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수업



~C반 아침 조회~


“오늘 수업은 다른 반과 합동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아침 조회에서 차바시라가 설명을 시작했다.

반 전원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조용히 이야기를 들을 자세가 되어 있었다.


“이번에 행해질 합동 수업에서는 대표 학생이 다음 시험 범위의 내용을 다른 반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되지”

“선생님, 질문해도 괜찮을까요?”


“그래, 뭐지 호리키타?”

“대표라는 건 어떠한 기준으로 뽑히는 거죠?”


“당연한 의문이군, 대표 학생은 각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학생이 뽑히도록 되어 있다”

“여러 사람이 뽑히게 되는 일도 있는 건가요?”


“그렇지, 예를 들어 영어의 경우는 우리반에선 왕 메이유가 뽑히게 된다”

“엣!”


미─쨩은 갑자기 이름이 불려서 놀라고 있다.


“그리고 다른 반에서도 1명씩 뽑아서 총 4명의 대표가 생기게 되지. 그리고 그 4명이서 수십 명을 담당하는 형태가 된다”

“이것을 하게 된 목적은 뭔가요?”


“새로운 수업 형태의 실험이라는 것 같다, 나도 아침의 교직원 회의에서 막 들은 참이니 말이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예외가 있다”

“?”


“수학에 관해서는 아야노코지 한 사람이 여러 명을 봐주게 되었다”


“에…”


저건 또 무슨 말이지?


“아야노코지는 저번 필기시험에서 만점이라는 성적을 냈다, 그 시험의 내용은 나도 확인했지만, 그 수준을 쉽게 풀 수 있는 건 아야노코지 너 정도겠지. 더욱이 가르칠 학생은 소수로 좁혀져, 이것도 실험 중의 하나다”

“……”


“대표 학생에게는 이쪽에서 교과서를 건네줄 거야. 그 내용을 다른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일 뿐, 뽑힌 학생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가르친다’라고 하는 것을 경험해줬으면 한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후배가 생겼을 때, 선물을 할 때, 어떻게 다른 사람을 알기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 그러한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참고로 대표로는 요스케, 호리키타, 미─쨩, 케세이, 그리고 나였다. 


조회가 끝난 후 각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온 문자 메시지에 적힌 교실로 향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들은 교무실로 이동하여 교과서를 받고나서 교실로 향하게 되었다. 


지정된 교실로 가자, 곧바로 다른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오우! 아야노코지 기다렸다고!”


다른 학생들과는 관계없이 큰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른 건 이시자키였다.


“목소리가 커요, 이시자키 군”


그것을 제지하는 히요리가 옆에 있었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그렇지, 아야노코지 너도 잘 지냈냐!”

“네”


“그렇군”


이시자키, 히요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이봐, 킹~ 나한테도 인사해 달라고”

“하시모토, 그런 별명으로 부르지 말라고 말했었잖아”


“미안 미안, 신경 쓰지마”


이 녀석도 여전하군.


“하아……”

“카무로도 있었나?”


“뭐 그렇지”


A반, D반을 봤지만 B반에서는 누가 온 건가 해서 주위를 보자, 창가 쪽 맨 앞쪽과 맨 뒤쪽에 이치노세와 히메노가 있었다.


“야 아야노코지, B반 애들하고는 모두 사이 좋았던 거 아니었냐”


이시자키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거든”


두 사람에게는 말을 걸지 않고, 일단은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흐음……”


교과서의 내용을 확인했는데 별것은 아니었으나 그것을 잘 가르칠 수 있을지는 어떠려나.

특히 이시자키.


“그럼 수업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교과서의 내용을 어느 정도 설명하고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봐주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학력이 높은 학생이 많았기에, 처음 단계에서 문제는 없었다. 이시자키도 고생하고 있긴 했지만 내가 선생님 역할을 맡고 있어서인지 사양없이 모르는 부분을 질문해 왔다.


연습 문제를 몇 가지 정도 적고, 그것을 확실하게 풀 수 있는지도 확인해 볼까.



“이치노세 좀 어때?”


그 날 이후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일단 반응을 봐두고 싶다.


“……아야노코지 군, 응 나는 괜찮으니까 다른 애들을 봐줘”

“알겠어, 혹시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물어 봐”


지금은 이대로 내버려두는 편이 좋겠군.

히메노는 어떠려나?


“컨디션은 좀 어때?”

“뭐 딱히”


“그러냐……”


줄곧 문제를 보면서 생각하고 있군, 히메노는 학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을 텐데.


“뭔가 모르겠는 부분이라도 있어?”

“칫,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내버려 둘까.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히메노가 내 옷자락을 붙잡고는


“……역시 모르겠네…… 알려줘”

“솔직하게 말할 순 없는 거냐”


“시끄러, 빨리 알려달라고”

“알았어, 알았어”


히메노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도중, 앞쪽에서 시선을 느꼈으나 나는 눈치 채지 못한 척을 했다.


“너 진짜로 머리 좋네”

“그럴리가 없잖아”


“아니 아니, 이전의 시험에서 수학 만점이라니 이상하잖아”

“……”


“뭐 딱히 상관없다만, 달리 어딘가로 가버리라고. 나는 다음에 또 알려줘도 되니까”


그렇게 말하며 훠이훠이 손짓하면서 쫓아냈다.


시간이 지나고 수업이 끝났다. 


“그럼 난 이만 간다~ 아야노코지”

“그래 다음에 또 보자”


이시자키와 히요리가 교실을 나가고 있었다.

이치노세와는 마지막까지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나도 교실을 나가려고 했더니


“너 말야 지금 한가해?”


히메노가 드물게도 먼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노래방”


“……아마 괜찮을 거라 생각해”

“진짜로? 가자고 권유하는 것도 좀 그렇긴 하다만 너 여친 있잖아”


“그렇지”

“하아…… 뭐 됐나 학교 끝나면 가자고”


그렇게 말하고 교실을 나갔다.


나도 그에 이어서 교실을 나갔다.




“저기 유키 쨩 잠깐 괜찮아?‘

“……뭐야?”



다음 화! 이치노세 VS 히메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