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 빈핍, 빈부의 격차.

고학력, 저학력, 교육의 격차.

도시, 시골, 지역의 격차.

불우한 젊은이, 복받은 노인. 세대 간의 격차.

 

이 일본은 격차의 사회다.

 

지금 언급한 것은 고작 일부지만, 바로 천국과 지옥을 나타내고 있다. 

중요한 건 대다수의 일은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빈핍했던 사람이 갑자기 출세해서 유복하게 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유복했던 사람이 전락해서 빈핍하게 되는 일도 있다.

지역의 격차가 싫다면 도시로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

 

이치를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나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시골에서 태어나 지극히 가난했으며, 불쌍할 정도로 학력도 없었다.

육체적인 강함도 남들과 비슷했고, 인내력에 축복받은 것도, 노력가였던 것도 아니다.

 

굳이 싸울 수 있는 요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젊음 정도였으려나.

그렇지만 그 부분을 살릴 수 있는 일도 없이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버리고 말았다.

마치 땅을 기어다니는 듯한 인생.

밝은 미래 같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 리도 없고, 그저 비참한 인생을 보낼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의 손으로 미래를 개척했다.

 

단 하나,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억제할 수 없는, 언제까지나 팽창하고 있는 『야심』

 

반드시 출세해서 이 나라의 정점에 선다.

그것만을 가슴에 새기며 나는 오늘날까지 계속 살아왔다.

그 야심만의 내 인생의 버팀목이었다.

 

25세를 맞이하며 얻은 첫 피선거권.

아르바이트를 거듭해서 모은 300만이라는 공탁금.

이것으로 정치인, 국회의원이 되어 거대한 부와 명성을 쌓아간다.

 

덧없고 서투른 꿈. 선거를 무르게 보고 있었던 나는 보기에도 끔찍할 정도로 참패했다.

그것 뿐이라면 아직 괜찮지만, 정해진 득표수조차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모은 공탁금 300만 그 전부를 몰수당했다.

 

빈곤 해결, 깨끗한 정치, 소자녀화 대책, 임금 상승, NO WAR.

무심코 늘어놓은 멋진 일을 선전하고 다니면 당선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얄팍하고 얼빠진 생각이다.

 

그런 얕은 지혜 같은 건 누구라도 생각하고 누구라도 실행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중요한 것은 어떤 조직에 속해 있는가, 누구의 밑에 붙는가다.

적과 아군을 판별하여 오랫동안 둘러싸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

 

그 뒤에 어떻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낙심했다고 생각하나?

여당인 『시민당』에 입당을 희망하여, 정치인으로서의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렇다, 나는 2년 후 다시금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어 보인 것이다.

27세 때부터 인생의 전부를, 심혈을, 정치의 세계에 붓는 것이 가능한 입장이 되는 데에 성공했다.

 

이것으로 승자의 조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서의 당선은 최종 목표가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의 세계는 그렇게 무르지 않다.

아니, 어떠한 의미로는 가장 깊고 검은 세계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야심이 있다고 한들 나는 어떠한 뒷배도 힘도 없는 젊은 국회의원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세하는 것이 가능한 인간의 태반은 태어난 시점에서 권리를 부여받은 2세 3세들 뿐. 무지하고 얼빠져 위기감을 알지 못하는 대물 정치인의 자식들은 밤낮 TV에서 김빠진 탄산과 같은 망언을 반복할 뿐이었다.

 

가끔은 예능계에서 얼굴과 지명도만을 끌고 와서 정치가로의 변신을 구축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은 모객 판다(=얼굴 마담)에 지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처럼 가진 것 없는 정치인들보다는 가능성을 숨기고 있다. 비꼬는 소리다.

 

그런 내가 정치인으로서 이름을 파는 방법…… 그 선택지는 처음부터 한정되어 있었다.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뒤에서 더러운 일을 맡는 것.

 

실패하면 즉 정치인 생명은 끝장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 고소도 면제 받을 수 없는 역할.

그것을 스스로 솔선해서 맡는 것으로 조금씩 당내에서 존재감을 강화해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민당에서 많은 파벌을 거느리고 있는 『나오에 선생님』의 숨은 칼로써 어떠한 나쁜 일에도 망설임 없이 손을 댔다. 미성년 소녀 알선, 뇌물 건네기, 적대 조직의 첩보 활동.

 

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부터는 성공을 위해 선악의 경계는 철거되었다.

야쿠자나 한구레와 연계해서 폭력적인 수단을 취하는 일도 있었다.

쉴 틈도 없이 계속 도전한 보람도 있어, 어느 새인가 나는 당내에서도 영향력을 강화하여 36세가 되었을 때 권력의 일부에 한쪽 발을 파고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먼저.

바야흐로 정계의 중심에 뛰어드는 것에는 한층 더 성적과 과오가 필요하다.


이제 막 태어난 생후 1개월 차인 아기.

유리 너머로 본 첫 내 자식은 아무것도 모르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특별한 감정은 무엇 하나 솟아오르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윗사람들을 움직이기 위한 열쇠가 도착한 것에 대한 안도감 정도였다.

1년 가까이 이 때를 몹시 고대하고 있었으니 말이지.

 

“건강 상태 체크를 완료했습니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는 특별히 보이지 않습니다. 뇌파 등 각종 검사에도 문제는 발견할 수 없었고, DNA 감정 결과도 일치했습니다”

 

모든 검사를 마친 타부치가 자세히 조사한 결과를 보면서 보고를 올렸다.

 

“그런가”

 

스타트 전의 단계에서 걸릴수는 없다.

그것이 클리어 된 것만으로도 제1단계는 돌파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

 

“지금이라면 직접 접촉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필요없다. 지금까지의 아이들과 똑같이 즉시 실험을 시작하도록”

 

이미 제4기까지 화이트 룸 프로젝트는 가동하고 있다. 쓸데없는 시간은 불필요하다. 지시에 따라 실려 나가려고 하는 내 아들을 곁눈질로 보고 단념했다.

화이트 룸에 들어가면 당분간 대면할 일도─── 없나.

 

“잠깐 기다려”

 

나는 분리된 유리 건너편에 있는 자식의 아래로 향했다.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으로 다시금 작은 생명을 가까운 곳에서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목을 가누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의 목 뒤로 손바닥을 집어넣어 부드럽게 안아 올렸다.

 

“역시 선생님의 아드님, 이시네요. 이제부터 엄격한 교육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성과를──”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빨리 촬영 준비를 해라”

 

“네……?”

 

내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인지, 어안이 벙벙해진 타부치.

 

“내 목숨 이상으로 소중한 내 아들을 화이트 룸으로 보내는 것. 그 결의와 긴장을 카메라에 담아라. 이 다음 수금 파티에 활용하기 위한 소중한 선전 재료가 되겠지”

 

흥미 없이 자신의 아들을 맡기는 부모와, 놓아주고 싶지 않은 아들을 미래를 위해 맡기는 부모.

어느 쪽이 보다 사람들의 눈을 끌 것인가는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 아, 네, 넵”

 

당황하며 휴대전화를 꺼낸 타부치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사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1분 정도 그럴 듯한 연출을 넣은 후 나는 아기를 내려놓았다.

 

“데려가라”

“아, 알겠습니다”

 

옮겨지는 내 아들에게서 시선을 떼고, 다가올 이벤트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어찌됐든 이것으로 필요한 준비는 모두 갖춰졌다. 사카야나기에게 연결해 줘”

 

정치의 세계에 발을 들이밀고서 약 10년. 

표면상으로는 웃으면서 흙탕물을 계속 홀짝홀짝 마셔왔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나는, 나를 위한 인생을 지금부터 시작한다.

이용할 수 있는 건 내 아들이더라도 이용하고, 잘라내서 그 정점에 도달해 보이겠다.

 

절대적 권력자로서 군림하는 나오에 선생님도 그것을 위한 발판임에는 다르지 않다.

언젠가는 그를 뛰어넘고, 그 또한 쳐부숴야만 하는 적이다.

 

“너도 죽고 싶지 않으면 스스로 발버둥치거라, 키요타카”

 

아기든 어른이든 결국에는 혼자서 해나갈 수밖에 없다.

너의 경우는 최악인 것일지도 모르지만, 공교롭게도 이쪽도 닮은 듯한 부분이다.

오히려 내 밑에서 가족으로 길러졌다면, 무시할 정도의 소동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선 스타트는 아직 복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나.

 

나는 아이가 없어진 방 안에서 혼자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건 모르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내가 자신의 피를 받아 잇는 아이를 만들게 될 줄이야.


그 계기는 나오에 선생님의 밑에서 일하게 된 후 4년 정도 경과했을 즈음의 일이다.

그렇다, 화이트 룸 프로젝트의 존재를 안 건─── 그 때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