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이틀 앞두고 밤새 달렸다.


트루 루트 격인 루트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 루트에서 모든 떡밥이 해소되는 게 아니고, 나름 평등하게 배분되어서 좋았음.


아무래도 대부분의 스토리를 내세우는 게임에는 트루 루트가 있고, 자연스럽게 그 외의 루트에서는

볼륨이 부족하거나, 게임 전체로 봤을 때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되지 않고 어중간한 완성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아야카시는 각 루트 별로 하나의 게임을 끝낸 듯한 느낌을 받아서 좋았음.


근데 또 모순적이게도 해당 루트에서는 밝혀지지 않는 떡밥들을 하나씩 던져 주기 때문에 근질근질해서 자연스럽게 다른 루트에 손이 감.

그리고 그 히로인의 루트에 진입하면 루트 별로 본편에서 가볍게 언급되는 조연을 주연급으로 끌어올리면서 그들의 행동 원리를 알 수 있게 해 줌.


자연스럽게 히로인을 포함한 많은 캐릭터에 서사가 생기고, 그로 인해 더 깊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 했음.

모든 루트를 클리어한 결과 일단 모든 등장 인물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거기에 아예 해당 히로인 루트를 끝내면 그 조연의 시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루트도 있다 보니까,

각 인물들의 돌발적인 행동에 대해 확실한 근거까지 제시하는 느낌.


그런 식으로 각각의 조연들에게까지 서사를 부여하다 보니까, 다소 늘어질 수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실제로 조연 시점에서 플레이한다고는 해도 기본적인 줄기는 주인공 시점 루트랑 거의 같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가 아님)

그 대신 대다수의 등장 인물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부여했음.


물론, 너무 많은 분량을 조연들에게 할애한 나머지

히로인들이 한 히로인을 제외하면 본인 루트가 아닐 경우 공기화 되는 경우가 많은 점은 다소 아쉬운 점.


이 점은 스토리게라서 특히나 좀 아쉬움.


다만 그걸 감안해도 히로인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음.




배틀물로써 연출은 05년작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최신작 뺨쳤고,

텍스트도 그냥 무난하게 읽혔는데 연출을 제외하면 딱히 페이트처럼 뽕이 느껴진다거나 그런 거랑은 좀 거리가 먼 전개라서 좀 아쉬움을 느꼈음.


배틀물이면 다소 중2병 느낌 나도 좋은데, 오글거리는 부분 없이 너무 담백하게 쳐내니까 오히려 아쉬운 느낌?


그리고 스토리게라지만 히로인별 1~2떡은 좀 적지 않나 싶다. 어차피 스킵하긴 하는데.


그래도 배틀물 땡기는데 틀겜이어도 괜찮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게임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리에 루트가 제일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