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달님의 저편으로 가버리면, 쫒아와 줄래?'


보통의 학창생활을 하면서, 남들 몰래 자신만의 소설을 쓰고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 쿠로노 카나타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이한 스마트폰 '엔듀미온'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감동적이며, 때로는 우리를 눈물짓게 만드는 사랑 이야기


내가 창작 그녀 이후로 접한 두번째 장편 미연시이자, 나의 톤워크 회사 입문작

플레이하면서 역시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정말 인상깊게 플레이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리뷰를 작성하고자 함


*아직은 키라리 루트와 레인 ssr 애프터 편을 완료하지 못했기에 온전한 리뷰는 아니라는 것에는 양해를 구함


1. 게임의 특징

1) 긴 분량

뭐 톤웤의 전작인 긴하루 같은 게임보다는 덜하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분량이 좀 길긴 하다

서브 히로인+세이라 까지는 무난하다고 보는데, 메인히로인 3인방은 개인차는 있겠지만 한명당 5일~일주일은 잡고 가는 걸 생각해야 할 정도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이 세계관과 캐릭터에 빠져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게임

+ 루트 별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반 넘어가면서 포텐이 터지는 형식이다 보니 초반은 조금 지루할 수도 있겠다


2) 루트 별로 명백히 다른 스토리 진행

일단 메인과 서브는 아예 장르가 다르다고 보면 되고, 그 안에서도 각 히로인마다 이야기의 진행이 확실히 다름


좀 더 세부적으로 보자면

-무난한 서브 히로인의 스토리라인을 가지는 키리코 

-서브 히로인 중에서는 다소 긴 분량을 가지는 칸나

-명목상으로는 메인이지만 다른 모든 루트와 동떨어져 있으며 분량도 서브 수준인 세이라

-그리고 작품의 가장 큰 주제와 직접적으로 엮이는 메인 히로인 우구이스/토우카/레인

  메인 셋은 공통된 주제가 있으면서도, 각자의 상황과 이야기, 선택과 결말이 정말 판이하게 다름


듣기로 츠키카나는 여러 스토리작가가 써낸 이야기를 합친 형태라는데, 과연 그런 거 같음

뭔가 이질적이라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작품의 주제에 대해 여러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 감명깊었음


3) 루트 순서가 매우 중요함

일단 내가 탄 루트는 세이라->칸나->키리코->우구이스->토우카->레인->레인 ssr 순임


-서브 히로인+세이라 까지는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됨. 갠적으로 우구이스>키라리 괜찮을 거 같지만 이것까지는 선택의 영역

기본적으로는 서브 다 깨고 메인 돌입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메인 히로인 루트는 전부 분량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메인 중간중간에 서브 섞어가면서 숨을 돌리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생각함


-메인 셋 중에서는 우구이스 루트를 가장 먼저 타는 것을 강력히 권함. 

  자세한 이유는 그 자체로 스포일러지만... 토우카나 레인 루트를 먼저 타고 들어가버리면 이 루트에서의 감동이 크게 깎여버릴 거임


-다음은 토우카와 레인인데, 둘 중에서 누구를 먼저 할지는 각자의 관점에 따른 선택의 영역인 거 같음

  토우카 루트의 경우 세계관의 핵심을 쥐고 있는 루트면서, '츠키카나 본편'의 대미를 장식하도록 설계된 루트

  레인 루트의 경우 토우카 못지않은 세계관과의 연관성, 메인 중에서 가장 좋은 결말부를 가지며, 무엇보다 단독 팬디스크'ssr'의 존재가 큼

개인적으로는 본편의 피날레를 본다면 토우카, ssr과의 연계를 목표한다면 레인을 마지막에 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생각함



2. 각 히로인 별 리뷰&소감


-쿠라하시 세이라

귀여운 세이라, 뭔가 부족한 스토리라인


일단 메인 히로인인데 메인 루트의 주제랑도 관계가 없고 서브히로인은 아예 안나오는, 다소 동떨어진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음

이야기 자체도 평탄하고... 이 루트는 츠키카나라기보다는 다른 짧은 미연시 정도로 생각하고 플레이해도 될 거임

그래도 세이라 자체가 워낙 매력 넘치는 캐릭터이다 보니까 한번쯤은 할만한 루트라고 생각함

*분량은 짧은데 4떡이다 보니 얘 루트 후반부는 거의 밥-떡-밥-떡 수준


그리고 우리의 인싸 세이라는 다른 루트에서도 틈틈히 나와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미사키 칸나

고생 끝에 순애가 찾아온다


서브 히로인 중에서는 확실히 긴 분량을 가지고 있는 만화가 칸나. 삐진 표정이 정말 귀엽다

다만 칸나라는 '캐릭터' 보다는 만화가와 편집자 사이의 '스토리'에 초점이 좀 더 맞춰져 있는 느낌이라 단순 연애물이랑은 전개가 조금 달랐음

둘다 모솔+외부의 문제 라는 환장의 콜라보레이션 때문인지 아무래도 중반부는 좀...답답하기도 했고

하지만 후반부 들어서며 시련이 찾아오며, 이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음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어느새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쭉 몰입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음

그리고 마침내 혈이 뚫리며 그간의 고생에 보답하는, 정말로 달콤한 순애의 결실을 맺게 되고

엔딩곡 '우리들의 시'가 들릴 때쯤이면 상당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음


중반 고구마가 역시 아쉽긴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칸나 루트에서만의 풋풋한 순애는 이 루트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어준다고 생각함

고진감래 그 자체


+갠적으로 얘 H씬 굉장함. 2떡인게 너무 아쉬울 정도

  떡신도 그렇고 스토리라인도 그렇고 아예 얘가 메인이었어도 됐을 거 같은데



-마츠미야 키리코

35살 편집장님과의 좌충우돌 로맨스


우연으로 시작되어 어찌 보면 소소한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진정한 인연이 되어가는, 둘의 이야기


솔직히 저 얼굴이 왜 35살인가 싶긴 한데 아무튼 35살이라 함

자격지심에 키리코 쪽이 다소 소극적이긴 한데 그걸 돌파해버리는 카나타가 상당히 인상깊었다. 세이라 루트 때 그거 반만이라도 하지...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져오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잘 버무려 풀어나가는, 재미있는 루트였음

중간중간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조금 짠해지는 부분도 있었고


솔직히 츠키카나 중에서도 '순수 재미'는 키리코 루트가 가장 좋았던 거 같음. 칸나는 후반 가서야 혈 뚫리고, 메인은 재미보다는 감동 쪽이라...


* 참고로 이 루트에서는 카나타가 유독 적극적(노빠꾸)이다. 말 놓으랬다고 상사한테 바로 '키리코' 질러버리는 카나타는 여기서밖에 못봄



-히시키 우구이스

문장력 원탑


카나타와 같은 경치를 바라보며, 같은 보폭으로 걸어나가고자 한 우구이스 선배

동경으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이것은 분명 진실된 사랑이었다


플레이하면서 정말 많은 감동을 받은 루트, 그리고 정말로 슬펐던 루트

츠키카나 모든 루트를 통틀어 스토리작가의 필력은 여기가 압도적으로 뛰어났다고 단언할 수 있음

평상시 파트의 알콩달콩도 상당하고, 중간중간 찾아오는 고점 파트에서는 말 그대로 감탄스러웠음

그리고 후반부의 하이라이트에서는 이 필력이 절정에 달해, 나에게 하염없는 눈물을 선사해주더라

이 게임을 년 단위로 손번역한 사람이 어째서 츠키카나에 '인생작'이라는 표현을 붙였는지 여기서 알 거 같았음


다만... 이 루트의 큰 문제는 결말부

솔직히 마냥 망친 건 아니고, 여기서도 필력은 명불허전이긴 한데, 상황 자체가... 정말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임. 

이 점은 감안하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함


+다른 캐릭터들과의 케미가 확실히 뛰어났던 루트

+이 루트에서는 세이라가 마음고생 좀 심하게 한다. 상당히 안타까웠음



-아라야 토우카

더이상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한 카나타의 광기에 가까운 헌신


어느새 좋아하게 되어버렸지만, 끝내 놓쳐버린 그녀

후회하던 카나타는, 자신에게 찾아온 두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본 작의 주제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히로인이며, 세계관의 핵심이 하나하나 풀리는 루트

그리고 주인공이 엔듀미온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루트

다른 루트에 비해서도 특히 이질적인 게...일단 토우카 자체가 얘를 제외한 다른 캐릭들의 애프터 루트에선 아예 안 나오는 것도 있고

해보면 알겠지만 얘 루트 혼자 분위기가 유독 심각함

하지만 그래서였는지, 나는 이 이야기에 정말 깊게 몰입할 수 있었음

특히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중반 이후부터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

상황의 심각함, 토우카의 처절함, 그리고 이를 구원하기 위한 카나타의 절박함까지 

그리고 모든 것들이 끝나고 엔딩곡 sign이 올라오면서

'아 이 이야기는 진짜 끝이구나'라는, 후련함을 느낄 수 있었음


다만, 여기도 역시 결말부가 아쉽더라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음에도, 마무리되지 못한 이야기들과 회수되지 못한 떡밥들이 좀 많아서 참 아쉬웠음

팬디스크를 주거나, 적어도 어펜드로 이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해줬으면 참 좋았을텐데


+엔딩에 나오는 토우카 일러스트 진짜 대박임

+이쪽 H씬도 상당함. 칸나가 외모력이었다면 여기는 성우 연기력 쪽



-사쿠라 레인

사두용미


그저 잠깐의 호의였을 뿐이었는데, 어느새 좋아하게 되어버린 레인

우연한 인연이 어느새 운명이 되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둘의 여정이 시작된다


솔직히 얘 초반부 상당히 힘들었음...얘 초반부 성격이...이걸 버틴 카나타가 참 인격자라 생각될 정도

그리고 학생파트 자체가 떡밥만 남긴 채로 미지근하게 끝나버려서, 고점을 보려면 다소 긴 인내가 필요하긴 했음

그리고 애프터 파트에서도 초반 알콩달콩은 좋긴 한데,중후반부까지는 '진실'에 접근하는 떡밥 파트라서 좀 기다려야 하긴 함

근데 개인적으로는 이 기다림이 딱히 지루하지는 않았음. 지루함을 달래줄 양념은 나름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이야기는 어느덧 종반부를 향해 가고, 무난하게 끝나나 싶었음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이 이후부터는 조금만 말해도 스포가 될까봐 제대로 설명은 못하겠지만

레인 스토리 종반부는 정말...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았음

모순점이 없진 않겠지만, 그 이상의 감동을 내게 선사해주었던 사쿠라 레인의 이야기


바라건대, 레인의 앞으로의 삶에 행복이 있기를 


* 크게 부각은 안되지만, 히로인 중에서 분명한 멘헤라끼를 보이는 유일한 히로인이긴 함



-레인 ssr (스쿨편)

미숙했던 한 아이의 성장


어쩌다 보니 레인의 고향에 1달 연수를 가게 된 레인과 카나타가 영화를 찍으며 겪는 이런저런 이야기

영화 촬영과 보물찾기, 두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미숙했던 레인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무려 7떡이 들어갔는데도 스토리를 놓치지 않고, 오히려 사쿠라 레인이라는 캐릭터의 성장을 제대로 보여준 팬디스크

특히 마지막의 레인은, 잔잔하지만 결코 얕지 않은 감동을 안겨주었음

아직 애프터편 ssr은 안해보긴 했지만, 왠지 은근 ssr을 본편 이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던데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거 같았음


3. 마무리

아무래도 아쉬운 면은 분명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내게 정말 좋았던 게임이었던 거 같음

몇달동안 이 게임을 하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답답해하고 때로는 아쉬워하고 때로는 울며, 그 이야기에 끝에서 각자의 결말을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정말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음

이제 이 이야기도 끝이 보인다 생각하니 참 아쉽네

마지막으로 뾰루퉁 토우카를 보여주며 이 글을 마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