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에 일본어 조금이나마 할 줄 아는 사람들 많고, 

사실 일본어 할 줄 몰라도 한국어 제대로 할 수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고 심지어 재밌는데 접근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음.

만날 jlpt 성적 올라오면 징집 이야기만 나오고 다들 선뜻 손을 못 대는 것 같아 아쉬워서 정리.



1. 서론, 한패/준한패


한패작업의 장점: 좋아하는 작품 깊은 해석 가능, 다른 사람들에게 영업 가능

일단 한패 자체의 의의는 누구나 쉽게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거지.

그러면서 완성하면 자연스럽게 자기가 빨고 있는 게임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음.

동시에, 좋아하던 게임의 생각지도 못했던 복선 등을 파악해서 색다른 재미도 있음.

나도 화앨2 8클하고 모르는 거 없다 싶었는데 한패작업하니 생각지도 못했던 텍스트 장난들 보이더라.

애초에 좋아하는 작품을 내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니 달성감과 성취감도 은근 있다.


단점: 그룹 작업, 완성도 문제, 시간 문제

아무래도 팀을 이뤄서 작업하다 보니 애매하게 지연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음.

자기가 맡은 파트 걍 혼자 캐리하겠다 마음먹으면 캐리도 되지만,

그게 불만이면 질질 끌리고 그럴 수도.

애초에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돼서 & 내가 원하는 게임 작업팀이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듯.


그럴 경우에 준한글화는 누구든 부담없이 시도 가능한데 아무도 안 해서 아쉽.


준한글화: 아랄트랜스 이용해서 번역 스크립트를 게임 스크립트 대신에 띄우는 패치.

쉽게 생각해서 이미지/영상 작업 빼고 그냥 스토리 플레이는 한패랑 비슷한 수준으로 완성시킬 수 있음.


장점: 혼자 가능, 부담없이 가능, 원하는 파트만 가능

이전에 다른 한패 작업자들이 쓰셨다시피 완전한패 만들려면 작업량이 쉽지가 않다. 

일반적인 게임 라노베 10권 분량, 명작 소리 듣는 좀 긴 게임 잡으면 20권 분량은 쉽게 나가는데

아무리 팬심이 있다 해도 다 하기는 시간이 오지게 잡히고, 혹시 덜 좋아하는 루트 있고 그러면 끝없이 밀림.

h씬 스무 개씩 작업하다보면 정신나가는 일도 많고.

그러나 준한패는 공통+ 좋아하는 루트만 한두 개 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도 없고, h씬 빼고 했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도 없다.

어차피 한패/준한패의 목표가 번역기보다 좋은 환경에서 게임 플레이하자잖아?

일본어 잘 못한다/한국어조차 잘 못한다 해도 번역기 다듬기만 해도 번역기 통한 원문보단 가독성 좋게 할 수 있음.

하다가 익숙해지면 좋은 문장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어쩌다 전체 번역 다하면 챈에 올려서 정식한패 '해 줘'하기도 훨씬 모양이 살 거고.


단점: 하다가 때려치울 우려가 많음

아무도 옆에서 기다리고 눈치보이게 만들고 안 하니까 하다가 때려치우기 쉬움.

하지만 때려치우면 어떰. 어차피 단체로 하는 게 아니니까 혼자서 완성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면 되지.



2. 준한패 제작법

먼저 내가 아랄 위주로 써서 투컨은 모르겠음. 적용은 똑같이 되는 걸로 아는데 스크립트 따고 그러는 건 모르겠다


1) ATcode 찾기

arallab이나 자본주의자님 블로그 등등 작업하고자 하는 게임의 ATcode를 찾는다.


2)아랄트랜스 적용

정리하면 이런 상태로 만들면 됨.

일반적인 게임 아랄트랜스 적용해서 플레이할 때랑 똑같이 번역 eztrans, 후킹 플러그인 ATcode 입력까지 끝내고,

핵심은 필터 customscript 세팅하는 것.

필터 쪽 추가 버튼 눌러서 customscript 추가하고, 설정 누르면 위와 같은 창이 뜸. 

쓰기 모드로 세팅하면 저 저장 경로에 해당하는 위치에 게임 스크립트 원문과 번역기 번역문이 txt파일로 저장되어 나옴.


*다른 필터는 안 쓰는 걸 추천. customdic이나 fixline 같은 거 쓰면 세팅따라 스크립트가 바뀌어서 에러 많이 뜸.

*중복처리는 사용안함 하면 모든 텍스트가 다 저장되고, 대본 전체로 하면 같은 대사는 생략됨. 보통 단순한 "그렇구나" "응" "..." 등등이 겹쳐서 대본 전체로 하면 그 대사들이 하나로 통일되어 나오는데, 중복처리 사용 안 하면 사람이름이 반복해서 계속 나오고 그래서 나는 대본전체 세팅해 두는 편. 게임따라 어느 쪽이 편할지 다를듯.


3) 스크립트 추출

위 세팅이 끝나면 스크립트 추출 과정.

저렇게 세팅하면 지금 게임 내에서 나오는 대사가 메모장에 저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을 저 세팅으로 끝까지 클리어할 필요가 있음.

특정 루트만 할 거면 특정 루트 정석선택지따라 올클, 아니면 전체 선택지 전부 세이브로드하며 올클.

중복처리 대본전체 했으면 선택지 세이브로드 시 겹치지 않는 대사만 텍스트파일에 추출될 거임.

보통 클리어한 게임 작업할 테니 걍 스킵박고 선택지만 눌러 주면서 딴 일하면 되겠지?


4) 스크립트 확인

위에서 적은 것처럼 스크립트 추출했으면 게임폴더\ATData에 CustomScript_Auto로 파일이 있을 거고,

켜면 이런 식으로 나올 거임.


5) 번역

이제 딴 거 건드리지 말고 저 번역기 번역 파트만 번역하면 됨.

혹시 모르니 CustomScript_Auto 원본은 백업해 두고.

번역문은 당연히 저 번역기 문장 파트에 수정해서 넣는 식. 아래와 같이.

일본어 잘하면 새번역해서 넣고,

못하면 그냥 번역기번역만 열심히 교정해서 넣어도 훨씬 낫게 플레이할 수 있음.

* 각 파트 분리는 tab이랑 "(큰따옴표)로 나뉘어 있으니까, tab이랑 "는 번역 내부에 넣지 않도록. "대신 '(작은따옴표)를 쓰든지 그런 식으로.

* 일본어 원문이랑 제일 왼쪽 코드는 절대 터치 ㄴ


6) 적용 확인

번역 조금 해 보고, 아까 스크립트 추출할 때랑 똑같은 방식으로 번역기, ATcode 설정한 다음,

CustomScript 설정만 바꾸면 게임 내 출력이 가능.

아까 스크립트 추출 시에는 쓰기 모드로 했지만, 이번엔 읽기 모드로.

추가 버튼 누르고 자기가 번역 작업한 파일 넣고 확인 누르면 그게 인게임에서 출력되어 나올 거.

일반적인 준한글화 적용 방식이랑 똑같이 한다고 생각하면 됨.

그렇게 해서 잘 나오면 제대로 되고 있는 거. 마저 번역 ㄱ



3. 마무리

다양한 한패팀원들 존경하지만 모든 게임 다 손번역&정식한패화는 당연히 어려움.

하도 좁은 필드라 인력이 극도로 한정되어 있어서...

하지만 준한패는 프로그래밍 하나도 몰라도, 이미지작업 못해도, 영상작업 못해도,

일본어(+일본문화/표현)는 잘 알면 좋겠지만 그조차 몰라도, 한국어만 아는데 어떻게든 이 게임 이 루트는 정상적인 한국어로 보고 싶다 할 때도,

언제나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으니 많이들 부담없이 시도해 보고, 완성될 시 공유해 주면 전반적인 미연시 플레이 환경이 올라가지 않을까.



* ef - the latter tale 프로그래머, 영상 작업자 분 구인 중입니다.

번역 15%쯤 끝났고 안 되면 준한글로 낼 거지만 가능하면 정식 한패로...