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새로운 학생회 멤버도 결정되어, 특별시험에 대한 스터디 그룹이 시작한 것도 다음 날 방과 후가 되어 확인할 수 있었다. 호리키타는 곧바로 나구모의 호출을 받아 학생회실로 향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나에게 말이 걸리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너도 함께 오라고 연락이 왔어"


 나구모로부터의 메시지를 표시하며, 그 화면을 이쪽으로 향해 전한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속이 안 좋아, 패스해줘"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하지만 오지 않는다면 나중에 다시 부를 것 같던데?"


"빨리 만나고 끝내자"


 쉬는 날에, 또 귀찮은 일이 떠넘겨질 수도 있으니까.


 바로 일어나 학생회실로 향하는 의지를 보였지만, 브레이크가 걸린다.


"쿠시다 양도 데리고 갈거야. 조금만 기다려"


 신 멤버의 첫 회합이라도 할 겸, 한꺼번에 끝낼 생각인 것 같다.


 쿠시다가......라고 생각하며 둘러보니, 이미 그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 같아"


"호리키타와 같이 가고 싶지 않다는 뜻인가"


"학생회 일이 시작하면, 싫어도 계속 같이 있게 될텐데"


 뭐, 그렇기 때문에 무관한 곳에서는 1초라도 같이 있는 시작을 줄이고 싶다는 거겠지.


"멋대로 원한을 사고, 멋대로 인연을 계속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야"


"네가 좀 더 부드러운 인간이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네"


"나쁜 쪽으로 다른 것 같은데? 그녀만 주도권을 쥐게 하면 위험해"


 어느 정도 고삐를 잡고 제어할 필요가 있다, 는 확실히 맞는 말이다.


 학생회실에 도착하자 멀리 쿠시다와 나나세가 나란히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두 사람 다 안면이 있든 없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꽤 달아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


"들떠있네"


"들떠있구나"


 왠지,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대화가 멈출 기색이 없다.


 서로 온화한 분위기와 미소가 끊이지 않아, 내버려두면 끝까지 수다를 떨 것 같다.


"호리키타가 빠져도 학생회 돌아가는 거 아니야? 둘 다 일반인은 잘 대한 것 같고"


"시끄러. 얼른 가자"


 이 이상 달아오르는 걸 막기 위해? 호리키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다.


"수고하십니다 호리키타 선배"


공손히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는 나나세를 곁눈질로, 쿠시다도 웃는 얼굴을 보인다.


"나나세 씨도 오늘부터 첫 학생회라는 말을 들어서 조금 안심했어. 이제까지 계속 두근거리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으니까"


 라며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듯한 행동을 하는 쿠시다.


 학생회 멤버 3명이 앞서 학생회실로 들어간다.


 여기서 나도 들어가는 것은 위화감뿐이지만 불린 이상 어쩔 수 없다.


"나구모 학생회장. 2학년 B반 쿠시다 키쿄, 1학년 D반 나나세 츠바사, 이상 2명을 새롭게 학생회 멤버로 유치. 데려왔습니다"


 대표로 설명하는 호리키타를, 나구모와 키리야마 두 사람이 바라본다.


"진짜 자신의 클래스메이트를 데려온거냐. 너도 꽤나 뻔뻔스런 부분이 있네, 스즈네"


 그건 반 농담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웃는 나구모.


"공평한 관점에서 선택한 겁니다. 아니면 제 인선에 불복하시는 건가요?"


 보이기 식뿐인 이야기지만, 이 자리에서 자기 반을 위해서라고는 대답하지 않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했다.


 쿠시다를 끌어들인 시점에서 그럴 리 없지만, 나구모도 표면상으로는 납득을 나타낸다.


"네 선택에 문제는 없어. 할 말은 없다"


 새로운 학생회의 총 멤버를 보는데, 이번에 나구모와 키리야마, 그리고 이치노세가 나가고, 야가미가 퇴학하면서 낯선 구성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학생회 멤버 비율이 남녀 역전되는 건 처음있는 일이군"


 부회장이었던 키리야마도 멤버의 구성을 보며 깨달은 것을 말한다.


"문제 없잖아. 지금은 남녀평등의 시대다. 다음 세대의 우수한 인재가 여자로 치우쳤다는 것 뿐이야. 그렇지? 아야노코지"


"할 말도 없습니다"


 여자가 앞에서는 것은 안좋은 일이 아니다. 다만 본래 1:1 비율을 이상으로 한다면 이번 결과는 남자의 기개없는 모습을 반영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공평한 관점에서 학생회장을 맡아라"


"알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나도 학생회장으로서의 역할은 끝이군"


 아쉬운 듯이 한 번 학생회장 의자를 쓰다듬으며, 그 자리에서 일어선다.


"길었으면서도 짧은 시간이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야"


"아쉬우신가요?"


 나구모의 쓸쓸한 표정을 보고 호리키타가 묻는다.


"클래스라는 벽을 넘어 실력있는 학생이 A반으로 졸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내가 이상으로 삼은 곳에 도저히 도달할 수 없었어"


 나구모는 학생회장에 취임했을 때, 그 부분을 강하게 밀어내며 강조했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3학년 학생들은 그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것은 학생회장으로서 이룬 결과라기보다는 나구모 개인이 만들어낸 규칙으로 만들어져있다.


"어느 고교보다 학생회의 권한은 강하지만, 그래도 학교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무리였다. 좀 더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틀림없이 나구모 선배의 영향은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까지는 반 이동 티켓이나 프로텍트 포인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뭐 그렇지"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낳을지 어떨지는, 앞으로의 세대에서 찾아내게 된다.


 호리키타 마나부는, 고도 육성 고등학교의 전통을 지켜 훌륭하게 학생회장을 맡아 주었다.


 그리고 나구모는 OAA라는 시스템을 만들고, 보다 실력 중시의 변혁을 가져와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 뒤를 이을 호리키타 스즈네는, 어떤 학생회장으로 이 한 해를 새길까.


 가장 알기 쉽고 어려운 목표로는───


 역시 D반이라는 스타트로 A반 졸업을 달성한다.


 만약 그것을 이뤄낸다면 틀림없이 학생회장으로서 한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다.


"앞으로 조금 절차가 남아있다, 아야노코지 이외에는 남아 있도록"


 키리야마의 통지를 전해받고, 동시에 내가 방해가 된다는 것을 통보받았다.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또 보자 아야노코지. 너와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아무래도 그것을 다시 못박아두기 위해 일부러 부른 것 같다.


"알고 있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학생회실을 나선다.


호리키타네를 남겨두고 학생회실을 나온 나는 핸드폰을 꺼낸다.


 몇 번이나 주머니 속에서 울리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메시지가 온 것 같다.


 여자친구인 케이에게서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게 아닌 것 같다.


 드문 인물의, 휴일 권유였다.


 주말 중에 시간이 있으면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일요일은 케이와의 데이트가 있기 때문에 토요일이라면 괜찮다고 답장을 보낸다.


 현관에 도착할 무렵에 메시지가 왔고, 토요일 오후 2시 케야키 몰 안에서 만나고 싶다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제시하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메시지로 돌려준다.


 이야기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정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 동행자의 이름을 보니 그 방향성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자리를 떠나자, 한 여학생과 마주친다.


"또 학생회실로 불려간건가?"


"키류인 선배야말로, 오늘도 학생회실에 용건이 있는 것 같네요. 지난 일과 같은 건가요?"


"정답이다. 그 후에 결국 대화가 평행을 달려서 말이야, 미해결 상태가 계속되고 있거든"


"그건 또 재난이네요"


 그때의 모습을 보면 나구모는 예스라고도 노라고도 대답하지 않은 채 끝냈을 것이다.


"오늘은 좀 더 억지스러운 수법을 취해보려고"


"그건 자유롭게 해도 되지만, 지금 자리가 있어서요. 호리키타가 학생회장이 되기 위한 절차와 새로운 학생회 멤버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라"


 그런 건 알 바 아니라며, 무리하며 들어갈 지도 모르지만 일단 전해둔다.


 그런데 뜻밖에도 효과가 있었는지, 키류인은 멈춰 서서 뭔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뭐가 됐든 빨리 떠나는 것이 좋다고 직감이 와서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지금부터 잠시 너의 시간을 받아가도 될까, 아야노코지"


"......혹시 그 미해결 사건에 관한건가요"


"지금부터 다시 나구모를 강하게 몰아붙여도 쉽게 토해내지는 않을 테니 말이야"


"방금 말한 억지스러운 수법을 취하면 되지 않나요"


"새 학생회장이나 신입생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줄 수도 있잖아?"


 그런 건 이쪽이 알 바 아니다.  거기다, 피할 의사가 있다면 호리키타네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이야기.


"단순히 강행 돌파하는 것보다 저를 이용하는 것이 해결 가능성이 있다논 생각하진거군요"


"흠, 역시 아야노코지. 머리 회전이 정말 빠르군"


 손가락질을 하며 칭찬을 해주지만, 그런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어차피 이제 돌아가는 거지? 어울려 줘라"


"여자친구랑 집에서 데이트를 할 예정이라서"


"기다리게 놔둬. 남편이 돌아오기를 조심스럽게 기다리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절대 조심스럽게 기다릴 리가 없을 것 같은, 키류인의 말을 들어도 설득력이 없다.


"걸으면서는 괜찮을까요?"


"흠. 뭐 그것도 상관없지"


 되돌아온 키류인이 이쪽 걸음에 맞춰 걷기 시작한다.


"야마나카 선배와는 다시 대화해보셨나요?"


"나구모와 키리야마에게 강하게 거부당했다. 주범을 나구모라고 말한 시점에서 그 이상의 성과를 바랄 수는 없지"


"이상한 얘기네요.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접촉을 막다니"


 지시를 내린 것이 나구모든 아니든, 나구모를 지목해 그렇게 말한 이상, 협박해봤자 그 이상의 이름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나도 같은 생각이다. 야마나카를 말로 위협한들 제3자의 이름이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 내가 처음 그 녀석을 상대한 시점에서 폭력과 고문을 제외한 최대한의 협박을 해놨으니까"


 즉 뱉을 건 다 뱉게 만든 결과인 것 같다.


"순순하게 생각한다면 나구모 학생회장으로 결정되는게?"


"물론 의심은 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학생회실로 향한거지. 하지만 증거가 없다면 더 이상 몰아 붙일 수가 없잖아?"


 그리고, 생각한 결과 나구모를 진심으로 협박할 예정이었다, 는 것인가.


"일단 나구모가 범인이 아니라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게 뭔지 너는 알 것 같나?"


"키류인 선배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야마나카 선배에게 원한을 샀을 가능성이 크겠죠. 그렇다면 도둑질범으로 만들려고 했떤 복수심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3학년의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키류인 선배를 싫어하는 사람은 분명 있을거에요"


"귀 아픈 소리를 많이 해주는군"


 화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구모인가 아니면 야마나카인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제3자가 뒤에 숨어 있는건가.


"가만히 있는 건 어떤가요? 이번 일로 범인이 무서워서 정체가 드러나기 전에 몰래 손을 떼지 않았을까요"


"그건 안 돼. 나에게 죄를 씌우려고 한 것을 눈 감아주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범인을 잡을 때까지 추궁을 멈추지 않을 것 같군.


"나는 무슨 짓을 해도 눈에 띈다. 그래서 네가 대신 찾아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으로 부탁한거야"


"협조할 정도로 연이 깊은 것 같지는 않네요. 게다가 저는 3학년과의 교류도 거의 없어요. 있어봤자 키류인 선배나 나구모 선배 같은 학생회 멤버 정도"


 탐정 흉내를 내며 정보 수집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고는 빈 말이라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이다. 플랫한 시선을 가질 수 있겠지?"


"어느 정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 부탁하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확실히 너에게 그 부분에서는 기대를 할 수 없지. 하지만 그 외의 능력은 더할 나위 없다. 특히 격투 센스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야. 이 내가 직접 상대하기도 전에 패배를 확신하게 만든 건 네가 처음이다"


 이게 칭찬을 받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별로 기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3학년에도 성질 나쁜 녀석은 있어. 힘이 강한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니까"


"승패를 따지기 전에 3학년과 다투고 싶지는 않네요"


"뭐 그렇게 말하지 말고 협조해줘라. 나에게는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거든. 무슨 짓을 해도 탐정처럼 행동하는 건 불가능해"


 참으로 제멋대로인 얘기다. 키류인 선배가 혼자 고립된 것은 동정하지만, 여기는 거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로서는 무인도에서의 일로 너에게 하나 빚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너라면 대처할 수 있었겠지만, 그 건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해 학생회에 의제를 올려야 할 지도 모르지. 아야노코지와 전 이사장 대리의 몸싸움, 그것이 밖에 전해지는 것은 괜찮나?"


거절 따위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면 억지스러운 방법으로 도망칠 길을 막는다.


"협박하실 생각이었으면 처음부터 협박으로 말하는게 더 빠르고 도움이 됩니다"


"착각은 받고 싶지 않거든. 너와는 항상 우호적인 관계를 지향하고 싶기 때문에 이 방법을 가능하면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미안하단 기색 없이 팔짱을 끼고 이쪽을 보는 키류인.


"......알겠습니다. 일단은 한 번 찾아보죠, 이걸로 될까요?"


"너라면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다"


 기쁜 듯이 키류인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인다.


 적당히 손을 빼, 는 건 불가능하겠지.


 감이 날카로운 키류인이다, 이쪽의 성과에 따라서 끈질기게 달라 붙을 것 같다.



──────────────────

이치노세 반 애들과 지내는 방법 하나만 올라오면 다 끝남


번역한 게이들 다 수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