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야노코지 키요타카는, 눈앞에 있는 파워계 후배인 아마사와 이치카와 재회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말해줘야겠어. 왜 네가 여기 있는거지?"


"응? 그냥 여기 대학에 입학했을 뿐인데"


"용케 내가 있는 곳을 알았군"


"아니 실은 입학식이 끝나고 나서, 며칠 동안 조사를 하고 다녔거든. 방금 아야노코지 선배를 알고 있는 상급생을 만난 덕분에, 살고 있는 곳을 알게 됐고"


"내 동아리에 있는 녀석인가"


"응. 설마 커뮤니케이션 장애인 선배가 동아리 같은 거에 들어가 있다고는 생각도 못해서, 엄청 놀랐어"


"오랜만에 만나자마자 디스하는 건 그만둬주면 좋겠는데"


"아하하, 미안미안"


 웃으면서 사과하는 아마사와.


 전혀 주눅든 기색 없이, 그녀의 격앙된 어조로 보아 건강한 것 같았다.


"그래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응, 선배도....나도 걱정하고 있었어. 설마 아무도 가지 않는 시골 대학에 있을 줄이야"


 아마사와의 말대로, 나는 한번 주위의 인간관계를 리셋하기 위해서, 환경을 바꿔 시골의 국립 대학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눈 앞의 아마사와는 분명 나를 뒤쫓아 이 대학에 입학했다고 생각된다.


"선배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어"


"그러냐"


 확실히, 아마사와 이치카는 그런 이별로 납득할만한 녀석이 아니다.


 나로서는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여기까지 온 그녀에게 놀라고 있다.


"그래서 말이야, 선배.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응?"


 조금 아마사와가 머뭇거리다가 쑥스러운 듯이 말 끝을 흐렸다.



"....부탁이야. 내 숙소가 정해질 때까지, 선배 방에서 재워줄 수 있어?"



"....어?"


 그 한마디로 확실히 느꼈다.


 굿바이.

 평온했던 대학 생활.




"역시 선배 방에는 아무것도 없네. 랄까, 외관은 저렇게 낡았는데 의외로 인테리어는 깨끗하구나"


"....하아"


 아마사와에 의해 강제로 그녀의 숙박을 허락해 버렸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사와는 처음부터 내 방에 머물 생각이었는지, 자기 몸만한 캐리어에 장기간 숙박세트를 넣고 왔다.


 아마사와는 입학하고 며칠간 근처의 저렴한 캡슐 호텔에서 숙박했다는데, 바닥이 딱딱해서 싫다고 다음 잠자리가 결정될 때까지 재워 달라고 말해왔다.


"....너, 설마 노숙자냐"


"뭐 그렇지. 고도 육성 고등학교도 진학할 곳 같은 건 정해주지만, 돈까지 지원해 주는 건 아니니까"


"집이 없는데도 용케 대학에 들어왔네"


"그건 사카야나기 이사장이 어떻게든 해 줬으니까 괜찮아. 그 사람 인맥도 그런대로 강한 것 같아서 말이야"


 아마사와는 여러 가지를 가지고 온 듯, 캐리어 안에서 통장이며 파자마며 속옷이며, 내 방인데도 불구하고, 털썩털썩 꺼내 놓았다.


"선배는 어떻게 살고 있어?"


"나? 졸업할 때 갖고 있던 프라이빗 포인트를 돈으로 바꿔서 한동안 그걸로 생활했지. 화이트룸을 부수고 나서는 그 돈도 다 떨어져서, 지금은 아르바이트나 주식 같은 걸로 생활비를 벌고 있고"


"학비 같은 건?"


"일단 부모 같은거 없으니까, 급부형 장학금으로 해결됐지"


"오오, 나랑 똑같네"


 뭐 화이트룸을 부수고 나서 귀찮아진 것은 이쯤이군.


 나는 그 남자의 재산을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고, 실직적으로 빈털터리가 된 상태였다.


 즉, 이런저런 운과 우연이 겹쳐 힘겹게 자수성가하며 대학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선배, 재워줘서 고마워"


"아니, 네 협박 때문인데"


 당연히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마사와가 우는 시늉을 하며, 선배가 재워주지 않으면 몸을 팔아서 다른 남자의 방에서 잘 수 밖에 없다며 말하기 시작했다.


 나를 재워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라고 말 없는 협박을 당하게 되었다.


"뭐, 결과 올라잇(結果オーライ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는 뜻)이라는 거네"


"혼자 멋대로 정리하지 마"


"....좋아, 이만큼 공간이 있으면 침낭 펼 수 있겠지?"


"일부러 준비한거야?"


"아무리 그래도 침대를 점령할 생각은 없어"


 아마사와는 방 구석에 캐리어를 두고 접이식 침낭과 몇 장의 잠옷을 꺼내왔다.


 시간은 13시.

 다행히 나는 휴강 때문에 오늘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아마사와가 방문했을 때 방에 있었던 건 굿 타이밍이었던 셈인가.


"여기 월세는 얼마나 해?"


"많이 절약해서 3만 안팎이려나"


"낡은만큼 꽤 싸네. 알뜰하게 아르바이트 하면 빠듯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야"


"뭐가 부서질 집이냐"


 큰일이다.


 어쩌면, 필요 없는 정보를 아마사와에게 말해버렸을 지도 모른다.


 만약 아마사와가 옆집으로 이사온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모처럼 사람이 없어 한가롭게 지낼 수 있는 이 환경이 완전히 파괴되게 된다.


 아니, 아무리 아마사와라도 자진해서 이런 낡은 아파트에 살고 싶다고는 생각할 리가 없겠지.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그냥  기우(杞憂 쓸데없는 걱정) 정도로 끝날 것이다.


"아, 선배 잠깐 기다려. 지금 짐 정리 할거야"


 아마사와는 자신이 가져온 숙박세트를 만지작거리며 필요한 것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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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사와의 캐리어에서 콘돔이 튀어나온 건, 못 본 걸로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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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반응 좆박아도 아마사와 메인이라 잡을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