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얼마 전에 올클한 형형색색의 세계(이로세카)를 이은, 시리즈의 팬디이자 본편으로 평가받는 형형색색의 빛(이로히카) 후기야

이로세카보다는 짧게 끝내긴 했는데, 중간중간에 빠르게 넘어간 부분도 있고 해서 플탐은 둘 다 비슷했던 거 같네


* 이로세카 후기는 아래를 참고

https://arca.live/b/yuzusoft/105599881



내가 세카 올클할 때 히카에 대한 기대를 꽤 많이 했던 기억이 있는데

확실히 본작은 그 기대를 예상보다 훨씬 더 채워줬던 것 같음


진행하면서 재밌었을 때도, 슬펐을 때도, 때로는 고통스러운 적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크나큰 고점과 기쁨으로 돌려주는 전개가 정말 좋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특히 진엔딩에서 신쿠가 매우 많이 굴렀다는, 좋다 나쁘다 말하기 뭐한 부분이 있긴 해도......

마지막에는 더없이 행복한 해피엔딩이었으니 그거면 된 거 아닐까 싶긴 하네


솔직히 저 해피엔딩이 영원히 이어지면 좋겠다만, 아카히토가 있는 걸 봐서는 그런 말은 못 꺼내겠다

유키토야 신쿠 그만 굴리라고.......



위에서 말한 부분 빼면 대부분의 감상은 이로세카 때 썼던 거랑 비슷해


전반적인 분위기도 이로세카 느낌을 가져가서 좋았고, 글 자체가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 역시 플러스 요소

특히 신쿠 진엔딩 루트는 나무위키에 요약도 있어서 가끔 전개 헷갈릴 때 깔짝대면서 이해할 수도 있었고


다만 그렇다는 건..... 유키토식 떡각까지 비슷하다는 것

신쿠나 아이 생각하면 세카보다 나아지긴 했는데.... 그냥 유키토 고질병인가 싶다



여기부터는 개별 루트 및 진엔딩 후기

순서는 츠카사 > 쿄우 > 미오 > 카나 > 아이 > 신쿠(진엔딩)


순수한 루트 후기는 진엔딩을 제외하고는 따로 글로 후기를 남겼기에 해당 글 링크를 같이 붙여둘테니 그걸 읽어주면 고마울 거 같고

대신 아래는 진엔딩을 보고 개별 루트에 대한 생각을 재평가하는 느낌으로 적어봤어


1. 츠카사 루트


스포 주의 / 츠카사 루트 후기 > https://arca.live/b/yuzusoft/106017814


내가 세카 때 츠카사 루트 나름 괜찮게 해서 히카도 기대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다소 아쉬웠던 루트

역대급으로 낮은 초반부 저점이 한 몫 하기도 했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지만 뇌절 친 게 느껴지는 전개도 별로였던 만큼.....


그래도 올클까지 하고 나니까 츠카사 루트 평가가 조금 더 올랐는데


츠카사 루트에서 상점가 부흥 계획을 제대로 들어둬서인지  이 장면이 더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

사실상 이 계획이 성공해서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 유마와 신쿠의 결혼식이라는 것까지 생각하면 멋있기도 하고 좋잖아?




2. 쿄우 루트


스포 주의 / 쿄우 루트 후기 > https://arca.live/b/yuzusoft/106146781


"쿄우 루트는 이로히카가 본편이다." 이 말이 루트에 대한 적절한 요약이 아닐까 싶네

렌야 나올 때 생각하면 아직도 고점이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내가 있다


진짜 이 짧은 분량으로 어떻게 이런 전개랑 고점을 만들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감탄스러워

이정도면 세카 때 빌드업한 거 전부 용서할 수 있음


아 맞다, 히카 쿄우 루트 엔딩에서 쿄우가 식을 날리는데


이걸 진짜 유마가 보여주는 배드 엔딩과 직결시키는 전개로 써먹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보통 저런 장치는 해피 엔딩을 이끌어내기 위해 쓰인다고 생각했던 만큼 상당히 충격적이었음....



3. 미오 루트


스포 주의 / 미오 루트 후기 > https://arca.live/b/yuzusoft/106204164


루트 내내 반지의 비밀을 밝히는 대신 토오루 세탁에 집중한 루트


사실 처음에는 괜히 토오루 세탁기 돌리지 말고 빨리 원래대로 돌아와서 이챠러브나 하길 바랬는데......


라고 생각했던 한 때가 있었습니다

주인공 이 미친련이 멸망 전 세계에서 토오루를 '정말 소중한 애' 라고 말한 걸 주워다가 이렇게 설정했더라고요?


이러니까 미오 루트 때 본 토오루는 사실 세탁기가 아니라 오히려 본모습에 가깝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자연스레 비난의 화살이 주인공을 향하는 건 당연한 결과고, 세카 때 내가 토오루 욕을 엄청 했는데 그걸 전부 돌려받는 느낌까지 받았다



계속 토오루 얘기만 했는데, 미오 루트의 주제의식인 '죄인에 대한 사죄와 용서'가 특히 마음에 들기도 했네

진엔딩의 전개를 어느정도 관통하기도 하는 만큼.....



4. 카나 루트



스포 주의 / 카나 루트 후기 > https://arca.live/b/yuzusoft/106277714


미오 때와 마찬가지로 카나 루트임에도 렌을 더 부각시킨 루트

사실 카나 루트 자체는 무난무난하니 가슴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전개라 달리 할 말은 없네

렌이 귀여웠다


덧붙여 카나 루트의 배경이 진엔딩에 나오는 하쿠와 렌 이야기와 같아서 배경 지식을 알려주는 느낌도 들더라

이렇게만 보면 그냥 세카 때와 같이 진엔딩 빌드업에 가까운 루트인데


그러나 카나 개인으로 보면 주인공이 써내려간 세계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도 있지


이 미친 주인공이 자기 세계에서 겪은 일을 그대로 카나에게 옮겨놓은 거였더라고요?

나도 고통 겪었으니 너도 당해봐라 이거잖아.......


심지어 다른 루트는 히로인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데 카나만 이래놨어

설마 멸망 전 세계에서 카나가 빨경 썼다고 이랬던거니?



5. 아이 루트


스포 주의 / 아이 루트 짧은 후기 > https://arca.live/b/yuzusoft/106371472


이로세카 때 진짜 유마랑 아이가 사귀었던 때의 연장선

특이하게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다시 찾아온 결말이 정말 슬프더라

떡도 치길래 설마 하면서 희망을 품어버렸을 정도니까 말 다했지..... 엔딩곡으로 알레세이아 틀어주는데 멍했음


그거 빼면 앞으로 있을 진엔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고하는 정도려나?

깔끔하긴 했는데 그 점이 오히려 잔잔하게 아쉬움을 남기네



6. 신쿠(진엔딩) 루트


주인공이 그동안 쌓아온 업보를 청산함과 동시에 이로히카의 끝을 매듭짓는 루트


사실 진엔딩 오기 전까지만 해도, 진짜 유마가 주인공이 만든 세계를 사본이라 말하기 전까지는

주인공이 이 정도 굴렀으면 이제는 적당히 용서하고 신쿠 만나게 해 줘도 되지 않을까 했단 말이지


근데 사본이라는 말 들으니까 주인공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했는지 체감이 되더라

자기 나름대로 속죄하겠다고 세계랑 인물 만들어서 갖고 놀았다 생각하니 진심으로 주인공을 용서하지 못하게 되기도 했고

당장에 카나에게 나비 심은 것만 생각해도 혈압 오른다



암튼 그래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주인공 벌주기는 "7월 21일에 신쿠가 등대에서 떨어져 죽는다" 라는 에러로 인해 상황이 변하지

솔직히 이때쯤이면 진짜 유마가 주인공 놔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아서 어쩌나 싶었는데.....


솔직히 내 필력으로는 저때부터 느낀 슬픔과 개쩌는 고점을 표현할 길이 없다.....

후반부에 타이틀 회수하는데 그때부터 그냥 미쳤음....... 니카이도 소라 그녀는 신인가?



소라의 활약 말고도 진짜 유마가 오래전에 주인공의 아버지였다는 사실 역시 예상 못했던 부분

저거 밝혀지고 나서 진짜 유마가 주인공에게 '포기할 거냐' 고 계속 되묻던 게 생각나니까 그간의 행적이 다시 보이더라 ㅋㅋㅋㅋㅋ



여기까지 오니까 이로히카에서 유키토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짐작가기도 했어

"포기하지 말고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 끝에는 무조건 너에게 행복이 찾아온다"


이 메시지는 일전에 하쿠가 말했던 "말은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 와 연결할 수도 있지

말은 세계를 이루므로 자신이 어떤 말과 감정을 입력하냐에 따라 세계의 출력은 형형색색으로 바뀔테니까


어쩌면 이로히카 전체, 진엔딩 내내 마치 이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 머리에 팍팍 꽂히더라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면 분명 언젠가 내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행복이 찾아오겠지.

 



이렇게 해서 이로히카 후기도 끝이야. 내가 이로세카를 4월 이맘때에 잡았던 거 생각하면 정말 길게 했다

그나저나 아카히토도 하긴 해야겠는데........ 후일담만 읽고 바로 해야 하나 고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