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장갑악귀 무라마사(装甲悪鬼村正, そうこうあっきむらまさ)본편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하늘. 

울려 퍼지는 검극은 천둥소리와 같다.

번개 같은 궤적이 둘.

진홍과 농람.

――쌔앵.



하늘을 찢는 충격. 

쇳소리의 비명을 지르는 강철. 

살이 도려내지고. 뼈가 삐걱거린다.

주고받은 공격은 백 개가 넘는다.

그 모든 것이 필살의 위력

교차하는 죽음과 죽음

눈 깜빡임도 채우지 못하는 그 틈새를 꿰매고 끊어내는, 타들어가는 대기를 호흡하는 시간.



 

「큭……크악!」


《미도우!》



「아직이야...아직...!」


《중상이다! 열량 소모도 심하다! 이탈해라, 미도우!》


「얼빠진 소리 하지마, 마사무네! 여기서 물러설까보냐!」


「…물러설리가 없잖아!」



산쥬고로뉴도 마사무네. 정의의 칼날로 모든 사악을 베는 파사의 성갑.

아야네 이치죠. 악을 미워하고 오로지 정의를 추구하는 마사무네의 사수.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패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왜냐하면.



적기, 센고 우에몬노죠 무라마사. 일찍이 야마토 전 국토를 지옥으로 바꾼 저주받은 요갑.

미나토 카게아키. 저주를 받고 피 묻은 길을 선택한 무라마사의 사수.

그의 적은 토벌해야 할 사악함. 야마토에 다시 지옥을 가져오려하는 원한의 살육자.

그렇다.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정의를 추구한다면.

무고한 백성을 능욕하는 악의 박멸을 바란다면.

그의 적은 악귀, 악귀인 것이다. 악귀여야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상처, 침을 바르면 나아! 열량이 부족하면 내 살을 먹어! 그게 내 검주잖아!」


《미도우……》


「우리들이 하지 않으면...... 우리들밖에 없다고......」


「저 사람을 멈추는건 우리들밖에 없잖아! 마사무네!」



그의 적은 사랑해야할 동포. 저주를 짊어지고 죄에 고통받으며 싸운 붕우.

그렇다. 그랬던 것이다.

경의를 표한다면.

그 끝없는 비탄과 고통에 보답한다면.

저 사람은 악귀인 것이다. 악귀가 아니면 안된다.

악귀인 것이다!


《크윽......》


「하자, 마사무네! 나의 검주!」 

「그 사람과 싸울 힘을, 나에게 줘!」


《…………》



《크크크……》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잘 말했다, 미도우! 그렇다! 대의는 우리들에게 있다!》



《우리가 하지 않고 누가 저 사악을 떨어뜨리느냐!》


《하겠다! 나의 주인 아야네 이치죠! 우리가 이 세상의 정의가 되리다!》


「……흥! 드디어 하고 싶어 진 거냐고!」


「그러면...... 가자고! 마사무네!」


《오우!》



이미 기술은 무의미. 책략은 무의미. 힘조차도 무의미하다.

혼. 그저, 영혼의 싸움.


 

「사악! 베어질뿐!」

《DAAIEDARAAAAAAAHHH!》

.

.

.

.

.

.

.

.


어쩌면 말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이야기하자.

무라마사의, 이야기를 하자.



마왕이 있었다.

은성호.

인류의 절멸을 바라고 세계의 파괴를 추구한 살육자.

고군분투 끝에, 마왕은 쓰러졌다. 그럼에도 살육은 그치지 않았다.



은의 흉성이 추락한 세상에 죽음을 흩뿌리는 자.

진홍의 뇌화(深紅の雷火).

저주받은 무라마사와, 그것의 사수 미나토 카게아키.



진홍의 무자가 죽음을 강요하는 이유는 하나. 무라마사의 저주――선악상살.

미워하는 자를 죽였다면, 사랑하는 자도 죽여야한다.

저주를 짊어진, 미나토 카게아키는 살육을 계속해―― 은성호가 없는 지금, 그 계율을 천하에 펼친다.



이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여전히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그의 눈을 통해서가 아니다.

그는 더 이상 방황하지 않는다.

더 이상 헤매지 않는 자에게 이야기해야 할 것이 남아있지는 않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그를 아는 사람들의 눈을 통해 이야기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그를 사랑했다.

어떤 사람은 그를 미워했다.

어떤 사람은 그가 옳다고 인정했다.

어떤 사람은 그가 틀렸다고 거부했다.

각자의 관점.

각자의 생각.

또 수많은 그것들이 겹쳐 그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의 "속성"으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그 사람.


무라마사의, 이야기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