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승부-


1

"방 들어와줘, 아야노코지 선배"


"뭘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라고 그래"


"아무렇지 않지 않아. 나, 이래보여도 꽤 용기 내고 있는데?"


내 등에서 내린 아마사와가 약간 볼을 붉히며 다가온다.


아마사와에 대해 특별히 이성적인 매력을 느낀 적은 없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감미로운 음색과 분위기도 있어, 고등학교 시절에 비해 훨씬 더 색다르게 보였다.


아마사와가 방문을 열고, 나를 향해 왔다.


"아니, 나 이제 잘 거니까--"


"와줘"


유무를 가리지 않고 손이 당겨진다. 이제 나는 거절할 기력도 일어나지 않고, 아마사와의 방으로 끌려와 버렸다.


"아, 그러고 보니 선배가 내 방에 온 거 오랜만이네"


"그렇네. ...미안하지만 좀 지나면 나갈거니까?"


"그냥 내 방에서 자도 되지 않아? 어차피 옆이잖아"


"남녀가 한 방에서 한 공간에서 잠을 자는 시점에서 문제다"


"내가 여기 왔을 땐 일주일 가까이 동서했잖아. 지금도 반동서 같은 느낌이고 이제 와서 신경 써봐야 소용없잖아"


아마사와는 내 등뒤로 돌아 자물쇠를 채우고 체인을 걸었다. 다음 순간, 아마사와는 내 등을 가볍게 툭 밀어냈다.


일련의 움직임이 유괴범 같아서 무서운데?


"그나저나 동서라는 표현 그만해. 어느 쪽인가 하면 『동거』잖아"


"사귀냐 안 사귀냐의 차이잖아"


"상당히 중요하잖아, 거기"


방에 불을 켜자, 낡은 아파트 외관에는 어울리지 않는 복고풍의 여대생 방이 눈앞에 있었다.


필요 이상으로 장식되어 있지는 않지만, 방안에서 허브의 상쾌한 향기가 난다.


분홍색 커튼이 침대 옆에 쳐져 있고, 백도색 탁자에 화장품 몇 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선배, 같이 자줄 거지?"


NO라고는 할 수 없는 박력을 느꼈다. 문의 위치에는 아마사와가 서 있어, 도망치려고 해도 도망갈 수 없다.


"하룻밤만, 하룻밤만이여도 좋으니까. 제발"


"‥.."


"...안돼?"


"알았다. 뭐 처음에는 평범하게 내 방에서 잤었으니. 다만 내일부터 수업이 있으니까 일찍 잘 거야"


"------"


내가 양해하자, 애타게 여겼던 아마사와의 표정이 변해, 꽃이 피듯 환하게 웃었다.


"그ㄹ, 그럼, 나 방금 샤워하고 올 건데 괜찮아?"


"아아, 편한 시간에 몸을 담그고 있어도 괜찮아. 난 내 방에서 씻고 올 테니까"


"그건 안돼, 선배 도망칠 생각이잖아. 내가 나올 때까지, 이 방에서 기다려"


"도망가지 않는다고. 그냥 나도 땀을 흘려보네고 싶어서다"


"그럼 선배 먼저 들어가도 돼. 그럼 됐지"


"거절한다. 너 항상 내가 씻을 때 같이 씻으려고 들어오잖아"


"그렇게 말하지만 한 번도 같이 안 씻었으면서"


"당연하지. 어쨌든 목욕은 내 방에서 한다. 아마사와 방으로 나중에 돌아갈 테니 그걸로 됐지"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그쪽으로 갈거니까"


"확실히 돌아갈테니까 그 눈 하지 마. 무서워"


일단은 아마사와의 허가를 받아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 데 성공했다.


2


"‥‥"


나는 내 방에서 샤워를 하면서, 아마사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석, 아직 나 따위를...."


그렇게나 어필하고 있는데,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아마사와는 틀림없이, 나에게 대해서 통상의 선배 이상의 감정을 향하고 있다.


화이트룸이 파괴된 지금, 나는 최고 걸작이라는 직함도 사라져 없어졌다.


아마사와가 나를 고집할 이유도 사라졌는데.


"이제 그만 돌아가지 않으면 위험한가?"


....될 수 있으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솔직히, 요즘 아마사와의 나에대한 의존은 도를 넘었다.


과연 타카하시와 같은 남자와 붙는 것은 간과할 수 없지만, 아마사와에게는 언제까지나 나를 고집하지 말고, 평범하게 좋은 남자친구를 만들고, 평범하게 좋은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본심이다.


그런데도, 아마사와는 나 이외의 이성과 별로 관계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늘의 신입생 환영회의 그녀의 모습을 보고 새삼 깨달은 것이다.


"선배. 샤워 아직이야?"


"네가 너무 빠른거야. 아마사와"


"남자인 주제에 목욕 너무 길게 하잖아. ....아니면, 이리로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야?"


"지금 머리 말리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줘"


내가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 문 밖에서 아마사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내가 머리를 말리고 냉장고에 두었던 보리차를 마시고 있는데, 찰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정말 여벌 열쇠를 만들었냐"


"....왜 잠궈논 거야?"


"방범을 위해서다"


"이런 외관상 유령의 집 같은 건, 도둑이나 빈집털이도 가까이 오지 않을 거야"


"혹시 모르니까"


"뭐, 괜찮아. 결국 이곳에 머물게 될 것 같고"


"응?"


"이제 방 돌아가는 것이 귀찮으니까, 나 오늘은 여기에 묵을게"


이렇게 해서 그녀가 방에 올라온게 몇번째일까? 최근의 아마사와는 거기에 맛을 붙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선배. 내가 왜 오늘 따라 방에 묵으려고 했는지 알겠어?"


"...생각나는 부분은 없네"


"없어? 진심으로 말하는거야?"


약간 화가 난 듯 아마사와가 다가온다.


아마사와 본인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것은 이유가 있다는 것인가.


"내가 여기 온 지 딱 한 달. 선배랑 여러가지 많이 했었지? 밥도 먹거나, 가끔 체스나 퍼즐이나 게임도 하고 말이야, 쉬는 날에는 쇼핑도 같이 가곤 했지?"


"그렇지"


"...나는 꽤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선배에게서는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이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어",


대답에 가까운 말을 들은 것 같았다.


"-------나, 아직 졸업식날 부터 선배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되는거야?"


"좋아해, 와는 좀 다를려나"


아마사와는 조금 내게서 떨어져, 침대에 걸터앉았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나는 선배를 사랑하고 있어"


호의를 초월한 애정. 평소 아마사와의 태도를 보면, 쉽게 감지된다.


애써 모른 척했지만, 그것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아마사와는 이미 승부를 걸었다.


아니, 이미라는 표현은 다른가.


아마사와는 오래전부터 몇번이나 나에게 다가왔다. 자신을 더 봐달라고 어딘가 필사적인 것 처럼도 보였다.


"나, 선배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


"‥‥"


"오늘, 선배가 술 취한 2학년 여자를 간호할 때, 너무 가슴이 아픈 거야"


"‥.."


"있지, 이런 『감정』도 나 처음이야 선배"


지금부터 내가 말할 대답을 알고 있는지, 아마사와의 눈에서는 한계가 온 듯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3


말해버렸다. 선배에게 고백하는 것은 이걸로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선배의 졸업식 날. 그때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선배가 없는 1년간은 몹시 괴로웠다. 몇 번이나 고교시절 자기 방에서, 선배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을 위로했다.


그리고 그를 따라 시골 국립대에 들어가, 선배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곳에 살고 있다. 나는 신이 내린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와 선배는 단둘이서 한달을 보냈다. 많은 걸 했다. 부부만담 같은 일이라든지, 극히 드물게 럭키스케베도 있기도 했다.


나도 요 한달간은 열심히 공격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선배의 안색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내가 오늘 승부에 나온 것은, 신입생 환영회가 이유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야노코지 선배와 사이좋은 여자를 질투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없는 1년 동안에 친해진 것만으로, 그렇게 들러붙고있었기 때문에, 초조함과 화풀이의 감정이 향하고 말았다.


하지만, 선배는 이상한 남자가 나를 꼬드기면 도와줬다. 피곤할 때에 어깨를 빌려 주었고, 업혀 주었을 때에 지금까지의 감정이 넘칠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지금 매우 초조해 하고 있다.


확실히 승부를 너무 서둘렀다. 지금 고백해도 OK따위를 받을 리가 없다.


"...사겨줘. 선배"


지금처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하지만 오늘 신입생 환영회 때처럼, 언젠가 선배 옆에 나 이외의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온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게 된다.


"몸 떨고 있네. 긴장한거야?"


"그야 하겠지. 상대는 벽창호라서 전혀 손에 잡히지 않는 강적. 초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


나는 필사적으로 농담으로 얼버무린다. 하지만, 선배는 그런 나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명확하게 차이면 일어서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도 내 행동을 되돌아보면, 첫사랑이 너무 폭주하는 것 같아 보인다.


"네가 좋아하는 건 내가 아니라 화이트룸 최고 걸작인것 아니냐?"


"아니야, 선배가 좋아. 선배를 원해. 거기에는 화이트룸 이런 거 상관없어 계기는 화이트룸이지만 내 마음은 나 자신의 것이야"


"‥‥"


"제발 부탁이야. 나, 선배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 여자친구로 해줘"


잇달아서 말을 이어한다.


"지금 난 누구와도 사귈 마음이 없어. 날 쫓아오게 해서 미안, 하지만 포기해 줘"


"‥‥"


...그렇지. 선배는 지금의 나에게 그렇게 대답한다.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을텐데, 생각이 넘쳐 멈추지 않게 되어 버렸어.


정신을 차려 보니, 선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쪽을 보고 있다.


왜그런지 생각하고 내 얼굴을 만져 보니 뺨이 젖어 있다.


아까부터 시야가 삐뚤어졌다고 생가했는데, 이거 때문이었구나.


"미안...바로, 멈출테니까..."


'...아마사와'


"...ㅈ.잠깐, 이쪽을 보지말고..."


고백 거절당하고 울다니 나답지 않아. 항상 벙글벙글하는 나답지 않잖아. 거봐, 선배도 곤란한 반응이잖아.


우는거 그만둬, 나.


"선배, 사귀는 사람 없지?"


"응. 없어"


"그렇다면...나와 사귀어도----"


"사귀는 놈이 없는 건 정말 누구하고도 사귈 마음이 없기 때문이야. 그건 너도 예외가 아니야"


"‥‥"


"...미안해"


미안해, 같은거 필요없어. 내가 듣고 싶었던건 그런 말이 아니야.


그냥 사겨준다고 했으면 됐는데. 나는 이 후 응석을 부릴 수 있고, 내일부터 다른 여자로부터 우위를 가질거야.


근데 지금 차이면.나 -------.


"아마사와, 이제 내게 계속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어. 화이트룸 이제 없어 너는 너의 길을 택해-----"


"이게 내 길이야. 왜 바로 화이트룸으로 연결하려고 해? 혹시, 내가 화이트룸생이라서 사귀어주지 않는거야?"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말하는거나 마찬가지잖아!!"


엉겁결에 일어나 소리치고 말았다.


나의 호의나 애정을, 화이트룸의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했다.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선배와 계속 함께 있고 싶은 것은, 그런 시시한 이유 따위가 아니다.


"차인 이유가 『그거』 라면,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야. 나는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쭉 갖고 싶은 것은 쟁취해 왔어. 선배는 더 이상 나에게서 도망칠 수 없어"


아야노코지 선배의 눈이 나를 쏘아본다.


찬 상대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가한다.


"이제 와서 다른 남자 찾는다느니, 무리. 선배는 책임지고 내 남자가 돼 줘야하니까"


"아니 책임이라니..."


"어쨌든,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다른 여자들과는 달라. ...선배는, 나만의 것이니까..."


오늘은 돌아가지 않을거야. 선배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되어도 좋다.


"....자 그럼, 잘까. 선배"


"기다려. 지금 얘기 후에 너 보통 여기서 자냐?"


"응. 차였지만 포기한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


"지금이라면... 그, 야한 짓을 해도 나 화내거나 하지 않으니까..."


어쨌든 지금은 그의 곁에 있고 싶다. 단지 그만한 이유다.


"지금은 선배 여자친구가 아니어도 좋아. 그냥 옆에 있게 해줘"


"...."너를 포기시키는 것도 힘들 것 같구나"


"아쉽지만 그건 무리야. 선배가 나를 싫어하거나 하지 않는 한 말이야. 그럼, 재워줄 거야?"


"마음대로 해. 말해두지만 고백해온 건 너야. 마음이 불편해서 잠을 못 자겠다는 사태는 절대 하지마라"


"내 멘탈을 그 근처 여자와 함께 하지 말아줄레?"


선배는 조금 전에 찬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체념한 듯이 방에 머무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이런걸 해주니까 더더욱 포기할 수 없게 돼는거다.


지금은 이거면 됐다.


선배에게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마음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충분한 결과다.


선배는 애인을 만들 마음이 없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선배의 연인이 되고 싶다. 그럼 내가 취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내가 선배의 연인이 되고, 게다가 선배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기정 사실을 만들겠다.



앞으로의 내가 선배를 공략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미션이다.




후기

<두 사람의 온도차>


아야노코지→네가 나를 좋아하는 건, 내가 화이트룸의 최고 걸작이었기 때문이지?


아마사와→그냥 좋아하는건데 왜 몰라주는 거야! 정말 믿을 수 없어!


아야노코지→하지만 지금 누구와도 사귈 마음이 없어서 미안해


아마사와→라면, 나 별로 포기할 필요 없겠지?


라는 것이 이번 흐름입니다.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아마사와가 승부를 겁니다. 반년 후에 아마사와가 아야노코지에 대해 기정 사실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맺어지는 것은 확정되어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훈훈한 사랑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다음 화쯤부터 아마사와를 순애에서 얀데레로 다루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원작 캐릭터를 몇 명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줄간격은 내가 읽어도 가독성 떨어지고 다른 게이들도 2줄로 하니까 2줄로 바꿈 예전꺼도 수정함. 항상 느끼지만 너무 늦게 올려서 미안하다. 그냥 일주일 간격으로 기다려주셈

작가양반 얀데레물 단편 올렸던데 그걸 먼저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