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스크린 타임을 보니 트루 엔딩까지 5시간 좀 안되게 걸렸네

플탐이 10시간 전후라고 들었는데 내가 확실히 좀 빠르게 읽는 편이긴 한가봄

근데 체감상 10시간 넘게 걸린 것 같음 ㅋㅋ

역시 미연시는 너무 호흡이 긴 것이야…


아무튼 공략 없이 하다보니 어쩌다가 노멀 엔딩을 먼저 봤는데

노말만 봤을 때는 감동적이고 깔끔한 엔딩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2% 부족한 느낌이었음.

찾아보니까 트루 엔딩 진입하려면 배드 엔딩도 봐야 한다길래 

별 기대 없이 트루 엔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본다는 느낌으로 봤는데

이 배드 엔딩이 오히려 이 게임의 평가가 꽤나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음 

마치 배드 엔딩을 위해 ’억지로 죽이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었고

기억을 전부 잃은 아트리와 주인공의 대화

그리고 마지막 주인공의 그리고 이틀 후에 아트리는 기능을 정지했다는 담담한 독백까지

배드 엔딩이라고 무턱대고 비극적이고 좆같기만 한 게 아닌 나름의 포인트들이 존재했음.

개인적으로 이런 포인트들을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취향 저격

신발을 매개체로 한 사건, 마지막의 요약적 진술까지 정말 좋았다. 

이렇게 끝났어도 오케이라는 생각이 들 법한 완벽한 배드 엔딩이라고 생각했으…나

역시 피날레는 트루 엔딩

노말 엔딩에서 느낀 2%의 부족함을 일말의 아쉬움도 없게끔 해줬음

역시 유구한 눈물 치트키 타임 스킵

주인공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연출은 언제나 감동적이더라

연출 대사까지 너무 깔끔하고 완벽했다


결국 로봇 관련 이야기는 ‘감정이 있는 로봇은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로 보통 귀결되기 마련인데,

이 흔한 레퍼토리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함.

ATRI는 ’처음부터 감정을 가진 로봇 - 이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과 주인공의 갈등 관계‘ 라는 뻔한 클리셰가 아닌 ’주인공과의 인연을 통해 감정을 알아가는 로봇‘ 이라는 설정을 통해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신선함을 선사해 줌. 이런 설정이 있기에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부정하기까지 하다가 

결국에는 자기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오열하는 아트리 등 여려 감동적인 장면들이 나왔다고 생각함.


모든 예술 작품들을 볼 때 주제의식을 좀 신경써서 보는 편이라

이게 미연시 할때도 그대로 적용되서 아무리 재밌고 도파민 분비되도 

주제의식이 없거나 빈약해? 아님 주제의식을 잘 전달하지 못했어?  아무리 높게 쳐도 수작!

같은 느낌인데

ATRI는 기본적으로 나는 지구를 구해야만 한다는 잘못된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쓰러진 주인공의 이야기가 있고 

그 속에 있는 수수께끼의 휴머노이드 소녀 아트리와의 이야기

이게 작품의 큰 축을 이룬다고 생각함 

이를 미연시라는 매개체의 특성에 맞춰서 알맞게 힘줘 깔끔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꽤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음

결국 아트리를 만나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인간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아트리와의 약속을 지키는 주인공의 이 이야기가 나는 정말 좋았다.


총평 :  9.0

진부하다면 진부한 주제의식, 그렇지만 진부하다고 해서 소중하지 않거나 별로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깔끔한 엔딩과 완성도, 덧붙여서 배드 엔딩조차 미식이다

오히려 노떡도 스토리의 몰입감이 깨지는 걸 방지해줘서 나쁘지 않았을지도? 

하지만 야스다나 미나모 등의 조연들의 활용은 살짝 아쉽다

GOAT 라인 바로 밑 라인을 노려봄직하다



치트키 멈춰




이게 엔딩이죠 ㅋㅋ




보고 있자니 배경화면으로 쓰고 싶어진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