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텅텅 비어있었다.


지금 막 도착해서 승객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으니 당연하겠지만.


나는 뒤에서 4번째 좌석에 앉아 독서를 시작한다창문을 여니온화한 봄바람이 얼굴을 간질여와 기분이 좋다이대로 잠들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독서를 하고 있으니사람이 조금씩 들어와서 자리가 채워져 간다.


회사원세일러복을 입은 여고생아이를 동반한 엄마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간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자리에 앉으면서 내 쪽을 흘깃 본다.


내가 입고 있는 교복은 유명한 학교의 교복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딱 잘라 결론을 낸 나는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독서를 재개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가 어깨를 톡톡 치는 바람에 고개를 들고 그 쪽을 보았다.



저기....옆 자리 괜찮을까요..?”



시선이 다다른 곳에는 은발의 머리카락을 지닌 푹신푹신한 분위기의 소녀가 서 있었다.


게다가 나와 같은 교복을 입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어서 남은 좌석은 내 옆자리를 포함에 2석 뿐....지금 막 한 좌석이 또 채워졌다.



“(여자가 옆자리라니 좀 봐주라...) 앉으세요.”


감사합니다저는 시이나 히요리라고 해요같은 교복이네요혹시 같은 반이 된다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히키가야 하치만.”




내심 한숨을 쉬며 허락했더니감사인사를 하고 옆에 앉아 자기소개를 한다.


그 순간에 좋은 향기가 날아와서 나는 의식적으로 책에 시선을 향하면서 일단 이름만 말한 것이다.


그런 나의 태도에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옆에 앉은 소녀....시이나는 흥미 깊은 듯이 나와 나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을 번갈아 보고는 얼굴을 가까이 한다.



“[진홍색 연구]네요히키가야군은 코난도일을 좋아하시나요?”


.......”



잡아먹을 듯한 기세의 질문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여버리고 말았다.



그런가요저도 좋아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가방에서 [4개의 서명]을 꺼낸다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번역된 것과는 달리 영어로 된 책이었다이 녀석엄청난 책벌레구만.



지금 우리 또래 중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요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있는건 기뻐요!”



그녀는 나와 키스할 수 있을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미소를 띄우고 있지만눈에는 경멸하는 기색이 없었다..이것이 평범한 여자인거냐..!?



..뭐 확실히?중학교 때 독서를 하는 녀석은 없었지



만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는 녀석들은 썩을정도로 많았지만 독서를 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매우 적었다.


뭐 나는 중학교 시절 때 엄청난 이물질 취급이었어서 개인물건이 자주 없어지거나 고장나거나 했다지결론을 말하면 그 뒤로는 학교에서 독서같은건 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중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옆자리의 소녀는 나에게 코난도일의 저서에 관해 이야기를 해와서 나는 기가 눌리면서도 대답을 했다.


까놓고 말해서긴장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의젓한 분위기의 이 소녀에게는 뭔가 거절할 수 없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중학교 시절에 받았던 경멸의 시선이 이 소녀에게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인지어떻게든 대답이 나왔다.



꽤나 책을 좋아하는 모양인데역시 졸업하면 사서를 노리는건가.”


그렇네요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모처럼 고도육성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으니까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고싶어요.”



뭐 그렇겠지.


나와 시이나가 입학하는 곳은 고도육성고등학교희망하는 학교회사에 거의 100% 보내준다는 전국 굴지의 명문이다.


거기에 입학 할 수만 있다면 장래는 순탄하다고 말할 정도이니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고 싶은 것도 당연하겠지.


하지만 나는 미래를 보장해준다는 점에 대해서는 딱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내가 중시하고 있는건 입학하고 나서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학교 외부와 연락도 취할 수 없고 학교 부지에서 나갈 수 없다.’는 점이다.


나는 중학교 시절강제적으로 입부한 부활동 탓에중학교 2학년 중반부터 졸업할 때까지 매일매일 죽을 맛이었다.


같은 부원에게는 매일같이 사과해 사과해라고 들으면서 사과한 뒤에는 실컷 디스당하고사사건건 맞고반 애들이 험담을 해오고여동생은 부원 2명에게 사과해 사과


라고 말해오고여동생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신 부모님에게 혼나고 내쫓겨 났다고결국엔 아동상담소나 경찰에 신고한다고 했더니 들여보내줬지만.


그 후내가 고도육성고등학교에 지원한다고 하자 부모님은 기뻐해 주셨다나도 부모님으로부터 떨어질 수 있으니 win-win인 셈이다.


따라서이제부터 3년간 나는 평화로운 시간을 손에 넣는 것이다.


3년간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고별 탈 없이 착실히 공부해서 나쁘지 않은 회사에 취업해나를 부양해줄 여성을 만나 결혼 한 뒤 전업주부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히키가야군은 장래에 목표로 하고 있는 일이라던가 있나요?”


-아직 정한게 없어서그래서 학생에 대한 지원이 잘 되어 있는 이 학교에 지원한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옆자리에 앉은 시이나의 질문에 상투적인 대답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여자..라고 할까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은 피하고싶지만시이나는 엄청 귀엽다학교에 입학한다면 인기인이 되겠지.


이러한 시이나에게 매정한 태도를 취한다면다른 녀석들에게 찍힐 가능성도 있다그건 평온한 생활을 바라는 나에게 있어서는 피하고싶은 일이다.


따라서 나는 이후 [자신이 먼저 말을 거는 일은 없으나타인이 말을 걸어온다면 무시하지 않고 예의를 가장해 대하면서성가신일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손해가 없는 한 간섭

하지 않는다.]를 모토로 해서 살아갈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그러던 중전방에 리무진 한 대가 이쪽으로 달려오고강아지 한마리가 차도 쪽으로 뛰쳐 나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어라..?저 리무진과 강아지는...’



그리고 잠시 뒤..



[!!]



...샤브레!!!!!”



버스가 리무진을 교차해 지나감과 동시에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와 들어본적 있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버스는 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었는지아니면 뒤에서 차가 오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멈추는 일 없이 계속 달려간다.



가엾게도..”



시이나는 약간 슬픈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버스 안의 다른 승객들에게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지만나는



아니저녀석중학교 입학 당시에 있었던 일을 반성하지 않는건가목줄을 잘 하고 다니란말이야.’



라며강아지의 주인----유이가하마 유이의 학습능력의 부족에 어이없어 하고 있었다.


중학교 입학식 때 이외에도 쇼핑몰에서도 목줄을 하고있지 않았으니 이걸로 3번째이.


주인이 유이가하마였던 것이 샤브레의 불행이군.





나는 샤브레를 동정하면서 버스에 몸을 맡기고앞으로 다니게 될 학교에서 평온한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계속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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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실지주 팬픽 찾아보니까 이거더라. 역내청이랑 콜라보 한건데 지금 184화정도까지 갱신하고 있누. 설정은 대충 히키가야 하치만이 육성 고등학교 입학하는 내용인 듯. 실붕이들 반응 보고 괜찮다싶으면 시간 날 때 꾸준히 올릴까싶다. 괜찮은지 좀 봐줘ㅇㅇ


+샤브레 왜 죽이노 야발려나ㅠㅠㅠㅠ




++원 번역자가 삭제해달라고 하면 바로 삭제하겠음

이거 5화부터 번역해줄 게이 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