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캉코가 대충 일본신화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는건 많은 유붕이들이 알고 있을거임.

유희왕에서의 미캉코 테마의 배경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그 모티브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거 같아서 한번 써봄.


각 카드의 컨셉들이 생각보다 일본신화 고증을 잘 반영하고 있음.


우선 하급 몬스터인 하레, 니니, 후우리는 각각

검, 거울, 구슬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데

태양신 아마테라스가 인간계(=일본황실)에 하사했다고 전해지는 삼종신기인

츠루기(검), 카가미(거울), 타마(곡옥)를 상징함.


테마명인 미캉코(みかんこ)는

귤을 뜻하는 미캉(みかん)과의 언어유희인데

단순 말장난이 아니라 역시 의미있는 반영임.



0. 천미캉코의 합

미캉코 스토리의 시작인 필마

참고로 번역이 아주 똥인데

'합(閤)'이라는 글자는 문이라는 뜻이라 그냥 <천미캉코의 문> 하면 될걸 굳이굳이 합이라고 음독했음.


이 카드의 공식 스토리는

어린 미캉코들이 오오히메에게 자신들의 춤을 보여주어 신내림을 준비하는 의식이라고 함.

오오히메의 눈에 띈 미캉코는 간택받아 그 육체에 신이 들어온다는 내용.


그래서인지 필마 효과도 어느정도 컨셉 반영인듯한데

1: 상대 몬스터 공격 강제

-> 상대는 반드시 오오히메와 대면해야 한다. 그것이 자폭이 될지라도.

2: 자기 미캉코가 공격시 상대 효과발동 불가

-> 오오히메가 현현할 때, 누구도 그것을 저지할 수 없다.

3: 장착 하나 묘지 보내고 추가 공격권

-> 묘지에서 장착카드를 다시 회수할 수 있는 오오히메 능력과 연계한 것으로 보임


일러를 보면 회오리감자마냥 귤이 층층히 쌓여있고,

그 밑에 제단은 마치 받침대처럼 보이지 않음?


일본의 전통음식인 카가미모찌(鏡餅)를 형상화한 일러임

떡 2개 위에 곶감꼬치를 두고 그 위에 귤을 올리는게 일반적인데

아마테라스의 삼종신기를 의미함.


귤 = 곡옥 / 꼬치 = 검 / 떡 = 거울

이름이 카가미모찌(거울떡)인 이유도 이런 의미


현대에는 곶감이 흔한것도 아니고 꼬치 만드는게 번거로워서

그냥 떡 2개에 귤만 놓는게 일반적임.


떡 깨구리가 뜬금없이 머리에 귤을 올려놓은 이유가 이것



1. 검의 미캉코 하레

설정상으로는 미캉코를 가장 많이 배출한 명문 가문이라는데

그래서인지 하레의 카드효과 또한 장착마법을 서치해 초반에 스타트를 끊어주는 역할임.


'하레'라는 이름은 초대 천황의 본명인

神倭伊波禮毘古命(카무야마토이와레비코노미코토)에서

와레(波禮)를 따온 것

앞뒤로 붙은건 수식어고 와레가 고유명사이기 때문.


와레가 하레로 발음이 바뀐건

일본어가 역사적으로 wa 발음과 ha 발음의 경계가 모호했던 것을 반영한 고증

일본어에서 は가 조사로 쓰일때 [와]로 읽는 것이 그 흔적


일러에서 보듯이 하레는 쥐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여기도 배경이 있음.


초대 천황이 지상에 내려오기 전에 스사노오에게 시험을 받는데,

그 중 마지막 시험이 불지옥에 떨어진 후 거기서 살아남는 것이었음.

여기서 생쥐가 나타나 지혜를 전수해주는데 덕분에 탈출하고 스사노오의 인정을 받음.


그리고 칭호를 받는데 그 칭호는 히코호호데미(彦火火出見)

의미는 '불길에서 살아나온 자'


도움을 주는 동물이 하필 쥐인 이유는 역사적 인식 때문인데

번식력이 좋고 곡식을 먹는다는 습성으로 풍요를 상징하는 동물임.

쥐가 많이 있다는 건 그 집에 곡식이 많다 = 잘사는 집이었기 때문.


그래서 불속성 쥐임


하레가 설정상 성격이 남자아이 같다는 것 역시

삼종신기 중 츠루기(검)를 들고다녔던 스사노오가 폭군이었기 때문.


화총무는 스사노오의 검(츠루기) 자체를 카드화한 것인데

상대 몬스터를 소생시켜 킬각을 발생시키는 공격적인 효과를 가지고있음.


참고로 카드명은 일본어 기준으로 언어유희임

츠루기의 풀네임이 아마노무라쿠모노츠루기(天叢雲剣)인데

여기서 무라()를 따온거고

불꽃을 의미하는 단어인 호무라(ほむら)와 발음이 유사해

불속성이고 검을 다루는 하레의 캐릭터에 적절한 네이밍임.



2. 거울의 미캉코 니니

설정상 외교를 담당하는 가문이기 때문에

서양 문물인 리본을 들고있고

서양식 무용인 발레 동작을 하고 있음.


'니니'라는 이름은

아마테라스의 후손이자 초대 천황의 선조인 니니기(瓊瓊杵).


니니기가 농경의 신이어서 인간계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준 것이 일본역사의 시작점 근처로 보고있음.

농업에 물은 필수이기에 일반적으로 농경 신이 물을 관장한다는 점에서

니니가 물속성인 것이 고증인 것으로 보는 해석이 있음.


또 니니기가 처음 밟은 일본땅이 현재의 규슈라는 설이 거의 정설인데

실제로 규슈는 한반도/중국과 가까워 교류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외교 가문 설정 또한 반영된 부분.


모티브는 고양이인데

사실 일본신화에서 고양이는 그다지 접점이 있는 동물은 아님

그냥 쥐 모티브인 하레의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고양이로 한 것 같음.


꼬리가 두개인데

일본 민담에 등장하는 꼬리 둘 달린 고양이 요괴 '네코마타'가 모티브임.


네코마타는 여성의 모습으로 남성의 정기를 빼앗는다는 특징이 있는데

니니의 카드 효과가 '상대 몬스터 컨트롤 탈취'인 것이 이에 대한 고증.


아라베스크는 서양무용을 하는 니니에게 어울리는 작명인데

일러에서 다리를 펼치고 사뿐히 뛰는 자세는

실제 발레에서 아라베스크(Arabesque)라고 하는 동작임.


한자로는 무답(舞踏)이라고 적혀있는데

2차대전 패전 직후 일본열도가 우울증에 빠져있던 시기에 나온 행위예술임.


인간세상의 허망함, 어두운 내면, 죽음 그 자체를 상징하는

우울하기 짝이 없는 춤인데

이 카드의 효과가 상대 몬스터에 강제 장착후 비파괴 제거기로 쓰인다는 점에서 얼추 끼워맞춰질지도?



3. 구슬의 미캉코 후우리

설정상 폐쇄적이고 엄격한 가문이라 하며

카드효과가 '자신 필드 미캉코에게 대상 내성 부여'인 것이 그러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있음


'후우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니니기의 아들인 호오리(火折尊).


모티브 동물은 구미호인데

이거에 대한 배경은 모르겠음 그냥 동양의 대표 요괴라서인듯


옷소매를 보면 귤이 그려져있는데

위에서 말한대로 후우리가 다루는 구슬이

카가미모찌에서 귤에 해당하기 때문임.



4. 오오히메의 미캉코

모든 미캉코의 종착지인 오오히메

모티브인 아마테라스의 이명이 오오카미(높은 신)인 것에 유래.

일러레 코멘트에 의하면 배경에 있는 나무는 귤나무라고 함.


아마테라스가 태양신이라서

일러에서도 후광이 비치고 카가미모찌처럼 머리에 귤이 있음.

거기에 검과 거울까지 삼종신기를 모두 갖춘 모습


잘 보면 머리에 날개가 있고

허리춤에 꼬리처럼 깃털이 다발로 달려있는데


이건 닭의 날개와 꼬리를 상징함


닭은 태양에 반응해 아침을 알리는 동물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아마테라스를 불러내는 새로 여겨짐.

신화에도 관련 에피소드가 있는데 너무 길어지니 생략.


오오히메를 특소하는 효과를 가진

전승의 대미캉코 카드 일러에 닭이 그려진 것도 그런 이유.

신을 불러내는 카드이기 때문.



5. 아라히메의 미캉코

후우리가 신내림을 받아 오오히메와 하나가 된 버전.

아라히메라는 이름은 아라히토가미(現人神)에서 따온 것.

'인간의 몸에 현현한 신'이라는 뜻임.


오오히메와 달리 이쪽은 전투요원보다는 장착카드로서 사용되는데

다른 몬스터의 몸을 얻어 강림한다는 컨셉으로 보임.


일러를 잘 보면 배경이 화창한 하늘인데 빗물이 떨어지고 있음.


일본에서는 맑은 하늘에 내리는 비를 텐키아메(天気雨)라 하는데

후우리의 모티브 동물인 여우와 관련이 있음.


여우에게 홀려버린 하늘이 여우를 몰래 사랑했지만,

어느날 여우가 나타나지 않자 하늘이 슬퍼 우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음.

그래서 한국에서도 여우비라고 하지.


즉, 여우(후우리)가 사라지고 그 몸에 아라히메가 깃든 모습에 하늘이 슬퍼한다는 것.

후우리의 배경스토리인 "미캉코로서가 아닌 나 자신을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생각하면

조금 슬픈 장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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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끼워맞추기인 부분도 있긴 한데

대충 이런거구나 재미로 봐주면 좋을듯


미캉코 이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