 컨트롤 하기 좋다.


"뭔가 꾸미는 건 없는거겠지?"


"안심해 주세요. 모처럼의 독서 친구에요. 여기서 부정을 저질러 어색해지는건 싫으니까요."


그 말은 어느정도 진실해 보인다. 시이나는 어른스럽고 상냥하고 솔직하니까. 조금 의심해버린 스스로를 반성한다.


와삭와삭 와삭와삭 와삭와삭


경쾌하게 나아가니 시이나의 얼굴이 가까워 진다. 하늘색 눈동자에 웨이브 진 머리. 작은 동물같은 애교있는 눈은 내가 다가가는 것을 경계심 없이 보고 있다. 얇게 루즈가 발린 입술은 윤기가 있어 무심코 달라붙고 싶은 마성을 발하고 있다.


(안되지 안돼, 이러다간 아까 전의 실패를 반복할테니)


나는 순간 흘러갈 뻔한 생각을 떨쳐낸다. 조금 기다리다 포키를 부러뜨려 줄게. 

나의 결의가 전해진 걸까? 시이나의 눈에 슬픔이 섞였다.


(이대로 키스해 주지 않는 건가요?)


왠지 지금의 나에게 시이나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그건 언제까지고 듣고 싶은 기분 좋은 음색 같아서, 나는 깨달으면


"응읏, 훗, 앗"


포키를 다 먹고 키스하고 있었다. 

머리 속이 흐려지고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얼마나 걸렸을까?

입술을 떼면 뺨을 붉히고 부끄러운 듯 눈을 피하는 시이나가 있다.


"아야노코지군, 어색해지기 싫다고 말씀드렸는데..."


비난의 시선이 꽂히지만 잘 보면 뭔가 기뻐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다.


"미안, 스스로 멈출 수가 없었어."


내 말에 시이나는 멍한 듯


"그렇다면 용서해 줄게요."


라고 말하고 떠나갔다.



이후는 내 생각대로였다.

아이리는 포키를 입에 문 순간 바로 부러뜨려 벌금을 냈다.

카루이자와는 어느정도 진지하게 게임을 하다가 내 의사를 헤아렸는지 마지막에 스스로 포키를 부러뜨렸다.



"이걸로 게임 끝이구나."


나는 해낸 듯한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도중 해프닝이 있었지만 살아남은 것이다. 내가 해산을 선언하려던 순간,


"아야노코지! 기다렸지. 이리저리 돌아다녀 원군을 모아왔다! 이걸로 널 구할 수 있겠어!"


문이 열리고 류엔이 서 있다. 그 뒤로 챠바시라, 호시노미야, 사카가미, 마시마, 호리키타 형, 타치바나, 카무로, 키토, 하시모토... 기타 조연 50여명.

어째선지 전원 수중에 포키를 들고 있다.


난 처음의 규칙을 상기했다.


-도중 퇴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하지 않는다. 도중 입실한 사람은 아야노코지군과 포키 게임을 할 것 (강제)


"좋다, 전원 한꺼번에 덤벼라아아!"


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이리, 케이 패싱한거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