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 안 해본 사람이면 되도록 후기를 보지마!! 대신 이 겜 기번 잘되게 하는 팁을 드림

이 겜 해본사람은 알겠지만 챈에 있는 간이한패도 잘 작동 안하고, 투컨으로 해도 자주 튕긴다. 나도 초반은 투컨으로 하다 한 6번 튕기고 나서야 아랄로 런했다. 아랄 사용법은 챈에 잘 나와있느니 생략하고,

Physics & Capitalism & MYS(ADV) :: 코드 파인딩 프로젝트 264 (tistory.com)

기본적으로 이 코드로 아랄 실행하는데, 단순히 ATCode, Filtercode, ATdata만 적용하면

1. 세이브가 안된다

해결방법: ATdata 폴더 -> DenyWord.ini 열어서
Data8=askYesNo <<< 마지막줄만 통째로 삭제

2. 자간이 좁아 글자가 겹쳐보인다

해결방법: atcode 복붙한 뒤에 글꼴 눌러서 폰트와 크기를 따로 설정해주면 된다. 폰트는 본인 익숙한 거 하면 되는데 나는 NOTOYUZU 폰트로 하니까 가독성이 좋았다. 크기는 10 추천

아래부터 본격적인 후기 시작!

스포주의

수장은화의 이스토리아

2024.03.01~ 2024.03.07, 7일에 걸쳐 올클

루페카리->파라레로->카미마호에 이어 우구이스카구라 겜 중 마지막으로 잡게된 수장은화

이미 앞의 겜 3개를 통해 루쿠루겜이 나와 잘 맞는 것 같아서 한동안 아껴두다가 이번에 못 참고 꺼낸 겜이다

한편 나는 스포를 극도로 싫어해서 기대하는 스토리겜이면 시놉시스나 캐릭터 설명조차 안 보고 겜을 키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시놉시스 마지막 이 문장은 알게 되었다. 「해피엔드를, 약속하자」 <<< 루쿠루 겜에 해피엔드라니 벌써부터 믿음이 안 간다


이건 이번 겜에서의 개인 감상을 도식화한 그래프다

1장~8장이 중간에 하이라이트 하나 빼고는 첫 선택지 나오기 전까지 꾸준히 재밌어서였다

앞부분은 떡밥 계속 던져주면서 쿠레하한테 억까당하는 맛이 일품이었다. 공통파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건 유루기에게 CA 정체 밝히고(사실 이때가 배드 엔딩 다음으로 충격받은 파트다) 3장 마지막에 쿠쿠리에게 위로 받는 장면

이때의 CG는 지금봐도 키리하 최고점같다. 카미마호&루페카리도 이정도는 없었던거 같은데??


이번 겜은 첫 엔딩은 무조건 보고 싶은 쪽을 골라야겠다고 중간에 마음먹어서 쿠쿠리 일직선으로 갔음

사요&쿠쿠리쪽은 첫 분기 이후 이츠미 & 마사시 서사가 풍성해서 좋았다...가 이노리 1달 수련하고 강해져서 돌아왔다는 개소리같은 전개가 짜쳤다

그래도 어찌어찌 나쁘지 않게 해결되서 마지막에 쿠쿠리 & 사요 고르는데 사실 그 다음부터가 진짜 문제더라

이 두 루트 중 뭘 고르던 개별이 대충 꽁냥대다가 1시간 컷 난다

개별은 있으나마나한 수준으로 카미마호 때보다 퇴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럴거면 마사시를 각 루트 개별까지 살려뒀다가 최종보스로 두던가 하지. 마사시가 너무 일찍 죽어서 개별에서 이어갈 스토리가 사라진 게 컸다고 본다


그렇다면 유루기 & 유우라 루트쪽은 어떨까 싶었는데

여기는 첫 분기에서 쿠쿠리 버리는 순간 공통 스토리가 창나더라. 아무래도 쿠쿠리,사요 때 봤던 쿠쿠리 누나와 마사시 관련 서사가 생략되다보니 여긴 스토리 나올 게 더 없어진 거다. 그래서 둘이 주인공 인질잡고 경찰과 도둑 1대1로 최종 승부하는 게 해당 분기의 메인인데, 이거 자체는 생각보다 재밌었다. 특히 시계 트릭 자체는 뻔해서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진짜 저 타이밍에 뜨는 연출 자체가 맘에 들었다


그 뒤로 나온 유루기, 유우라 개별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유루기 개별에서 정작 와카나 할아버지, 불꽃놀이 서사가 메인된 건 이거라도 스토리 나오니 어디야 마인드였고

유우라 개별에서는 이노리 아니꼽긴 해도 개별에서 포커 승부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버렸다. 단지 유우라 마지막에 이노리까지 껴서 하하호호 엔딩은 ㅈ같았다...



그리고 대망의 진엔딩 루트

난 이걸 어제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밥먹거나 대학 강의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빡집중해서 하루컷했다. 그만큼 몰입할 정도로 재밌었다

이번에도 선택지 때 우선 내가 직접 낸 답을 따라갔다. 아무리 그래도 개인패 'KK' 뽑았는데 상대 'AA' 예상하고 폴드는 에바잖아??

1차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그래도 사요가, 그 사요가 사기를 칠거라곤 전혀 예상 못했다. 그런데...

2차 충격. 이때 대가리가 깨졌다. AA의 귀공자라는 게 사요가 딜러일 때마다 AA 같은거 잔뜩 주는 몇 년치 낚시 빌드업이었다니...

이 장면만의 임팩트로 보면 루쿠루 겜 중에서도 원탑이었다

이후에 쿠레하 만나고 나서 약 쳐먹고 보이는 주인공의 행보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쿠레하 말려들게 해서 같이 죽을줄 알았는데 이 장면 보고 나니 이게 임팩트가 강할 거 같더라


다음 진엔딩 파트는 그 전까지 꽁꽁 숨겨두었던 유카리코 & 주인공의 여러 과거 & 과거 사요 시점을 메인으로 한 과거회상이 쭉 이어지는데 이게 불쾌하지 않고 생각보다 재밌었다. 사요에게 CA 정체 밝히는 파트도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게 풀어냈더라


이어지는 12장에서 큰 반전

이때 욕이 육성으로 터졌다. 사요가 진짜 친매라고 ㅋㅋㅋ

이런 진실까지 나오니 자기 딸도 아닌 사요마저 받아들이고 주인공 일행까지 품은 소우메이 선생님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속시원한 전개

둘이 내는 분위기와 점점 무너지는 마사시의 대비가 압권이었다

난 이때만해도 마사시가 최종보스인줄 알았고 물리쳤으니 엔딩 나올줄 알았다

그런데

난 유카리코라는 캐릭터가 정말 좋았다. 악행은 어디까지나 악행이고 피해자에서 결국에는 가해자가 되버린 것이 사실이지만 악인인데도 이렇게까지 신념이 강하면서도 그 신념을 따르려한 유카리코가 아름답다고 느껴졌고, 여러 대사들 중에서도 공감가는 말이 많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한 카미마호 명대사인 '꼴 좋다'라거나 나를 위해서 희생해주는 사람이 있는 게 행복한 일이라거나 자신이 누구의 희생으로 행복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등등. 루쿠루 게임에서 비공략인데도 이정도로 감정이입하게 되는 캐릭터도 처음이어서 신선했다

(참고로 이 겜에서 가장 좋아하는 또다른 명대사는 쿠쿠리 파트의 '나를 믿어' <<< 매 번 나올 때마다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게 재밌었다)

이제 후일담 같았던 유카리코 이야기도 끝났으니 진짜 끝인가 싶다가...


그러고보니 쿠레하가 남았잖아??

마지막 쿠레하 배틀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순수재미'

이 겜의 포커 승부에 얼마나 목말라 왔느냐에 따라 마지막 연출 평가가 갈릴 거 같은데

초반부터 언제쯤 재미난 승부가 나올지에 목말라했던 나에게 있어 극상이었다. 쿠레하는 시나리오 내에서 보면 볼수록 완벽함에 가까운 캐릭터였는데, 쾌락주의적인 본질을 제대로 꿰뚫었다는 면에서 이런식으로 무너지는 전개 자체에도 설득력도 있었고, 결국 쿠레하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의 해답인 본인이 장수한 인어공주니까. 너무 오랫동안 외로웠기에 오래 갈 인어공주 동료를 원했으니까라는 이야기 자체도 납득이 갔다. 단지 주인공이 쿠레하를 놓아주는 것 자체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가 뜰 수 밖에 없긴 해. 매년 저지하는 건 너무 개소리같고 차라리 집에서 메이드로서 기르지 그러냐

그래도

트루 엔딩에서 쿠쿠리 정실 공인을 해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루쿠루 감다살이네 ㅋㅋㅋ

승리의 쿠쿠리단으로서 한 잔 했다


총평

 루쿠루 겜 중에서도 이 겜이 개별스토리랑 전개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거 같더라. 애초에 카미마호, 루페카리, 파라레로를 해본 사람은 꽤 있어도 수장은화까지 해본 사람은 얼마 없는걸로 알고 있음. 그럼에도 앞의 세 개가 취향에 맞았다면 반드시 해보라고 추천하는 작품이다.

- 루쿠루 겜 중에서도 유독 맘에 드는 여캐가 많았다. 맘에 드는 순서로서 쿠쿠리, 아카리, 유카리코, 사요, 쿠레하, 소우메이, 유루기, 유우라까지 바로 생각날 정도로 비공략 캐릭터 중에 호감이 많았다. 분량 좀 더 많았다면 혹은 IF로라도 아카리, 유카리코, 쿠레하는 보고 싶었다...

- 카미마호에 이어서 이 겜도 여전히 부실한 연출과 BGM 돌려막기 등의 아쉬움으로 인해 동인겜과 메이저 그 사이 느낌도 들지만 이번 시나리오의 몰입감만큼은 해당 부분을 전부 덮고도 남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집중해서 달릴 수 있었다

- 진엔딩쪽을 안 끊고 하루만에 달려서 감성 유지했던 게 컸다고 본다

내 점수는 90점

시나리오 취향 맞아서 100점 시작에 개별루트 부실한거 -5점, 키리하 트롤 좀 있어서 -3점, 연출&BGM 아쉬운건 생각보다 사소했어서 2점만 깎음

재미로만 따지면 카미마호>루페카리>수장은화>파라레로이긴 한데, 수장은화는 주요 장면에서의 순간순간 임팩트가 대단했어


루쿠루만의 매운 맛을 찾는 사람이 많기에 올해 여름에 드디어 신작 나오고 기대도 되지 않을까? 어두운 스토리 중에서도 돋보적인 임팩트를 매번 보여주던 루쿠루이기에 비록 분할겜이어도 다음 신작이 기다려진다. 여름 전에 운명예보까지 달리고 루쿠루겜 전체 비교 및 추천글도 써볼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