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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있음

저대로 끝나면 용사가 그냥 쓰레기가 아닌가 싶어서 대회 규정에 맞춰 억순 만들었음














이튿날 수견사는 깨어났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히려 상쾌해 보이는 얼굴로 그녀의 일행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그간의 일과 달의 서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도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미지의 사고를 당한 당사자라고는 보기 힘들만큼, 도움을 준 도사님에게 언젠가 감사인사를 전해주길 라이더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자신을 무사히 마을까지 데려와 준 동료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무엇보다도 밤새 자신을 살펴봐 준 용사에겐 정말 고맙다며 몇 번이고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붙잡힌 손을 보며 용사는 많은 생각을 했다.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어 그 손을 맞잡을 수도, 뺄 수도 없었다.

수견사가 무사하다는 안심.
들키지 않았다는 안도.
그리고 지난밤의 부드러움.

거듭 상냥한 말을 건네는 수견사에게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나가고 싶었다.
한시라도 빨리 그 방을 떠나고 싶다는 것이 용사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미처 증거를 감추지 못한 오줌싸개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손을 놓아주지 않듯, 수견사는 그가 빠져나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하루만 더 이 곳에서 묵었으면 해요."

수견사는 그렇게 말했다.
이유는 많았다.

다들 나 때문에 편히 쉬지 못 했을 것이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지만 확신할 수 없으니 경과도 확인하고 싶다.
기왕 마을에 들른 것 이것저것 보충도 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좋은 생각이었다.
지극히 합당하고 합리적인 의견.
다들 찬성하는 바였다.
용사 역시 그래야 했다.

그는 부드럽게 웃는 수견사에게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용사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넋 나간 놈처럼 굴었다.

장을 보고 돌아올 때도, 어떻게 숙박할지 정할 때도, 막연히 쉴 때도......
하루 종일 수견사의 눈치만 살폈다.

해는 순식간에 기울었다.
이제 해가 저 땅 너머로 떨어지면 밤이 찾아올 것이다.

시간이 더 늦기 전에 라이더는 또 다시 마광전사, 그리폰과 야영을 하기 위해 마을 밖으로 나갔다.

이번에도 방에 남은 것은 용사와 수견사 단 둘뿐이다.

용사는 멍청이처럼 창밖의 노을을 보았다.
그의 최선이었다.
진지한 주인공이라도 되는 양 입 다물고 있었다. 그 오랜 침묵을 깬 것은 수견사였다.

"이렇게 제대로 된 방에서 묵는 건 정말 오랜만이죠?"

"어...... 응......."

"이렇게 둘이서 느긋하게 있는 것도 아주 오랜만이고요."

수견사는 일상과 다를 바 없이 말한 것이지만 반대로 용사는 심장이 철렁했다.

"...........그런가?"

"네. 신전을 나온 후부터는 늘 정신없었으니까."

"하하......."

용사는 저가 제대로 웃기는 하는 것인지도 잘 몰랐다.
 
이 세계의 대예언, 운명의 여로.
그 예언에 따라 용사는 필요에 의해 소환되었고 준비가 끝나자 곧장 신전 밖 세상으로 내던져졌다.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 중엔 험난한 것도 적지 않았다.

그 모든 순간엔 수견사가 함께였다.
그녀는 용사에게 있어 신전에서 붙여준 심부름꾼의 하나가 아니라 여정의 동반자였다.

그런 이를 마음에 두는 것은, 또 충동을 느끼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용사는 자신의 결론이 진심으로 역겨웠다.

"저기, 몸은...... 진짜 괜찮은 거지?"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그는 괜히 말을 걸었다.

"네. 걱정 마세요. 제가 이래봬도 신전에서 가장 튼튼한 사제랍니다. 괜히 용사님의 지원을 맡게 된 게 아니에요."

수견사는 알통이라도 보란 듯이 제 팔을 들어 구부렸다.
글쎄 근육은커녕 하얗고 가느다란 팔뚝에 용사는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그게 퍽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했다.

"어어, 못 믿으시는 거예요?"

"아니. 아니야. 믿어."

용사는 손을 내저었다.
쀼루퉁한 체 하던 수견사가 웃자 그는 그걸 따라 더 웃게 되었다.

왠지 조금이나마 후련해진 기분에 웃음이 헤퍼져버렸다.

그러다가 문득 수견사는 하품을 했다.
그 직후였다.
아차, 싶었던 것처럼, 그녀는 두 손을 모아 자신의 입을 막았다.

"앗, 아니. 아니에요. 방금 건 진짜. 정말 그냥 하품. 그냥 하품이었어요."

그렇게 필사적으로 해명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오늘은 이만 쉴까?"

"정말 평범한 하품이었어요, 용사님......."

용사는 왠지 기가 죽는 수견사를 보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내가 여기 온지 얼마 안 됐을 때. 감기 걸렸던 거, 수견사는 기억나?"

"네? 아........"

그가 묻자 수견사 역시 그 때를 기억했다.

"그 때, 다 낫고 난 다음에도 내가 재채기라도 한 번 하면 수견사는 온 난리를 쳤었잖아."

"아, 그렇지만....... 용사님은 예언된 자로서 이 세계에 무척 소중한 분이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일찍 자자."

용사가 말하자 수견사는 조용해져버렸다.
가만히 눈만 깜빡깜빡 거리다가 이윽고 배시시 미소 지었다.

"네, 알았어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용사는 먼저 제 이부자리를 만들었다.
수견사의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서였다.
정확히는 자기 전에 옷가지와 장신구를 풀어내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였다.

스르륵 스르륵.
찰칵, 찰칵.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용사는 마른침이 꼴깍 넘어갔다.

그가 적당히 펼쳐둔 요 위에 몸을 뉘었을 때였다.

"자리....... 불편하지 않으세요?"

수견사가 말했다.

"침대가 두 개나 있는 방을 빌리는 건 낭비잖아. 야영을 하고 있는 그리폰, 라이더랑 마광전사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용사는 애써 돌아누워서는 요의 남은 자락을 덮었다.

"저는 용사님이랑 같이 써도 상관없는데."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는 기침을 토하게 되었다.
그는 대답하지 못 했다.

"잘 하면 두 명도 충분히 누울 수 있을 거예요. 조금 좁겠지만."

일부러 저러는 거 아닐까?
용사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도심문을 하는 것이다.
냉큼 좋다고 다가갔다가는 옳거니 본색을 드러냈구나 이 놈, 하는 것이지.

하지만 그가 아는 수견사는 그런 계략을 펼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 합법적으로 같이 누울 수 있는........

".........안 돼."

순간 용사는 너무 매몰차게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잠버릇이 나쁜 편이라........"

"괜찮아요. 저 아주 깊이 잠드는 편이거든요. 누가 엎어가도 모를 거란 말 자주 들었는데, 용사님이 좀 뒤척이셔도 상관없을 거예요."

진짜 일부러 저러는 건가?
용사는 진심으로 혼란이 왔다.

"내가. 내가........ 예민한 편이라......... 그리고, 야영을 자주 하다 보니 푹신한 것보다 이쪽이 더 편하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말하자 수견사는 끝내 그 뜻을 접었다.

"아....... 그러세요....... 그래도 혹시 잠자리가 불편해서 새벽에 깨시면 그 때라도 오셔도 되요. 전 괜찮으니까."

"응.......... 알았어......."

아 정말.
용사는 눈을 꾹 감고 적당히 얼버무렸다.

"그럼 편히 주무세요, 용사님."

"수견사도 잘 자..........."

이른 저녁의 인사를 나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견사는 곤히 잠들었다.

그러나 용사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세상, 그런 말을 연달아 듣고 잠들 수 있는 남자가 어디에 있을까.
지금도 그는 쿵쿵 뛰는 심장의 고동에 온 몸이 같이 박동하는 기분이었다.

때 아니게 정말 예민한 사람이 되어버린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뒤척이고 뒤척여 달이 뜨고 그 흐린 빛이 스며들어올 때까지 뜬 눈으로 시간을 보냈다.

결국은 몸을 일으켜 앉고야 말았다.

그의 시선에 얼핏 수견사가 스쳤다.
아무 것도 모른 체 바른 자세로 숨을 새근거리는 모습에 야속함마저 느껴졌다.
외면해 고개를 떨어뜨리면 불룩 솟은 요가 보였다.

이런 때인데도, 이런 마음인데도 잘도 커지는구나.

용사는 뻔뻔스럽게 발기한 것을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는 대신 몸을 일으켰다.
자리에서 일어나 홀리듯 수견사가 누운 침대로 향했다.

달빛에 비치는 희미한 인영.
어스름 속에선 작은 숨소리만 들렸다.

반쯤 녹은 초에 불을 켰다.
흔들거리는 주홍빛 불에 비로소 수견사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용사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
앉아서 한참동안 그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쥐 죽은 듯이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꿈지럭 움직였다.
보고 있자니 만지고 싶었다.
뺨이나 머리칼을 쓰다듬고 싶었다.

깊이 잠든다고 했으니 조금만이라면 혹시........

용사는 애써 그런 생각을 구겨 박았다.
달의 서의 마법은 끝났다.
어제처럼 충동의 짐승이 됐다가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하지만................

실은 그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자신이 수견사를 만지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는 것을.

방금 전에도 그녀가 직접 말하지 않았던가.
용사는 예언된 자.
이 세계에 있어 매우 소중한, 아주 중요한 인물.

수견사가 거부할리 없었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감기 한 번 걸리면 온 사원을 비상사태로 만들어버리는 초vip의 웃기지도 않은 부탁을 그녀는 기꺼이 들어줄 것이다.

그래서.........
그러니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차라리 용사가 아니었으면........"

그랬다면.

"아니, 그럼 만나지도 못 했겠지?"

용사는 복에 겨운 신세한탄이 스스로도 우스웠다.
만나게 되었고, 가까이 지낼 수 있는 지금이야 말로 더 없는 최고의 상태였다.

그보다 한 걸음 더 무언가를 바란다면 여정을 끝내고 예언을 완결한 후에, 그 다음에나 가능할 것이다.

너무 멀었다.
그로서는 언제가 될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그 전에 연습정도는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좋아해........ 진짜........."

저도 모르게 중얼거린 뒤, 용사는 발작이라도 하듯 욕지거리를 중얼거렸다.
허공을 걷어차고 싶고 주먹으로 제 온 몸을 때리고 싶었다.

이거 자는 동안에 해도 이렇게 부끄러운데, 두 눈뜨고 할 수 있는 거야?

용사라는 이름답지 않게 용기가 사라지는 그였다.

갑자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나가서 딸이나 치고 한 숨 자자, 라고 생각한 그가 마지막으로 수견사의 얼굴을 눈에 새기려 했을 때였다.

수견사가 그를 보고 있었다.

"엇........."

용사는 뜨끔 놀라 자리를 뜨려했다.
그러나 수견사가 팔을 붙잡은 탓에 그러지 못하고 도로 침대 위에 주저앉았다.

"어, 언제부터........"

용사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었다.

"처음부터요."

수견사는 일어나 앉아 부드러이 미소 지었다.

들켰다.
들켰다.
들켰다.

용사의 머릿속에 사이렌이 울렸다.

처음부터라니 세상에 맙소사.

"잠든 적도 없는걸요.........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기, 기다리다니, 뭘..........?"

"그야, 용사님이죠."

용사는 다음에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뜻인지.
어떤 의미인지.
그 의중과 의도를 가늠하지도 못할 만큼 깡통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수견사가 멍청하게 굳은 그의 등을 끌어안았다.

"이렇게 같은 마음이었다면.......... 더 진작 말씀해주셨으면 좋았을 걸......"

그녀가 거듭 그의 귓가에 속삭일수록 용사의 굳은 머리가 천천히 녹아내렸다.

품에 안겨든 온기가 뭉클하게 온 몸에 퍼졌다.

정신을 차리게 되자 용사는 수견사를 떨쳐내게 되었다.
여러 가지, 아주 복잡한 이유들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아, 저기..... 수견사........ 같은 마음이라는 건........"

밀어내져 충격 받은 것도 잠시, 수견사는 다시 미소 지었다.

"저도 좋아해요........ 아니, 사랑해요......... 용사님........."

그녀의 고백은 너무나도 진실하게 들려 용사는 처음의 의지가 조금은 꺾일 것 같았다.
그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수견사는 좀 더 그를 다그쳤다.

"용사님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요........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상관없어요..........."

그녀가 그의 손을 빼앗듯이 가져가 맞잡았다.

"왜냐면........... 용사님은 제 용사님이니까.........."

이어 깊은 숨을 내쉬었다.

"아아...........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용사님을 기다렸는지 아세요? 거의 백............"

거기엔 망설임이 있었다.

"백?"

대체 어떤 의미인가 용사가 되묻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었다.

"........백일동안이나 기다렸다고요........."

"그렇게 길진 않네."

멋쩍은 기분은 그에게 실없는 농담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땐 하루가 일 년 같았어요......... 매일매일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기다려서............"

수견사의 손이 용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마침내 용사님을 만났을 때, 제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신께서 이렇게 귀엽고 다정한 분을 보내주셔서 정말..........."

수견사는 무척이나 벅차 견딜 수 없는 것처럼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하아........ 용사님............"

그녀는 거듭 용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평소와는 만지는 방법이 달라, 그는 위화감을 느꼈다.
왠지 모르게, 무섭다,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여긴 신전의 감시도 없고......... 이 방엔 우리 둘뿐이니까............"

"저, 수견사. 그 있잖아 그래도 역시 나는........"

"왜요?"

아직 본격적인 말을 꺼내지 않았음에도 단호하게 선을 긋는 그녀의 태도에 용사는 움찔 말을 멈추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분명. 같은 마음이라는 걸, 조금 전에 확인했는데?"

"아니...... 그건 그렇지만........."

용사는 차마 말을 더 이을 수 없었다.

아까 전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얼음장 같은 눈으로 빤히 바라보는 수견사를 보자면,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가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자 수견사는 슬며시 그를 품에 안았다.

"그거면 된 거예요.......... 다른 건 아무 상관없어요........."

부드럽고 따뜻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히게 된 용사는 저항할 수도 없이 그런가보다 하게 되어버렸다.

수견사는 그를 더 꼭 안았다.
갑갑해진 용사가 움직여도 그녀는 놓아주지 않았다.

"죄송해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러고........"

하지만 수분이 지나도 놓아주지 않았기에 용사는 다급해졌다.
이젠 숨이 딸려 아득해질 지경이었다.
결국 반쯤 힘으로 벗어나자 수견사는 스스로도 저의 행동에 놀란 것처럼 벙쪄있었다.

"숨 막혀, 수견사........"

"아........ 죄송해요......... 그치만, 오늘 하루 용사님이 제게 얼마나 차갑게 구셨는지 아세요?"

수견사는 그 때의 기분을 생생히 떠올리는 것처럼 읊조렸다.

"말을 걸어도 얼렁뚱땅 넘어가고......... 저와 눈이 마주쳐도 금방 피해버리고.........  손이라도 닿을라치면 도망가 버리고........ 그런데, 그렇게 제 마음을 난도질 하셨는데....... 그 망할 암캐년한텐 야영 준비를 도와준다고..........!"

암캐?
용사는 수견사가 한 번도 동료를 그렇게 표현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었다.
수습이 필요했다.

"아, 아니 오해야."

용사가 말했다.

"일부러 수견사를 피하거나 한 게 아니니까....."

단지 그것만으로 괜찮은 걸까.
수견사의 태도는 단번에 누그러들었다.

"그렇죠? 역시....... 이유가 있으셨던 거겠죠?"

이유.
그 말을 듣자마자 용사는 절로 턱이 다물어졌다.

변명을 할까.
하지만 수견사라면 사실대로 말해도........
차라리 지금이라도 지어내면.......

수많은 경우의 수가 서로 뒤섞였다.

그래도 역시,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저, 실은...... 나....... 어젯밤에............."

그가 힘겹게 이야기를 꺼냈을 때, 수견사는 아주 황홀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괜찮아요. 더 말씀 안 하셔도 돼요........."

그녀는 또 다시 용사를 품에 안았다.

"용사님이 제게 사실을 말씀하려고 하신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리고 저, 실은 알고 있었어요.........."

"알고 있었어? 어떻게...... 혹시 그 때도........?"

입이 열 개라도 모자랄 그는 저도 모르게 이유를 물었다.

"아뇨, 그 땐 분명히 잠들어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어떻게 용사님의 손길을 모르겠어요....... 게다가, 셔츠의 단추를 잘못 채우는 귀여운 실수까지....... 후후......"

용사는 수견사의 웃음이 비웃음처럼 들렸다.

"나, 한심하지?"

"용사님은 한심하지 않아요."

"아무리 봐도 그냥 변태잖아."

"그 맘 때 남자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한 법이니까요."

용사는 어쩐지 납득해가는 자신에게 위기감을 느꼈다.
그런 그에게 수견사는 쐐기를 박아버렸다.

"그럼, 제가 원했다고 하면 어떠세요?"

그녀는 품안의 용사를 바로 앉혔다.

"용사님이 만져주시길 제가 원하고 있었다고 한다면요?"

수견사는 용산의 손을 붙잡아 제 가슴 위에 올렸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젖가슴 위에, 그리고는 눌리도록 제 손을 꾸욱 얹었다.

용사는 온 몸에 땀이 솟았다.
얼마나 놀랐는지 손가락이 바들바들 떨리는 것 같았다.

벼락같은 충동이 그에게 내려쳤다.

"지금이라면 더 한 것도 할 수 있어요....... 어떠세요........?"

용사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어린아이가 장난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조물딱 조물딱 수견사의 가슴을 주물렀다.

"네....... 그렇게........ 후후......"

수견사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용사의 다른 손도 가슴 위에 올려주었다.

이윽고 용사는 그녀의 젖가슴에 몰두했다.
커다랗고.
부드럽고.
제게 허락된, 그것을 마음껏 어루만졌다.

"하아......... 용사님......... 그렇게 좋으세요........?"

수견사는 그의 모습을 매우 만족스럽게 지켜봤다.

"응......"

용사는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대답했다.

"용사님 예전에 제 귀에 대해 물어보신 적 있으시죠?"

수견사가 말했다.

분명 그는 신전에 있을 적 그녀의 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 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용사는 그녀의 귀를 만지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거절 못하리란 생각이 들자 대충 귀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끝내고 말았었다.

"아직도 만져보고 싶으세요?"

수견사는 용사의 그런 마음조차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순종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하듯 수견사의 고개가 살짝 기울여지고 용사는 곧장 그녀의 귀에 손을 댔다.
낙엽처럼 바스러질까 아주 조심스럽게 손끝만으로 만졌다.
길고 곧게 뻗은 그녀의 귀는 신기할 정도로 말랑말랑하여 조금만 힘을 주어도 구부러졌지만 놓아주면 탄력적으로 원래 형태로 돌아갔다.

"아핫...... 간지럽네요........."

수견사의 속삭임에 용사는 심장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처음 봤을 때, 귀가 진짜 예쁘다고 생각했었어."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손에 닿는 귀의 온기가 더 뜨거워졌음을 그는 느꼈다.

"저....... 용사님......."

그녀가 불렀을 때, 용사는 우리가 꽤나 가까이 붙어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의 한 뼘이 될까말까한 거리에서 계속 귀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얼굴에 숨이 닿을 정도였다.

수견사가 먼저 눈을 감았다.
용사는 정신 차리고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는 숨이 턱 막혔다.
포개어진 입술로 열기가 빨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어지러웠다.
제 몸통을 붙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언제...... 멈춰야하지? 같은 숫기 없는 고민은 숨이 차 금방 해결되었다.
둘은 미리 약속한 것처럼 멀어졌다.

"하아.......... 용사님........... 아........."

수견사는 부푸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것처럼 입술을 깨물었다.

그 글썽이는 눈을, 젖은 입술을, 용사는 가만히 놔둘 수가 없었다.
그는 불현듯 수견사를 덮쳤다.
또 다시 입술을 포개고, 숨을 빼앗으며 제 허전함을 채웠다.

"음........ 으응...... 하앗, 용사님......."

그걸 로도 모자라 그녀의 귀도 입에 담았다.

"아흐흐, 간지러워요.........."

귀 끝을 깨물고 혀로 그 선을 따라 핥고.
하고 싶은 걸 하게 됐으니 날아갈듯이 기뻤다.

수견사는 이윽고 제 목덜미까지 훑어대는 용사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아......... 읏, 용사님......."

간질간질 목덜미를 핥고, 어깨에 입을 맞추고, 제 흔적을 남기려는 짐승처럼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마침내 용사가 물러났을 때 수견사는 미소를 지었다.
그가 다음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용사는 수견사가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를 풀어냈다.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내는 중에 수견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그의 손길을 따랐다.

새하얀 젖가슴이 셔츠 사이로 드러나고, 풀어낼수록 억압에서 벗어나 부풀어갔다.
용사는 혹시나 침이라도 흘리지 않도록 입을 꾹 다물고 옷을 벗겨갔다.

하지만 난관은 금방 찾아왔다. 단추를 풀어내고 나니,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수견사의 옷의 구조가 그에겐 조금 어려웠다.
여자 옷은 다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왠지 능숙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괜스레 민망했다.

"이 다음은 제가 할게요........ 용사님은........."

그게 자신도 벗으라는 뜻임을 용사는 조금 늦게 알아차렸다.

그가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굼뜬 동작으로 옷을 벗는 동안 수견사는 이미 아래 속옷만을 남겨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젠 뭐가 하고 싶으세요?"

수견사가 말했다.
물어볼 것도 없이 용사의 시선은 그녀의 알가슴에 고정되어있었다.

"우후훗....... 누워보시겠어요?"

용사는 제 무릎을 두드리며 권하는 수견사에게 굴복하여 그녀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커다란 덩어리 두개가 그의 시야를 압도했다.
수견사가 몸을 수그리자 그 덩어리들은 묵직하게 그의 얼굴을 덮었다.

포근하다.

용사는 이대로 잠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것보다 더 원하는 것은 이 가슴을 가지고 싶다는 거였다.
혀를 내밀어 움직이자 부드러운 살결이 눌려 올라갔다.

"아흐흣..... 용사님......."

간지럼을 참는 수견사의 목소리.
그녀는 아기에게 젖을 주듯 제 가슴을 놀려 젖꼭지를 용사의 입에 물려주었다.

용사는 오랜 갈증을 채우는 것처럼 고개를 뻗어 그녀의 젖꼭지를 빨았다.

"으흣........ 응........ 하아.......... 용사님.........."

혀를 놀려 핥고, 짓누르고 다시 빨고......
민감한 부분을 그토록 멋대로 가지고 노는데도 수견사는 불편한 기색하나 없이 그에게 가슴을 내어주었다.

"우리 가여운 용사님............"

그녀가 말했다.

"혼자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수견사는 용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그래서였어요........ 홀로 외딴 세상에 떨어져서......... 의지할 것이라곤 저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용사님에게 제 마음을 전할 수 없었어요..........."

내가 거부할 수 없었을 테니까?
용사는 그제야 수견사가 말한 같은 마음이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깨달았다.
그리고 점점 더 그녀의 포근함에 몸을 기대게 되었다.

"그런데, 이젠 괜찮아요..........  제게 마음껏 기대셔도 돼요........ 절 더 원하셔도 돼요........."

용사는 수견사의 손이 배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그 손길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의 아랫배와 사타구니를 어루만졌고 끝내 그의 물건에 닿았다.

그녀의 손이 조심스럽게 그 줄기를 쥐었다.

"으읍......."

용사는 입이 젖가슴에 눌려 막혔음에도 움찔 떨었다.

"저 때문이죠........? 저 때문에 이렇게 되신 거죠.......? 걱정 마세요........ 제가 달래드릴게요......."

수견사의 손이 천천히 그의 물건을 흔들었다.

손이라는 것은 분명 같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혼자 할 때와는 전혀 다른 감각에 용사는 정신이 아찔했다.

"후훗......... 용사님........ 정말...... 이렇게 커질 때까지 참으시고........"

그녀가 자신의 것을 자극하면 자극할수록 용사는 더 애타게 젖가슴을 빨았다.
정말 아기가 된 것처럼 입술을 오물오물 움직이며 그녀를 부추겼다.

"앙........ 용사님........ 그렇게 세게 하시면........"

수견사의 낮은 신음은 그를 더 벅차게 만들었다.
물건에선 액이 줄줄 흘러 어느덧 줄기도, 그녀의 손도 끈적끈적하게 젖게 만들었다.

"허억....... 하아........."

결국 용사는 달리는 숨을 견디지 못 하고 입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아....... 수견사....... 아......."

그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미 참기 힘든 지경이었다.
지직, 찍, 지직, 찍.........
그녀의 손에 문질러질 때마다 질은 소리가 났다.

"이건 어떠세요.......?"

수견사는 줄기를 잡았던 손으로 이번엔 그의 귀두를 문질렀다.

"아..... 하아....... 윽........"

약간은 거칠게 느껴지는 손바닥의 촉감에 용사는 절로 발가락을 당겼다.

"아...... 수견사....... 더 하면..... 이제......."

"괜찮아요, 용사님...... 괜찮으니까.........."

그녀는 다시 줄기를 문질러 주었다.
모든 쾌감이 그 한 곳에 모이는 기분이었다.
그걸 견디다 못해 터질 것처럼.......
용사는 끝내 그녀에 의해 끝에 다다랐다.

"읏....... 윽......."

갑작스런 분출.
뜻하지 않게 멀리 튀는 탓에 그녀는 얼른 손으로 덮어 막았다.
사정은 파도처럼 이어졌다.
몇 번이고 반복되어 수견사의 손을 허옇게 더럽혔다.

느껴본적 없는 만족감에 용사는 그녀의 허벅지 베개에 머리통이 녹아들 것만 같았다.

"좋으셨어요, 용사님........?"

그녀는 그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응......."

"후후........."

용사는 자신을 바라보는 수견사의 눈빛이 사랑스럽다 못해 아주 뜨겁게 느껴졌다.

"일어나보시겠어요.........?"

수견사가 원하는 대로 용사는 일어나 앉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원했던 건 잠시 머리를 치우는 것뿐인 모양이었다.

"누워 계셔도 돼요."

무릎을 빼낸 수견사는 천천히 기어 그의 다리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나 잔뜩 씨를 내시고도...... 아직 부족하신 거죠.......?"

"수견사랑........ 계속 이러고 싶었으니까........"

용사는 솔직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말했다.

"후후........ 그 말씀, 너무 기뻐요......."

그게 수견사에겐 깊게 와 닿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실례할게요........."

"앗, 수견사........"

그가 사양해보기도 전에 수견사는 그의 물건에 입술을 맞추었다.

"용사님........ 정말....... 하나도 수그러들지 않으셨네요........."

수견사가 그의 것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아, 저기.......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니까....... 더러워........."

"무슨 말씀이세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용사는 더 잡아 땔 수도 없었다.
그저 일어나 앉아 그녀가 정성스레 입으로 해주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묻어난 것을 닦아내는 것처럼 혓바닥으로 꼼꼼히 핥는가 하면 귀두를 입술로 문체 그 아래를 혀로 살랑거리기도 했다.

용사는 그 생경한 감각에 허리가 움찔거리는 것을 참느라 고역이었다.

"아.......... 하아........ 수견사........."

"움...... 우음....... 쯉......"

그녀가 귀두를 물고 빨 때, 그는 어쩔 수 없이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고개를 움직이며 빨아주는 동안엔 모든 걸 다 놓고 즐기게 되었다.

"하아........ 용사님.......... 흐릅...... 쭙....."

용사는 그게 제 분신이라도 되는 양 애지중지인 수견사가 무척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중간에 멈추게 할 수밖에 없었다.

"저, 수견사.... 잠깐만....."

용사가 부르자 그녀는 얌전히 물러났다.
그는 그녀의 입술 언저리에 흐른 침을 대신 닦아주었다.
꼭 칠칠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듯 당황하는 그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용사는 그 다음을 원했다.

"그...... 저기......."

세련되게 말하는 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며 딱 거기까지만 말했음에도 수견사는 그의 마음을 알아차리곤 미소 지었다.

그게 아주 대견한 모습을 봤다는 것처럼 느껴져 용사는 괜스레 뒤통수가 간지러웠다.

그가 자리를 비켜주자 수견사는 그가 비켜준 자리에 바로 누웠다.
그 전에 속옷을 벗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용사는 새삼 다시 보는 수견사의 몸에 감탄했다.
새하얀 피부에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부드러운 곡선만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풍만한 젖가슴하며, 휘어들어가는 허리, 두드러지는 골반.
목이 탔다.

어떻게 하지.
용사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아 곤욕이었다.
전부 다 손대고 싶어 순서가 꼬였다.

"괜찮아요, 용사님.......... 천천히 하셔도 되니까....."

수견사의 손이 그의 가슴을 쓸었다.
그게 등이 떠미는 것처럼 그를 그녀의 위에 엎드리게 만들었다.

용사는 수견사에게 입을 맞추었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랐다.
더 깊은, 뜨겁고 짙은 숨을 나누었고 어색하게나마 서로의 혀가 맞닿았다.

"음....... 하아.......... 음........"

용사는 수견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녀의 혀를 핥았다.
핥고. 입술을 빨고...... 어지러울 만큼 오래 키스했다.

그가 물러났을 때 수견사는 흐물흐물해진 것처럼 미소 지었다.

"하아.......... 용사님..........."

용사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의 물건은 이미 직전의 사정을 잊고 단단하게 커져있었다.

"수견사......."

그가 부르자 그녀는 고개만 끄덕였다.
용사는 더 묻거나 말하지 않고 수견사의 허벅지를 벌렸다.
실은 그는 이미 몰래 본적 있는 그 곳.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그녀의 것도 그의 것과 마찬가지로 젖어, 작은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용사가 주섬주섬 자세를 잡자 수견사는 자신의 다리를 좀 더 들어주었다.

"용사님........ 음.........  좀 더...... 네...... 거기........."

그가 위치를 잡는 동안 수견사는 조용조용 그에게 속삭였다.

"수견사...... 이제........"

"네....... 와주세요.........."

그녀가 허락했을 때, 용사는 허리를 밀어 넣었다.
미묘하게 물려있던 귀두를 필두로 용사는 쑤욱...... 그녀의 안을 비집고 들어갔다.

뜨겁다.
용사는 그렇게 느꼈다.
삶아지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무척이나 뜨거웠다.
넣으면 넣을수록 그 열이 자신을 잠식하는 것 같았다.
눈이 잠깐 핑 돌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압박감.
찐한 밀착감이었다.

"아앙........... 읏........"

그를 정신 차리게 만든 것은 수견사의 신음이었다.
그녀는 울긋불긋해진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었다.

"괜찮아?"

용사가 물었다.

"네.......... 괜찮아요........."

이윽고 수견사는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하아............ 용사님......... 이제야 용사님과........"

"나도, 나도 그래......"

용사는 마찬가지로 수견사에게 속삭였다.

"이제 움직일게......."

"네........"

용사는 그나마 남은 이성을 추슬러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지긋이 물려있던 것이 운동하여 서로 부벼졌다.
용사는 그 촉감에 저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었다.

"앗........ 앙....... 용사님........"

수견사에게선 억누른 듯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자신이 넣고 뺄 때마다 그녀에게서 다채로운 반응이 나온다는 것을 용사는 실감했다.

"앙........ 용사님......... 좋아요........ 이대로........"

그는 수견사가 말해주는대로 페이스를 유지하며 느린 삽입을 이어나갔다.
천천히 들이고, 천천히 나오며 그는 쓸려 지나는 그녀의 결을 느꼈다.
허리가 빠져 주저앉을 것 같았다.

"아....... 용사님...... 하앙...... 앙........"

크게 무언가를 하지 않음에도 용사는 점점 숨이 달렸다.

"헉.... 허억.... 수견사....."

"네........ 저 여기 있어요, 용사님........"

용사는 그 말이 왜 그리 좋은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못 참고 키스했다. 그녀의 혀가 자연스레 그에게 감아왔다.

"음......... 으음......... 응........ 하앗......"

그러면서도 용사는 허리를 부단히 움직였다.
그 동안에도 수견사의 물의 마법은 계속 이어져 어느덧 둘 사이에는 부걱부걱 거품 끓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하아...... 수견사..... 나..... 너무 좋아서........"

더 참기 힘들다고, 용사는 그렇게 말했다.

"으응........ 저도 좋아요, 용사님......... 하아....."

비록 그 뜻은 제대로 전해지 않았지만 용사는 서서히 속도를 높여갔다.
제 의지가 아니었다.
몸의 의지였다.

"앙........ 하읏, 하앙........."

템포가 빨라지자 수견사는 숨을 헐떡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막지 않았다.

"아....... 용사님....... 좋아....... 하앙........"

용사는 귓가에 속삭여지는 달콤한 소리에 뇌가 녹아가고 있었다.
어느 새 그의 허벅지가 수견사의 엉덩이를 때릴 정도로 거세졌음에도 그는 차오르는 쾌감에 빨려들어 허리에만 집중했다.

질척질척 달라붙는 속살을 헤집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앙....... 용사님...... 하앙....... 하읏, 용사님......"

그는 수견사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으나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아....... 수견사....... 나 이제........"

끝에 다다라서야 그는 형편 좋게 입을 열었다.

"네........ 용사님, 좋으실대로........"

치덕치덕 쳐대는 이 방아질도 이제 곧 끝이었다.
용사는 그렇게 느꼈다.
이미 참을 만큼 참아서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이젠 해방되고 싶었다.

"응......... 흐읏....... 하앙........ 용사님....... 읏......."

용사는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달리고 또 달렸다.
마지막까지.
그 직전, 그는 물러나 물건을 뽑았다.
그리고 새하얀 그녀의 배꼽 위에 씨를 뿌렸다.
스스로 흔들며, 몇 번이고.

사정을 마쳤을 때, 그는 촛불이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아찔하게 기분이 좋았다.

아..... 이게.......

"하아.......... 용사님..........."

용사는 고개를 들어 자신이 안은 여자를 보았다.

그런데 어쩐지 그 시선에 서슬이 퍼렇게 서려있었다.
뭔가 잘못 했던가.

"왜......... 제게 주시지 않은 거예요.........?"

그게 무슨 뜻인지 용사는 한참이나 생각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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