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강스포일러 있음)

톤웍의 2019년 작품이자, 도전작인 '달의 저편에서 만나요'


몇달 전에 누군가가 이 방대한 게임을 전부 손번역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고 다운로드를 받아, 

몇달 간의 우여곡절 끝에 오늘 부로 ssr을 포함한 모든 루트를 클리어하게 되었음


정말 길었지만, 상당히 의미있었던 이 게임

이 긴 여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리고 내가 이 게임과 함께 울고 웃었던 기억을 좀 더 오래 남기기 위해 이 후기를 남기게 되었음


* 루트 진행 순서

본인은 세이라-칸나-키리코-우구이스-토우카-레인-레인ssr-키라리 순으로 진행했음

갠적으로 나머지는 상관없지만, 우구이스/토우카/레인 중에서는 우구이스를 먼저 들어가는 걸 추천함


초반부

몽환적이고 조금은 충격적이었던 도입부가 지나가고,

이 게임의 초반부는 평범하지만 꿈을 품고 있던 고등학생 쿠로노 카나타의 생활과, 그 생활 가운데 엮이는 네 명의 소녀들에 대해 다루고 있었음


다른 학교에서 전학온 불량 학생, 아라야 토우카

카나타가 동경하는 문예부 부장, 히시키 우구이스

중2병이 좀 늦게 온, 사쿠라 레인

그리고 귀여운 사촌동생 쿠라하시 세이라


무난한 흐름 가운데 토우카에 의해 여러 떡밥이 뿌려지며, 나는 이 게임의 전개에 기대를 갖게 되었음


그리고, 선택의 순간에서, 우선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야기라고 들었던 세이라 루트를 택하게 되었음


세이라 루트

꿈을 잃고 회색빛 회사원이 된 카나타를, 6년 전에 도와준 세이라가 무럭무럭 커서 잡아먹으러 오는 이야기

카나타를 함락시키려 달려다는 세이라는 귀여웠고, 그걸 한사코 철벽치던 카나타는 솔직히 조금 답답했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With Tomorrow 브금 나오면서 마음 고쳐먹고 결국 이어지는 장면은 나름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함


전체적으로 무난무난하고 가볍게 흘러가는 이야기

무난했지만, 내가 이 게임에서 바랬던 전개가 아니었다는 것에 솔직히 상당히 아쉬웠음

초반부에 뿌려놨던 떡밥들이 루트 들어서자마자 통으로 증발해버려서 좀 당황스러웠던 건 덤

그래도 세이라는 귀여웠다


그리고 이 세이라는 다른 루트에서도 종종 나타나며 분위기를 띄워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이 루트에서의 카나타 CG는 유난히 못생겼더라



애프터 루트 초반

역시 직장인이 된 카나타

다른 점이라면, 여기에서는 꿈을 놓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조금이나마 하고 있다는 것과

토우카가 남긴 엔듀미온이 과거와 연결되는, 흥미진진한 기현상이 일어났다는 것


흥미진진한 전개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되었지만, 아쉽게도 카나타는 후회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음

경솔하게 과거를 바꾸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


그렇게 소설의 꿈은 끝나고, 편집자로서의 쿠로노 카나타의 삶이 시작되었음


칸나 루트

풋풋했던 첫사랑,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인연

초반에 칸나와 카나타 두명의 서투르지만 풋풋했던 알콩달콩은 달콤했지만

그놈의 규정 때문에 카나타가 중간부터 철벽을 쳐버리기 시작하며... 상당히 긴 구간동안 좀 답답했음

그렇게 결국 지쳐버린 칸나가 일 접고 본가인 홋카이도로 떠나며 그들의 첫사랑은 한번 막을 내렸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루트의 진가는 여기에서부터 나타나게 되더라

칸나가 떠나면서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격려를 받아 다시금 일어서 마음을 다지고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칸나가 떠난 홋카이도까지 주저 없이 찾아가

하코다테의 전망대에서 그 두명은 마침내 서로에게 자신들의 진심을 전한다


저, 연애는 역시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츠키카나의 모든 루트를 통틀어서 순애력으로는 탑급이라고 생각함


그렇게 다시 이어진 그들을 축복하듯 '우리들의 시'가 울려퍼지며,

그들의 이야기는 알콩달콩한 후일담과 함께 그 새로운 장을 열게 됨


개인적으로는, 역시 중간의 고구마가 길었던 게 상당히 아쉬웠다고 생각함

일단 이어진 바로 다음날부터 말 놓고, 그때부터는 진짜 달달하다 못해 꿀이 흘러넘치는 엄청난 순애를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이게 결말부~후일담에 몰려 있어서 이거 제대로 보려면 중후반부의 고구마를 먹어야 한다는 건데 역시 이게 쉽지는 않았음

하지만 나는 그 이상으로 혈 뚫린 다음부터의 순애가 너무나도 좋았음

순수한 '순애력'이나 연애의 달달함 자체로 보면 이 루트가 가장 좋았다 할 수 있을 정도


참 아쉬운 점은, 칸나는 토우카 루트에서도 출현하는데, 여기서는 훨씬 덜 답답이었다는 거... 자기 루트에서 이랬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H씬에서 칸나 굉장함



키리코 루트

진정한 인연으로 변모한 가짜 인연

취재를 위해 결혼활동(혼활) 체험하던 카나타가 혼활에서 우연히 36살(진) 편집장 아주머니를 만나 발생하는 좌충우돌 결혼 성공담

암만 봐도 액면가는 30대 초반인데 자꾸 열등감 느껴해서 뭔가 괴리감 느껴지긴 했지만, 솔직히 꿀잼이었음

카나타가 대충 끄적인 '나이는 30살까지' 보고 멘탈 깨져서 포기하려는 키리코랑

키라리가 조언 좀 해줬다고 자기 연애사 그대로 다 까버리고 키리코한테 고백 박는 장면은 단연코 이 루트의 백미


솔직히 나는 이 루트가 서브 히로인으로서 가장 충실했다고 생각함

너무 길지 않으면서, 갈등으로 멘탈 깨질 일도 없고,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이 이야기

카나타가 유독 적극적인 루트던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적극성의 반만이라도 칸나/세이라 루트에서 발휘했으면 좋았을 거 같기도 하고


여담으로, 갠적으로 이 작품에서 순수 외모력 탑은 키리코인듯



키라리 루트

본격 유니콘 파괴범

초중반에 경험인수 어필할 때 솔직히 상당히 어지러웠지만, 솔직히 이쪽도 상당히 재미있었음

필사적으로 철벽치는 카나타를 양손 묶어가며 기어이 굴복시키는 장면은 자칫 본인도 굴복할 뻔할 정도로 몰입감 있었고

꼰대질하는 상무를 편집장이랑 짜고 제대로 엿먹이는 파트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으면서, 상당히 흥미진진했음

그렇게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고 연회장에서 키라리가 자신의 소감을 밝히는 것을 보며, 

이 루트를 타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음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서브' 히로인에 충실하게 뇌절 안하고 괜찮게 잘 뽑아낸 루트인 거 같음

츠키가호라 키라리 자체가 꿀잼캐라서 그런지 루트도 재미 하나는 보장된다고 말할 수 있음


다만 나는 '키라리'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본인 루트가 아니라 타 루트에서 더 잘 나타났다고 생각하긴 함

다른 루트에서는 일단 키라리가 나타나면 재미가 보장되면서도, 진지할 때는 또 결정적인 조언도 해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는데(후술)

결국 이 루트에서는 글쓰기+비쳐녀 속성을 다루는 데 집중해서 그런 매력은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던 거 같음

tmi로 이때 무려 키라리한테 '쫄?' 시전하는 거 보고 좀 감탄함



히시키 우구이스 루트

불치병에 걸린 연인을 향한 카나타의 처절한 사랑

사실 뭔가 불안했다는 건 진작에 눈치챘지만, 막상 조금 부딪혔다고 피멍 터지는 묘사 보니까 솔직히 좀 충격적이더라

그럼에도, 우구이스 선배에게 평범을 선물해주겠다 다짐하는 쿠로노 카나타

그 마음은 동경으로 시작되었으나, 어느새 진실된 사랑이 되어 서로 같은 경치를 걸어나가는 관계가 되어 있었음


그 후로도 이런저런 시련은 있었지만, 결국 우구이스 선배는 무사히 졸업에 성공하고

졸업식 단상에 서서 'Falling moon light' 와 함께 답사를 발표하는 우구이스

그 모습은 단언컨대 우구이스 스쿨편의 대미이자, 츠키카나라는 작품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이었음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카나타는 노력의 결실을 맺어 유명 작가가 되어 우구이스 '누나'와 함께 알콩달콩한 해피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음

사실 이 시점에서는 좀 의문이 있었음. 츠키카나의 주제는 '과거와 미래의 연결'일 텐데, 후회없는 삶을 살고 있는 카나타는 굳이 과거의 자신에게 할 말이 없지 않을까?


하지만, 세이라와 친구들, 키라리까지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 가운데 조금씩 불안불안한 떡밥을 흘리더니

다 나은 줄 알았던 병은 사실 나은 게 아니었고

사실은 

살 날이 얼마 남지도 않은 시한부...

하 진짜...


그럼에도, 그런 우구이스에게 카나타는 프러포즈를 했음

우구이스의 남은 삶에 행복을 선사하기 위해

그리고 우구이스 누나의 남은 삶 모두를 짊어지기 위해


그렇게 세이라의 조금 서툴지만 진실된 주례와 함께 

사랑해요, 앞으로도 계속


쿠로노와 우구이스는 영원의 서약을 맺었음

가슴이 먹먹해지더라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히시키, 아니 쿠로노 우구이스는 점차 스러져 가면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소설을 완성하고

야속하게도 세상을 떠났음


그리고 그 유작을 발표하는 낭독회

달은, 태양을 계속 바라볼 것을 맹세합니다


자신의 삶, 그 자체를 담담하게 담아낸 쿠로노 우구이스의 유작

의미를 넘어 마음을 담은 그 글을 읽으면서 슬프면서도, 나도 모르게 감탄하게 되었음

어째서 이 게임을 한패한 사람이 '인생작' 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알게 될 정도로


사실 이것만으로도 눈물인데 아직 큰 거 하나가 남아있었음

우구이스가 남몰래 기록하고 있던 일기장을, 죽기 전에 카나타가 읽을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을 카나타가 보게 되고

그걸 카나타가 읽게 되면서...

그냥 뭐라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겠음

그냥, 너무 슬펐음

담담하지만 뼈에 새겨지는 슬픔이 이런 걸 의미하는 거구나

그 당시에는 오열했고, 리뷰를 쓰는 지금도 정말로 먹먹함


그렇게 슬픔을 딛고 일어서려던 카나타에게 온 소식

'신약 개발이 완료되었다'

너무 야속했음. 우구이스는카나타랑 더 있고 싶어서 치료 포기한 건데, 이거 포기 안했다면 살 수 있었던 거니까

당연히 쿠로노 카나타는 후회에 파묻혀 삶의 의지조차 잃어버렸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츠키가호라 키라리가 카나타를 절망에서 구원해줬음

이 루트야말로 키라리의 진면목이 나타나는 루트라고, 진심으로 생각함


그렇게 카나타는 우구이스와의 추억을 소설로 남기고, 자신을 찾아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음

토우카의 망령이 카나타를 붙들기 전까지는


우구이스의 삶을 위해, 자신의 현재와 우구이스와의 인연을 전부 포기하는 카나타의 모습

모두의 응원을 배신하고,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고, 끝내 사랑했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리는 그 과정

정말로 안타까웠고, 정말로 허무하더라. 

하지만 쿠로노가 우구이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기에, 그 마음이 얼마나 처절한지 이해가 가기에, 납득하지 않을 수는 없었음


그렇게 다 잊었지만, 그 인연 자체는 완전히 잊히지는 않았는지, 혹은 운명이었는지

쿠로노 카나타와 우구이스 선배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용연의 종에서 재회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달의 저편에서 만나, 새로운 인연을 다시금 시작한다


명백하게도, 필력 자체는 압도적 원탑인 루트였음

사실 뭔가 온다는 건 힌트를 대놓고 뿌리다 보니까 쉽게 알 수 있었음

하지만 졸업식 연설, 결혼식, 낭독회, 그리고 자신의 일기장 까지 무슨 신들린 듯한 감정의 폭력에 알고도 당할 수 밖에 없더라


하지만 엔듀미온이 이 작품에 끼어들어오면서 이 모든 게 부정된다고 생각하면, 너무나도 허무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음

그렇기에 우구이스 루트의 결말부가 그렇게 호불호가 갈리는 거겠지

개인적으로는, 역시 너무나도 아쉬운 결말이라고 생각함


여담으로 다른 루트에서의 우구이스는 멀쩡하게 나오는데, 그 이유를 생각하면 역시 좀 씁쓸하네



아라야 토우카 루트

후회를 되돌리기 위한 광기에 가까운 헌신

사실 이 루트 하면서 카나타 성격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음

말 그대로 휘둘리는 생활인데, 또 거기에 끌리면서 연심까지 품게 되니까


하지만 그 인연은 토우카가 훌쩍 떠나버리면서 허무하게 끝나버리고

카나타는 후회만을 가슴에 품으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카나타에게 주어지는 미래 메일, 그리고 엔듀미온

다른 점이라면, 지금의 카나타는 뭔가 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렇게 카나타는 후회를 되돌리기로 결심하며, 본격적인 투트랙 전개가 시작되었음


미래의 카나타는 회사원으로서 키리코, 칸나, 키라리라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과거의 카나타는 미래의 카나타와 달리 늦지 않게 토우카를 붙드는 데 성공하며 과거가 본격적으로 틀어지는 전개

조금 중구난방할수도 있었던 전개였지만, 필력 덕분인지 딱히 몰입에 방해되지 않고 참신했음


그리고 밝혀지는 토우카의 비밀....은 솔직히 좀 김샜음

내가 바랬던 비밀은 가정사가 아니라 '시간'이었는데


어찌 되었든, 과거의 카나타는 그런 토우카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는데

솔직히 그 과정은 진짜 광기 수준의 헌신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거 같음

아니 진짜로 좀만 삐끗하면 죽는 상황임에도 뒤 없이 달려드는 모습은 정말로...


그리고 미래의 카나타는 그런 과거의 자신을 믿으며, 한편으로는 현재의 자신 또한 버리지 않고

조금 다른 형태이지만, 자신의 꿈 또한 이루게 되었음

그리고, 유난히 큰 달이 뜨는 어느 날

이제 두번 다시 떨어지지 않을게


카나타는 자신이 지켜내는 토우카와 재회했음


확실히 세계관의 중심의 위치한 루트이자, 츠키카나 본편의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이야기라는 실감이 들었음

세계관 설명이 여기서 풀리고, 시간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그리고 츠키카나 본편의 모든 이야기를 정리한 그런 느낌


역시 너무 아쉬운 루트라는 건 어쩔 수 없었음

초반에 뿌렷던 떡밥에 비해 뭔가 김새는 정체라던가, 작품이 다 끝났음에도 풀리지 않은 떡밥이 너무 많은 거라던가

이야기 자체에 있어서의 모순점, 세계관의 중심에 서 있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휘말린 느낌이라던가

그리고 토우카 후일담이 전혀 없다는 것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츠키카나의 OP와 수미상관을 짓는 엔딩곡 sign과 함께 올라오는 크레딧은 내게 '끝났구나' 라는 여운을 남기기에는 충분했음



사쿠라 레인 루트

중증 중2병 소녀가 가족의 사랑을 깨닫기까지의 여정

솔직히 얘 루트 스쿨편까지는 좀 많이 힘들었음

귀엽긴 한데, 애가 중증 중2병에 대놓고 조별과제 무임승차 선언하는 폐급인데다가 

밝혀지는 목적도 뭔가 현실성 떨어지는 복수였어서 음.... 싶었음

우구이스 루트에서의 카나타의 특징이 헌신, 토우카 루트에서가 광기였다면, 여기서는 인격자인거 같음


여하튼 중간에 카나타가 게임 폐인이 되어버리는 사고가 있었지만 어찌저찌 사쿠라를 고독으로부터 구해내는 데 성공하고

목표했다던 복수는 죽은 아버지 폴 그레이가 남긴 '예언'에 간단히 저지, 어떻게 잘 덮고 넘어가게 되고

풀리지 않은 떡밥들을 남기며 레인의 애프터 루트가 시작되었음


레인 루트의 애프터는 결혼과 엔듀미온, 두가지 이야기로 진행되며 평시의 알콩달콩 가운데 점차 엔듀미온의 비밀에 접근하는 빌드업

그런 가운데 폴 그레이의 스마트폰에 담겨 있던 엔듀미온의 비밀이 하나둘 풀리며,  레인의 결의와 이 루트의 주제를 알 수 있었음

'비록 후회가 있을지라도, 그 후회조차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나이기에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존재한다' 

'과거에 간섭해 미래를 바꾸더라도 거기에 있는 건 지금의 내가 아니다' 

'지금의 행복을 잃고 싶지는 않아'


토우카 루트, 그리고 우구이스 루트의 주제와 대비되는 듯한 주제

옳은 말, 하지만 지금의 행복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너무할 수도 있는 말이라고 생각함


그렇게 이야기는 정리되어가며 둘은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며, 자신들의 과거를, 미련을 정리한다

...라고 생각했음


카나타가 한 가지 진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달의 무지개(rainbow)의 저편(kanata)에서, 언제나 너희의 행복을 바랄게


그레이의 '예언' 은, 사실은 미래시였다는 것

테러의 계획도, 결혼한다는 것도, 엔듀미온을 통해 전해받았다는 것

그렇기에 폴 그레이의 스마트폰의 마지막 암호는, 레인의 나이트인 '카나타' 자신의 이름이었다는 것


레이튼 시리즈를 생각나게 하는 이 반전에, 좋은 의미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음

여기서부터, 레인 루트의 진가는 비로소 시작되었음


마지막 암호가 풀리고 모든 비밀이 밝혀지며, 엔듀미온이 과거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고,

레인은 큰 유혹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의 시작인 D-wave를 정지시키기 위해 마지막 해킹을 시작하게 되었음

절실히 원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 기적은 멈춰야 하니까


그리고

엔듀미온이 연결되고

사랑한다, 레인.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 루트의 진정한 주제가 드러났음

'가족애'


레인의 후회

굳은 결의 뒤에 숨어 있던 간절한 바람

아무리 말하지 않으려 해도, 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임

그들이 살아 있기를 그 누구보다도 절절하게 바라고 있었을 테니


그렇지만, 레인의 부모님은, 그 모든것을 받아들였음

그 미래가, 자신의 이른 죽음이라도

그 미래가, 사랑하는 딸에게 원망을 받으며 죽는 외로운 최후이더라도

'그것이, 사랑하는 딸이 행복할 수 있게 되는 단 하나의 방법이라면'


어쩌면, 레인 루트는 토우카 루트의 대척점이 아니었지 않을까 생각함 

토우카 루트는 후회했기에 바꾸는 것

레인 루트는 후회하지 않기에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

레인의 부모님들도, 레인이 '후회' 했다면 분명, 아니 무조건 바꾸었을 것이다

그것이 부모라는 존재이니까


그렇게 카나타는, 레인의 미래를 맡았음

레인이 가장 행복할 그 미래를

그렇게 레인과 카나타는 서로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며, 본편의 레인의 이야기는 그 막을 내렸음


가장 온전한 결말

정말 길고 긴 여정이었다

솔직히 초중반 상당히 힘들긴 했는데, 종반부 고점과 결말은 너무 좋았다. 너무나도 좋았다

솔직히 초중반에서 하차위기 겪다가 결말 2연타로 머리 깨져서 레인 팬 된 사람 한둘이 아닐 거 같음



츠키카나 본편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


일단 아쉬운 건 역시 없을 수 없었음

이 이야기는,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좋았음

서브 히로인들 루트는 확실히 재미있었고

우구이스는 깊은 감동과 눈물을 안겨줬으며

그리고 레인은, 이 이야기에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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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인의 미련은 당연히 남아있을 수 밖에 없었음

스쿨편에선 '아빠는 나를 사랑한 게 맞을까'

애프터에선 '나로 인해 죽을 걸 알면서도 이를 받아들여야 했던 부모님은, 행복했을까'


그 의문은 츠키카나 ssr을 통해 해결할 있게 되었음

조만간 츠키카나의 확장팩이자, 사쿠라 레인이라는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하는 팬디스크, SSR에 대한 후기도 남겨보고자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