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나구모 정권을 중심으로 한 학년에서도, 간장이냐 소스냐의 토론으로 열을 올리고 있었다.


"설마 사카야나기도 이치노세도 소스였다니 미친 것 같군.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구모?"


"너는 진짜 괴짜네 키류인. 간장은 말도 안되지. 계란프라이에 간장을 뿌리는 일본 사람은 있어도 할아버지나 할머니 밖에 없다고"


 나구모와 키류인 후우카의 격렬한 언쟁에 아무도 개입하지 못했다.


"나구모. 자네의 능력이나 OAA는 A클래스라도 미각 쪽은 아무래도 D클래스인 것 같군"


"앙? 다시 한 번 말해봐 너"


"키리야마,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난 네가 간장파임을 이미 간파하고 있어"


"...."


 나구모와 키류인을 착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키리야마 이쿠토는 자신의 A반 티켓 때문에 말에 끼어들지 않고 있었지만,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는 키류인이 물었다.


"키리야마, 너는 학생회의 부회장으로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겠지?"


"....큭. 나는....!"


 여기서 간장이 아니라 소스라고 말해 버리면 키리야마는 진정한 의미에서 나구모에게 굴복한 것이 된다.


 그의 자존심과 미각 취향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3학년인 상황에서 나구모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하면 A반 행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토스트에 바삭바삭한 베이컨, 거기에 소스가 뿌려진 계란프라이. 아무리 생각해도 소스 쪽에 손을 들어주는 건 안봐도 뻔하잖아? 키류인"


"훗, 너는 계란프라이를 토스트로 먹는건가? 아쉽군. 공교롭게도 난 계란프라이를 쌀로 먹지 않는 남자는 마음에 들지 않아. 내 눈앞에서 사라져줄 수 있을까? 불쾌하군"


"핫, 너의 그 오만을 지금 바로잡아 줄까?"


"아야노코지에게 배빵을 당하고 코엔지 한 명에게 진 네게 들어도 전혀 두렵지 않군"


 키류인의 쓸데없는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3학년 전원이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는 나구모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지르기 3초 전이었다.




"──라는거야! 정말 키요타카 믿을 수 없어!"


 방과 후


 케야키 몰의 카페테이라에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케이는 평소의 멤버에게 가볍게 푸념을 했다.


"아야노코지 군이 간장파였다니....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건가...."


"아야노코지 군도 이케도 이상해! 요즘 세상에 간장으로 계란프라이를 먹는 JK따위 있을 리가 없잖아! 그치 사토 씨!?"


"엣!?.....으, 응....그러네...."


 나──사토 마야는, 시노하라 씨로부터 말이 걸려와서 대답에 곤란해 하고 있었다.


 시노하라 씨는 아침에 간장파인 이케 군과 크게 싸워, 일시적으로 파국을 맞은 듯 하다.

 마츠시타 씨도 소스파인지 간장파인 아야노코지 군을 환멸한 것 같다.


 케이 쨩도 아야노코지 군이 간장파였던 걸 그렇게나 용서할 수 없는 건지, 뾰로통하게 팬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어떡하지. 나, 간장파인데.



 주변에 있는 애들은 소스파

 그렇지만, 나와 아야노코지 군『만』은 간장파.


 굉장히 복잡하지만, 나만 아야노코지 군을 이해해 주고 있는 것 같아서 그만 기뻐지고 말았다.


"사, 사토 씨? 왜 그래, 갑자기 히죽히죽 웃고"


"후엣!? 아, 으, 으응....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5


"우리는 동료다. 그렇지, 칸지. 아야노코지"


"물론이지, 너까지 간장파라면 든든하지, 아야노코지"


"그래, 우린 동료다. 소스파를 전부 구축시키러 가자"


 방과 후.


 나는 스도와 이케와 함께 교실에 남아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간장파인 이케는 소스파의 시노하라와 절연 직전까지 큰 싸움으로 발전한 것 같다, 같은 간장파인 스도도 소스파인 호리키타에게 너덜너덜하게 매도되어 지금에 이른 느낌이다.


 나도 그룹 모두에게 취향을 물어봤는데....


『진짜냐, 키요타카 너....』


『에에!? 키요퐁 간장이야!? 거짓말!』


『그, 그럴수다....나, 키요타카 군과는 싸우고 싶지 않아....!』


『키요타카 알고있어? 소스가 간장보다 압도적으로 당질이 높아. 때문에 머리를 쓰는 사람이라면 소스를 선호나는 경향이 있다. 수학에서 만점을 받은 네가 간장을 고를 줄은 몰랐어』


 마지막에는 케세이의 거침없는 지식에 질리면서도 나는 그룹의 모두와 한 번 거리를 두기로 했다.


 스도와 이케는 그때부터 간장을 친 계란프라이가 더 맛있다는 것을 다른 반 친구들에게 물어보러 간다고 말하고는 어딘가로 가 버렸다.


 나는 혼자서 학교 밖을 걷고 있었다.


"선배"


 우울한 기분이 되어 있는 지금, 가장 귀찮다고 느끼고 있는 녀석이 말을 걸러 왔다.


"무슨 일이야 아마사와"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었을 뿐이야"


"...."


"왠지 지금 학교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달아오르고 있는 것 같은데. 계란프라이와 같이 먹는게 간장이냐 소스냐, 이게 뭐야"


 아마사와가 하고 싶은 말이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았다.

 아마 아마사와도 내게 계란프라이에 무엇을 뿌리는지 물어보러 온 것으로 보인다.


 그 때였다.


"아! 아야노코지 선배!"


 등 뒤에서 반가운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나를 발견한 순간, 빠른 걸음으로 달려오는 나나세를 강아지 같다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다.


"....아마사와 양도 있는 건가요?"


"야호 나나세 쨩. 정말 싫은 얼굴을 하고 있네"


"당연하죠. 당신을 믿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나나세는 무슨 일로?"


"그게....선배가 보여서 말을 걸었는데 안 됐나요?"


"우와, 뭐야 그 뻔뻔함. 그래서 아야노코지 선배는 계란프라이에 뭘 뿌려?"


 이 자리에 있는 나나세를 노골적으로 방해로 취급하면서 조금 전의 화제를 가져온 아마사와.


 싱글벙글 웃음을 잃지 않는 아마사와였지만 아마사와도 5기생 화이트룸 생.

 적어도 소스 같은 오판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건 간장일게 뻔하잖아. 당연한 걸 묻지 마"


"그렇죠! 역시 선배예요!"


 내가 말하는 순간, 뒤에 있던 나나세가 아마사와보다 빨리 기쁜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으로 내가 간장이라고 대답하는 순간, 아마사와의 얼굴이 굳어졌다.


"....에, 선배 지금 뭐라고....?"


"그러니까 간장이라고 했잖아"


"응? 간장?──아니아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소스일게 뻔하잖아!? 응, 선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마사와가 내 어깨를 흔들어댄다.


 아니, 내가 소스를 고를거라고 생각한 네가 믿기지 않는데.


"선배 바랑둥이! 나를 버릴 생각이야!?"


"아니아니. 얘기가 너무 어긋나있어"


"역시 아야노코지 선배입니다. 평범하게 생각해도 간장을 뿌리는게 상식이죠"


 초조해하는 아마사와를 무시하고 나나세가 웃는 얼굴로 나에게 다가온다.


 무엇을 착각했는지 아마사와가 나나세를 향해 적의를 담은 강렬한 시선을 던진다.


"그래, 나나세 쨩 때문이야"


"네?"


"선배는 나나세 쨩에게 속은거구나. 젖 좀 크다고 잘난 척하는 썩을년이...."


"잠깐? 아마사와, 괜찮아?"


 이상한 모습의 아마사와는 비틀거리며 내 뒤에 있는 나나세에게 다가온다.


"기다려 선배. 지금 당장 뒤에 있는 썅년을 갈아서 선배의 미각을 되돌려놓을 테니까"


"바라는 바입니다. 패배 여주인공 아마사와 양과 우위를 가릴 좋은 기회네요"


"너도 도발에 넘어가지 말라고, 나나세"


 후배끼리 서로 죽이는 것을 멈출 때, 이미 소스도 간장고 관계없다는 것을 나는 이때 다시 깨달았다.




 2학년 D반


 나──이시자키 다이치는 눈앞에서 논쟁을 벌이는 두 사람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아? 너, 계란프라이에 소스를 쓰다니 바보아냐?"


"그 대사는 소스 부분을 간장으로 정정해 되돌려드릴게요. 이부키 양이야말로 계란프라이에 간장을 쓰다니 대체 어느 시대에 태어나신 건가요?"


"어이, 이부키도 시이나도 그쯤...."


""이시자키(군은)는 가만히 있어(주세요)""


"....죄송합니다"


 말다툼이 격렬해진 것 같아서, 끼어들었더니 속공으로 저지당했다.


 ....큰일났네 이거.


 이렇게 된 두 사람을 말릴 수 있는건 류엔 씨랑 아야노코지 밖에 생각나지 않아....


"크크, 너네 꽤 재미있는 얘기를 하고 있잖아. 나도 끼워달라고"


"류엔....네가 오면 귀찮아지니까 빨리 꺼져"


"기다려주세요 이부키 씨. 류엔 군이 와 주신 것은 오히려 좋습니다"


 두 사람의 말다툼을 보다 못한 류엔 씨가 나타나 갑자기 화제에 올랐다.


"그래서 계란프라이에는 소스냐 간장이였지?"


"그래. 물론 당신은 간장이겠죠?"


"아뇨. 류엔 군은 소스를 뿌려서 계란프라이를 먹는 타입입니다. 오코노미야키 같은 거 좋아하실 것 같고"


"크크,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니들?──계란프라이에는 소금이잖아"


""제3세력!?""


"그런가,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류엔 씨!"


 나는 평소에 계란프라인 같은 거 잘 안 먹으니까, 시이나랑 이부키의 대화는 솔직히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류엔 씨가 이야기에 껴든다면 원만하게 끝날 것 같다.


"하아!? 류엔, 너 미각에 문제 있는 거 아냐!?"


"류엔 군, 이 자리에서 제3세력으로 이름을 떨치는 것은 비겁합니다"


"한심하네. 소스도 간장도 내가 보기엔 쓸데없는 맛이 너무 많아. 짜고 상큼한 소금 말고는 있을 수 없어. 이시자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죠!(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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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엔 씹호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