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덱파의 네 가지 비밀


https://youtu.be/buUrqd6mLuI?feature=shared

https://youtu.be/buUrqd6mLuI?feature=shared


이번에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해서 유붕이들에게 공유함과 동시에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장문의 글을 올려볼까 한다


설정이나 일러에 관심없고 오로지 실전에만 관심있는 유붕이들이라도 '삼환신'이라는 개념은 다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라의 익신룡, 오시리스의 천공룡, 오벨리스크의 거신병


유희왕이 고대 이집트 신화에 기반을 두고있으니 만큼 이 신들의 이름도 이집트 신화의 신들이나 신성시된 사물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카드들이 DM 부스터 팩 말미에 연달아 등장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듀얼리스트의 투혼 - 호루스의 흑염룡 LV8

운명의 시작 - 창세신

영원한 화염 - 네프티스의 봉황신


이중에서 영원한 화염부터는 GX 시즌에 해당되니 정확히는 4기 초창기 삼인방이라고 칭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커버부터가 GX에 등장한 적 조차 없고 수록 카드들도 GX와 상관이 없거나 별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나는 앞의 두 팩의 연장선상에 있는 상품이라고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이 부분은 밑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여튼 이 카드들에게는 우연이라고 보기 힘든 공통점이 꽤 있는데,

창세신을 제외하면 이름이 '(이집트 신)의 (몬스터)' 같은 식으로 구성되어있고 반생물, 반메카스러운 디자인 기조를 띠고있으며 컬러링은 모두 단색 위주인데다 셋 모두 고대 이집트 문화 레퍼런스를 취하고 있다


이 특징은 모두 삼환신의 특징과 부합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모티브나 디자인이 흡사하다는 이유가 전부가 아닌데, 우선 전원 레벨 8로 삼환신의 10보다 2씩 낮고 공수 역시 스탯이 고정된 신인 오벨리스크의 수치에 비할 바는 아니다


라가 이집트 신화 최고신의 위치를 점하고 있고 호루스가 오시리스의 아들로 주로 묘사되니 원전 신화를 반영했으리라고 여겨진다(한마디로 삼환신보다는 급이 낮다, 이 말이지)


어쩌면 호루스의 흑염룡이 암드 드래곤처럼 더이상 상위 폼이 나오지 않고 이번에 나온 흑염신도 굳이 레벨 8에서 머무르는 것 또한 이 부분을 의식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데뷔한 부스터 팩에서 이들의 권속 내지는 의인화 버전으로 보이는 '졸개'들이 같이 수록되었다(사도, 화신, 인도하는 손)

효과는 모두 이들을 보좌하는 내용을 담고있으며 공격력이 '섬기는 대상'의 공격력에 반비례한다는 소소한 공통점도 있다


게다가 훗날 GX 2기에서 이들을 연상시키는 '라의 사도'라는 라를 보필하는 졸개가 등장하는데 굳이 원작에서도 나오지 않은 라의 졸개를 등장시킨 것은 다분히 이 졸개들을 의식한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이 DM의 막바지 시즌에서 연달아 등장했던 것을 연상하듯 이들의 다크화 버전이 GX 막바지 팩인 환영의 어둠에서 전원 수록된다


여기서도 재밌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팩에서 호루스는 울트라레어, 네프티스는 슈퍼레어, 창세신은 레어로 수록되어있어 마치 세 신의 서열을 은연 중에 정리한 듯한 느낌을 준다

라처럼 조류+드래곤의 조합인 호루스가 최고 레어도, 오벨리스크처럼 인간형인 창세신이 최저 레어도인데 이는 삼환신의 서열과 같다

덧붙여 이 서열 아닌 서열은 이들의 공격력 수치와 정비례한다

참고로 창세신과 네프티스에게는 '카오스' 버전 폼도 따로 존재하는데 어쩌면 '카오스 호루스'의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디자인적인 부분에 있어 보다 깊게 고찰하고자 한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이들의 디자인 기조는 삼환신의 디자인 기조와 비슷한 편인데 개중에서도 특히 라의 익신룡과 가장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디자인 뿐 아니라 원형이 되는 신들부터가 라, 오시리스와 어떻게든 연관이 있는데


호루스의 흑염룡 - 라와 같은 조류+드래곤형 디자인, 화염 속성(OCG상의 속성을 말하는 게 아님), 매 머리, 오시리스의 아들(판본에 따라 라의 아들로 나오기도 한다)


네프티스의 봉황신 - 라 역시 봉황과 같은 신조(神鳥)형 폼이 존재함, 마찬가지로 화염 속성 라와 같은 금색 몸체, 오시리스의 여동생


(신들이 하나 빼고 화염 속성이라니 이거 원조 화염 카르텔이구나!)


여기서 창세신은 전술했다시피 작명 방식도 다르고, 혼자만 빛 속성에다 원본이 되는 신이 무엇인지도 명시되어있지 않으니 오벨리스크처럼 인간형이라는 점 말고는 이 특징에서 살짝 벗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창세신의 디자인을 다시 한번 잘 보자



황금빛 도는 주황색 위주의 컬러링, 가슴과 어깨의 갑주, 마디로 구성된 몸통, 이마에 박힌 파란 보석, 등 뒤의 태양을 연상시키는 구조물과 큼직한 날개...


...'그 분'이 떠오르지 않는가?

게다가 번개를 다루는 오시리스의 설정에 부합하는 번개족, 오벨리스크를 닮은 인간형 체형에 비디오 게임에서는 오벨리스크와 같이 맨손 육탄전을 쓴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무려 세 신의 특징을 한 몸에 담고있으며 게다가 창세신이 커버를 담당한 것은 DM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운명의 시작..


너무 나간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창세신이 OCG에서 호르아크티의 역할을 어느정도 수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감히 해본다(어둠의 지배자 조크와 조크 네크로파데스의 관계랄까..)


말이 나왔으니말인데 그렇다면 창세신의 원형이 된 이집트 신은 누구일까?



나는 멤피스의 창세신 '프타(ⲡⲧⲁϩ)'라고 생각한다


이집트 신화의 창세 설화는 지역에 따라 판본이 다양해서 창세신의 원형이 꼭 프타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나는 창세신의 디자인에 기반하여 추측할 때 프타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한다


프타는 호루스, 네프티스와는 달리 상징하는 동물이 딱히 부각되지 않는데 이는 인간 형태인 창세신과 유사하고 창세신의 머리를 잘 보면 프타와 같은 둥글둥글한 모자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세신 일러만 보면 네모난 관을 쓴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다크 크리에이터 일러를 보면 분명히 프타와 같은 모자를 쓰고 있다)


또한 프타는 라의 사위라는 점을 제외하면 라나 오시리스와 달리 직접적인 관계는 두드러지지 않는데 이 역시 앞서 설명했듯 라, 오시리스와 직접적으로 얽히는 호루스와 네프티스와는 분명히 차이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등장 시기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앞서 설명했듯 이들은 4기 초창기, DM에서 GX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등장했는데

호루스의 흑염룡이 수록된 '듀얼리스트의 투혼', 정확히는 그 전 팩인 '천공의 성역'과 '파라오의 유산'부터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관련없는 카드들이 커버를 맡게되었다

DM의 모든 사건을 총망라하는 매우 중요한 시즌이었음에도 말이다

(다른 시즌들은 발매 순번상 해당 시즌 마지막 키 카드를 수록하진 못해도 최소한 그 시즌과 관련 있는 몬스터들이 말미를 장식했다 ex; GX의 어니스트, 5Ds의 정크 버서커 등)



그러다 GX 방영 후 1개월 쯤 지나서 발매된 팩이 바로 영원한 화염인데, 이미 DM 시즌도 끝났고 GX가 방영 스타트를 끊은지라 광고에서도 쥬다이가 나오는 등 명백한 GX 시즌의 상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했듯 커버인 네프티스의 봉황신부터가 GX에는 등장조차 하지 않았고 GX 초기 키 카드들이 수록된 첫 팩 잃어버린 천년은 이듬해 2월에 가서야 발매되었다 그러니까 1화에서 나온 앤틱 기어 골렘이나 프레임 윙맨을 기대했을 본토 잼민이들은 4개월 동안이나 손가락 빨아야했다는 얘기...


다른 모든 시즌의 첫 팩이 그 시즌 초창기 키 카드들로 구성되어있음에도 이런 선택이 GX는 유독 수익성에 있어 불리할 수 있음에도(그나마 네프티스가 잘나갔어서 다행이지) 굳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인데, 어떠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밌게 읽었는가?

어디까지나 코나미의 공식 입장이 아닌 카드 수집 및 자료 조사하다 발견하게된 흥미로운 부분에 기반한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우연이라기엔 너무도 기가 막히게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이번 기회에 팔을 걷게 되었다


짧지도 않은 글 읽어줘서 고맙고 내 추측에 대한 유붕이들의 의견도 환영한다

반응이 좋다면 다른 OCG 카드들에 대한 고찰이나 분석글도 올려볼까 한다


추천은 큰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