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리일체의 보답



샌드위치와 우유팩을 손에 들고, 내심 초조해하면서도 그것을 진정시키며 계산대에서 제가 산 물건의 계산을 기다렸습니다. 점심때이기도 해서 매점에 들르는 학생들의 수는 적지 않습니다. 


초조해하고 있었던 건 다름이 아니라 1학년 C반의 쿠라치 군을 미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도 저와 똑같이 매점에서 점심식사로 보이는 상품을 샀고 계산을 마쳤습니다.


그가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는 모릅니다만, 쿠라치 군은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도 또한 자신이 누군가에게 미행을 당할만한 존재라고도 인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소 무리하게 뒤를 쫓아도 눈치 채지 못할 겁니다.


쿠라치 군을 미행하는 이유는 무인도에서 GPS 서치를 했을 때 그가 아야노코지 선배를 습격하고자 했었던 인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야노코지 선배의 짐작이 맞다면, 그 쿠라치 군은 선배를 진심으로 노리고 있는 상대는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끈질기게 쫓다보면 그 뒤에 숨어있는 인물에게 당도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것이 선배에게 비밀로 하고 저 혼자 몰래 행동을 개시한 이유입니다. 

물론 상대가 강적이라면 저 정도로는 당해낼 수 없을 지도 몰라요. 

그래도──


결과적으로 패하여 퇴학을 당해버린다고 해도 그것은 그것대로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결과를 남기는 것이 가능하다면 아야노코지 선배의 도움이 되니까요. 


약간의 어드밴티지가 있다면, 분명 아야노코지 선배라면 고난을 극복할 수 있어요.

그래요, 제 독단으로 판단한 겁니다.


샌드위치를 꺼내고 여기서 식사를 하는 학생의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행동합니다. 샌드위치를 입가 쪽으로 옮기기 직전, 문득 무인도 시험 때의 일을 떠올렸어요.


이 학교를 떠날 필요는 없다고 아야노코지 선배가 제게 말했습니다. 그 말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간단했고, 분명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그래선 안 돼요.


쿠라치 군을 쫓아서 도착한 이 곳,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갑판은 가볍게 식사하기에 좋은 장소인 것인지 많은 학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는 누군가와 만나기로 한 것인지, 조금 전 매점에서 산 식사에는 손도 대지 않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주위를 보고 있습니다.  


누가 모습을 보일까요? 물론 사건과 거의 무관한 친구일 거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제가 한 입, 샌드위치를 입안에 넣고는 오물거리고 있었을 때──


“나나세”


전방의 쿠라치 군에게 의식을 집중시키고 있었던 저는 누군가가 등 뒤에서 제게 말을 걸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하지만 목소리에서 그것이 아야노코지 선배임을 알아차리고, 놀란 표정을 숨기면서 뒤돌아보았어요.


“아, 선훼 (선배)”


동요하는 의식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음식을 씹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전혀 맛이 나지 않았어요.


“아, 미안. 나중에 다시 올까?”


그렇게 미안한 듯이 대답한 선배였으나, 그리 할 수는 없어요.


“너무 뜻밖이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는 서둘러 계속 씹어서 입안의 샌드위치를 소화했습니다.


“꿀꺽. ……저기, 죄송해요, 그, 실은…… 밥을 먹고 있었어요” 



쿠라치 군을 미행하고 있었던 것이나, 지금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저기, 제게 무슨 용건이 있으신가요?”


일시적으로 쿠라치 군을 시야에서 놓치게 되어 초조해졌지만 그것을 참았습니다.

어찌됐든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아야노코지 선배와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끝내지 않으면…….


“아아 아냐, 요전번에 내게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 그게 뭐였나 해서. 그때는 코바시가 말을 걸어서 그대로 끊겨버렸으니까”


그렇군요…… 그건 확실히 선배가 신경 쓰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아─”


바로 지금 제가 쿠라치 군을 뒤쫓고 있는 것.

그것을 선배에게 상담할지 어떻게 할지, 그 타이밍에서는 조금 망설이고 있었으니까요.


숨기고 있는 일 같은 것 없이 솔직하게 그때 GPS 서치를 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쿠라치 군에 대한 것을 알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을 구해야한다.

분명 그것이 올바른 판단이겠죠. 


“죄송합니다. 이미 스스로 해결해버려서요, 잊어주시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 선택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실을 제 가슴속 깊이 묻어 숨겨둔다면, 그것이 아야노코지 선배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일지도 몰라요.


“갑자기 말 걸어서 미안했어. 그럼 난 선내로 돌아갈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진정되지가 않네”


특별히 깊게 추궁해오는 일도 없이, 아야노코지 선배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런가요. 그럼 또 봬요 선배”


여기서는 붙잡지 않고, 이 자리를 떠나는 선배를 배웅하기로 합니다. 


등을 보이면서 마음속으로 사죄했습니다.

죄송해요 아야노코지 선배…… 사실은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분명 선배는 상냥하니까,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면서 저를 멈추게 하시겠죠.


조금만 더 제게 시간을 주세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성과를 남길 수 있도록 저 힘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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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원문 해석임. 산 지는 좀 됐는데 은근 길어서 나중에 해야지 하다보니 이제서야 번역하게 됐음 ㅇㅇ 

저 위에 "코바시가 말을 걸어서 끊겨버렸으니까" 부분 SS에는 니노미야라고 적혀있어. 코바시였던 거 같은데 뭐지 해서 해당 부분 본편에서 찾아보니까 코바시랑 대화하고 있던 거 맞더라 SS가 오타낸 거 같음. 그래서 코바시로 고쳤다 이기


그 와중에 갤 글 리젠률 나락간 거 실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